눕기놀이 1 - 힘들면 누워서 놀지



  아이들하고 마을 뒤쪽 멧자락을 넘은 날, 두 아이는 씩씩하게 끝까지 잘 따라왔고, 꼭대기에 있는 정자에서 뛰놀다가 어느새 드러눕는다. 많이 힘들지? 힘들면 누워서 놀아. 그러면 돼. 바람을 쐬면서 쉬다가 집으로 돌아가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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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왕짜 2015-06-05 02:24   좋아요 0 | URL
정자에 누워본 지 좀 됐네요.
잊고 있었는데, 추억을 찾아야겠어요~

파란놀 2015-06-05 05:50   좋아요 0 | URL
아이도 어른도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마음이 활짝 트여요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956) -의 자유 1


대학생이 된 내가 누릴 수 있었던 그나마의 자유는, 그저 20년 동안 공부로 쌓인 것을 다 풀어내겠다는 듯 어른들의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것

《김예슬-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느린걸음,2010) 30쪽


 그나마의 자유는

→ 그나마 있던 자유는

→ 그나마 얻은 자유는

→ 그나마 남은 자유는

 …



  “그나마 + 의” 꼴로 쓴 보기글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의’가 끼어들면서 자유가 ‘그나마 어떻게’ 있는가를 제대로 밝히지 못합니다. 그나마 ‘있던’ 자유일까요, 그나마 ‘얻은’ 자유일까요, 그나마 ‘남은’ 자유일까요? 어느 자유인지 제대로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보기글 앞쪽을 보면 “내가 누릴 수 있었던”이라는 말마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글을 쓴 분은 그나마 ‘누릴’ 자유를 말하고 싶은 셈입니다.


 대학생이 된 내가 그나마 누릴 수 있던 자유는

 대학생이 된 내가 그나마 누린 자유는

 대학생이 된 내가 그나마 자유로운 때는


  ‘그나마’를 임자말 ‘내가’ 다음에 넣거나 글 맨 앞쪽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나마’를 제자리에 넣지 않은 탓에 그만 “그나마의 자유” 같은 글꼴이 되었습니다. 4343.9.21.불/4348.6.2.불.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대학생이 된 내가 그나마 누릴 수 있던 자유는, 그저 스무 해 동안 공부로 쌓인 것을 다 풀어내겠다는 듯 어른들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술에 절어 비틀거리는 짓


“20년(二十年) 동안”은 “스무 해 동안”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밤거리”는 “어른들이 누비는 밤거리”나 “어른들 밤거리”로 손질하고, “술에 취(醉)해”는 “술에 절어”나 “술에 곤죽이 돼”나 “술에 빠져”로 손질하며, “비틀거리는 것”은 “비틀거리기”나 “비틀거리는 짓”으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61) -의 자유 2


가로수에게도 두발의 자유를

《주원섭-오늘도 숲에 있습니다》(자연과생태,2015) 282쪽


 두발의 자유를

→ 두발 자유를

→ 머리카락 자유를

→ 자유로운 머리카락을

 ¨…



  한자말 ‘두발(頭髮)’은 “머리털”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두발의 자유”라고 하면 “머리털의 자유”인 셈인데, 무엇을 말하려는지 또렷하지 않습니다. “머리털 자유”나 “머리카락 자유”라고도 할 수 있으나, “자유로운 머리털”이나 “자유로운 머리카락”처럼 앞뒤를 바꾸어 적어야지 싶습니다.


 거리나무도 자유롭게 가지를 뻗도록

 길나무도 마음껏 자라도록


  이 보기글에서는 ‘길나무’가 가지를 마음껏 뻗지 못하는 일을 ‘학교에서 학생들 머리카락을 함부로 짧게 치는 일’하고 견주어서 말합니다. 학교에서는 흔히 ‘두발 자유’를 말합니다. 그런데, ‘두발’이라는 한자말은 일제강점기부터 퍼진 낱말입니다. 학교에서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참다운 자유를 누리도록 하는 길을 헤아리려 한다면, ‘두발’이라는 낱말도 한국말 ‘머리카락·머리털’로 고쳐쓸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4348.6.2.불.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길나무도 마음껏 자라도록


‘가로수(街路樹)’는 ‘가로(街路)’에 심은 ‘나무(樹)’를 가리킵니다. 그러니, ‘길나무’나 ‘거리나무’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자유(自由)’는 그대로 두어도 되는데, 글흐름을 살펴서 ‘마음껏’으로 손볼 만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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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97. 2014.7.20. 버섯순이



  골짜기를 지나 멧등성이를 타고 오르다가 큰갓버섯을 본다. 와, 잘 자란 큰갓버섯이네. 꽃순이를 불러서 꽃순이가 따도록 시킨다. 네 얼굴만큼 크네. 그러니 큰갓버섯일까? 큼큼큼 냄새를 맡는다. 고운 버섯이로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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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풍뎅이 책읽기



  장수풍뎅이를 만나려면 숲에 가야 한다. 때로는 숲속에 깃들지 않고, 숲이 우거진 골짝길을 걷다가 만날 수 있다. 숲에 사는 장수풍뎅이라면 곧잘 뒤집어지더라도 둘레에 있는 풀줄기를 잡고 바로설 수 있을 테지만, 시멘트길에서 뒤집어진 장수풍뎅이는 파닥거리기만 할 뿐 바로서지 못한다.


  사람 발길이 뜸한 이 길에서 장수풍뎅이는 얼마나 오래 파닥거렸을까. 마침 이날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멧봉우리를 넘었기에 이 아이를 만났을 테지. 가만히 손가락으로 집어서 살금살금 숲으로 들어가서 나뭇줄기에 살포시 얹는다. 장수풍뎅이는 나뭇줄기에 앉아서 쉬며 기운을 되찾겠지. 숲에서 곱게 살렴. 사람을 구경하겠다면서 시멘트길로 다시 나오지 말아라. 4348.6.2.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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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락날락 글쓰기



  ‘오직 글쓰기’만 할 수 없는 살림이요 삶이다 보니, 이 일을 하다가 살짝 글을 쓰고, 저 일을 하다가 조금 글을 쓴다. 새벽에 쌀을 씻어서 불린 뒤에 글을 쓰고, 마당을 쓸고 나서 글을 쓰며, 아이들 밑을 씻긴 뒤 글을 쓴다. 밥을 지어서 먹이고 글을 쓴다. 자전거마실이나 읍내마실을 다녀온 뒤에 글을 쓴다. 아이들을 씻기고 재운 뒤에 글을 쓴다. 여러모로 들락날락거리면서 조각글을 쓴다. 날마다 온갖 일을 부여잡고 애쓰는 틈틈이 토막글을 쓴다. 4348.6.2.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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