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524) 접하다接 8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 사람을 가까이 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키스,엘스펫 K. 로버트슨 스콧/송영달 옮김-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책과함께,2006) 14쪽


 한국 사람을 가까이 접하고

→ 한국사람을 가까이하고

→ 한국사람을 가까이 두고

→ 한국사람과 가까이 어울리고

→ 한국사람과 가까이 만나고

→ 한국사람과 가까이 사귀고

 …



  국립국어원에서 다루는 맞춤법으로는 ‘한국인’은 붙이고 ‘한국 사람’은 띄도록 이야기합니다. 한자 ‘人’을 붙이면 한 낱말로 삼고, 한국말 ‘사람’을 붙이면 한 낱말로 안 삼는 표준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을 말할 적에도 ‘한국사람’처럼 붙여야 옳습니다.


  서양사람이 한국을 잘 모르기에 한국을 ‘배우’려고 합니다. 한국을 ‘배우’면서 ‘알’려고 하는 마음이요, 한국이라는 나라를 널리 ‘헤아리’거나 ‘살피’려는 뜻입니다. 이렇게 한국을 배우거나 알거나 헤아리거나 살피다 보면, 시나브로 한국사람을 이웃이나 동무로 ‘두’거나 ‘어울리’거나 ‘만나’거나 ‘사귑’니다. 4339.5.30.불/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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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를 배우고 한국 사람을 가까이 사귀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를 이해(理解)하고”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한국 문화를 헤아리고”나 “한국 문화를 살피고”나 “한국 문화를 배우고”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이해’라는 한자말은 “깨달아 앎”이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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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733) 접하다接 9


버스가 다니는 도로와 접해 있는 논에 자갈을 실은 트럭과 불도저가 왔다

《엔도 슈사쿠/김석중 옮김-유모아 극장》(서커스,2006) 64쪽


 도로와 접해 있는 논

→ 길과 닿은 논

→ 길에 붙은 논

→ 길과 가까이 있는 논

→ 길 옆에 있는 논

→ 길가에 있는 논

→ 길가 논

 …



  버스가 다니는 길 옆에 논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한 마디로 “길가 논”입니다. “길가에 있는 논”이라 해도 됩니다. “길에 붙은 논”이나 “길과 맞붙은 논”이요, “길과 닿은 논”이나 “길과 맞닿은 논”입니다. 4339.12.4.달/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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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다니는 길과 닿은 논에 자갈을 실은 짐차와 밀차가 왔다


‘도로(道路)’는 ‘길’로 다듬습니다. ‘트럭(truck)’은 ‘짐차’로 손질할 수 있고, ‘불도저(bulldozer)’도 ‘땅차’나 ‘밀차’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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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761) 접하다接 10


힙합을 하기 위해서 주차장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해결한다는 이야기는 곧잘 접해 보았지만, 이삭이처럼 대놓고 다른 직종의 장래 희망을 말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

《김종휘-너, 행복하니?》(샨티,2004) 75쪽


 이야기는 곧잘 접해 보았지만

→ 이야기는 곧잘 들어 보았지만

→ 이야기는 곧잘 들었지만

→ 이야기는 곧잘 귀에 들어오지만

 …



  이야기는 ‘듣’습니다. 한쪽에서 이야기를 ‘하’면 한쪽에서는 ‘들어’요. 소식이나 소문도 듣고 이야기도 듣습니다. 칭찬도 듣고 꾸지람도 듣습니다. 때로는 “귀에 들어오는” 이야기나 소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누군가한테 들려주는 자리라면, “이야기가 있다”처럼 적어 볼 수 있습니다. 4339.12.27.물/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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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을 하려고 주차장 아르바이트로 살림을 꾸린다는 이야기는 곧잘 들어 보았지만, 이삭이처럼 대놓고 앞으로 다른 일을 하겠다고 말한 아이는 보지 못했다


“힙합을 하기 위(爲)해서”는 “힙합을 하려고”로 손보고, “생계(生計)를 해결(解決)한다”는 “살림을 꾸린다”로 손보며, “다른 직종(職種)의 장래(將來) 희망(希望)을 말한 경우(境遇)는”은 “앞으로 다른 일을 하겠다고 말한 아이는”으로 손봅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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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슬란 전기 3 (타나카 요시키·아라카와 히로무) 학산문화사 펴냄, 2015.3.25.



  전쟁을 일으켜서 권력을 거머쥐려는 이들은 ‘노예 해방’을 외친다. 그런데, 노예 해방을 하겠다는 말은 그저 말로 그칠 뿐, 노예를 풀어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권력을 거머쥐려는 이들은 눈속임으로 사람들을 휘두르거나 억누르려고 할 뿐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다스리려는 이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보며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스스로 오롯이 설 줄 알아야 한다. 권력이 있어서 나라에 평화를 베푼다고 하는 생각이 아니라, 모든 이가 처음부터 똑같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숨결인 줄 똑똑히 깨달아서 이를 슬기롭게 함께하려는 마음이어야 한다. 만화책 《아르슬란 전기》 셋째 권을 읽는다. 모든 침략전쟁은 언제나 이웃나라 문화와 삶과 사회를 무너뜨리려 한다. 모든 식민전쟁은 언제나 이웃나라를 ‘이웃’으로도 ‘나라’로도 여기지 않는다. 총칼을 들면서 쳐들어가는 이는 언제나 독재자이다. 둘레에 있는 사람을 이웃으로 여긴다면 총칼을 들 까닭이 없고, 옆에 있는 나라를 아름다운 나라로 생각한다면 언제까지나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려고 할 테지. 4348.6.4.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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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슬란 전기 3- 만화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다나카 요시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5년 3월
5,500원 → 4,950원(10%할인) / 마일리지 2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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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166. 빨래터가 있는 곳


  빨래터가 있는 곳에서는 빨래터를 사진으로 찍습니다. 다만, 빨래터를 사진으로 찍기 앞서, 빨래터에서 놀고,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며, 빨래터에 끼는 물이끼를 걷어냅니다. 옛날에는 마을사람 누구나 빨래터에서 빨래를 했으니 물이끼가 낄 일이 없습니다. 오늘날에는 마을사람 누구나 집에 놓은 빨래기계로 빨래를 하니까 물이끼가 자꾸 낍니다. 옛날에는 따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없어도 마을사람 마음에는 빨래터에서 빨래하고 놀고 어우러지고 이야기하던 삶이 깊이 아로새겨졌습니다. 오늘날에는 사진기 있는 사람이 많으나 마을에서 빨래터로 빨래를 하러 나오거나 빨래를 하면서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울 일이 없습니다.

  샘터가 있는 곳에서는 샘터를 사진으로 찍습니다. 다만, 샘터를 사진으로 찍기 앞서, 샘터에서 물을 긷고, 샘터에서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샘터에서 다리를 쉬면서 하루를 돌아봅니다. 옛날에는 시골사람 누구나 샘터에서 물을 길었으니 샘터는 만남터 구실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시골사람 누구나 집에서 물꼭지를 틀어서 물을 씁니다. 옛날에는 따로 사진을 찍거나 녹음기를 다루는 사람이 없어도 시골사람 가슴에는 샘터에서 만나 도란도란 나누던 이야기가 꽃으로 열매로 씨앗으로 넓게 드리웠습니다. 오늘날에는 사진기며 손전화기며 온갖 기계가 많으나 시골 샘터에서 사이좋게 만나서 이야기잔치를 누리는 일이 없습니다.

  기계가 없던 때에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있던 때에는 기계가 없어도 두레와 품앗이가 사랑스러웠습니다. 기계가 있는 때에는 이야기가 자취를 감춥니다. 이야기가 없는 자리에 기계만 춤을 추면서 더 많은 생산과 소비와 효율과 경제성장을 부추깁니다.

  기계가 있어도 이야기가 있으면 사진이 태어납니다. 기계가 없어도 이야기가 없으면 사진은 안 태어납니다. 삶을 가꾸려는 마음으로 날마다 새롭게 웃고 노래할 적에 이야기가 자라면서 사진이 태어납니다. 삶을 가꾸려는 손길이 사라지거나 스러지거나 잊혀지면, 새롭게 웃거나 노래할 일이 없어서 이야기도 사진도 태어날 길이 없습니다. 4348.6.4.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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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98. 2015.6.2. 후후 불자



  꽃순이는 어디를 가든 꽃송이가 지고 씨앗이 맺힌 모습을 보면 발걸음을 멈춘다. 후후 불어 주지 않고는 배기지 못한다. 왜냐하면 어여쁜 꽃순이로 노래를 부르니까. 꽃이 피면 꽃송이를 곱게 바라보고, 꽃이 지면 씨앗을 널리 퍼뜨려 준다. 꽃씨가 멀리 날아가도록 후후 부는 동안 네 가슴에도 짙푸르면서 새파란 바람줄기가 스며들리라.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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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53) 이방의 2


이방의 언어는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영원히 외국어로 남아 있다

《정수복-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문학동네,2015) 33쪽


 이방의 언어

→ 외국어

→ 외국말

→ 다른 나라 말

→ 다른 겨레 말

 …



  보기글을 보니, 앞에서는 “이방의 언어”로 적고, 뒤에서는 “외국어”로 적습니다. 두 말마디는 똑같은 말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앞이나 뒤 모두 ‘외국어’로 적으면 되고, ‘외국말’로 손질할 수 있으며, ‘다른 나라 말’처럼 풀어서 적어도 됩니다. 4348.6.4.나무.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다른 나라 말은 아무리 잘하려고 애써도 늘 외국말로 남는다


‘언어(言語)’는 ‘말’로 손보고, ‘노력(努力)해도’는 ‘애써도’로 손봅니다. ‘영원(永遠)히’는 ‘언제까지나’나 ‘늘’로 손질하고, ‘외국어(外國語)’는 ‘외국말’로 손질하며, “남아 있다”는 “남는다”나 “있다”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55) -의 : 자동차의 거리


임화의 시에 나오는 전차는 1960년대가 되면서 사라졌고, 지금 서울의 거리는 완전히 자동차의 거리가 되었다

《정수복-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문학동네,2015) 115쪽


 자동차의 거리가 되었다

→ 자동차 거리가 되었다

→ 자동차가 차지한 거리가 되었다

→ 자동차가 넘치는 거리가 되었다

→ 자동차가 물결치는 거리가 되었다

 …



  요즈음은 도시에서 ‘차 없는 거리’를 마련합니다. ‘차 없는 거리’란 ‘사람 있는 거리’인 셈일 테지요. 그러니까, ‘있는’ 거리이거나 ‘없는’ 거리입니다. ‘사람 있는 거리’는 “사람‘의’ 거리”가 아닙니다. 사람이 다니는 거리요, 사람이 자유롭거나 홀가분한 거리이며, 사람이 즐겁거나 기쁜 거리입니다.


  ‘자동차 거리’는 어떤 곳일까요? 자동차만 있거나 자동차가 모두 차지하거나 자동차가 넘치거나 자동차가 물결치는 곳입니다. 그러니, ‘자동차 거리’가 어떤 모습인가를 또렷하게 드러낼 수 있는 꾸밈말을 사이에 넣어야 잘 어울립니다. 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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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 시에 나오는 전차는 1960년대가 되면서 사라졌고, 이제 서울은 온통 자동차가 물결치는 거리가 되었다


“임화의 시”는 “임화 시”나 “임화가 쓴 시”로 손질하고, ‘지금(只今)’은 ‘이제’로 손질합니다. “서울의 거리는”은 “서울 거리는”이나 “서울은”으로 손보고, ‘완전(完全)히’는 ‘아주’나 ‘온통’으로 손봅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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