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육아종 肉芽腫


 육아종이 발생할 시에는 → 배냇고름이 생기면

 육아종을 치료했다 → 아기고름을 고쳤다


  ‘육아종(肉芽腫)’은 “[의학] 육아 조직을 형성하는 염증성 종양. 결핵균, 나병균, 매독균, 바이러스 따위로 인하여 생긴 혹에서 볼 수 있다”처럼 풀이를 하는데, 우리말로는 ‘배냇고름’이나 ‘아기고름’처럼 새말을 지을 만합니다. ㅍㄹㄴ



육아종 가지고 호들갑은

→ 배냇고름으로 호들갑은

→ 아기고름으로 호들갑은

《투명한 요람 8》(오키타 밧카/서현아 옮김, 문학동네, 20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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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압지 押紙


 압지로 물기를 빨아낸 페이지를 → 빨종이로 물을 머금은 쪽을

 강력한 압지처럼 → 대단한 누름종이처럼


  ‘압지(押紙/壓紙)’는 “잉크나 먹물 따위로 쓴 것이 번지거나 묻어나지 아니하도록 위에서 눌러 물기를 빨아들이는 종이 ≒ 빨종이·흡묵지”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누름종이’나 ‘빨종이’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거리를 걸으면 압지를 나눠주던 시절이 있었다

→ 거리를 걸으면 누름종이를 나눠주기도 했다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구시다 마고이치/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2017)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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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습자 習字


 습자 시간 → 글씨쓰기 / 붓글씨

 습자 연습 → 글씨 익힘

 그녀의 손에는 어제저녁에 습자를 하다가 → 그이 손에는 어제저녁에 글을 쓰다가


  ‘습자(習字)’는 “글씨 쓰기를 배워 익힘. 특히 붓글씨를 연습하는 것을 이른다 ≒ 임지”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글쓰기·글쓰다·글을 쓰다’나 ‘글씨쓰기’나 ‘붓글씨’로 고쳐쓸 만합니다. ㅍㄹㄴ



문진을 남에게 받기도 하고 직접 만들기도 한 이유는 습자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 누름돌을 받기도 하고 손수 짓기도 했는데 글씨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 누름쇠를 받기도 하고 몸소 짜기도 했는데 붓글씨 때문이다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구시다 마고이치/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2017)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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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엄지영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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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5.6.

인문책시렁 424


《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

 루이스 세풀베다

 엄지영 옮김

 열린책들

 2025.1.10.



  고래는 바다에서 삶을 짓기에 바다를 말할 만합니다. 사람은 들숲메에 깃들면서 바다를 품는 삶을 누리기에 들숲메바다를 두루 말할 만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들도 숲도 메도 바다도 좀처럼 말을 못 합니다. 들소리를 못 듣고, 숲빛을 못 보고, 멧자락에 깃들지 않고, 바다를 사랑하지 않거든요.


  《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를 읽는데, ‘흰고래’가 ‘고래잡이배’하고 싸우는 줄거리만 가득합니다. 정작 흰고래가 들려주는 바다 이야기는 거의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첫머리에 살짝 바다와 아이 이야기를 짚는가 싶더니, 이내 끝없는 쌈박질과 죽임질만 다룹니다. 이 책은 “고래잡이를 죽인 흰고래”라든지 “흰고래를 죽이려는 사람”쯤으로 이름을 붙여야 어울릴 텐데 싶습니다.


  바다는 모든 숨결을 받아들이는 바탕입니다. 바다는 받아들여서 새롭게 배는 밭입니다. 바다가 드넓기에 비구름이 태어나고, 비구름이 맑은 물줄기를 들숲메에 흩뿌리기에 샘이 솟으며 내가 흐릅니다. 이윽고 이 물줄기는 바다로 돌아가서 바다를 새롭게 북돋아요.


  “바다를 말하는 이야기”라고 한다면, 바다가 흐르는 숨결을 들려줄 노릇입니다. 흰고래가 바다를 말한다면, 흰고래가 살아숨쉬는 바다가 어떻게 이 별을 살찌우고 일으키는지 짚을 노릇입니다. 바다는 싸움터일 수 없고, 바다에서 돈을 얻으려는 얕은 눈짓으로는 하나도 못 배웁니다.


ㅍㄹㄴ


뾰족한 산호초의 충격조차 견디지 못할 만큼 허술한 배를 타고 거친 파도에 맞서려고 하는 그들의 용기와 불굴의 의지를 보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20쪽)


그들(사람)이 나를 향해 감탄과 놀람의 함성을 지를 때마다 괜히 기분이 으쓱해지곤 했다. (34쪽)


나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인간들을 꼬리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것도 모자라 나는 배를 향해 필사적으로 헤엄쳐 가던 인간들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97쪽)


나는 끈질기고 집요한 인간들을 볼 때마다 몸서리가 쳐졌다. 당연히 그들이 어디서 오는 건지, 바다나 육지 어느 곳에 많은 인간들이 살고 있는지, 언젠가 그들이 탐욕을 채우는 모습을 보게 될지 궁금해졌다. (107쪽)


할머니 고래들과 바다에 사는 모든 존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셈이다. 이제 우리는 위대한 여행을 떠나지도 못한 채, 인간의 탐욕을 피해 도망 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112쪽)


#LuisSepulveda


+


《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루이스 세풀베다/엄지영 옮김, 열린책들, 2025)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가운데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 물결이 밀려오고 밀려간다.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있었다

→ 바다가 밀려오고 밀려간다. 우리는 한동안 가만히 앉았다

13쪽


어떻게 물 위에서 움직이는지

→ 어떻게 물에서 움직이는지

→ 어떻게 물낯에서 움직이는지

19쪽


대양에서 가장 커다란 존재가 되어 완전히 혼자 살 수 있을 때까지

→ 바다에서 가장 커다란 숨붙이로 혼자 오롯이 살 수 있을 때까지

→ 너른바다에서 가장 커다란 몸으로 혼자 잘 살 수 있을 때까지

27쪽


나를 향해 감탄과 놀람의 함성을 지를 때마다 괜히 기분이 으쓱해지곤 했다

→ 나를 보며 놀라서 소리를 지를 때마다 그저 으쓱했다

→ 나를 보며 놀라서 외칠 때마다 어쩐지 으쓱했다

34쪽


조금 전에 본 것처럼 크고 웅장한 배였다

→ 조금 앞서 보았듯 커다란 배이다

35쪽


내가 본 어떤 장면도 그에게는 새로울 것이 없었다

→ 내가 본 어떤 모습도 그한테는 새롭지 않았다

50쪽


계절이 바뀌면서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일조량도 줄어들었다

→ 철이 바뀌면서 낮이 차츰 짧고 해도 줄어든다

→ 철이 바뀌어 낮이 조금씩 짧고 볕도 줄어든다

57쪽


너는 당장 대장정을 떠나지는 않을 거야

→ 너는 바로 먼길을 떠나지는 않아

→ 너는 곧장 멀리 떠나지는 않아

58쪽


비몽사몽간에 배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때도

→ 꿈결에 배가 가까이 다가오는 줄 느낄 때도

→ 멍하니 배가 가까이 다가온다고 느낄 때도

77쪽


나는 끈질기고 집요한 인간들을 볼 때마다 몸서리가 쳐졌다

→ 나는 끈질긴 사람들을 볼 때마다 몸서리를 쳤다

→ 나는 물고늘어지는 사람을 볼 때마다 몸서리를 쳤다

107쪽


수로의 출구 쪽에 있던 배에서도 소형 보트 여러 척을 물 위에 띄워 놓았다

→ 물골 밖에 있던 큰배도 작은배 여럿을 띄운다

→ 뱃길 너머에 있던 배도 쪽배 여럿을 띄운다

112쪽


할머니 고래들과 바다에 사는 모든 존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셈이다

→ 할머니 고래하고 바다 모든 이웃이 바라는 대로 못한 셈이다

→ 할머니 고래하고 바다 모든 숨붙이 뜻대로 못 이룬 셈이다

11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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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98 : 욕 나는 기분 좋아지


욕을 잘 고를수록 나는 기분이 좋아지지

→ 나는 거칠게 말할수록 즐겁지

→ 나는 마구마구 뱉을수록 신나지

《첫사랑은 선생님도 일 학년》(김륭, 창비, 2018) 104쪽


우리말은 임자말을 앞에 놓습니다. 임자말을 사이에 안 놓아요. 아예 덜어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거칠게 말할수록 즐겁다고 여기는데, 거칠게 말할수록 남이 아닌 나를 스스로 갉아먹습니다. 마구마구 뱉을수록 남이 아닌 나를 스스로 할퀴어요. 우리가 어른이라면 거칠게 말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가 아이곁에서 말을 들려주는 어른이라면 아이들이 마구마구 아무 말이나 뱉지 않도록 사랑으로 북돋우고 이끌 줄 알아야 할 노릇입니다. ㅍㄹㄴ


욕(辱) : 1. = 욕설 2. 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음 3.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일 4. ‘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

기분(氣分) :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 기의(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3. [한의학] 원기의 방면을 혈분(血分)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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