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31] 한집살이



  한집에서 산다면 ‘한집살이’입니다.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 한집살이를 하고, 마음이 안 맞아도 살림을 함께 꾸리려고 ‘한집살림’인 한집살이를 합니다. 보금자리와 일터가 멀리 떨어졌다면, ‘두집살이’를 하기도 합니다. 한쪽은 보금자리요, 다른 한쪽은 일터와 가까운 데에 마련한 쉼터입니다. 살림을 이모저모 나눈다면 ‘세집살이’나 ‘네집살이’를 할 수 있습니다. 뜻이 맞는 가게나 회사가 모여서 한집살이를 할 수 있고, 오래도록 한집살림을 꾸리다가도 어느새 ‘딴집살이’로 갈라설 수 있습니다. 시골집에서는 ‘시골집살이’를 하고, 골목집에서는 ‘골목집살이’를 합니다. 숲집을 가꾼다면 ‘숲집살이’를 하며, 섬집을 누린다면 ‘섬집살이’를 합니다. 어느 곳에서 어떤 집을 짓든 사랑을 꽃피우려는 마음이 되면 ‘사랑집살이’가 됩니다. 언제나 꿈을 길어올리는 숨결이 되면 ‘꿈집살이’가 됩니다. 누군가는 노래집살이를 하고, 누군가는 이야기집살이를 합니다. 책집살이를 즐길 수 있고, 꽃집살이라든지 웃음집살이를 할 수 있어요. 즐거운 삶길을 스스로 찾아서 씩씩하게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4348.6.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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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80. 살림



나도 설거지 할 수 있어

나도 비질 잘 하지

걸레질도 제법 솜씨있지

물짜기는 아직 벅차지만

쓱쓱싹싹 쓸고 닦고

가지런히 치우고

동생한테 한글을 알려주고

밥상에 수저와 접시를

반듯하게 놓을 줄 알아요.



2015.5.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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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18] 들려주는 말



  싱긋 웃는 너를 보며

  웃음 참 곱네

  가만히 속삭인다



  언제나 예쁘기에 언제나 예쁘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이 된다면, 서로 즐겁게 이야기꽃을 나눌 수 있으리라 느낍니다. 그러면 언제 예쁠까요? 오늘만 예쁘거나 어제는 안 예쁘지 않습니다. 언제나 예쁘기에 언제나 예쁘다고 느껴서 언제나 예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늘 웃고, 늘 노래하며, 늘 사랑을 주고받습니다. 4348.6.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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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해를 걸어온 길



  곁님이 엊저녁에 문득 말한다. 우리가 함께 산 지 여덟 해가 된 날이 어제오늘 사이가 아닌가 하고 묻는다. 기념일을 따로 안 챙기는 우리는 혼인신고를 한 날도 잊고 지냈는데, 그러고 보니 어제나 오늘이 혼인신고를 한 날이로구나 싶다. 서로 어떤 삶줄이 닿아서 함께 사는가는 아직 알 길이 없으나, 서로 배우고 가르치면서 보살피고 아끼는 숨결을 나누라는 뜻으로 이렇게 이 집에서 두 아이하고 아침저녁을 맞이하지 싶다. 늘 웃고 노래하자는 다짐을 아직 제대로 지키지 못하지만, 지난 여덟 해를 돌아보면, 차츰 웃음도 노래도 늘어나지 싶다. 남이 불러 주어야 부르는 노래가 아니고, 남이 웃겨 주어야 웃는 삶이 아니다. 스스로 웃으면서 웃음이 퍼지고, 스스로 노래하면서 노래가 번진다. 고마운 여덟 해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나날도 고맙게 열어야지. 4348.6.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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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89) 언동


무의식중에 남의 시선을 끌기 위한 치장과 언동을 선보이기도 한다

《타이라 아이린/김남미 옮김-들어 봐요 호오포노포노》(판미동,2015) 99쪽


언동(言動) : 말하고 행동함. 또는 말과 행동


 치장과 언동을

→ 치레와 말과 몸짓을

→ 눈속임과 말과 움직임을

 …



  한자말 ‘언동’은 “말과 행동”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자말 ‘행동(行動)’은 “움직임”을 뜻합니다. 그러니, 한자말로는 ‘언동’이고, 한국말로는 “말과 움직임”이나 “말과 몸짓”인 셈입니다.


  한자말 ‘언동’으로 적으면 두 글자이고, 한국말 ‘말과 몸짓’으로 적으면 네 글자입니다. 글잣수로만 본다면 한자말을 쓸 때가 낫다고 여길 사람이 있을 텐데, 말뜻을 제대로 실어서 쉽게 드러내는 말을 써야 말다운 말이 되리라 느낍니다. 우리가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까닭은 ‘글잣수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생각과 마음을 찬찬히 제대로 드러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4348.6.5.쇠.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남들 눈길을 끌려고 꾸미거나 말하거나 움직이기도 한다

얼결에 남들 눈길을 끌려고 치레와 말과 몸짓을 선보이기도 한다


‘무의식중(無意識中)에’는 ‘얼결에’나 ‘얼떨결에’나 ‘저도 모르는 사이에’로 손보고, “남의 시선(視線)”은 “남들 눈길”로 손보며, “끌기 위(爲)한”은 “끌려는”이나 “끌려고 하는”으로 손봅니다. ‘치장(治粧)과’는 ‘치레와’나 ‘꾸미거나’로 손질합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90) 횡행


안타깝게도 아주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예술은 아직 예술을 흉내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피상적인 미의 세계는 금세 바닥을 드러내고, 비슷하게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행위가 횡행한다

《마루야마 겐지/이영희 옮김-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바다출판사,2015) 102쪽


횡행(橫行)

1. 모로 감

2. 아무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함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행위가 횡행한다

→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짓이 판친다

→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짓이 넘친다

→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기 일쑤이다

→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기 마련이다

 …



  한자말 ‘횡행’을 넣어 “행위가 횡행한다”처럼 쓸 적에는 어떤 뜻이 될는지 궁금합니다. 제멋대로 행동한다고 하는 ‘횡행’이라는데, “행위가 횡행한다”고 한다면 “어떤 행동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꼴이 되고 맙니다.


  굳이 ‘횡행’이라는 한자말을 빌어서 쓰지 말고, ‘판치다’나 ‘넘치다’를 넣으면 됩니다. 글흐름에 따라서 ‘벌어지다’나 ‘일어나다’나 ‘불거지다’를 넣을 수 있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기 일쑤이다”나 “-기 마련이다”나 “-곤 한다”처럼 말끝을 살짝살짝 다르게 적어 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4348.6.5.쇠.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안타깝게도 아주 몇몇 작품을 빼고는 예술은 아직 예술을 흉내내는 자리에 그친다. 그 겉훑기 같은 아름다움은 곧 바닥을 드러내고, 비슷하게 흉내내고 다시 찍어내는 직이 판친다


‘일부(一部)’는 ‘몇몇’으로 손질하고, ‘제외(除外)하고는’은 ‘빼고는’으로 손질하며, “흉내내는 수준(水準)”은 “흉내내는 자리”나 “흉내내는 데”로 손질합니다. “그치고 있다”는 “그친다”로 손보고, “피상적(皮相的)인 미(美)의 세계(世界)는”은 “겉훑기 같은 아름다움”이나 “껍데기 같은 아름다움”으로 손보며, ‘금세(今時)’는 ‘곧’이나 ‘이내’로 손봅니다. ‘행위(行爲)’는 ‘짓’으로 다듬습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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