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8. 웃음보따리



  하루 내내 아이들하고 함께 지내다 보면, 이 아이들은 아주 조그마한 일에도 웃음보따리를 터뜨리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런 웃음보따리를 보면서, 나도 이 아이들만 한 예전에 언제나 웃음보따리를 신나게 터뜨렸네 하고 알아차립니다. 아스라하다 싶은 지난날에 내가 웃음보따리를 신나게 터뜨린 모습을 우리 어머니나 아버지가 사진으로 찍은 일은 드뭅니다. 그무렵에는 사진기가 안 흔하기도 했고, 사진을 여느 때에 섣불리 찍지도 못했어요. 그저 가슴에 ‘웃음보따리’를 담았어요. 오늘날에는 아주 쉽고 홀가분히 온갖 웃음보따리를 사진으로 담아요.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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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7. 난 이 빵 좋아



  곁님이 집에서 반죽을 해서 빵을 구우면 모두 이 빵만 먹습니다. 밥보다 빵이 먼저입니다. 집빵이 가게빵보다 맛나서 이 빵을 좋아할 수 있고, 반죽부터 부풀리기를 거쳐서 하나부터 열까지 손길이 따스하게 흐르는 집빵이니 더욱 맛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통밀가루로 구운 빵도 좋고, 흰밀가루로 구운 빵도 좋습니다. 유기농 밀이건 그냥 밀이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밀을 쓰든, 이 밀가루를 다루어 빵으로 빚어서 굽는 곁님 손길이 사랑스레 흐르니, 아이들하고 신나게 빵조각을 집어서 입에 넣다가 ‘아차, 한 장쯤은 사진으로 남겨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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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89) 대하다 (-에 대한/-에 대하여)


 고양이에 대한 글을 쓴다

→ 고양이와 얽혀 글을 쓴다

→ 고양이를 다루는 글을 쓴다

→ 고양이를 놓고 글을 쓴다



  영어사전을 보면, ‘about’을 한국말로 ‘-에 대한’이나 ‘-에 관한’으로 옮깁니다. “a book about flowers”를 “꽃에 대한 책”으로 옮겨요. 그러나, 이 글월을 한국말로 제대로 옮기자면 “꽃을 다룬 책”이나 “꽃 책”입니다. “Tell me all about it”은 “그것을 모두 말해 줘”로 옮겨야지요.


 사랑에 대하여 얘기해 보자

→ 사랑을 얘기해 보자


  “사랑에 대한 얘기를 해 보자”처럼 말하는 분이 꽤 많습니다. 이런 글월은 “사랑 얘기를 해 보자”나 “사랑을 놓고 얘기를 해 보자”로 손질해야 올발라요. 번역 말투가 아닌 한국 말투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강력 사건에 대한 대책”, “건강에 대하여 묻다”, “신탁 통치안에 대한 우리 민족의 반대 운동은 전국적이었다”, “이 문제에 대하여 토론해 보자”, “장관이 이 사건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사임하였다” 같은 보기글이 나와요. 이 글월은 “전통문화에 쏟는 눈길”, “강력 사건 대책”, “건강이 어떠한지 묻다”, “신탁 통치안을 놓고 우리 겨레는 전국에서 반대 운동을 벌였다”, “이 문제를 토론해 보자”, “장관이 이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처럼 손질할 수 있습니다. ‘-에 대한/-에 대하여’와 비슷한 얼개로 쓰는 ‘-에 관한/-에 관하여’도 번역 말투입니다. “얼굴을 대하다”처럼 쓰는 ‘대(對)하다’는 “얼굴을 마주하다”로 손질해 줍니다. 4348.6.30.불.ㅅㄴㄹ



더 살펴보기 : 대하다 (-에 대하다)


아들에 대한 애타는 그리움을 떨쳐 내지 못한다

→ 아들을 애타게 그리는 마음을 떨쳐 내지 못한다

《조월례-내 아이 책은 내가 고른다》(푸른책들,2002) 28쪽


동파키스탄의 자치운동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여

→ 동파키스탄 자치운동을 모질게 짓밟아서

《서천륜/편집부 옮김-제3세계의 발자취》(거름,1983) 30쪽


목재에 대한 인간의 수요는 늘어만 가고 있다

→ 나무를 쓰려는 사람은 늘어만 간다

《이상훈-청소년 환경교실》(따님,1998) 68쪽


죽음에 대해서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죽음을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시몬 비젠탈/박중서 옮김-해바라기》(뜨인돌,2005) 33쪽


삶에 대한 수업료치고는 너무도 큰 것이었기에

→ 삶에 치르는 배움삯치고는 너무도 컸기에

《이지누-잃어버린 풍경 1》(호미,2005) 4쪽


낭갈라꿀라라는 스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낭갈라꿀라라는 스님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법륜-붓다 나를 흔들다》(샨티,2005) 31쪽


여러 가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리처드 파인만/승영조·김희봉 옮김-발견하는 즐거움》(승산,2001) 66쪽


세상을 떠난 서양의 화가에 대해서 이러구저러구 하는 말

→ 세상을 떠난 서양 화가를 놓고 이러구저러구 하는 말

《장소현-에드바르트 뭉크》(열화당,1996) 5쪽


가난한 사람에 대해 따뜻하게 마음을 쓰는 신부

→ 가난한 사람한테 따뜻하게 마음을 쓰는 신부

《E.브조스토프스키/홍윤숙 옮김-작은 자의 외침》(성바오로출판사,1987) 8쪽


기도에 대해서 아무 응답도 없었습니다

→ 기도에 아무 대꾸도 없었습니다

《루네르 욘손/배정희 옮김-꼬마 바이킹 비케 1》(논장,2006) 17쪽


가족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빠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 식구들을 차분하게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나는 아빠를 참말 얼마나 알까?”

《김옥-청소녀 백과사전》(낮은산,2006) 52쪽


공기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 공기를 자주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피터 에디/임지원 옮김-공기》(반니,2015) 9쪽


진리에 대한 탐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 진리 탐구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야나기 무네요시/이목 옮김-수집 이야기(산처럼,2008) 30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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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곱추밤나방 애벌레



  우리 집 초피나무 밑에서 자라는 고들빼기에 애벌레 네 마리가 붙는다. 이 애벌레는 언제 이렇게 우리 앞에 나타났을까? 이만 한 크기로 자라기까지 우리 눈에 안 뜨이고 고들빼기잎을 얼마나 신나게 맛나게 즐겁게 먹었을까?


  고들빼기잎은 우리 식구도 맛나게 먹지. 그러니, 너희랑 우리랑 고들빼기잎을 나누어 먹는구나. 책순이가 너희 이름을 알아내려고 ‘나비 그림책’을 한참 들여다보지만 너희 이름을 찾을 수 없구나. 너희 이름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요모조모 찾아보니 ‘맵시곱추밤나방’ 애벌레라고 하네. 누가 이런 멋진 이름을 붙였으려나. 아무튼, 너희는 나비 애벌레 아닌 나방 애벌레인 만큼 ‘나비 그림책’에 너희 이름이 나올 수 없었을 테지.


  누가 너희한테 이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나, 너희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맵시가 난다. ‘맵시’라는 첫 말이 아주 잘 어울린다. 우리 집에는 제비랑 참새도 살고, 아침저녁으로 수많은 멧새가 드나드는데 너희는 용케 잘 살아남았구나. 어쩌면 새들이 너희를 보고도 일부러 살려 두었는지 몰라. 아무쪼록 날마다 맛나게 풀잎을 먹으면서 고치도 멋들어지게 지어 보렴.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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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이제부터 먼저


  산들보라는 이제부터 먼저 달릴게. 나 넘어지지 않아. 나 이렇게 빨리 달려. 언제나 바람처럼 달려. 신나게 달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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