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275. 2015.6.24. 책 읽어 줘



  책순이 누나 곁에 서는 아이는 책돌이가 되어야 한다. 책에 사로잡힌 누나는 책이랑 더 놀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나야, 책 읽어 줘.” 하고 말한다. 책순이 누나는 “그래, 읽어 줄게. 자 …….” 하면서 나긋나긋 따사로운 목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면서, 재미난 대목이 나오면 함께 으하하하 웃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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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꽃 (사진책도서관 2015.6.2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잇꽃이 핀다. 물들을 적에 쓰는 잇꽃이다. 그런데, 이 잇꽃을 두고 ‘홍화’라고 말하기에 처음에는 못 알아들었다. ‘홍화’가 뭘까 하고 한참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겨레는 오랜 옛날부터 ‘잇꽃’이라 했을 테고, 이를 한자로 옮겨서 ‘紅花’라 했을 테니, 흙을 만지면서 시골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잇꽃’이라는 이름을 가슴에 곱게 담을 수 있으면 좋으리라 본다. 아니, 우리는 얼마 앞서까지 모두 시골사람이었고, 시골내기였으며, 시골마을에서 시골놀이를 하던 시골이웃이었다. 잇빛으로 물든 뺨이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림책 자리를 새로 꾸미느라 큰 책꽂이를 혼자 끙끙거리면서 나르니, 저녁이 되면 등허리가 결리다. 그래도, 아이들이 놀이하듯이 책꽂이 사이를 누비면서 오갈 수 있도록 꾸미자고 생각하면서 기운을 낸다. 노랗게 터져서 발그스름 물드는 잇꽃처럼, 나도 잇빛 웃음을 지으면서 이곳에서 아이들하고 재미나게 놀아야지.


  시골바람이 산들산들 분다. 작은아이가 도서관 안팎을 오가며 뛰어다니는 소리가 싱그럽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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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그림자



  아이가 날아간다. 그림자가 함께 날아간다. 아이가 노는 모습이 그림자에 고스란히 새겨진다. 아이가 놀면서 그림자가 함께 놀고, 아이가 날면서 그림자가 함께 난다. 그림자가 짙을수록 아이는 까무잡잡하게 타고, 그림자가 옅어도 아이는 구슬땀을 흘리면서 논다.


  그림자가 웃는다. 아이가 웃는구나. 그림자가 노래한다. 아이가 노래하네. 그림자는 아이가 웃고 노래할 적마다 함께 웃고 노래하면서 온누리에 맑은 숨결을 퍼뜨린다. 4348.7.1.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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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우 8
오치아이 사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526



네가 내 마음을 읽는다면

― 은여우 8

 오치아이 사요리 글·그림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5.5.31.



  작은 새가 하늘을 날 적에 문득 올려다봅니다. 고운 소리로 노래하며 날아가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절로 하늘로 갑니다. 작디작은 몸으로 재게 날갯짓을 하는 새가 바람을 가릅니다. 깃털은 무척 보드라우면서 가벼워 보입니다. 작은 새 깃털 너머로 하늘빛이 비칩니다.



“돌아오면 당신이 야단 좀 쳐! 검도 연습이나 빼먹고! 못해도 안 빼먹고 꾸준히 하는 게 유일한 장점이었는데!” “그냥 놔둬. 하루쯤 한숨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19쪽)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이 없지만, 일단은 눈앞에 있는 일을 해 나가야겠지. 그래야 당당히 가슴을 펴고 고백을 할 수 있을 테니까.’ (43쪽)



  새가 낳는 알은 대단히 작습니다. 커다란 새라면 알도 클 테지만, 참새나 제비나 박새나 콩새 같은 새는 몸집도 작고 알도 작으며 새끼는 더할 나위 없이 작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보기에 작을 뿐, 애벌레나 나비나 잠자리가 바라본다면 무척 클 테지요. 개미가 바라볼 적에도 새는 대단히 커요.


  개미는 사람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벌은 사람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진딧물이나 반딧불이는 사람을 무엇으로 느낄까요?



“테츠가 그토록 토코 언니를 좋아하고 따르는데.” “그건 말이야, 마코토. 신의 사자는 내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이야.” (134쪽)

“내가 죽으면 테츠로는 외톨이가 될 거야. 나는, 앞으로 천 년 동안 테츠로와 함께 살아갈 친구를 찾아 주고 싶어.” (142∼143쪽)



  오치아이 사요리 님이 빚은 만화책 《은여우》(대원씨아이,2015) 여덟째 권을 읽으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내가 네 마음을 읽는다면, 또는 네가 내 마음을 읽는다면, 우리 둘은 어떤 사이가 될까요. 서로 마음을 읽는 사이라면, 우리는 입으로 말을 할 일이 있을까요.


  마음하고 마음이 만나는 두 사람이라면, 참으로 아무 말을 하지 않고도 생각이 맞고 뜻이 맞으며 이야기가 맞으리라 느껴요. 마음하고 마음이 만나는 사이로 지내면, 글이나 책이나 문화나 문명이 없이도 얼마든지 기쁜 삶이 되면서 고운 사랑으로 피어날 만하리라 느껴요.



“인간은 남을 위해 행동하는 아주 특이한 생물이다. 그런 것도 몰라? 그러니까 너는 아직 꼬맹이인 거야!” (148쪽)

“긴은 훌륭한 사자네. 테츠로도 긴처럼 될 수 있을까.” “5백 년쯤 지나면 혹시 모르지.” “아하하.” (153쪽)



  경제발전을 해야 나라가 아름답지 않고, 사회발전을 이루어야 나라가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경제나 사회나 문화나 과학이나 교육이 아니라, 삶이 아름답게 흐르고 사랑이 곱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아끼는 마음으로 만나서 경제나 사회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하고, 서로 돌보는 마음으로 어우러져서 문화나 과학을 가꿀 수 있어야지요.



“어쩌면 진짜 집이라는 건, 찾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 “토코가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 보자.” (164쪽)

“일본의 ‘신’이 ‘갓’이라고 하는 것도 다른 느낌이 드니까. 영어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고, 정확히 전달할 방법도 없고 말이지. 일본어에는 한 글자마다 의미가 있으니까. 그걸 그대로 전하고 싶달까.” (200쪽)



  첨단시설이 있는 집이기에 보금자리가 되지 않습니다. 비싼값을 들여서 장만한 집이기에 보금자리라고 하지 않습니다. 손꼽히는 학군이라거나 큰도시 한복판에 들어선 집이기에 보금자리가 될 만하지 않습니다.


  이야기꽃이 필 적에 집이면서 보금자리입니다. 사랑노래가 흐를 적에 집이면서 보금자리입니다. 서로 아끼면서 웃고 꿈꿀 수 있는 곳이 바로 집이면서 보금자리입니다. 4348.7.1.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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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93) 주다 (전화 주다)


 이따가 전화를 줘

→ 이따가 전화를 해

→ 이따가 전화해 줘

→ 이따가 전화 걸어 줘



  어느 날부터인가 “전화 주세요” 같은 말이 퍼졌고, ‘삐삐’라는 것이 나온 뒤에는 “삐삐 주세요” 같은 말이 퍼졌으며, 이윽고 손전화가 나와서 ‘손전화 쪽글(문자)’을 보낼 수 있을 무렵부터 “문자 주세요” 같은 말이 퍼집니다.


  전화나 삐삐나 문자는 ‘줄’ 수 있을까요? 한마디로 말해서, 전화나 삐삐나 문자를 ‘준다’고 할 적에는, ‘전화 기계’를 주거나 ‘삐삐 기계’를 ‘준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전화해 주세요”나 “삐삐해 주세요”처럼 말해야 합니다. “전화 걸어 주세요”나 “삐삐 남겨 주세요”처럼 말해야 하고, “문자 보내 주세요”처럼 말해야 합니다.


  요즈음은 인터넷으로 편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메일 주세요”처럼 말하는 사람이 새롭게 나타납니다. 이때에도 “누리편지 보내 주세요”나 “이메일 보내 주세요”로 고쳐써야 올발라요.


  집전화나 손전화는 ‘걸다’나 ‘하다’라는 말마디로 나타냅니다. 쪽글이나 문자나 누리편지나 이메일은 ‘보내다’라는 말마디로 나타내요. “나중에 전화 줘”처럼 말하면 틀려요. “나중에 전화해”처럼 말해야 맞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문자 줘”는 “다음에 문자 보내”나 “다음에 문자 해”로 고쳐쓰면 됩니다. ‘하다’는 ‘편지하다’ 같은 낱말에서 ‘보내다’를 가리킵니다. 4348.7.1.물.ㅅㄴㄹ



더 살펴보기 : 주다 (전화 주다)


네가 먼저 편지를 쓰면 되지. ‘편지를 주세요’ 하고 말이야 … 누군가 그 개구리의 주소를 안다면 저에게 편지를 주세요

→ 네가 먼저 편지를 쓰면 되지. ‘편지를 보내 주세요’ 하고 말이야 … 누군가 그 개구리가 사는 곳을 안다면 저한테 편지를 보내 주세요

《야마시타 하루오/해뜨네 옮김-편지를 주세요》(푸른길,2009) 11쪽



※ “연락 주세요” 같은 말투도 꾸준히 퍼집니다. ‘연락(連絡)’은 “내 이야기를 알리는 일”을 뜻합니다. “알리는 일”은 ‘줄’ 수 없습니다. “연락하세요”나 “연락해 주세요”처럼 써야 올바릅니다. ‘주다’라는 낱말을 외따로 쓸 적에는 나한테 있는 것을 너한테 건넨다는 뜻입니다. 도움움직씨(보조동사)로 쓸 적에는 “보내 주다”처럼 적어야 하는데, 이 대목에서 헷갈리는 바람에 잘못 쓰는 사람이 많구나 싶습니다.


  편지는 ‘보냅’니다. 그리고, 편지는 ‘한다’고도 하고 ‘띄운다’고도 합니다. “편지 주세요”는 “편지를 보내 주세요”나 “편지를 해 주세요”나 “편지해 주세요”나 “편지를 띄워 주세요”나 “편지를 써 주세요”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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