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쓰는 글쓰기



  문학이란 무엇일까? 글이란 무엇일까? 새벽에 새소리를 듣고 일어나면서 생각한다. 우리 집 아이들은 우리 집으로 찾아오는 멧새가 아침부터 ‘시끄럽게 떠들’어서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듣다가 피식 하고 웃음이 나던데, 어느 모로 보면 멧새가 우리 집 마당에서 되게 시끄럽다. 만화책 《토리빵》을 보면,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려고 해도 수많은 새가 창밖에서 먹이를 쪼며 왁자지껄하니까, 밤새우며 만화를 그렸어도 늦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모든 시골이 우리 집 같지는 않을 테지만, 동이 트는 때를 멧새가 우리 집 마당에서 날마다 알려준다.


  새소리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모든 문학은 바로 새소리, 그러니까 새노래와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문학이란, 시와 그림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리라 본다. 그저 쓰는 글이 아니라, 노래가 되는 글이다. 작품이 되려는 글이 아니라, 이야기가 되는 글이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그냥 소리가 아니라 노래이다. 새 스스로 아침을 밝히고 낮을 누리며 저녁을 고요히 다스리는 삶노래이다.


  삶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기에 ‘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문학’이라고 하는 글에 ‘삶글’이라는 이름이나 ‘삶노래’라는 이름을 가만히 붙인다. 4348.7.4.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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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3일 아침에,

내 알라딘서재에

뭔가 알 수 없는 일이 생겼다.

그래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본다.






어제 아침, 그러니까 아홉 시 반 무렵,

방문자가 6538명이었는데...




열 시 즈음이었나, 열한 시 즈음이었나,

갑자기 방문자가 1863명으로 줄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어제 아침나절에 방문자가 7000명 즈음 될 무렵

갑자기 5000명이 사라졌다.


설마 알라딘서재는

방문자가 어느 숫자를 넘으면 과부하가 걸려서

5000명이 뚝딱하고 사라지는 시스템은 아닐 테지?


..


아무튼@.,@

숲노래 서재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모두 고맙고 반갑기에

이곳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언제나 즐겁고 재미나게 읽고 마음에 고이 담을 이야기가

이 조그마한 '숲집 이야기터'에서 흐를 수 있도록

찬찬히 나아가자고 생각한다.


사라진 방문자 5000명은

곧 5000만 명이 되어 찾아오시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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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egend of Drunken Master (취권)(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Miramax Lionsgate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취권

醉拳, Drunken Master, 1978



  어릴 적부터 영화 〈취권〉을 퍽 자주 보았다. 텔레비전에서 이 영화를 꽤 자주 보여주었으니 자주 볼밖에 없었다. 그런데 〈취권〉은 보고 또 보아도 눈길을 끄는 재미가 있다고 느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도 놀랍지만, 영화 주인공인 ‘황비홍’이 스스로 바보스러움을 깨닫고는 비로소 ‘몸을 갈고닦는 길’을 제대로 걷는 모습이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취권’이라고 하는 무술은 ‘틀에 박힌 눈길이나 몸짓’을 모두 내다 버리면서 오로지 바람에 몸을 얹어서 부드러우면서 날렵하고 여리면서도 단단한 숨결을 보여준다. 아무것도 없는 듯이 보이지만 모든 것이 있는 숨결로 손이랑 발을 놀리는 무술이 취권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니, 딱딱하게 굳은 손짓이랑 발짓을 쓰는 무술은 취권을 깨지 못한다. 취권이라고 하는 무술은 ‘남이 이 무술을 깨’기 앞서, 이 무술을 쓰려는 사람이 스스로 모든 틀을 깨기 때문에, 이 무술을 쓰는 사람 스스로 ‘어떤 손짓이랑 발짓이 나올’는지 모른다.


  영화에서 황비홍이 제 장난꾸러기 모습이랑 바보스러운 삶을 깨닫는 대목도 재미있다. 왜냐하면 참말 아무것이 아니라 할 만한 데에서 욱하거나 울컥한다. 그동안 숱한 말을 듣거나 일을 치렀어도 꿈쩍을 않더니, 놀림을 받고 아버지를 깎아내리는 말을 듣고 ‘스무 해를 갈고닦아도 안 된다’는 핀잔까지 듣고서야 비로소 꿈틀거린다.


  스무 해를 갈고닦아도 안 된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다. 그리고, 이 말마따나 스무 해를 갈고닦아도 안 되는 일을 바로 한 해 만에 해낸다. 어떻게 해낼까? 황비홍 스스로 모든 바보짓을 멈춘 뒤, 새로운 몸짓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해낸다. 가야 할 길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똑똑히 몸을 가눌 수 있을 적에, 무술을 하는 참뜻인 ‘몸을 갈고닦으면서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린다’는 삶이 된다.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리지 못하면 주먹질이나 발길질로 이웃을 괴롭히는 바보가 된다.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릴 때에는 참다우면서 착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간다. 몸을 갈고닦아서 마음껏 온갖 몸짓을 할 수 있을 때에 어떤 느낌인지 아는가? 몸을 갈고닦아 보면 안다. 뒤돌려차기나 빙그르르 돌아 내려앉기를 할 적에, 참말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도록 주먹을 질렀다가 끌어당길 적에,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만한 ‘짜릿한 아름다움’이 온몸으로 짜르르 하고 퍼진다. 4348.7.4.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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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석딸기인걸



  들이나 숲에서 돋는 딸기 가운데 알이 퍽 굵은 녀석이 있다. 조물조물한 알이 모인 들딸기 말고, 굵직굵직한 알이 모인 녀석은 멍석딸기이다. 잎이나 꽃도 여느 들딸기하고 다르다. 찬찬히 살피면 잎이랑 줄기랑 알을 보면서 멍석딸기인 줄 알아챌 수 있지만, 그냥 빨간 빛깔로만 보면 들딸기나 산딸기인 줄 알기 일쑤이다.


  여덟 살 시골순이더러 “얘는 멍석딸기로구나.” 하고 말하는데 ‘멍석’이라는 말을 못 알아듣는지,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름을 머리에 안 새기더니, 멍석딸기를 훑고 나서 보름 남짓 지난 어느 날, 들꽃 사진책을 보다가 “아버지, 여기 봐, 우리가 저번에 바다에서 본 딸기는 멍석딸기래!” 하고 외친다.


  아이야, 책에 나오는 모든 이름은 먼저 사람들이 삶에서 빚은 말이란다. 사람들이 삶에서 빚은 말이 없으면 책을 쓸 수 없어. 책에 나왔으니 알아보는 이름이 아니라, 우리가 삶에서 언제나 누리기에 이름이 있고, 이러한 이름을 차곡차곡 모아서 책을 엮는단다. 아무튼, 멍석딸기는 멍석을 깔듯이 옆으로 줄줄이 퍼진다. 4348.7.3.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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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89. 별바라기


눈을 감아도 별을 봐요
내 가슴속에
바람처럼 파랗고
냇물처럼 해맑은
별님이 조그맣게 빛나니까요.

한낮에도 별을 봐요
햇빛이 아무리 반짝이고
햇살이 몹시 눈부셔도
저 먼 별나라에서
곱게 노래를 부르니까요.

개구리가 우렁차게 노래하는
깊은 밤에
한가득 쏟아지는 별을 봐요
손가락으로 금을 그으며
내 별자리를 그려요.

별빛이 흘러
싱그럽게 웃어요
한여름이에요.


2015.6.13.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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