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요정 그림책이 참 좋아 62
안녕달 지음 / 책읽는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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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79


《쓰레기통 요정》

 안녕달

 책읽는곰

 2019.10.10.



  저는 인천이란 고장에서 나고 자라다가 여러 곳을 거쳐 전남 고흥에서 열 해란 나날을 살았습니다. 제 발자국에는 여러 고장 삶내음이 흐릅니다. 우리 집 아이들한테는 아버지하고 다르게 둘이 다르게 태어난 고장부터 오늘에 이르는 삶내음이 흐를 테고요. 두 아이뿐 아니라 저도 곁님도 우리 보금자리를 떠나 도시에 있는 이웃집이나 길손집에서 머물 적에 이 어마어마한 소리가 새삼스럽구나 싶습니다. 숲을 곁에 둔 보금자리는 밤에 별내음하고 멧새노래하고 바람소리를 맞아들입니다. 여름에는 개구리가 우렁차게 울고요. 그런데 도시는 한 해 내내 똑같은 자동차랑 기계 소리예요. 무엇을 볼까요? 도시에는 어떤 도깨비가 살아갈 만할까요? 《쓰레기통 요정》은 도시 한복판에서 삶을 잇는 요정 이야기를 다룹니다. 언제까지나 사람한테 이바지하기를 기다리면서 기운을 내는 빛아이입니다. 다만 ‘쓰레기통 요정’은 도시에만 남는군요. 이 아이가 숲으로, 바다로, 구름밭으로, 들녘으로 냇가로 간다면 사뭇 다를 텐데, 왜 도시 쓰레기통에만 얽매일까요? 쓰레기는 못 쓰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흙이 되려고 꿈꿀 작은 조각이 쓰레기입니다. 그렇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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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21.


《꼬리의 목소리 1》

 니츠 미도리 글·치쿠야마 키요시 그림/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9.6.30.



새벽에 길손집에서 눈을 뜬다. 오늘 하루를 그리면서 글을 여민다. 어제오늘 몫 사전 갈무리를 한다. 어제 들르려 할 적에 문을 닫은 마을책집 〈이상현실〉을 오늘은 들를 수 있나 싶어서 겨울길을 춤추며 걸어가는데, 오늘도 안 여네. 네이버로 찾아볼 적에는 날마다 연다고 뜨더니, 설마 싶어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니 ‘예약형 책방’이라 나온다. 그렇구나. 이틀 내리 헛걸음. 다시 광주버스나루까지 걷는다. 고흥 가는 시외버스가 바로 있다. 걸상에 앉아 짐을 부리니 비로소 홀가분. 눈을 감고 허리를 펴다가 천천히 눈을 뜨고 글을 여미는데, 앞자리에 앉은 분이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탔네. 새끼 고양이가 자꾸 나를 쳐다보며 눈을 맞추려 한다. 속으로 묻는다. ‘무슨 일이야?’ ‘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 사람(고양이지기)은 나한테 한 마디도 안 해. 네가 좀 알려줘. 어디로 가는 길인지, 뭐 하러 가는 일인지, 좀 말해 주면 덧나나?’ 집짐승을 돌보는 분들은 곁에 두는 집짐승이 늘 마음으로 말을 거는 줄 알려나? 《꼬리의 목소리》 첫걸음을 읽는데 ‘귀염짐승’을 버리거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 모습이 낱낱이 나온다. 이런 만화도 나오는구나. 이제 목소리가 터질 만하지. 사람도 버리니 집짐승도 버릴 만하다고는 말하지 말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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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20.


《당신도 초자연적이 될 수 있다》

 조 디스펜자 글/추미란 옮김, 샨티, 2019.12.16.



광주를 다녀오기로 한다. 지난해부터 슬금슬금 일이 있다. 광주사람은 광주가 서울·부산에 대면 작다고 보던데, 시골 눈으로 보기에 광주도 너무 크고 자동차에 사람이 너무 많다. 좀 줄여야 하지 않을까? 수목원이나 공원 나무는 사람한테 너무 시달려서 시름시름 앓는 모습이 딱하다면, 길가 나무는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 쓸쓸해 하는 모습이 가엾다. 걷는 사람이 아예 안 보이다시피 하는 광주 거님길을 걸으며 길나무를 바라보고 속삭인다. ‘너희를 들여다보는 사람은 언제나 있단다. 곁을 지나갈 적뿐 아니라 먼곳에서도 생각해. 너희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나무나 풀이 들려주는 소리는 갓난쟁이 무렵부터 들었을 텐데, 고스란히 받아들인 지는 열 해쯤 되었지 싶다. 나무하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기도 하지만, 나무하고 말한다면 으레 미쳤다고 여기지 않나? 《당신도 초자연적이 될 수 있다》를 읽는다. ‘supernatural’을 ‘초자연적’으로 옮겼다. 영어사전·일어사전 모두 이렇게 옮기더라. 이런 말씨로도 우리 마음빛을 북돋울 수 있겠지만, 나무랑 속삭이는 어린이 눈빛으로 옮김말을 가다듬으면 한결 나으리라 본다. 우리는 마음에 심는 생각대로 살아간다. 좋든 나쁘든 사랑이든 시샘이든. 누구나 나비요 숲이며 바람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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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나무다운 : 나무다운 나무를 보지도 심지도 사랑하지도, 또 나무한테 말을 섞지도 걸지도 않았다면, 나무가 무엇인지 뭘 알까? 지식·자료·정보·논문·인문책으로 나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식·자료·정보·논문·인문책으로 사람이나 사랑이나 삶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길이 아닌 아스팔트 자동차가 넘치는 곳에서 태어나, 시멘트로 높이 올려세운 아파트에서 지내고, 아스팔트하고 아파트가 둘러싼 학교랑 학원만 다니는 몸인 채, 나무다운 나무를 사귀지 못하고 자란 어린이라면, 어떤 어른으로 자랄까? 흙이 있어야 나무가 자랄 텐데, 흙이 없는 곳에서 나무다운 나무를 모르는 채 살아가는 길에서는 사람이 어떤 숨결이 될까? 나무다운 나무를 모른다면, 책다운 책이며 글다운 글이며 눈빛다운 눈빛을 하나도 모르는 오늘이 되지 않을까? 1996.7.1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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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글 잘 쓰기 : 마음을 쓸 수 있으면 누구나 다 글을 잘 쓸 수 있다. 마음을 쓸 수 없다면 누구이든 다 글을 못 쓴다. 어려울까? 마음을 쓴다면 어려울 일도 못 쓸 글도 못 해낼 일도 없다. 마음을 안 쓴다면 쉬울 일도 잘 쓸 글도 제대로 해낼 일도 없다. 마음을 쓰면서 삶을 짓고, 이 삶을 고스란히 글로 담는다. 마음을 안 쓸 적에는 살림이 메마르거나 어지러우며, 이때에는 겉치레나 겉발림이나 허울뿐인 글만 쏟아내겠지. 1994.5.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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