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러뜨더 티렉스의 가족 앨범 - 공룡의 역사 북극곰 궁금해 2
마이크 벤튼 지음, 롭 호지슨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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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78


《무러뜨더 티렉스의 가족 앨범》

 마이크 벤튼 글

 롭 호지슨 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9.9.19.



  이 별에서 공룡은 사라졌다고 말해요. 아무래도 쿵쿵 큼직한 발소리를 내면서 달리거나 뛰노는 공룡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하늘을 커다랗게 덮는 익룡도 찾아보기 어려워요. 어쩌면 땅속나라로 숨어들었을는지 모르고, 이 별을 떠나 다른 별로 우루루 떠났을는지 몰라요. 어쩌면 커다란 몸은 흙에 내려놓고서 까만 기름으로 바뀐 뒤, 마음은 그대로 이 별을 떠돌다가 사람으로든 나무로든 돌멩이로든 다시 태어났을는지 모릅니다. 《무러뜨더 티렉스의 가족 앨범》은 이 별 곳곳을 신나게 쿵쾅거리거나 날아다니거나 헤엄쳤다고 하는 숱한 공룡한테 사람 나름대로 이름을 붙여서 하나하나 보여줍니다. 참으로 온갖 공룡이 다 있다지요. 이름도 생김새도 크기도 마음결도 다르다지요. 그런데 사람(과학자)으로서는 한 갈래로 여기는 공룡이더라도 그 갈래 공룡이 모두 같지는 않아요. 미국에서 보자면 한국사람이나 일본사람으로 가를 텐데 한국사람이라서 다 똑같지 않거든요. 일본사람도 그래요. 갈래가 다른 공룡일 뿐 아니라, 한 갈래에서도 마음이며 눈빛이며 삶이며 생각이 다른 공룡이에요. 돌조각이나 전자장비로 옛날 옛적 공룡 숨결을 얼마나 읽으려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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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뚝딱뚝딱 누리책 20
조제 조르즈 레트리아 지음, 안드레 레트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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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80


《전쟁》

 조제 조르즈 레트리아 글

 안드레 레트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그림책공작소

 2019.6.25.



  우리가 동무라면 서로 싸울 일이 없습니다. 동무이니 그 아이가 싫다는 일이 있으면 안 합니다. 동무라서 우리가 힘든 일이 있으면 멀리하거나 기꺼이 돕습니다. 우리가 이웃이라면 서로 다툴 까닭이 없습니다. 이웃이니 그 집에 없는 살림을 스스럼없이 이바지합니다. 이웃이라서 우리가 넉넉하더라도 그 집에서 우리 살림을 훔치거나 빼앗으려고 달려들지 않아요. 온누리 모든 싸움판이나 다툼마당은 서로 동무도 이웃도 아니기에 벌어집니다. 서로 등을 지려 하니까 싸워요. 서로 마음으로 돌보거나 아낄 뜻이 없으니 다툽니다. 즐겁게 어깨동무하거나 기쁘게 어울리거나 신나게 뛰놀 생각이 있다면, 싸움이나 다툼이란 말은 아예 끼어들 수 없습니다. 《전쟁》은 이 별 곳곳에서 아직 불거지는, 또 남·북녘 사이에서 불거지기도 하는, 게다가 남녘에서조차 골골샅샅 불거진다 싶은 싸움판 이야기를 다룹니다. 총칼을 겨눌 적에만 싸움이 아닙니다. 고단한 동무한테 손을 내밀지 않는 몸짓도 싸움이에요. 탱크와 전투기가 춤출 적에만 싸움이지 않아요. 숲을 밀어내거나 자동차로 골목을 내달리는 짓도 싸움입니다. 사랑이 안 흐르고, 사랑을 안 배우니 싸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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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생물학 이야기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35
이상수 지음 / 철수와영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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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인문책시렁 109


《10대와 통하는 생물학 이야기》

 이상수

 철수와영희

 2019.10.3.



아일랜드 사람들이 럼퍼 외에 다른 감자를 심었다면 어땠을까요? 3000 종류가 넘는 감자 중에 럼퍼 말고 다른 감자 너댓 종류를 섞어 심었다면 사태의 참혹함은 덜하지 않았을까요? (69쪽)


흙을 망가뜨리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방식의 농사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살충제를 사용하면 당장은 생산량이 늘어날지 몰라도 생물다양성을 해치고 일부 해충만 득세하는 비정상적인 생태계를 조성하지요. (107쪽)


생명 윤리법이 있다 해도 중국처럼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는 얼마든지 인간 배아를 실험할 수 있습니다. (175쪽)


이중 나선 구조를 밝힌 왓슨의 능력은 높게 평가받아 마땅하지만 동료 과학자를 폄하하고 인격을 조롱하는 그의 행위는 분명 존경받을 만한 태도가 아니지요. (200쪽)


유전체 정보는 모든 계층으로부터 광범위하게 모으는데 그 혜택은 일부 계층에게만 돌아가는 기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죠. (222쪽)



  밭고랑을 자꾸 쪼면 흙이 여물지 못합니다. 밭고랑 흙이 여물지 못하면 가랑비에도 흙이 떠내려갑니다.


  온누리 모든 흙은 주검입니다. 풀잎이며 나뭇잎이 시들어서 차근차근 삭아서 바뀌는 흙이요, 풀벌레에 나비에 잠자리에 크고작은 숲짐승이랑 들짐승이 죽으면서 바뀌는 흙입니다. 사람이 누는 똥오줌도 시나브로 흙으로 바뀌고요. 그런데 논밭에 풀 한 포기 남기지 않는다면, 겨울에 시든 풀잎이나 봄가을에 떨어지는 가랑잎이 내려앉아 흙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이 흙은 싯누렇게 되어 마치 모래벌 모습이 되겠지요.


  흙이 기름지지 않으니 비료에 농약에 항생제를 쏟아부어서 논일이나 밭일을 하기 일쑤입니다. 싱그러이 살아서 숨쉬는 흙이라면 비료도 농약도 항생제도 안 쓸 만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오늘날 흙일은 오롯이 농약장사에 비닐장사에 비료장사가 돈을 버는 얼거리로 흐르지 않을까요?


  푸름이하고 함께 읽는 인문책인 《10대와 통하는 생물학 이야기》(이상수, 철수와영희, 2019)를 읽으며 흙을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생물학을 짚은 인문책입니다만, 흙 이야기도 곧잘 흐릅니다. 생물학 이야기에 웬 흙이냐고 고개를 갸웃할 수 있습니다만, 모든 목숨이 살고 죽는 흐름은 흙하고 맞물리니, 흙을 어떻게 바라보거나 돌보거나 아끼는가 하는 길도 생물학을 깊고 넓게 익히는 징검다리가 되어요.


  한 가지만 심는 흙일(단일경작)일 적에는 작은 벌레 하나한테도 몽땅 갉아먹히곤 합니다. 여러 가지를 고루 심는 흙일이라면 온갖 벌레가 있어도 딱히 달라붙지 않는다고 해요.


  늘 풀밭을 마주하면서 살고 보니 ‘잡풀이라고 여기는 풀을 샅샅이 뽑아내어 죽이다 보니, 풀벌레가 먹이로 삼을 풀(잡풀)이 없어, 사람이 심는 푸성귀를 그렇게 갉아먹으려 하지 않나?’ 하고 느끼곤 합니다. 풀벌레는 사람이 심은 푸성귀만 갉으려 하지 않아요. 아니, 사람이 심은 푸성귀도 더러 갉지만, 이보다는 사람이 안 심었기에 저절로 돋는 풀을 매우 달게 먹어요. 햇볕이며 빗물이며 바람을 듬뿍 머금은 여느 풀이야말로 풀벌레 먹을거리라고 할까요.


  푸른인문책 《10대와 통하는 생물학 이야기》는 곁을 찬찬히 보는 눈길로 이끌려 합니다. 먹이사슬 너머 흙을, 뛰어난 과학자이기 앞서 참되거나 착한 마음을, 여러 과학 이론보다는 우리 삶자리를 바라보자고 이끌어요.


  노벨상을 탈 만한 이론을 세웠다고 하지만, 지구라는 별을 아끼거나 온누리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 생물학 이론이나 과학 이론은 어느 길로 치달을까요? 싸움판에서 생화학 무기를 지어낸 사람은 바로 과학자였어요. ‘실험실에서 세포를 붙여서 사람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이들도 바로 과학자예요.


  사랑으로 맺어서 태어나는 아이가 아닌, 실험실에서 이모저모 짜맞추어 만드는 아이라면, 이 별은 어떻게 될까 싶습니다. 생물학이라는 과학은 바로 이 마음을, 눈길을, 숨결을, 삶을 처음부터 다시 헤아리면서 어깨동무하는 길로 어우러지자는 뜻으로 배우겠지요. 입으로는 ‘목숨을 아끼자’고 읊는 학문이 아니라, 삶으로 서로 손을 맞잡고 아름다이 피어날 길을 찾는 학교와 사회와 나라와 학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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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12-25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구입했고 다음 읽을 책으로 순번 기다리고 있답니다.
과학책이 아닌 인문책으로 분류해놓으셨지만 과학, 인문, 구분이 중요한건 아니니까요.

파란놀 2019-12-25 20:11   좋아요 0 | URL
끝자락... 진화론 창조론 대목은
같은 얘기를 굳이 여러 벌 되풀이해서 아쉬웠어요.
저는 깊은 시골에서 늘 숲을 곁에 두고 살면서
진화론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엄청난 열매를 늘 보는데
‘과학‘을 다루는 한국 지식인이 좀 결벽이 센 듯해요.
양자물리학을 좀 공부하시면 좋을 텐데요..
아무튼, 그 대목을 빼고는 참 훌륭한 책이라고 느껴요.
과학도 인문도 철학도 종교도,
앞으로는 모두 ‘삶책(삶을 노래하는 책)‘으로 가면 좋겠어요,.
 

숲노래 살림말


나비처럼 사뿐히 : 1992년 늦여름 그날부터 언제나 나비걸음을 했구나 싶다. 책집에 가는 내 걸음은 그냥 걸음이 아닌 나비걸음이요 사뿐걸음이었다. 새롭게 배우고 새삼스레 익히는 삶길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비처럼 걸었고 나비처럼 스스로 눈부시게 거듭나려는 꿈으로 가득했다. 오늘도 나는 나비걸음이다. 아이랑 손을 잡고서 나비걸음이고, 눈을 감고서 바람이랑 속삭이며 나비걸음이다. 나무 곁에 서서 가만히 품으면서 나비손길이요, 비가 올 적에 비놀이를 나비몸짓으로 한다. 오늘 쓰는 글 한 줄은 나비물결처럼 퍼질 테지. 어제 누린 반가운 하루는 나비살림처럼 빛날 테고, 몸에 걸친 천조각은 나비옷이 될 테며, 한 발짝 두 발짝 뗄 적마다 나비춤이 되리라. 2019.12.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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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선물하는 길 : 내가 번 돈으로 사주어도 선물. 내 주머니가 홀쭉하거나 비었을 적에는, 무엇을 사줄 수 없으니 그대가 무엇을 사랑할 만한가를 알아보고서 스스로 장만하도록 알려주어도 선물. 우리가 저마다 스스로 겪을 삶을 이야기로 들려주어도 선물. 우리는 언제나 한마음으로 사랑이라는 길을 가는 줄 슬기롭고 상냥하게 속삭이는 말 한 마디도 선물. 따스하고 넉넉히 짓는 웃음도 선물. 까르르 춤추고 노래하는 몸짓도 선물. 신나게 일해서 벌어들인 돈을 기꺼이 내주어도 선물. 아름다운 책을 읽고서 아름다운 숨결로 거듭나며 아름답게 사랑하는 하루도 선물. 아이를 포근하게 품을 적에도 선물이면서, 어버이를 가만히 안을 적에도 선물. 즐거이 뛰노는 눈빛으로 맑게 바라보아도 선물. 바람을 타고 흐르는 노랫가락을 글로 옮겨적어서 살며시 건네어도 선물. 가을에 떨어진 가랑잎을 주워서 내밀어도 선물. 멧골에서 철철이 싱그러이 흐르는 샘물도 선물. 구름이 모여 내리는 비랑 눈도 선물. 온누리를 어루만지는 해님도 선물. 밤마다 빛잔치를 벌이는 별도 선물. 어, 그러고 보면 선물 아닌 숨결은 없네? 선물 아닌 몸짓은 없네? 선물 아는 길은 하나도 없네? 1994.12.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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