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나라 2
이치카와 하루코 지음 / YNK MEDIA(만화)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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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57


《보석의 나라 2》

 이치카와 하루코

 신혜선 옮김

 YNK MEDIA

 2019.5.10.



“나 혼자! 네 말을 알아듣는 바람에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있잖아! 어떻게 책임질 거야!” “나도 놀랐다. 이런 일도 생기는군.” “으아, 그래도 쓸모없기로 유명한데, 하필이면 왜 나를 잡아먹은 거야.” “색깔이 먹음직했거든.” (14쪽)


“아름다운 껍데기는 옷에 불과하지. 우리에게는 육신밖에 없다. 따라서 썩어서 사라진다. 흔적도 없이.” (55쪽)


“영혼도 옛날엔 동료이자 하나였던 거잖아.” “글쎄. 하지만 달에 있을 때 느낀 것은 월인은 천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싸움을 좋아하고, 쉽사리 만족하지 않는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 이유 없는 조급함은 인간이 그런 생물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71쪽)



《보석의 나라 2》(이치카와 하루코/신혜선 옮김, YNK MEDIA, 2019)을 되읽다가 생각한다. 어라, 예전에 읽은 두걸음이 맞나? 아홉걸음을 어제 읽고 나서 오늘 두걸음을 되읽는데, 아홉걸음에 흐르는 여러 이야기가 두걸음하고 맞물린다. 다시 생각해 보니, 뒤쪽에 나올 이야기는 일찌감치 앞쪽에 다 나온 셈이로구나 싶다. 삶을 이루는 길이란 무엇일까. 오늘을 살아가는 뜻은 무엇일까. 우리가 바라보는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우리 사랑을 오롯이 바쳐서 마주하고픈 즐거운 빛은 어디에 있을까. 보석이란, 꽃돌이란 무엇인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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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


《블랙잭 창작 비화 5》

 미야자키 마사루 글·요시모토 코지 그림/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7.7.25.



마을에 새로 들어오신 분이 있다. 마을회관에 떡이며 술을 차려 놓았다는 방송이 나온다. 골골대는 세 사람은 집에 두고 혼자 찾아간다. 제주에서 살다가 고흥으로 건너오신 분이란다. 고흥서 살다가 제주로 가는 분도 더러 있을 텐데, 제주서 살다가 고흥으로 오는 분도 꽤 있다. 그런데 마을 할아버지는 마을회관에 떡이랑 술을 차린 대목이 섭섭하단다. 모름지기 이 마을에 누가 새로 들어오면 면소재지나 읍내에 밥집 하나를 잡고서 ‘고기를 구워 먹어야’ 한다고 말씀한다. 마을 할아버지들은 이 말씀을 남기고 모두 우루루 나가신다. 마을이웃이 될 아저씨는 마을 할머니들 사이에 혼자 남는다. 나는 그냥 눌러앉아서 할머니들 화투놀이를 구경하면서 새 이웃 아저씨하고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블랙잭 창작 비화 5》을 책상맡에 여러 해 두었다. 다섯걸음이 마지막이라 얼마나 아껴 두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읽고 보니 네걸음을 빼먹었더라. 설마 몇 해 사이에 네걸음이 판이 끊어지지는 않았겠지? 죽음을 앞둔 날까지 만화만 생각한 그분, 그분 곁에서 도움이로 일한 사람들더러 ‘왜 아직도 테즈카 프로덕션에 남았느냐!’고 다그치며 얼른 홀로서기를 해서 만화가로 나서라고 한 그분. 어른이란 어떤 숨결이요 빛일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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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


《선생님, 동물 권리가 뭐예요?》

 이유미 글·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19.11.9.



어디를 바라보면 좋을까. 얼마나 바라보면 열릴까. 누구하고 바라보면 즐거울까. 어떻게 바라보면 아름다울까. 새해로 접어드는데 세 사람이 콜록댄다. 눕다가 일어나다가 다시 콜록대다가 눕기를 되풀이한다. 세 사람이 콜록대지만 한 사람이 멀쩡하니 이래저래 여러 일을 한다. 아이들 이마를 쓸어넘기고 이불을 여민다. 토닥토닥 달래고 오랫동안 부른 ‘햇볕’이며 ‘겨울 물오리’ 같은 노래를 새삼스레 부른다. 다들 잠들었다 싶을 적에 책도 슬쩍 편다. 《선생님, 동물 권리가 뭐예요?》를 넘기며 생각한다. 조금 더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말씨로 가다듬으면 좋겠는데, 여느 어른은 어린이 눈높이라는 말씨를 잘 못 느끼는구나 싶다. 어른 사이에서 하는 말이랑 어린이를 곁에 두고 하는 말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어린이하고 나누는 말로 어른하고도 생각을 나누면 거듭나기 쉽겠지. 바로 그런 눈썰미에 마음이 된다면, ‘사람길’이며 ‘짐승길’이며 ‘푸나무길’이나 ‘숲길’을 한결 새롭게 바라볼 만하리라. 오직 사람 눈길로만 바라보면 숱한 짐승이나 푸나무나 숲을 놓치기 쉽다. 어린이 눈높이일 적에 이 나라를 사랑으로 가꾸는 길을 찾듯, 푸나무에 숲에 짐승 눈길일 적에 사람도 사람다이 살아갈 길을 열리라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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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칼 현대시학 기획시인선 3
허형만 지음 / 현대시학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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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16


《모기장을 걷는다》

 허형만

 오상

 1985.9.30.



  1985년이라는 해에 나온 시집을 읽다가 생각합니다. 이 시집은 묵었을까요, 아니면 그해를 밝히거나 보여주는 꾸러미일까요. 1985년에 나온 여러 시집을 한자리에 놓고서 바라봅니다. 다 다른 사람들 모습이 다 다른 책으로 앞에 있습니다.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살림을 꾸리던 길이 다 다른 노래가 되어 여기 있습니다. 어느 글은 서른다섯 해가 흘러도 새롭습니다. 어느 글은 그해에 나온 글인지 모르도록 펴낸날을 감추면 어제 쓴 글일 수 있겠다고 여길 만합니다. 1985년을 살던 그 사람은 그해에 무엇을 보았을까요? 2020년을 사는 우리는 올해에 무엇을 볼까요? 《모기장을 걷는다》를 넘기다가 생각합니다. 그동안 이 시집이 눈에 안 들어온 까닭을 알겠습니다. 묵은 글이 되어야 비로소 읽힐 수 있는, 그렇지만 애써 더 읽을 마음이 들지 않는 까닭을 알겠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오늘을 목소리로 옮길 줄 알아야겠지요. 오늘 이곳에서 눈을 감거나 등을 돌린다면, 오늘 쓰거나 읽는 모든 노래는 하루하루 가면 갈수록 더욱 덧없겠지요. 대학교는 이제 겨울방학일까요. 대학교수는 이제 무엇을 할까요. 교수란 이름은 몇 해쯤 짊어질 만할까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교수란 자리에 서고 나면 시힘을 죄다 잃는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서울엔 모기가 없는 줄만 알았더니 / 휘황찬란호텔 커피숍 / 모기 두 마리 / 번득이는 칼날을 휘두르고 (서울 모기/11쪽)


세월의 머언 길목을 돌아 / 한 줄기 빛나는 등불을 밝힌 / 우리의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는가. (일월의 아침/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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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사 8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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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56


《충사 8》

 우루시바라 유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7.5.15.



‘전부 주인나리의 손바닥 위였나. 아무렴 어때. 세상은 봄인걸.’ (86쪽)


“하지만 당신은 이미 비뿌리기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이건 그렇게, 불행하기만 한 일은 아니오.” (175쪽)



《충사 8》(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7)을 읽는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벌레를 읽고, 이 벌레가 사람들 사이에서 벌이는 일을 읽는다. 사람들 스스로 벌레를 끌어들이기도 하고, 벌레 스스로 살아남으려고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기도 한다. 벌레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까? 또는 벌레가 이 별에서 사라지면 좋을까? 어느 길 하나만 옳거나 맞지 않다. 우리한테 오기에 맞아들일 수 있고, 우리한테 오도록 부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또 어느 길이든, 스스럼없이 마음을 틔우면 될 노릇이다. 이 이야기를 가두려 하지 말고 널리 나누면 된다. 이렇게 한다면 아프거나 다칠 일이 없이 온누리가 아름다울 만하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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