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꽃 1
카와치 하루카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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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51


《아리송한 꽃》

 카와치 하루카

 별무리 옮김

 삼양출판사

 2014.6.27.



  우리가 갖고 노는 모든 장난감에는 따사로운 숨결이 흐릅니다. 우리는 이 따사로운 숨결을 반기면서 이 장난감도 만지작거리고, 저 장난감도 바라봅니다. 달갑잖은 일이 잔뜩 있다든지 꾸지람을 들었다든지 안 풀리거나 어그러지는 투성이로 하루가 흐르더라도, 우리 곁에 있는 따사로운 숨결인 장난감을 마주보면서 마음을 달래곤 해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장난감 하나가 대수롭습니다. 리카 인형도 종이 인형도 아름답지요. 투박한 모습이어도 언제나 곱게 웃는 빛이랄까요. 《아리송한 꽃》은 낯선 마을에서 외롭고, 곁님은 바깥으로만 돌아 더 외로운 젊은 아줌마한테 새삼스레 찾아온 ‘어릴 적 종이 인형’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마음을 둘 곳이 없다고 여기던 어느 날 반짝거리면서 잠에서 깬 종이 인형은 삶을 가만히 돌아보도록 도와줘요. 저 사람 때문에 기운을 잃을 까닭이 없고, 저 사람도 스스로 기운을 차릴 노릇이며, 누구보다 우리 스스로 무엇을 보고 생각하면서 어디에서 어떤 눈빛이면 되는가를 스스로 알아차리도록 돕는달까요. 다만 이 만화책은 ‘열아홉 살 밑으로는 볼 수 없다’는 딱지가 붙습니다. ㅅㄴㄹ



‘꼼짝도 못하는 건 내 쪽이야.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동네로 ‘준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이사 와서, 친정에 가려면 웬만한 해외여행 가는 것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51쪽)


‘어느 날 갑자기 주머니 속에서 튀어나와 자유자재로 뛰며 돌아다니는 그것이 대체 무엇인지 전혀 모른 채로 살고 있다. 그 애의 정체를 밝혀낼 필요가 있을까?’ (135쪽)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라기보다, 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제법 좋더라.”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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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3.


아이들하고 글쓰기를 곧잘 합니다. 일부러 시키지는 않고 아침저녁으로 해요. 아침에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에 “자,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니? 오늘 무엇을 새롭게 배우고 싶니? 이 모든 생각하고 이야기를 쓰렴.” 하고 말해요. 아침에는 ‘꿈쓰기’를 합니다. 저녁에 자리를 깔고 누울 적에는 “자, 오늘 어떻게 지내거나 놀거나 배웠는가 하는 이야기를 남기자. 하루를 남기자.” 하고 말합니다. 저녁에는 ‘하루쓰기’나 ‘하루남기기’를 합니다. 이러다가 얼핏 생각했지요. ‘일기’라는 낱말을 아이들이 퍽 어릴 적부터 못 알아들었기에 “하루를 쓰자”고 했는데, 단출히 ‘하루쓰기’라 해도 어울리겠네 싶어요. 일기란 저녁이 아닌 낮이나 아침에도 쓸 수 있어요. 비슷한 한자말 ‘일지’도 그렇고요. 이를 모두 수수하게 ‘하루쓰기’라 해도 좋겠지요.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도 혼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아요. 이분들을 ‘독거노인’이란 딱딱한 말로 가리키는데 ‘혼-/홀-’을 살려 ‘홀어르신·홀할머니·홀할아버지’라 하면 어떨까요? “의좋은 사이”는 겹말이에요. 그저 ‘사이좋다’라 하면 되고, ‘오순도순·도란도란·알콩달콩’도 좋습니다.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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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2.


어른이 아이한테 새해맞이로 들려주는 말을 ‘덕담’이라고들 하는데, 문득 생각하니 ‘덕담’이란 말이 쓰인 지는 얼마 안 되었지 싶습니다. 고작 백 해쯤 앞서만 생각해도 그래요. 예전에는 그저 ‘좋은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이 땅에서는 새해가 겨울 한복판입니다. 겨울 한복판에 맞이하는 새해 첫날에 좋은 말씀을 들려준다고 한다면 마음을 포근하게 어루만지는 말이지 싶고, 이를 ‘포근말’로 나타내어도 좋겠구나 싶어요. 요즈막에 널리 퍼진 ‘꽃길’이란 말씨를 살려 ‘꽃말·꽃길말’이라 해도 어울릴 테고요. 해를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아무개바라기’인 분들이 있어요. 국립국어원 사전에는 ‘바라기’를 조그마한 그릇을 가리키는 이름 하나만 싣는데, 무엇·누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킬 적에 ‘-바라기’를 붙일 수 있어요. 책바라기·꽃바라기·영화바라기라 할 만하고, 사랑바라기·꿈바라기·하늘바라기라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팬·추종자·지망생’을 담아낼 만하고요. 맛있게 차리는 밥을 놓고 글이나 그림이나 영상이 널리 퍼집니다. 이러며 ‘레시피·조리법’을 들곤 하는데, ‘맛솜씨·맛길·맛차림’이라 해도 어울릴 만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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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


새해로 넘어서기 앞서인 2019년 12월 31일에 문득 뒤적인 사전에서 ‘접’이란 말을 새롭게 보았습니다. 요새는 저잣거리에서도 이 말을 좀처럼 못 들어요. 김치를 담그는 이웃이나 둘레 어른도 “배추 한두 접”이 아닌 “배추 서너 포기”나 “배추 열 포기”쯤만 할 만큼, 적게 담기도 하기에 차츰차츰 ‘접’이란 말이 잊히지 싶더군요. 그런데 이 ‘접’은 ‘100’이 되는 숫자를 셀 적에 쓰니, 푸성귀에뿐 아니라 여느 살림을 놓고도 슬쩍 곁들이면 어떠할까 싶기도 합니다. 가래떡을 세면서, 종이를 세면서, 책을 세면서 슬그머니 “가래떡 한 접”이나 “책 두 접”처럼. 이냥저냥 쓸 적에는 몰랐는데 ‘나몰라·나몰라라’를 사람들이 매우 흔히 씁니다. 다만 국립국어원 사전에는 아직 안 오릅니다. 둘 모두 올림말로 삼아도 재미있겠다고 느껴요. 이른바 ‘방관·방임·외면·도외시·소극적·회피’ 같은 말씨를 한마디로 쉽고 빠르게 나타낼 만한 ‘나몰라’예요. 요새는 ‘공동육아’ 하는 분이 늘어나는데, 아이를 함께 돌보는 일이니 ‘함께돌봄’이나 ‘두레돌봄’처럼, 때로는 ‘마을돌봄’처럼 부드럽고 넉넉히 풀어낼 수 있겠다고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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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 해째 하는,

"숲노래 손질말 꾸러미"를 엮는 일을

오늘도 새벽바람으로 하다가

생각합니다.


날마다 제 나름대로 손질하거나 지어낸

새로운 말이 꽤 있고,

새삼스레 찾아낸 말도 퍽 있는데,

이 가운데 몇 가지를 추려서

수수하고 단출히 열 줄 남짓

하루쓰기처럼 날마다 이으면

어떠할까 싶어요.


그래서 '책숲말'이란 이름을 붙여서

해보려고요.


'책숲말'이란

"사전 짓는 책숲"이라는

숲노래 도서관에서 들려주는 말이란 뜻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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