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8.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

 이정하 글·슬리퍼 사진, 스토리닷, 2020.1.23.



지지난달에 마무리해 놓은 글꾸러미를 새로 읽으며 손질하고 조금 보탠다. 이 글꾸러미를 다시 받을 출판사에서는 ‘이제 볼만하다’고 여겨 줄까? 아침에 일어난 작은아이가 “오늘은 대나무로 배 만들래!” 하고 외친다. “아버지, 대숲에 언제 가요? 언제 가요?” 하고 조른다. 바삐 보내야 할 글을 얼른 마치고서 톱을 챙긴다. 해마다 쑥쑥 자라는 대나무는 그야말로 높고 크며 단단하다. 그러나 밑둥을 톱으로 슥슥 켜면 어느새 톡 소리를 내며 우두둑 넘어지지. 넉 그루를 베어 석 그루는 내가 들고 한 그루는 작은아이한테 맡긴다. 작은아이가 바라는 석 마디를 톱으로 켜서 건넨 뒤 지켜보니 아이 스스로 두나절쯤 걸려 끝! 훌륭하구나. 어머니이자 곁님이자 아주머니이자 딸, 여기에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꾼이라는 이름으로 다섯 해를 걸어온 1인출판사 스토리닷 지기님이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를 선보이셨다. 다섯 해 책살림을 280쪽 즈음으로 단출히 여미셨네. 담은 말보다 못 담은 말이 훨씬 많지 않을까? 책길을 걷고픈 이웃, 마을책집을 가꾸는 이웃, 글쓰기를 사랑하는 이웃, 책읽기가 신나는 이웃, 한길을 걸어가려는 이웃 들이 이 책을 곁에 둘 만하지 싶다. 작은 출판사가 내는 목소리가 겨울 한복판을 포근히 어루만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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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바람맛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1.16.)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바람이 흐르기에 바람맛을 봅니다. 이 바람에 서린 맛을 살갗으로 느껴서 받아들입니다. 추운 날에는 차가운 결을 맞아들여 뼛속까지 시리구나 하고 느낍니다. 포근한 날에는 꽁꽁 얼어붙은 뼛속이 새삼스레 녹으며 부드러이 춤추네 하고 느낍니다. 아직 겨울 한복판이라지만, 저는 겨울 한복판에는 ‘어느덧 겨울이 저무네’ 하고 느껴요. 한복판이란 고빗사위이거든요. 여름 한복판에도 이와 같지요. 가장 후끈거리는 여름철에는 ‘어느새 여름이 저물려 하네’ 하고 느낍니다. 날마다 힘껏 추스르는 손질말 꾸러미인데 언제쯤 고빗사위를 넘어갈는지 잘 모릅니다. 하루하루 ‘이 말도 빠지고 저 말도 놓쳤네’ 하고 느끼면서 보태고 손질합니다. 이러는 동안 ‘이렇게도 새로 짓고 저렇게도 새로 엮으면 한결 재미나네’ 하고 느껴, 이 사전짓기란 일은 언제나 끝이 없이 가는 걸음걸이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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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4.


집에서 키우는 짐승을 놓고 ‘집짐승’이라 하고, 이를 한자말로는 ‘가축’이라고도 합니다. 지난날에는 ‘집짐승’이면 되었으나, 나날이 삶터가 달라지며 새말을 지어서 써야 했어요. 이 흐름을 맞추어 한자말로는 ‘애완동물’이라 했는데 한국말로는 새말을 안 지었어요. 이다음으로는 ‘반려동물’이란 새말을 새삶에 맞추어 짓지요. 그렇다면 한국말로는 무어라 하면 어울릴까요? 귀엽게 여긴다면 ‘귀염짐승’이라 할 만하고, 곁에서 같이 살아간다면 ‘곁짐승’이라 할 만해요. 꽃이라면 ‘곁꽃’이랄 수 있어요. 사람은 ‘곁님’이고요. 동무나 벗은 ‘곁벗’이라 하면 되겠지요. 일본에서는 풀이름을 얄궂게 붙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며느리밑씻개·며느리배꼽’ 같은 이름인데요, 이는 일본에서 가시내(며느리)를 나쁜 눈길로 보면서 지은 이름이며, 일제강점기에 식물학을 하던 이들이 이 이름을 뜬금없이 들여와서 퍼졌어요. 이 나라에서 쓰던 이름은 ‘삵’을 닮아 날카롭다는 뜻으로 ‘사광이아재비·사광이풀’입니다. 잎하고 줄기 가시가 많으니 ‘가시덩굴여뀌·참가시덩굴여뀌’라 해도 됩니다. ㅅㄴㄹ


곁님 ← 배우자, 아내, 남편, 부인(夫人), 와이프, 동반자, 동거인, 반려자, 자기(自己), 애인

곁꽃 ← 반려식물, 원예식물, 관상식물, 애인

곁짐승 ← 반려동물

곁벗·곁짝 ← 반려(伴侶), 반려자, 동반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소울메이트, 절친

귀염짐승 ← 애완동물

집짐승 ← 가축

사광이아재비·가시덩굴여뀌 ← 며느리밑씻개

사광이풀·참가시덩굴여뀌 ← 며느리배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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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3.


술을 잔뜩 마신 사람을 놓고 ‘취객’이나 ‘주정뱅이’라고도 하지만, 먼먼 옛날에는 흔히 ‘고주망태’라 했어요. 오랜말도 여러모로 쓸 만하다고 생각해요. ‘토막’이나 ‘동강’은 덩이에서 잘라낸 조각 하나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반토막·두토막’이라든지 “토막이 났다·동강이 났다”고 할 적을 찬찬히 보면, 덩이가 둘로 되는 모습을 나타내곤 해요. 이런 쓰임새를 본다면, ‘반’이라고 하는 한자를 ‘토막·동강’으로도 담아낼 자리가 있겠구나 싶어요. 이를테면 ‘토막값·동강값’을 쓸 수 있어요. 둘레에서는 푸름이가 ‘사춘기’를 겪는다든지, 푸름이랑 어린이가 ‘반항기’를 치른다든지 말합니다만, 썩 내키지 않습니다. 그 물결치는 나이를 제대로 못 담는 말이지 싶고, 사납게 몰아세우는구나 싶어요. 한창 꽃피는 철이라면 ‘꽃철·꽃나이철’이나 ‘봄철·푸른날’이라 할 만합니다. 꽃피는 철에 찾아드는 까칠한 바람이라면, 꽃샘추위처럼 ‘꽃샘철·잎샘철’처럼 나타내어도 좋아요. 잘하는 사람을 시샘해서 괴롭히는 이들이 있어요. 이런 짓을 ‘방해공작·혼란작전’이라는데 ‘흔들기’이거나 ‘딴지·어깃장·헤살질’이라 할 만해요. ㅅㄴㄹ


고주망태 ← 취객, 주정뱅이

토막값·동강값 ← 반값

꽃철·꽃나이철·봄·봄나이·봄철·푸른꽃나이·푸른날 ← 사춘기

꽃샘철·봄샘철·잎샘철 ← 반항기

흔들기·딴죽·딴지·어깃장·헤살질·어지럽히기·가탈질·까탈질 ← 방해공작, 혼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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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꼬불꼬불 옛이야기 2
서정오 지음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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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3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서정오 글

 한지희 그림

 보리

 1997.4.25.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는 누구나 마음껏 말할 수 있을까요? 힘이나 이름이나 돈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이든, 힘이나 이름이나 돈이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이든, 위아래를 가르지 않고서 담아내는 판이 있을까요? 몇몇 사람 목소리만 불거지는 나라는 아닐까요? 주먹힘이나 이름힘이나 돈힘을 거머쥔 이들 목소리만 외곬로 틀어대어 우리 귀를 길들이려는 판은 아닐까요? 옛날 옛적 임금님 으르렁이 사납게 몰아치던 때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느 목소리나 시골 목소리는 숨통을 못 트지는 않을까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임금님 말만 따라야 하던 지난날 모습을 그립니다. 여느 사람은 목소리를 낼 힘이 없던, 여느 사람은 스스로 하고픈 대로 할 수 없이 억눌리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옛이야기라고만 하기는 어려워요. 요즈음도 ‘있는 이’나 ‘거머쥔 이’ 목소리가 드세거든요. 더욱이 어린이 목소리는 어른 목소리에 눌리거나 밀리곤 합니다. 앞으로 이런 힘판을 누가 바꾸어 낼 만할까요. 너른 이야기판으로 나아가는 길은 언제 열 만할까요. 어깨동무하는 노래판을, 사랑스레 오가는 수다판을, 알뜰살뜰 살림을 여미는 놀이판을 언제쯤 지어낼 만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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