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도서관


 셈틀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1.26.)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셈틀이 없던 지난날에는 모두 종이에 손으로 적으며 어마어마한 종이꾸러미를 칸칸이 채우며 사전을 엮었습니다. 셈틀이 있는 오늘날에는 그리 넓지 않은 곳에서 한결 빠르면서 푸짐하게 말꾸러미를 건사하며 헤아릴 만합니다. 그러나 손으로 다 했어도 썩 느리지 않아요. 사전을 쓰는 사람은 종이사전을 뒤적이며 매우 빠르게 척척 찾거든요. 글판을 두들겨서 찾든 종이를 넘겨서 찾든 엇비슷한데, 외려 종이를 넘길 적에 더 빠르기도 합니다. 가만 보면, 종이꾸러미는 아무리 오래 만져도 힘든 티를 안 내는데, 셈틀은 대여섯 시간쯤 만지면 힘든 티를 내요. ‘기운을 내렴, 셈틀아. 곧 같이 쉬자.’ 새달에 새롭게 태어날 《우리말 수수께끼 놀이》 애벌글을 돌아보며 틀린글씨를 짚습니다. 더 할까 하다가 윙윙윙 붕붕붕 애쓰는 셈틀을 쉬어 주어야겠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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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5.


《내가 끓이는 생일 미역국》

 바람하늘지기 기획, 고은정 글·안경자 그림, 철수와영희, 2020.1.20.



두 아이가 자라는 동안 미역국을 얼마나 끓였나. 곁님을 만나 새삼스레 끓인 미역국이요, 곁님 입맛에 맞추어 요모조모 가다듬고 추스르기를 열네 해에 이르니, 어머니가 물려준 손길에 새로운 마음을 담아서 거뜬히 한 솥을 끓여낸다. 두 아이더러 아버지나 어머니 없이 혼자 미역국을 끓여 보라고 맛차림을 종이에 적어서 건넨 뒤 스스로 하도록 이끈 지는 몇 해째이지? 미역을 불리고, 더 맛나게 하려면 다시마도 불리고, 말린표고가 있으면 이 아이도 같이 불리고, 브로콜리나 시금치를 데쳤으면 이 풀물을 섞기도 하는, 또 무랑 마늘을 먼저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볶고서 미역을 잘게 썰어 볶고는, 배춧잎도 척척 썰어서 같이 끓이면 ‘우리 집 미역국’이 짠. 그렇다. 우리 집은 미역국에 아무런 고기를 안 쓴다. 무·마늘·미역 세 가지로만 끓이기도 하고, 배추랑 된장이랑 청국장가루를 곁들이기도 하며, 설날에는 떡국떡에 달걀을 풀기도 한다. 《내가 끓이는 생일 미역국》을 찬찬히 넘긴다. 미역국 그림책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쉬우면서도 새롭고, 집마다 사람마다 달리 끓이는 길이 끝없는 미역국! 한 해 내내 새로 태어난 날이라 여기면 날마다 갖가지 미역국을 끓여도 즐겁다. 아침에 큰솥으로 끓인 미역국이 저녁에 동났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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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6.


《순백의 소리 18》

 라가와 마리모 글·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9.8.25.



조용히 흐르는 바람, 구름에 가린 별빛, 한낮에 포근한 볕, 바야흐로 서울로 돌아가니 다시금 호젓한 시골. 어젯밤에는 마을에서 서울내기들 불꽃놀이로 시끄러웠다. 설이나 한가위를 맞이해 시골로 오는 서울내기는 이때다 하고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불꽃을 날린다. 밤에 얼마나 시끄러운 줄 모른다. 몇 해쯤 앞서 곁님이 그러더라. 서울에서는 폭죽도 불꽃도 못 터뜨리니 이때라도 시골에 와서 하는 셈이리라고. 밤새 시끄럽게 노는 사람이야 재미있을는지 모르지만, 저녁 여덟 시 무렵이면 이부자리 깔고 잠자리에 드는 시골사람한테는 이맘때 불꽃놀이가 얼마나 성가신지 모른다. 그러나 하루만 꾹 참고 지나가면 다시 한갓진 시골이 된다. 밤새 달아났던 새가 우리 집 뒤꼍으로 돌아와서 노래를 들려준다. 어느덧 몽글몽글 땅을 뒤덮는 봄까지꽃이 이쁘다. 《순백의 소리 18》을 겨울 끝자락을 보면서 읽는다. 열예닐곱걸음에 이를 즈음 좀 느슨해진다 싶더니 열여덟걸음에서 살짝 팽팽하게 살아나네. 악기를 켜며 배움길에 나서는 젊은이는 가락마다 서린 이야기랑 삶이랑 사랑을 새삼스레 되새긴다. 바람을 읽기에 줄을 뜯고, 바람을 부르기에 줄을 튕기며, 바람을 사랑하기에 줄을 어루만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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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
루시 커진즈 지음 / 어린이아현(Kizdom)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7


《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

 루시 커진즈

 편집부 옮김

 어린이아현

 2004.8.10.



  잘 노는 아이는 참으로 잘 노니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놀기만 하니?” 하고 나무랄 일도 없어요. 잘 놀기 때문에 심부름을 맡기건 일을 시키건 척척 해낼 수 있습니다. 생각해 봐요. 놀 줄 모르는 아이는 심부름이나 일도 할 줄 몰라요. 스스로 신나게 뛰어놀 줄 알기에 심부름이나 일을 ‘새로운 놀이’인 ‘소꿉’으로 여길 뿐 아니라, ‘나도 어른처럼 뭔가 해내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반깁니다. 《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에 나오는 아이는 어떤 생각일까요? 거기에 어떻게 갈까요? 그렇지만 걱정할 일이란 없어요. 틀림없이 잘 갈 테니까요. ‘잘 간다’는 말은 아무 데나 안 거치거나 한눈을 안 판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곳저곳 마음껏 둘러보고 놀면서 신나게 간다는 뜻이에요. 아이들이 시험을 치르게 할 까닭은 없습니다만, 시험을 치르는 아이가 100점을 맞아야 하지 않고 50점을 넘겨야 하지 않습니다. 0점도 좋아요. 아이는 늘 무엇이든 새롭게 마주하면서 모두 놀이로 삼아서 누리는 길을 가면 됩니다. 어른이라면? 어른도 언제나 아이라는 숨결을 입은 넋이에요. 어른인 사람이 늘 0점이라 해도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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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의 저녁 파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8
엠마 야렛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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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8


《괴물들의 저녁파티》

 엠마 야렛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9.8.19.



  아기는 도깨비를 느끼지 않습니다. 아이는 도깨비가 무섭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어느덧 ‘괴물’이나 ‘요괴’ 같은 한자말을 쓰기도 합니다만, 아기한테나 아이한테는 ‘동무’나 ‘이웃’일 뿐입니다. 어른도 예전에는 모두 아기였고 아이였는데 왜 동무나 이웃한테 ‘괴물·요괴’에 ‘괴수’ 같은 이름을 붙이며 멀리하거나 끔찍하다고 바라볼까요? 《괴물들의 저녁파티》에 나오는 아이들은 참말로 괴물일까요? 아니면 어른들이 괴물이라는 딱종이를 붙여서 멀리하거나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동무이거나 이웃일까요? 커다란 바다님은 작은 바다님을 잡아먹는다지요. 커다란 들짐승은 작은 들짐승을 잡아먹는다지요. 몸집이 크면 다 괴물인 셈일까요? 그런데 사람은 커다란 바다님도 작은 바다님도 다 잡아먹습니다. 사람은 커다란 들짐승도 작은 들짐승도 모조리 잡아먹어요. 이뿐인가요? 사람은 풀도 나무도 열매도 죄다 훑어서 먹지요. 바다에 바다밭을 두어 바다님을 가두어 살을 찌우고, 들짐승을 좁은 우리에 가두어 살을 찌우며, 푸나무를 좁은 땅뙈기에 다닥다닥 때려박고는 살을 찌워 잡아먹습니다. 사람이야말로 괴물일 텐데, 누구더러 괴물이라 하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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