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려요 졸려요 아기 사자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이향순 옮김, 일라 사진 / 북뱅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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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40


《졸려요 졸려요 아기 사자》

 이일라(일라 Ylla) 사진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이향순 옮김

 북뱅크

 2009.10.30.



  잠들지 않으면 하루를 더 길게 누릴 만할까요? 잠들기 때문에 하루가 더 길지는 않을까요? 잠든 때에는 몸을 고이 쉬면서 마음으로 먼먼 새나라에 놀러가지는 않을까요? 잠든 몸을 떠난 우리 넋이 새나라에 나아가서 신나게 놀거나 재미나게 찧고 빻기에 새근새근 자는 얼굴이 빙글빙글 웃음빛이 되지는 않을까요? 《졸려요 졸려요 아기 사자》는 사진으로 이야기를 엮습니다. 어린 짐승하고 마음으로 사귀면서 사진을 찍은 이일라(일라 Ylla)라는 분이 있어요. 모든 짐승한테도 마음이 있고, 느낌이 있으며, 생각이 있는 줄을, 사진으로 찰칵 하고 담아낸 분이랍니다. 억지로 예쁘게 꾸민 낯빛이나 몸짓이 아니에요. 사람을 비롯한 모든 목숨붙이는 저마다 다르면서 아름답게 빛나는 넋이라는 대목을 상냥하게 밝혀 준답니다. 곯아떨어져 어버이 품에 안긴 아기가 사랑스럽습니다. 잘 먹고 잘 놀고서 곯아떨어진 새끼 사자도 사랑스럽습니다. 낮에는 해님을 보고 쑥쑥 자라다가 밤에는 별님을 보며 고요히 잠든 풀이며 나무도 사랑스러워요. 우리 모두 빛을 드러내요. 뛰놀며 웃는 낮빛이, 가만히 잠들며 마음으로 나들이를 다니면서 짓는 밤빛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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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16.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김서령 글, 푸른역사, 2019.1.29.



어젯밤에 고흥으로 돌아왔다. 나는 달력을 안 보고 살기에 반소매옷을 입기로 한다. 웃옷이 반소매이니, 아랫도리도 반바지를 꿴다. 날씨가 춥다면 우리 마음이 춥겠지. 날씨가 포근하다면 우리 마음이 포근하겠지. 비바람이 몰아치는 까닭은 알기 쉽다. 우리가 이 땅을 누리면서 꽤나 더럽힌 탓이다. 보금자리에 돌아와서 곁님이랑 아이들하고 수다를 떨다가, 국수를 끓여 먹다가, 한나절쯤 곯아떨어졌다. 아이들이 조잘대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자고 일어나니 참 개운하다. 어버이로 살면 언제나 아이들이 새롭게 기운을 북돋운달까.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란 책이 처음 나올 무렵 다들 이 책이 대단하며 좋다고 하던데, 난 시큰둥했다. ‘-적(炙)’이 뭔데 싶더라. ‘산적(散炙)’도 얄딱구리한 말이다. 그냥 ‘꼬치구이’잖은가? 배추을 구우면 ‘배추구이’라 하면 될 말을, 왜 먹물들 말씨마냥 ‘炙炙’거릴까? 어머니 손맛을 기리는 글이라면 어머니 살림길을 헤아리는 말씨로 풀어낼 만했을 텐데. 지난날 《샘이깊은물》이나 《뿌리깊은나무》 편집장 하시던 분들을 뵐 적에 ‘멋부리는 잘난척하는 말’은 안 써도 되지 않느냐고 따진 일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그분들, 영어 참 즐기시더라. 멋부린 잘난 말 한 줄을 손질해 본다. ㅅㄴㄹ



우리 민족은 음식재료를 파쇄破碎하는 방법의 차이에서 오는 미각의 차이를 민감하게 캐치했다

→ 우리 겨레는 밥감을 찧는 길이 다르면 맛이 다른 줄 바로 알았다

→ 우리 겨레는 밥거리를 다르게 다지면 맛이 바뀌는 줄 곧장 느꼈다

→ 우리 겨레는 밥감을 달리 바수면 맛도 새로운 줄 이내 알아챘다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김서령, 푸른역사, 2019)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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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15.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 당글공주》

 임정자 글·홍선주 그림, 문학동네, 2018.1.5.



이틀을 바깥에서 묵으며 생각한다. 시골이든 서울이든 너그럽거나 따뜻한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라도 너그럽고 따뜻하다. 차갑거나 딱딱한 사람은 어느 곳 어느 때에서든 차갑고 딱딱하다. 수원역 건너켠 안골에 길손집이 많고, 서울보다 값이 눅으면서 널찍하다. 그런데 술 마시고 떠드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또 새벽까지 어찌나 시끄러운지, 게다가 담배 태우고 아무 데나 던지는 사람은 또 얼마나 드글거리는지, 여러모로 놀랐다. 나중에 길그림을 보니 이곳을 ‘수원 로데오거리’라 하던데, ‘로데오’란 뜬금없는 이름을 붙이는 곳은 다 이럴까? 책이름이 긴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 당글공주》가 새옷을 입고 나왔다. 굳이 이런저런 꾸밈말을 길게 달아야 했을까 싶지만, 이 책이 처음 나오던 무렵을 떠올린다면 그때에는 그럴 만했겠구나 싶다. 다만 이제는 이 긴 이름을 모두 덜고서 ‘당글이’라고만 하는 길이 나을 듯하다. 공주도 왕자도 아닌, 수수한 순이하고 돌이가 새롭게 그리고 짓는 이 나라 앞길을 찬찬히 들려주면 될 테니까. 이제는 참말 그렇다. 깨인 가시내가 부쩍 늘었고, 씩씩하고 듬직한 아줌마가 매우 많은데, 사내도 제대로 마음을 깨우고, 따사로우며 슬기로운 아저씨가 되어야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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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장인 클로드 9 - 시대는 변한다
오제 아키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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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1


《술의 장인 클로드 9》

 오제 아키라

 조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0.4.15.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자리 어느 때에 있더라도 흔들리는 일이 없어요. 아니, ‘흔들린다는 생각’이란 터럭만큼도 없이, 언제나 ‘즐거운 기운’으로 바꾸어 내면서 새롭고 아름다운 노래가 놀이처럼 흐르도록 가꿉니다. 글쓰기는 사랑으로 할 적에 글살림이 되지만, 사랑 없는 글쓰기라면 글장사로 기웁니다. 술집을 꾸리는 일도 이와 같아요. 스스로 사랑이 되어 즐겁게 술집을 꾸리는 분은 ‘술살림’이란 길을 갑니다. 술장사나 술팔이를 넘어서는 길이에요. 《술의 장인 클로드 9》은 열자락 마무리에 앞선 아홉째 걸음을 들려줍니다. 한 사람은 아버지하고 어머니가 꾸린 오랜 술집을 ‘살림하고 장사’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할머니한테서 물려받은 숨결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익혀서 술빚기’를 하는 길에 서려 합니다. 두 사람은 아는 길도 모르는 길도 달라요. 그렇지만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마음이 될 적에는 아는 길도 모르는 길도 환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밥 한 그릇을 차리는 마음은 언제나 따스한 눈빛일 적에 넉넉해요. 술 한 잔을 따르는 마음도 늘 포근한 숨빛일 적에 소담스럽습니다. 좋고 나쁘고를 가릴 일이 없습니다. 어떤 마음을 손길이며 눈빛에 담아서 나누느냐일 뿐입니다. ㅅㄴㄹ



‘단골손님인 아마가이 씨가 왼손잡이인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가지 젓가락 방향 같은 건 생각하지도 않았다.’ (92쪽)


“그것으로 됐어요, 사오리 씨. 마셔 보면 차이를 알 수 있잖아요. 이론이나 어려운 말을 외우는 것보다 마셔 보는 것이 제일 큰 공부예요.” (109쪽)


“게다가 나요, 아르바이트지만 역시 이름을 외워 줬으면 싶거든요.”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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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의 일본산책
로타 사진, 강한나 글 / 브레인스토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2


《로타의 일본산책》

 로타·강한나

 브레인스토어

 2016.6.10.



  모든 이름에는 이러한 이름을 스스로 붙여서 쓰는 마음이 묻어나기 마련입니다. 사진을 찍다가 2심에서 성범죄자로 법정구속이 된 ‘로타’라는 이가 있습니다. 이 이름은 무엇을 나타낼까요? 로봇일까요, 로리타 오타쿠일까요? 모든 사진은 어엿이 사진이기에, 사진을 놓고 굳이 ‘예술이니 아니니’ 하고 가를 까닭이 없습니다. ‘내가 찍은 사진은 예술이다’라 말하려 한다면, 그이가 찍은 사진은 오히려 ‘예술이 아니다’를 밝힌 셈입니다. 따로 예술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사진가 스스로 ‘내 사진은 예술이다’ 하고 말한다면, ‘내 사진은 잘 팔려서 목돈이 된다’ 하고 떠벌이는 셈이라고 느낍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나는 사진을 찍는다. 내 마음이 사진으로 드러난다’ 하고 말하면 될 뿐입니다. 로타라는 이가 이쁘장한 가시내를 응큼하게 찍든 말든, 로타라는 이가 이녁 딸아이나 곁님을 어떻게 찍든 말든, 스스로 사진이 되어 사진을 하면 될 뿐이에요. 수원에 있는 알라딘 중고샵을 구경하다가 《로타의 일본산책》을 보았고, 서서 읽었습니다. 사지는 않았습니다. 사진책도서관을 하는 사람으로서 웬만한 사진책은 ‘사진을 말하는 책’으로 갖추려 하지만, 이 사진책은 굳이 갖출 까닭이 없다고 여겼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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