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드레스 입을거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182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지음, 이경혜 옮김, 마리안느 바르실롱 그림 / 비룡소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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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47


《난 드레스 입을 거야》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마리안 바르실롱 그림

 이경혜  옮김

 비룡소

 2007.4.13.



  생각하는 힘이 하루를 이끈다고 느껴요. 생각하는 힘이 없다면 남이 시키는 대로 따라요. 우리는 학교에 가야 배우지 않아요. 어디에서나 배워요. 학교에 오래 다니기에 집에서 밥을 잘 차리고 옷을 잘 챙기고 살림을 잘 건사할까요? 아니랍니다. 학교에서는 밥옷집을 하나도 안 가르쳐요. 학교는 밥옷집을 돈을 들여서 남한테 일감을 맡겨서 누리는 길만 일러 줍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지켜보고 생각하면서 자라요. 아이들은 어버이가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면서 스스로 생각을 보태면서 무럭무럭 큽니다. 《난 드레스 입을 거야》에 나오는 아이는 한겨울에 얇은 꽃치마를 입고 싶어요. 아무렴, 한겨울에도 꽃치마는 아름답습니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곳에서 알록달록한 꽃치마는 얼마나 눈부실까요. 아이는 어머니가 챙겨 주는 옷을 이리 던지고 저리 차면서 노닥거리는데요, 아직 철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겨울꽃치마’를 손수 뜨개해서 입으면 되거든요. 추위에 거뜬한 겨울꽃치마를, 겨울꽃장갑을, 겨울꽃갓을 하나씩 손수 뜨면 한결 곱겠지요. 이러면서 어머니도 투박한 겨울옷 아닌 해사한 꽃빔으로 건사하는 길을 헤아려 볼 만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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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팔랑
천유주 글.그림 / 이야기꽃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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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50


《팔랑팔랑》

 천유주

 이야기꽃

 2015.3.9.



  어느덧 돌림앓이가 확확 퍼지는 별이 됩니다. 처음에는 조그맣던 부스러기가 차츰 커지면서 뭇사람이 앓는데요, 이런 돌림앓이가 퍼지는 까닭은 쉽게 찾아낼 만해요. 좁은 곳에 지나치게 많구나 싶은 사람들이 몰린데다가 풀도 나무도 없고, 흙도 숲도 밀어내면서 시멘트랑 아스팔트로 닦아세우고, 자동차가 끔찍하다 싶도록 넘치며, 화학약품에 젖은 옷을 입고 밥을 먹으면서, 서로서로 이웃이 되기보다는 밥그릇을 챙기는 길에 서기 때문인걸요. 우리는 어느 하나라도 가볍게 여기면 그만 앓으면서 주검길로 가요. 잘 봐요. 주한미군이 머물던 자리는 아주 망가져서 깨끗이 씻자면 한참 걸린다지요. 군부대가 있던 곳은 하나같이 더러워요. 핵발전소가 있던 자리는 앞으로 어떻게 치워야 할까요? 《팔랑팔랑》은 모든 앙금도 바쁜 일도 내려놓고 나면 우리가 어떤 몸짓이며 마음이 되는가를 들려줍니다. 나비가 날듯, 꽃잎이 바람을 타듯, 우리 숨결도 팔랑팔랑할 적에 부드러우면서 아름답겠지요. 팔랑거리는 눈빛이며 손짓일 적에는 저절로 춤사위가 되겠지요. 서울이 나쁠 수 없습니다. ‘작은 서울’이면서 ‘숲 서울’로 가면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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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29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나보순 외

 돌베개 편집부 엮음

 돌베개

 1983.11.20.



  2001년 1월 1일부터 사전 편집장으로 일하며 모든 틀이며 길을 처음부터 새로 지어서 닦기로 했습니다. 사전에 실을 올림말이며, 벼리에 찾아보기에 보탬글이며, 비슷한말을 다루는 길이며, 뜻풀이에다가 보기글까지, 이제껏 한국에서뿐 아니라 이웃나라에서도 없던 새로운 사전이 되기를 꿈꾸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이웃나라도 올림말에 붙이는 보기글은 으레 ‘이름난 어른문학’이나 ‘신문·논문 글월’에서 따기 마련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참 못마땅했어요. 동시·동화를 비롯해서 만화책하고 ‘할머니·할아버지 말을 받아적은 구비문학’하고 ‘노동자 삶글’도 사전 보기글로 실어 마땅하다고 여겼고, 힘껏 이 보기글을 그러모았습니다. 이때에 책 하나를 통째로 보기글로 담고 싶던 ‘일하는 사람 삶글’로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가 있어요. 먹물들 죽은 글이 아닌, 땀흘려 살림을 노래하는 일순이·일돌이 싱그러운 글이야말로 사전이라는 책에 담을 만하다고 여깁니다. 수수한 삶을, 투박한 손길을, 싱그러운 눈빛을, 씩씩한 몸짓을, 다부진 어깻짓을, 여기에 하루를 아름다이 가꾸고 싶은 마음으로 일어서는 작은 물결이 반가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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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28


《미혼의 당신에게》

 다나까 미찌꼬 글

 김희은 옮김

 백산서당

 1983.1.25.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는지 모르던 1994∼2002년 무렵 늘 책에만 파고들었습니다. 나라도 싫고, 사내란 몸도 싫고, 나이 먹은 어른이란 분들 몸짓도 싫고, 출판사에 들어가서 일하지만 책마을 사람들 거짓말도 싫고, 좋은 것은 하나도 못 찾았어요. 그러나 마을마다 조그맣게 웅크린 헌책집은 가멸지게 품은 숱한 책으로 마음을 다독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는지 모르겠으면, 아직 몰라도 되니, 앞날을 걱정하기보다는 오늘 할 일을 그리면서 네 발길이 닿는 대로 가렴’ 하고 속삭였습니다. 헌책집이 속삭이는 말에 날마다 새로 기운을 차렸고, 서울 용산에 있는 〈뿌리서점〉에서 《미혼의 당신에게》를 만납니다. 이때는 판이 끊어진 지 얼추 스무 해쯤 되었는데, 이런 책이름이라면 젊은 가시내도 사내도 안 들여다볼 듯하다 싶었으나, 펴낸곳이 백산서당이기에 속은 다르리라 여겼습니다. 참말 속이 다르더군요. 젊은 아가씨더러 ‘섣불리 짝지을 생각은 말라’면서, 삶도 사람도 사랑도 슬기롭게 다스리는 길을 가라고 힘주어 밝혀요. ‘가시내도 사내도 아닌 사랑스러운 사람’이 먼저 되라는 줄거리에 크게 배웠어요. 여성학을 넘은 인생학 아름책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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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27


《岩波寫眞文庫 37 蚊の觀察》

 岩波書店 編集部·岩波映畵製作所

 岩波書店

 1951.7.30.



  2018년으로 접어들 무렵 고흥군은 저희를 아주 눈엣가시로 여겼어요. 고흥군에서 꾀하는 막삽질을 고흥 바깥에 알리는 글을 꾸준히 썼거든요. 고흥군은 핵발전소, 화력발전소, 폐기물발전소, 대규모 관광단지, 광주청소년수련원 대단지를 끌어들이려 무던히 애썼고, 군사드론시험장까지 밀어붙입니다. 고흥교육지원청은 우리 책숲을 쫓아내려고 폐교임대비를 터무니없이 세게 불렀는데요, 이때 목돈을 빌려주신 분이 여럿 계셨어요. 바가지 임대비를 고맙게 치르고서 남은 돈은 열일곱 해 만에 일본마실을 하면서 도쿄 〈책거리〉에서 이야기꽃을 펴는 길삯으로 삼았습니다. 도쿄 책골목에서 알뜰한 책도 큰짐으로 장만했고요. 이때에 《岩波寫眞文庫 37 蚊の觀察》을 만났는데요, 일본 ‘암파서점’은 1950년부터 ‘사진문고’를 그무렵 “100圓”이란 값으로 내놓았습니다. 대단하더군요. 일본은 그들 힘만으로 온갖 갈래를 고루고루 짚는 값싸고 가벼우면서 속깊은 사진문고를 줄줄이 내놓았거든요. 한국은 1951년에 ‘모기 사진책’을 꿈도 못 꾸었습니다. 2017년에 《모기가 궁금해?》가 비로소 나왔으니 예순여섯 해가 뒤처진 셈이로군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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