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20.


《왕자와 드레스메이커》

 젠 왕 글·그림/김지은 옮김, 비룡소, 2019.11.15.



이레 뒤에 포항으로 새롭게 마실을 하면서 ‘경북 동화읽는어른’ 모임에 가서 이오덕 어른을 어떻게 읽으면 즐거울까 하는 이야기를 함께하기로 했다. 그런데 포항이며 경북에서 새 돌림앓이 때문에 다들 뒤집어지는 바람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는 미루어야 한단다. 이레 뒤에 가면 나누고 싶은 생각을 새글로 써서 미리 보냈는데, 펼 말을 미리 써서 보내기를 잘했네. 이러면서 새글을 더 써 보기로 한다. 떠난 어른이라면 요즈음 같은 돌림앓이로 고달픈 이웃한테 어떤 말씀을 펼까? 그 마음을 읽으면서 생각을 추슬러 본다. 《왕자와 드레스메이커》는 바로 이레쯤 앞서 전주에서 처음 만났다. 전주 ‘잘익은언어들’ 책집지기는 줄거리가 좋은데 책값이 너무 세서 사람들이 사 가기 어려워한다고 말씀한다. 그래, 만화책치고 비싸다. 만화책을 안 내다가 내는 곳에서는 값을 꼭 세게 매기더라. 만화책이라서 싸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 출판사는 만화를 이렇게 고품격으로 내지롱’ 같은 느낌이랄까. 겉멋을 줄이면 좋겠다. ‘치마지음이’나 ‘왕자’가 그런 사람 아닌가? 이 둘은 겉멋이 아닌 속멋을 찾는 길이며, 낡은 틀을 깨부수고 스스로 새롭게 사랑을 피우려는 꽃밭을 일구려 한다. 참말로 꽃길은 겉멋도 겉치레도 아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난감 형 비룡소의 그림동화 156
윌리엄 스타이그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21

《장난감 형》
 윌리엄 스타이그
 이경임 옮김
 시공주니어
 2002.2.25.


  아이들은 언제부터 스스로 밥을 짓고 차려서 누린 다음에 손수 치우고 갈무리할 만할까요? 어버이라면 아이한테 밥살림을 어떻게 물려주거나 알려주면 될까요? 저는 여덟 살 나이부터 시내버스를 혼자 타고서 학교를 다녔고 심부름을 다녀왔습니다. 아마 요즈음 학교를 오가는 아이라면 으레 여덟아홉 살이면 혼자 버스를 타고 제법 멀다 싶은 데도 다녀오겠지요. 그런데 버스나 전철은 혼자 탈 수 있되, 밥은 혼자 못 짓는다면? 빨래는 혼자 못 한다면? 뜨개질이나 톱질이나 낫질을 혼자 못 한다면? 《장난감 형》을 두고두고 읽습니다. 어느 날 형이 잘못해서 그만 몸이 아주 작아졌다지요. 으레 괴롭히거나 못살게 구는 형이라 여긴 동생은 마치 “장난감 같구나” 하고 여기는데, 어느 날 바깥에서 풀썩 쓰러진 형을 보고는 생각을 고쳐먹지요. “나 같은 몸이 아닌 조그마한 몸”이라서 아주 쉽게 다칠 수 있고, 자칫 죽을 수도 있다고 말예요. 동생 마음에 새로운 싹이 틉니다. 아마 형 마음에도 새로운 움이 트겠지요. 먼 마실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하고 아버지 마음에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우리는 서로 어떤 사이일까요. 어떤 눈빛으로 마주하는 님일까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살림말


중국 : ‘made in China’가 언제부터 이 나라를 휩쓸었는가를 돌아본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made in Korea’가 여러 나라로 퍼졌고, 이 나라는 ‘한국 곳곳에 엄청나게 때려지은 공장에서 빨리빨리 많이많이 만들어서 내다팔기’에 바빴다. 이때에 이 나라는 돈은 제법 벌었으리라. 그리고 돈을 버는 만큼 아픈 사람이 부쩍 늘었고, 아파서 죽는 사람도 참으로 많았다. 다만 그때에 ‘환경병’으로 죽는 사람은 통계로 안 잡았을 뿐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미나마타병이나 이타이이타이병을 치르고서 조금씩 달라졌다. 이 나라 한국은 온산병을 치르고도 달라지지 않아 페놀사건도 터졌고, 아직까지도 썩 달라질 낌새가 안 보인다. 이제 ‘우한 폐렴·코로나19’라는 이름으로 돌림앓이가 빠르게 번진다. 이 돌림앓이가 아직 서울에는 안 퍼진 듯하지만, 다른 어느 곳보다 서울에 퍼지지 않고서야 나라가 안 바뀔는지 모르겠구나 싶다. 중국 탓을 할 일이 아니다. 왜 중국이 그렇게 망가졌을까? ‘made in China’ 때문 아니겠는가. 중국은 ‘농민공’이라고 해서, 시골일을 쉴 적에 도시로 나와서 공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대단히 많다. 중국은 그야말로 공장이 어마어마하게 돌아간다. 중국 공장은 한국뿐 아니라 온누리 구석구석으로 공산품을 내다파는데, 공산품이란 무엇인가? 화학소재를 다루어 물건을 만들면, 바람하고 물하고 흙을 얼마나 더럽히겠는가? 중국은 오늘날 돈은 많이 벌 테지만, 중국이란 터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더러워진다. 중국에서 비롯하는 환경병이 생길밖에 없다. 이 나라는 지난 스물 몇 해 사이에 값싼 중국 공산품을 터무니없이 썼고, 값싼 중국 푸성귀를 암청나게 사들였다.  그렇다면 이제는 모두 멈추고 생각할 노릇이다. ‘made in China’를 들여오지 않을 수 있을까? 중국사람이 이 땅에 못 들어오게 막는대서 될 일이 아닌, ‘made in China’를 끊고서 ‘made in Korea’도 아니라 ‘스스로짓기’하고 ‘파란하늘을 되찾아 푸른숲을 가꾸는 조그마한 마을살림’으로 생각을 지필 수 있을까? 방역을 하고 문을 닫고 학교나 일터를 쉬는 일은 반짝질이다. 반짝질로는 달라지지 않고 잠재우지 못한다. 밑뿌리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대통령이며 청와대이며 국회이며 행정얼개를 모조리 뜯어고칠 뿐 아니라, 이제는 학교교육·졸업장·대학교도 몽땅 갈아엎을 일이다. 돌림앓이 하나로 가게가 다 문을 닫고 학교를 쉰다면, 이제는 스스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 무엇을 먹고 어떤 살림을 꾸리며 아이들한테 무엇을 가르치면서 앞길을 함께 살아가도록 이끌어야 할까? ‘made in China’를 ‘made in Korea’로 바꾸면 또다시 새 환경병이 생긴다. ‘스스로짓기’를 작은 마을에서 조촐히 가꾸는 길을 갈 때이다. 스스로짓기를 하나도 할 수 없는 서울 같은 큰고장을 잘게 가르고, 서울에 넘치는 아파트를 하나하나 허물어서 숲으로 바꿀 노릇이다. 이러면서 군부대를 논밭과 숲밭으로 갈아엎을 줄 안다면 훨씬 좋을 테고. 2020.2.24.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살림말


하늘 : 우리가 마시는 숨은 모두 바람이고, 이 바람은 언제나 하늘이다. 우리는 하늘숨을 먹는 사람이다. 우리가 몸이 아프다면 새파랗게 눈부신 하늘숨이 아닌 매캐한 먼지구름을 자꾸 먹기 때문이겠지. 우리 몸이 튼튼하고 싶다면 새파랗게 눈부신 하늘빛을 온몸으로 맞아들이면 되겠지. 우리가 튼튼한 몸이면서 마음일 적에는 어떠한 돌림앓이도 생기지 않고, 아플 일이란 없다. 우리가 하늘빛을 먹지 않고서, 그러니까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하늘을 파랗게 돌보지 않고 하늘을 그저 어지럽히기만 한다면, 우리 몸이나 마음은 튼튼한 길하고는 동떨어지면서, 자꾸자꾸 새로운 돌림앓이에 휘둘리고 만다. 하늘이 깨끗한 곳에서 누가 아플까. 하늘이 지저분한 곳에서 튼튼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무엇을 하고 무엇을 그쳐야 할까?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어떤 터전에서 살면서 어떤 하루를 그려야 할까? 2020.2.23.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6. 꼬치구이


불을 피우려면 불에 잘 타는 살림을 먼저 챙깁니다. 조그마한 불씨를 쏘시개로 옮기지요. 불쏘시개에 붙인 작은 불을 마른 덤불로 옮기고 나면, 어느새 장작으로 불이 옮겨붙어 오래오래 잘 탑니다. 불을 오래도록 건사하는 첫걸음이 되는 ‘불쏘시개’인데, 어떤 일을 처음 하는 자리에서도, 무엇을 비로소 일으키는 곳에서도 이 말을 함께 씁니다. 삼월을 앞두고 날이 매우 포근해요. 겨울을 헤아리면 여름 못지않게 가벼운 차림으로 햇볕을 쬘 만합니다. 깡똥옷을 입고 마당에 섭니다. 겨우내 적게 누린 햇볕을 온몸으로 맞이합니다. 풀밭이며 뒤꼍이며 숲에 잎이 돋고 꽃이 피면 일거리가 멧더미처럼 찾아오겠지요. 씨앗을 건사하고 잎을 훑어 덖고 나물을 할 테니까요. 고기를 꼬치에 꿰어 굽고, 떡이나 능금도 꼬치에 꿰어 구워요. 때로는 꼬치에 꿰어 팔팔 끓이지요. 고깃살을 묵처럼 저며서 누려요. 국수로 하루 밥차림을 해볼까요. 가게에서 파는 국수도 좋고, 집에서 반죽을 해서 미는 국수도 좋아요. 국수집을 찾아나선다면 국수길을 걷는 셈입니다. 마치 지난날 누에천이 퍼진 누에길마냥, 우리는 여러 가지 길을 걸어요. 삶길도 오솔길도 글길도 사랑길도. ㅅㄴㄹ


불쏘시개·쏘시개 ← 인화물, 인화물질, 조건, 기초조건, 필요조건, 주범, 원인, 변명, 계기, 기회, 수단, 기폭제, 촉매, 명분

깡똥옷 ← 핫팬츠

멧더미 ← 산더미, 산적(山積)

꼬치구이 ← 산적(散炙)

꼬치·고기묵 ← 오뎅

국수 ← 면(麵), 누들

국수길 ← 누들로드

누에길 ← 비단길, 실크로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