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임꺽정 4 고우영 임꺽정 4
고우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3


《林巨正 4》

 고우영

 우석출판사

 1980.9.5.



  어릴 적에 아버지 심부름으로 신문을 사 올 적에 ‘신문에 실린 만화’를 먼저 훑곤 했습니다. 신문을 산 곳부터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 ‘신문이 안 구겨지도록 살살 넘기’면서 보았어요. 만화라면 가리지 않고 다 본다고 했지만, 1980년대 첫무렵부터 영 내키지 않아서 몇 사람 만화는 쳐다보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 ‘고우영’ 님이 있습니다. 둘레에서는 재미있지 않느냐 하고, 젖가슴을 그린 대목이라도 있을라치면 그 대목을 오려서 갖고 다니는 또래까지 보았는데요, 되게 짜증났습니다. ‘왜 만화를 그리지 않’고서 ‘눈길몰이’에 빠지려 들까요? 요새로 치면 ‘조회수·좋아요’에 목을 매단 모습이랄 만합니다요. 임꺽정을 다룬 만화를 여러 가지 보았는데, 고우영 님 《林巨正》은 엉큼한 눈높이조차 안 될 만큼 ‘수수한 사람·밑바닥 사람·흙짓는 사람’하고 동떨어진 곳에서 탱자탱자하는 노닥질이라고 느꼈습니다. 임꺽정 이야기를 ‘사랑타령 연속극’으로 꾸며서 그릴 수도 있겠지요. 네, 그렇게 꾸며서 그려도 됩니다. 그래서 이런 ‘사랑타령 연속극’으로 뒤바꾼 《林巨正》은 ‘만화’가 아닌 ‘1970∼80년대 눈가림’이라고 느낍니다. ㅅㄴㄹ



‘임꺽정이 춘심에 대한 감정은 마누라가 생각하는 그런 차원 낮은 줄거리가 아니다. 그런 걸 플라토닉 러브라고 하나? 맹수같은 꺽정의 가슴에도 그런 순정이 있었나 보다. 잠빠노처럼.’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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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바니주생전 - 新 고전열전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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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58


《바니주생전》

 고우영

 애니북스

 2008.12.26.



  ‘흥부전’이라는 옛이야기를 통째로 바꾸다시피 한 《놀부전》을 보고서 고우영 님 만화에 제법 힘하고 익살이 있구나 하고 여기면서 《바니주생전》도 읽는데, 《바니주생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따분할 뿐 아니라, 이렇게 눈이 낮고 생각이 얕은가 싶기까지 했습니다. 두 만화책을 놓고서 한참 생각했습니다. 한 사람한테서 어떻게 아주 엇갈리는 만화가 태어날까요? 그린이는 하나라도 그린 마음은 둘이 달랐기 때문일까요? 옛이야기가 태어나는 삶자리를 살갗으로 느끼면서 그린 만화일 적에는 새로우면서 익살스러울 수 있지만, 스스로 웃질을 하는 어리석은 사내라는 겉모습에 매인 채 붓을 쥐면 그만 따분한데다가 어처구니없다 싶은 줄거리를 짜고도 이를 못 느낄 수 있구나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니 때로는 허접한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지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비틀거릴 수 있고, 말이 헛나갈 수 있습니다. 아직 철이 들지 않아 어리숙할 때가 있고, 철이 좀 들었다가 도루묵이 될 때가 있습니다. 멋모르고 돈벌이를 할 때가 있고, 멋을 좀 알았지만 그냥그냥 돈벌이에 얽매이거나 정치권력에 눈이 멀기도 할 테고요. ㅅㄴㄹ



“앉아. 자상한 선배가 ABC부터 가르쳐 줄 모양이니까. 우선 술을 연거푸 석 잔 마셔. 그래야 배짱이 생기고 수치심도 잊게 돼. 더 마셔.” 그날 주생은 정말 선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여기 있는 이 애들은! 얌전한 자네보다도 짓궂게 장난질하는 주정뱅이 자네를 더 좋아해. 입도 맞추고 젖가슴도 주물고 좀 그래라! 좋다! 뭘 좀 보여주마. 야 춘매야, 너 신고를 해라!”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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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의 아이 1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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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4

《해수의 아이 1》
 이가라시 다이스케
 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8.8.18.


  《해수의 아이》가 2019년에 만화영화로 나왔다고 합니다. 만화영화를 보기 앞서 만화책을 새삼스레 꺼내어 펼치니, 예전하고 다르게 읽을 만하구나 싶으면서, 아름답다고 여긴 대목하고 아쉽다고 느낀 곳도 새롭게 돌아봅니다. 이이 나름대로 춤추듯 가늘게 떠는 줄이 아름답지만, 사진을 고스란히 옮긴 듯한 그림결은 거북합니다. 뛰어오르고 헤엄치는 몸짓은 홀가분하면서, 빛나는 별을 매우 좋아해서 사랑스레 그리네 싶어요. 마음 너머에 흐르는 빛하고 어둠을 어울려 놓는 길을 보았구나 싶으면서, 모두 바다에서‘만’ 찾네 싶어요. ‘스스로 볼’ 줄 아는 눈빛이 반짝이면서 ‘본 삶을 노래하는 얼거리’가 투박하게 아름답습니다. 이러한 이가라시 다이스케라는 만화를 옮긴 만화영화를 보는데 ‘만화에 없는 억지스러운 연속극을 찍네?’ 싶을 뿐 아니라 ‘눈물을 흘리지 않는 아이’가 ‘제살깎기’를 하는 대목을 섣불리 그리고, ‘삶하고 죽음 사이를 궁금해 하면서, 둘 너머에서 피고지는 숨결을 만나려는 마음’을 그만 지나쳐 버리더군요. 만화영화는 만화에서 홀가분하게 날고 싶은 붓끝을 섣불리 못박았습니다. 왜 만화를 ‘마음으로 읽’지 않을까요? ㅅㄴㄹ


“루카한테서는 우리랑 같은 냄새가 나.” (129쪽)

“고래는 노래를 불러서,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친구들과 대화를 하지.” (150쪽)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는 아주 시끌벅적해. 바닷물을 타고 수많은 정보가 모여들거든.” (164쪽)

“빛을 보러 모여드는 건 물고기만이 아니야. 수많은 생물이나, 이미 죽은 것들도. 아까 바다에 잔뜩 와 있었어. 여기에도 있어.”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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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흔적 2
오시미 슈조 지음, 나민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0

《피의 흔적 2》
 오시미 슈조
 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19.12.25.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몫을 맡는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어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로서 아이한테 물려줄 뿐 아니라 늘 나누는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있고, 바쁘다는 핑계나 집밖에서 돈을 버느라 힘들다고 손사래치면서 달아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는 혼자 키우지 않습니다. 아이도 혼자 크지 않습니다. 적어도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함께 키울 아이요, 마을이며 온누리가 나란히 키워요. 아이는 늘 스스로 일어서지만, 곁에서 지켜보고 이끄는 어버이가 있을 뿐 아니라, 온누리가 모두 바라보면서 숨결을 베풀어요. 《피의 흔적 2》을 보면, 어머니하고 아이뿐 아니라, 아버지하고 여러 피붙이 가운데 속깊으면서 넉넉하게 사랑이란 마음으로 마주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더 나아간다면, ‘오늘은 어머니나 아버지’ 자리에 있다지만, 이분들이 ‘아이로 자라던’ 무렵에는 저마다 어떤 삶을 겪었을까요? 철딱서니없는 조카 때문에 괴로우나 말을 못한다면, 집일에는 뒷전일 뿐 아니라 집일에 마음을 쓰지 않는 사내가 곁님이라면, 이곳에서 어머니 자리란 얼마나 숨막힐까요. 이곳에서 아이는 무엇을 바라볼까요. ㅅㄴㄹ


“아프니? 가엾게도 이렇게 돼서는. 조금만 참으렴.” (42∼43쪽)

“아, 세이치, 배고프겠구나. 아무것도 안 먹었지. 여보, 뭐 좀 부탁해. 난 잠깐 쉴 테니까.”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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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마실


두 아이, 네 사람 (2020.2.8.)

― 전남 순천 〈책방 심다〉

전남 순천시 역전2길 10

061.741.4792.

https://www.instagram.com/simdabooks

https://www.facebook.com/thesimda



  두 아이 새옷을 장만하러 순천마실을 합니다. 고흥이란 시골에서는 어린이옷을 장만하기 참 어렵습니다. 아니, 장만할 수 없다고 해야 맞습니다. 아마 다른 시골에서도 매한가지일 테지요.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이·푸름이가 입을 만한 옷을, 더구나 화학천이 아닌 솜천·삼천으로 지은 옷을 갖춘 가게가 있는 시골은 없다시피 하거든요. 이러한 얼거리를 시골 지자체는 얼마나 알까요?


  어린이가 사서 입을 만한 옷이나 신이 없는 시골이라면 손수 짓는 길을 익힐 적에 가장 낫습니다. 열세 살 큰아이는 틈틈이 어머니한테서 뜨개질을 배웁니다. 작은아이는 어머니한테서 빵이며 케익을 집에서 굽는 길을 배웠습니다. 작은아이도 머잖아 찬찬한 손놀림을 가다듬어 뜨개질을 익히면 손수 옷을 짓겠지요.


  앞날은 앞날이고 오늘은 오늘인 터라 순천에 있는 큰 옷집에 들러 아이들 옷을 장만합니다. 곁님이 입을 옷은 큰아이가 골라 줍니다. 이다음에는 볕이 좋은 곳을 찾아서 도시락을 누립니다. 도시락을 느긋이 누리며 비둘기하고 놀고서 〈책방 심다〉를 찾아갑니다.


  곧 〈심다〉 둘째 아이가 태어난다 하고, 〈심다〉는 순천에 뿌리를 내린 지 넉 돌을 맞이합니다. 고장을 밝히는 책집 하나가 넉 돌이라는 나날을 살아낸 이야기는 이모저모 알뜰하게 《한 달 책방》에 흐르기도 하는데, ‘심다’란 이름으로 펴내는 책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을책집에서 펴낸 책을 마을책집을 찾아와서 장만한달까요. 《나랑 자고 가요》(광양동초 1학년 1반 어린이·김영숙 엮음, 심다, 2020)하고 《왜 이제 오셨소》(너머, 심다, 2019)를 고릅니다. 어린이가 어린이로서 쓴 글을 묶은 책이 반갑고, 할머니를 할머니로 마주하며 쓴 글을 여민 책도 따스합니다. 마을책집 출판사이기에 이러한 이야기를 길어올려서 나눌 수 있겠구나 싶어요. 더 커야 하지 않거든요. 더 넓어야 하지 않아요. 우리 삶자리에서 오늘을 노래하는 이야기를 조곤조곤 담으면 됩니다. 스스로 누린 하루를 스스로 씁니다. 스스로 짓는 꿈을 스스로 사랑이라는 손길로 옮깁니다.


  이 책들 곁에 《오늘의 심장예보》(나주중앙초 4학년 4반 어린이·유재영 엮음, 인디펍, 2019)가 있어서 함께 고릅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글쓰기를 할 적에는 아무래도 수업시간이라는 틀이 있어서 조금 더 홀가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놀면서 시계를 안 봐요.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적에도 시계를 안 보고 마음껏 누릴 적에 더없이 눈부시도록 피어나는 글이며 그림을 내놓습니다.


  학교에서는 수업 때문에 짧게 쓰고 그쳐야 하는데, 하루를 오롯이 글쓰기나 그림그리기에만 들이는 길로 거듭나면 좋겠어요. 하루를 오롯이 노래하고 춤추고 노는 데에만 쓰는 수업 얼개가 된다면 참으로 좋겠지요. 이러면서 어린이가 스스로 밥을 지어서 먹도록 하면 아주 좋지요. 어른들이 지어서 주는 밥이 아닌, 어린이가 지어서 어른한테도 나누어 주는 밥차림을 해본달까요?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어린이 솜씨란 대단히 좋습니다.


  함께 책마실을 나온 두 어린이는 저마다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들춥니다. 그림책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오카 에리 글·D.유카리 그림/황국영 옮김, 자기만의방, 2020)를 쥡니다. ‘오랫동안 내가 싫었다’는 이야기란, ‘이제 나를 사랑하는 길을 찾았다’는 이야기로 맞물릴 테지요.


  밑바닥으로 가라앉았기에, 끝없이 곤두박질쳤기에, 어느새 모든 앙금을 다시 바라보면서 달래는 길을 찾는다고 할는지 모릅니다. 밑바닥으로 가라앉아 보지 않았다면 이 밑마음을 못 볼는지 몰라요. 언제나 하늘을 나는 삶도 아름다울 테고, 밑바닥에서 뒹굴다가 스스로 허물을 달래면서 활짝 웃는 길을 찾는 살림도 아름다울 테지요. 밉고 싫고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저 사랑이라는 마음이 되기에 책쓴님은 여러 이웃한테 이녁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털어놓으면서 어깨동무하는 삶빛을 반짝이겠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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