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리 2 - S코믹스, 완결 S코믹스
이시이 아스카 저자, 김현주 역자 / ㈜소미미디어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6


《세상의 소리 2》

 이시이 아스카

 김현주 옮김

 소미미디어

 2019.9.4.



  볼 수 없는 사람은 볼 수 있는 사람이 어떤 마음인지 몰라요. 거꾸로, 볼 수 있는 사람은 볼 수 없는 사람이 어떤 마음인지 모르고요. 서로 어떤 마음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만 하나는 뚜렷해요. ‘서로 모른다’는 대목을, ‘서로 어떤 마음인지 참으로 알지 못한다’는 대목을 환히 알아요. 《세상의 소리 2》은 작은 시골자락 섬마을에서 오래도록 흐르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작은 섬마을을 고이 어루만지는 숨결이 있고, 이 숨결은 여느 몸눈으로는 보거나 듣거나 느끼거나 알지 못한대요. 이 숨결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은 ‘여느 사람이나 푸나무처럼 또렷하게 보고 느낄 뿐 아니라 만지’기도 한다지요. 그냥 허깨비로 여긴다든지 ‘과학이 아니’라고 하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식스센스〉에 나오는 아이처럼 맨눈으로 볼 뿐 아니라 말을 섞는 사람도 많아요. 과학·논리만 들이댄다면, 여기에 종교까지 덮어씌우면, 우린 서로 아무 말을 나누지 못합니다. 온누리를 어루만지는 소리이며 빛이며 사랑이며 기쁨이며 노래를 알아듣거나 받아들이면서 가꾸는 길이란, 보고 못 보고는 아닙니다. 마음을 여느냐 하나입니다. ㅅㄴㄹ



“어째서 없었던 일로 하는데? 보이는 거라면 그걸로 된 거잖아.” (10쪽)


“전 정말 제가 가지고 있는 말로 설명하는 게 너무 서툴러서,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곳에 없는 건 그 기반이 무너질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28쪽)


“사람은 각자가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틀려. 모든 생명은 커다란 흐름 속에 있단다.” (47쪽)


“생명은 이어져 있고 기술과 뜻은 계승되어 간다. 그렇기에 이제, 모든 걸 혼자 다 떠맡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을 위한, 길을 선택해도 됩니다.” (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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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꽃바람을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3.5.)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책숲 얘기종이 〈삶말〉 48을 꾸렸고, 두 아이하고 글월자루에 담았습니다. 이제 우체국에 얘기종이를 부치러 갈 텐데, 새로 나온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가 고흥으로 닿기를 기다립니다. 첫 동시책인 《우리말 동시 사전》을 묶은 뒤에 동시책 두 자락을 여밀 만한 새 동시를 썼고, 이다음에 ‘수수께끼 동시’를 썼습니다. 모두 164꼭지로 마무리를 했으니 164이라는 이웃님한테 이 ‘수수께끼 동시’를 건넸어요. 바람을 타고 골골샅샅 퍼진 수수께끼 이야기가 새로운 책으로 거듭난 셈입니다. 요즈막에는 ‘풀꽃나무 동시’를 씁니다. 풀이 들려주는 말을, 꽃이 들려주는 노래를, 나무가 들려주는 살림을, 마음을 열고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수다가 물결치듯 스며듭니다.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이 땅에서는 수수께끼란 얼거리로 말을 가르치고 배웠어요. 마치 스무고개를 하듯 살몃살몃 이리 빗대고 저리 견주면서 어린이 스스로 살림자리에서 낱말 하나하고 얽힌 삶이며 사랑을 넌지시 알아차려서 고이 담도록 이끌었습니다. 요즈음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교까지 멈추었습니다. 학원도 멈추었지요. 학교도 학원도 가지 않는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거의 집에서 보낼 텐데요, 이제는 ‘학교·학원에서 시험공부(입시공부)만 배우는 틀’을 벗어나는 길도 문득문득 바라보면 좋겠어요. 앞으로 이 삶터에 얄궂은 돌림앓이가 다시 퍼지지 않도록, 이제는 마음을 가꾸는 슬기로운 생각이 될 씨앗인 말을 곰곰이 바라보는 눈빛을 밝히면 좋겠어요.


  학교도 학원도 멈춘 이즈음, 이 나라 어린이하고 어른하고 어깨동무하고 싶은 마음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를 선보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만 읽는 동시가 아닌, 어린이부터 읽는 동시입니다. 어린이부터 누구나 같이 읽으면서 마음·생각·넋을 새롭게 살찌우거나 가꾸는 징검돌이 될 글인 동시입니다. 이러한 동시에 수수께끼란 옷을 입힌 이야기꽃을 이웃님마다 찬찬히 누리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수수께끼 동시’는 책으로 사서 읽어 주시고요, 엊그제 새로 쓴 ‘풀꽃나무 동시’ 한 자락을 옮겨 봅니다. ㅅㄴㄹ



숲그늘


풀포기 길게 뻗으니

무당벌레 줄줄줄 풀그늘

꽃송이 크게 벌리니

노린재 졸졸졸 꽃그늘


바람 멎고 구름 덩실

늑대 여우 나란히 구름그늘

비 그쳐 무지개 둥실

사슴 노루 서로 무지개그늘


어머니 품에 안겨 낮잠

부채질 살랑 노래그늘

아버지 등에 업혀 단잠

엉덩이 토닥 사랑그늘


나무는 가지 넉넉히

잎사귀 그득그득 넘실넘실

나무그늘로 여름 식히고

온나무 모여 숲그늘 편다



― 여름에 가장 시원한 곳은 어디일까요? 나무그늘? 꽃그늘? 구름그늘? 아마 숲그늘이지 않을까요? 싱그러우면서 푸르게 감싸는 숲그늘은 사람·숲짐승·풀벌레·새 모두를 어루만집니다.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4587296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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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4.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김성은 글, 책과이음, 2020.2.12.



어제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다녀왔다. 큰아이는 ‘의무교육 유예 지원신청서’란 글을 해마다 써야 하는 일이 매우 성가시면서 싫다. 그래, 이런 글자락을 쓴다면서 아침을 날려야 하니 네가 부루퉁할 만하지. 그렇지만 그 마음을 새롭게 돌리면 어떨까? 누가 우리를 길들이려 한대서 우리가 길들지 않아. 우리 스스로 휩쓸리며 톱니바퀴가 되니까 길들 뿐이야. 서울이나 공장이나 발전소 곁에서 살기에 매캐한 바람을 마시지 않아. 우리 마음이 시커멓게 덮이면 매캐한 바람이 우리한테 와서 숨이 막히고 몸이 아프지. 너희가 초등학교에 가지 않아도 우리 이웃이 다니거나 일하는 곳이니, 사뿐히 마실하듯 다녀오면 어떨까?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을 얼추 보름 남짓 조금씩 읽는다. 단출한 부피라 20분 만에도 다 읽어낼 수 있지만, 동두천 한켠에서 세 해를 넘기며 마을책집으로 하루를 짓는 숨결을 헤아리고 싶어 매우 천천히 읽는다. 책집지기님은 “어느 날 갑자기”란 말로 책이름을 삼았지만, 불쑥 연 책터는 아니지 싶다. 늘 마음 한켠에 ‘숲에서 온 책을 보금자리 곁에서 새롭게 가꾸어 즐겁게 이웃을 만나고픈 꿈’이 씨앗으로 움터서 자랐으니 “이제 바야흐로” 〈코너스툴〉을 여셨겠지. 오늘도 고흥 밤하늘에 미리내가 눈부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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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오늘 읽기 2020.3.3.


《봄 여름 가을 겨울》

 헬렌 아폰시리 글·그림/엄혜숙 옮김, 이마주, 2019.1.25.



큰아이가 태어난 2008년부터 그림책 글손질을 한다. 내가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아이한테 읽어 줄 적에는 ‘책에 적힌 대로 안 읽’는다. 얼토당토않은 번역 말씨나 일본 말씨나 얄궂은 말씨를 그자리에서 고쳐서 읽으니까. 할머니나 이웃님이 아이들한테 그림책을 읽어 주시는 모습을 보면 다들 ‘책에 적힌 대로만 읽’는다. 책말이 상냥하거나 알맞다면 그냥 읽어도 될 테지만, 거의 모두라 할 옮긴님은 ‘어린이한테 들려줄 한국말’을 아예 모르다시피 한다. 학교랑 사회에 길든 뒤범벅 말씨를 어린이책에 멋모르고 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얼거리나 이야기가 곱다고 느낀다. 그러나 옮김말이 너무 허술하다. 한 줄도 그냥 넘어갈 수 없도록 어린이하고 등진 번역 말씨에 얄궂은 말씨가 흐른다. 한숨을 쉬며 글손질을 하다가 쉬다가 며칠 묵히다가 다시 글손질을 했다. 차마 아이들한테 못 읽히겠다. 우리가 아예 ‘풀잎 그림책’을 새로 쓰자고 생각한다. 이웃나라 그림책을 쓰신 분은 ‘어려운 그 나라 말’을 썼을까, 아니면 가장 쉽고 부드러우며 사랑스러운 그 나라 말을 썼을까. 철마다 빛이 다르듯 사람마다 빛이 달라 고장말·마을말이 있다. 사투리로 옮겨 본다면 얄궂은 말씨가 어린이책이고 어른책에 불거질 일이란 거의 없다. ㅅㄴㄹ














(12쪽) 봄날의 합창. 봄이 왔다는 건 새들에게 딱 한 가지 뜻이에요. 짝을 찾을 때라는 것이지요. 동트기 전, 새들의 노래로 숲은 소란스러워져요 … 새들은 큰 소리로 서로의 짝을 불러냅니다. 

→ 봄노래. 봄이란 새한테 이런 뜻이에요. 짝을 찾을 때랍니다. 동트기 앞서, 새가 부르는 노래로 숲은 시끌시끌해요 … 새는 큰 소리로 서로 짝을 불러냅니다.


(13쪽) 사랑의 보금자리. 따뜻한 봄날, 짝을 찾은 새들은 새로운 가족을 맞을 준비로 분주해져요.

→ 사랑스런 보금자리. 따뜻한 봄날, 짝을 찾은 새는 새로운 아이를 맞으려고 바빠요.


(14쪽) 나무들의 변신. 긴 겨울이 끝나면 나무들은 변신을 시작합니다 … 구불구불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면, 작은 잎들이 한 줄로 드러나지요.

→ 달라지는 나무. 긴 겨울이 끝나면 나무는 달라집니다 … 구불구불한 소용돌이를 지으면, 작은 잎이 한 줄로 드러나지요.


(15쪽) 뿌리를 내리고 초록 싹을 밀어 올려요. 곤충들의 한살이로 시작되지요. 봄의 곤충 나비가 이제 막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려 하고 있어요.

→ 뿌리를 내리고 푸른 싹을 밀어 올려요. 이제부터 풀벌레 한살이예요. 봄에 깬 나비가 이제 막 새로운 한 해를 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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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49


《A Tiny Family》

 Norman Bridwell

 scholastic

 1968



  이제는 영어를 가르치고 배울 적에 미국·영국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쓰지만, 예전에는 딱딱한 교과서 하나가 끝이었어요. 교과서는 재미도 없을 뿐더러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으레 쓰는 말, 이른바 삶말이 하나도 없다고 느꼈습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았어도 ‘미국·영국 동화책’을 찾고 싶었고, 헌책집을 다니며 살피니 주한미군을 비롯해 외국인학교하고 외국대사관에서 알차고 아름다운 나라밖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꽤 많이 흘러나왔더군요. 아이들이 자라거나 한국에서 할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들은 책짐이 무거워 으레 내놓았고, 이 책은 고스란히 헌책집에 들어왔어요. 아직 한국말로 한 자락도 안 나온 ‘노만 브리드웰’ 님 그림책 가운데 《A Tiny Family》도 헌책집에서 만났어요. 처음 만날 적부터 퍽 닳았지만 으레 넘기고 자꾸 되읽으면서 더욱 닳습니다. 그렇지만 책이 닳고 낡더라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새록새록 되새기고 싶은걸요. 손때가 묻으면서 한결 애틋하고, 손길을 타면서 새롭게 빛나는 헌책입니다. 작은 숨결을 담아낸 이야기란, 아이를 사랑하는 숨빛이란, 모두하고 동무가 되는 그림책이란, 얼마나 눈부신지 모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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