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6. 얕바다


괴로울 수 있고, 걱정에 근심이 가득할 때가 있어요. 애끊거나 애끓 만한 자리가 있으며, 마음앓이에 끌탕으로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면 몸도 마음도 아프고, 이래저래 아프니 힘겹거나 힘들 테지요. 왜 그럴까요? 무슨 까닭으로 이처럼 고단할까요. 어떤 탓이요, 어디에서 비롯한 일일까요. 하루를 너무 얕게 생각한 탓은 아닐까요. 어쩌면 지나치게 깊게 따지다가 그러지는 않을까요. 아직 바다가 차갑더라도 바닷물에 몸을 담가 봐요. 얕바다이든 깊바다이든 두려워 말고 가만히 몸을 맡겨요. 헤엄을 치려면 몸에서 힘을 빼고 물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잖아요. 바닷물에 온몸을 담그노라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포근한 물결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 몸에 더럽게 깃든 때를 말끔히 씻는 손길을 느껴요. 언제라도 스스럼없이 찾아갈 바다가 되도록, 우리 땅이며 숲을 보살피면 좋겠어요. 숲죽이기나 흙죽이는 이제 멈추면 좋겠어요. 둘레를 보아요. 우리한테 가장 대수로운 삶길이란 맑은 바람에 시냇물이 아니던가요? 이웃하고 도란도란 어우러지는 상냥한 마을살림 아닌지요? 이제부터 모든 삶길을, 삶눈을, 삶빛을 바꿀 때예요. ㅅㄴㄹ


괴롭다·걱정·근심·애끊다·애끓다·마음앓이·끌탕·아프다·힘겹다·힘들다 ← 고뇌, 번뇌

까닭·때문·탓·비롯하다 ← 소치(所致)

얕바다·얕은바다 ← 천해(淺海)

깊바다·깊은바다 ← 심해

더럽다·더럽히다·무너지다·무너뜨리다·망가지다·망가뜨리다·죽이다·지저분하다·매캐하다·죽은흙·죽은숲·죽은땅·흙죽이기·숲죽이기·땅죽이기 ← 환경오염, 환경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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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5. 코종이


코를 힝 풉니다. 킁킁 풀기도 합니다. 코를 풀 적에 쓰는 얇은 종이가 있다면 ‘코종이’예요. 다 써서 이제는 버릴 만하다 싶으면 ‘넝마’이지요. 넝마가 된 세간 가운데 종이를 따로 ‘넝마종이’라 해볼 만해요. 종이란 참 대단하지요. 우리가 짓는 이야기를 담는 책이 되기도 하고, 코를 풀거나 물을 훔치기도 할 뿐 아니라, 이 종이는 새삼스레 흙으로 돌아가서 나무를 다시 살찌울 만하거든요. 사람은 어떤 숨결일까요. 지난날에는 따로 코종이도 여느 종이도 없이 살면서 이야기꽃을 넉넉히 피웠고, 나뭇잎이나 풀잎이나 냇물을 알맞게 썼어요. 오늘날 사람들은 얼마나 깨끗하거나 아름답게 이 터를 가꿀까요. 지난날 사람하고 대면 좀 야코죽을 만한 짓을 하지는 않을까요. 이 땅을 정갈하게 돌보지 못한다면, 옛사람뿐 아니라 앞사람한테도 야코죽을 만해요. 거드름을 피우면 안 될 노릇이거든요. 돈으로 다 되는 일이란 없고, 기계나 셈틀이 다 해주는 일도 없습니다. 돈이나 기계나 셈틀을 다루더라도 우리 마음이 먼저 서야지요. 무엇을 어떻게 누린 다음에 이 마을이며 터이며 보금자리를 깔끔하게 다스리는 길을 마음에 차근차근 담아야지요. ㅅㄴㄹ


코종이 ← 휴지(休紙), 화장지

넝마 ← 고물(古物), 중고의류, 구제옷(舊製-), 빈티지, 폐휴지, 휴지(休紙), 폐지(廢紙)

넝마종이 ← 폐휴지, 휴지(休紙), 폐지(廢紙)

야코죽다 ← 압도되다, 압박당하다, 압박, 기죽다, 체면 깎이다, 수모, 봉변, 민망, 굴욕, 굴욕적, 욕보이다, 능욕, 모욕, 면목없다

거드름 ← 유세, 거만, 교만, 자만(自慢), 오만(傲慢), 오만불손, 불손, 오만방자, 방자, 무례, 무뢰, 예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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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4. 손땀


무거우니 내려놓습니다. 다 들고 왔으니 내려놓아요. 혼자만 누리고 싶지 않아 내려놓고, 어느새 깊이 빠져들기에 이 몸을 내려놓습니다. 돈도 이름도 힘도 내려놓을 만합니다. 하나하나 내려놓으니 어깨동무를 하기 좋고, 홀가분하며, 뒷사람이나 옆사람한테 자리가 돌아가요. 큰고장에 살며 학교만 다니던 어린 날에는 보릿고개가 그저 가난하거나 어렵다고만 들었지만, 막상 시골에서 살고 보면 봄에 먹을거리가 싱그럽고 푸지게 들이며 숲에 널려요. 봄에는 모든 풀잎이며 나뭇잎을 누릴 수 있거든요. 보리는 통으로 익혀 보리밥으로도 누리고, 가루를 빻아 반죽을 해서 보리빵으로도 누립니다. 밀도 통밀을 누릴 만하고, 가루를 빻아 반죽을 해서 밀빵으로도 누려요. 이 길도 신나고, 저 차림도 신명납니다. 이렇게 차려서 먹으니 이대로 즐겁고, 저렇게 지어서 나누니 저대로 새로우면서 재미나요. 철 따라 누리는 맛이란, 철맛이란, 언제나 짜릿자릿 새삼스러이 반갑습니다. 굳이 철을 가로지를 일이 없어요. 봄에는 봄나물을, 가을에는 가을빛을, 여름에는 여름열매를, 겨울에는 겨울눈을 즐겨요. 삶도 길도 살림도 그냥가지 않아요. 모두 사랑으로 갑니다. ㅅㄴㄹ


내려놓다 ← 하차, 하치, 무소유, 무아, 무아경, 무아지경, 탈피, 사임, 사직, 은퇴, 자퇴, 하직, 무념, 무념무상, 방하착, 제거, 소거, 중지, 중단

보릿고개 ← 춘궁기

보릿가루 ← 맥분

밀가루 ← 소맥분

신나다·신명·신바람·재미·즐겁다·짜릿·찌릿·손땀 ← 흥미진진, 익사이팅

철맛 ← 계절의 진미, 계절의 별미, 계절미

그냥가다·그냥건너다·가로지르다·막건너다·막가다·마구가다 ← 무단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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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3. 지며리


어느 때부터인가 ‘푸드 마일리지’라는 영어를 쓰는 분을 봅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고 들어 보니 우리가 무엇을 먹을 적에 “먹을거리가 밥차림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돌아다녔는가”이더군요. 그러면 ‘먹는길’이나 ‘밥길’처럼 쉽게 말할 만하구나 싶어요. ‘프랑켄 푸드’라는 영어를 쓰는 분을 보고는 고개를 한참 갸우뚱했어요. 사나운 밥일까요, 우락부락한 밥일까요. ‘도깨비밥’쯤으로 말할 만하겠지요. 1988년에 치른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보다 빠르게”처럼 ‘보다’를 잘못 쓰는 말씨가 퍼졌어요. ‘더’나 ‘더욱’이나 ‘좀더’라는 말씨로 가다듬으면 되어요. 얄궂은 말씨가 불거지는 길을 보면 다들 매한가지예요. 깊이 생각하지 않거나 찬찬히 보지 않은 탓이에요. 바쁘게 살거나 톱니바퀴에 매이면 어느새 틈이 생깁니다. 삶하고 말하고 넋 사이에 틈새가 나지요. 꾸준히 마음을 기울이면서 지며리 가다듬으면 되어요.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즐거우면서 아름다운 하루가 되기를 바라듯, 철마다 다르면서 새로운 바람을 스스로 지으면 되어요. 바쁘면 틈틈이 할 수 있어요. 하루에 한 가지씩 해도 좋아요. 하루 한 걸음이면 모두 바꿉니다. ㅅㄴㄹ


먹는길·먹음길·밥길 ← 푸드 마일리지

도깨비밥·사납밥·우락밥·얼금밥 ← 프랑켄 푸드

좀더·더·더더욱·더욱·더욱더 ← 보다(어찌씨), 특히, 한층, 비교불가, 집중적, 현격, 월등, 각별, 최대한, 효과적

틈·틈새·벌어지다 ← 시차

틈틈이·띄엄띄엄·꾸준히·지며리 ← 시차를 두다, 간격 조절

봄여가겨·봄여름가을겨울 ← 춘하추동, 사시사철, 사철, 사계절, 연중, 연중무휴, 기승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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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브 사이코 100 : 16 - 완결
ONE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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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5


《모브사이코 100 16》

 ONE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12.25.



  달아나기란 꽤 쉬워 보일는지 모릅니다. 슬쩍 꽁무니를 뺀다든지 손을 놓으면 우리하고는 이제 얽히지 않는다고 여길는지 모릅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거나 마지막까지 손을 잡는 사람은 바보스럽거나 고단하거나 어려워 보일는지 몰라요. 그러나 ‘그 길은 아니야. 스스로 갈 길을 찾겠어’ 같은 마음이 아닌 채 달아나거나 꽁무니를 빼거나 손을 놓으면 어김없이 그 일을 다시 마주합니다. 스스로 길을 찾는 이한테는 그만두기나 달아나기란 없어요. ‘버티기’하고 ‘길찾기’는 다르거든요. 《모브사이코 100 16》은 그동안 이끈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열여섯걸음에 이른 ‘모브’는 여태 스스로 얼마나 달아났는가를 뼛속 깊이 깨닫습니다. 여태 속마음은 뒤로 미룬 채, 스스로 어떤 넋이요 숨결인가는 꾹 누르거나 가두려 한 채, 다른 사람 눈치에 매이기만 했을 뿐인 줄 낱낱이 느껴야 합니다. 자, 이때에 이 아이는 마지막까지 달아날까요, 아니면 마지막이 아닌 오늘부터 스스로 속마음을 늘 똑바로 보겠다는 첫걸음이 될까요. 처음이 끝이 되며, 마지막이 처음이 됩니다. 스스로 가면 돼요. 스스로 웃고 노래하면서 한 발짝 씩씩하게 내딛으면 되어요. ㅅㄴㄹ



“가장 어려운 문제를 미루고, 노력했다는 기분만 내 왔어. ‘모브’는. 내내 나를 외면하면서.” (168쪽)


“츠보미는 초능력을 쓸 수 있는 나를 특별히 여기지 않았어. ‘나’와 ‘모브’를 별개로 보지 않았어” (176쪽)


“여기서만 하는 얘긴데, 난 감추고 있는 내 진짜 모습이 정말 싫지만, 그건 그거고, 상담소에서 보낸 나날은 싫지 않았어. 내게는 ‘거짓’이 있었으니까 나를 만난 셈이고, 모브도 그 ‘힘’이 있었으니까, 지금의 네가 있는 거잖아.”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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