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10. 춤아씨


공이 튑니다. 통통 튕기면서 놉니다. 네 말을 듣고 싶지 않으면 쳇 하는 소리를 내면서 튕겨 냅니다. 굳이 거스를 마음은 아니었으나 아무래도 마음에 안 차니 되받습니다. 아니다 싶기에 아니라 하고, 나이나 자리를 가리지 않고서 맞대꾸를 합니다. 나이가 많대서 옳지 않고, 자리가 높다며 밀어붙일 수 없거든요. 우리는 사랑짝이 되고 싶습니다. 사랑벗이 되고 싶어요. 우리는 저마다 기쁘게 만나 따사로운 숨결로 어우러진 가시버시가 어버이란 자리로 들어서면서 태어나요. 꽃짝이 낳은 아기가 오늘 우리 모습입니다. 두님은, 두분은, 우리한테 두 갈래이면서 하나인 사랑을 온몸으로 밝히려고 우리를 낳지 않았을까요. 어머니는 춤아씨이자 춤순이입니다. 아버지는 춤돌이에 춤사내입니다. 따로 순이돌이를 안 가리면서 춤님이라 해도 좋아요. 한국말에서는 ‘이·님·사람’은 어느 한켠이 아닌 모두를 아우르면서 고이 바라보는 눈빛을 담아내어요. 가시내가 힘이 셀 만하고, 사내가 힘이 셀 만해요. 힘센 사람인 힘꾼은 그냥 힘꾼이에요. 이켠이라서 뚝심이 있고, 저켠이라서 뚝심이 없지 않아요. 우리는 모두 뚝님입니다. 우뚝우뚝 서는 두 사람입니다. ㅅㄴㄹ


튀다·튀기다·튕기다·거스르다·덤벼들다·대들다·달려들다·덤비다·달리하다·받아치다·되받다·아니다·맞대꾸·맞받다·맞받아치다 ← 반발

사랑짝·사랑벗·가시버시·갓벗·꽃짝·두님·두분·두꽃·둘·두 사람 ← 배필, 부부

춤아씨·춤순이·춤님·춤꾼 ← 무희(舞姬)

뚝심 ← 강단, 강심장, 근성, 곤조(こんじょう), 용기, 자신(自信), 자신감, 자부(自負), 자부심, 기백, 당당, 담(膽), 담력, 야심(野心), 고집, 옹고집, 인내, 인내력, 인내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9. 꾸러미


불빛을 받아서 밝습니다. 불이 비추지 않으니 어둡고 춥습니다. 빛이 하나도 없으니 캄캄합니다. 빛살이 스미어 새벽인지 아침인지 낮인지 저녁인지 가늠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다룰 일감을 생각합니다. 글씨를 익히는 아이 곁에서 찬찬히 짚어 주다가, 어제 훑어서 누린 잣나물이 왜 잣나물이란 이름인가 하고 말합니다. 나무 가운데 잣나무가 있듯, 나물 사이에 잣나물이 있을 테지요. ‘잣’이란 낱말을 혀에 얹으면서 곱씹어요. 이 말이 태어난 바탕을 되새기고, 어떻게 가지를 뻗어 새로운 살림자리에 깃드는가를 바라봅니다. 사전이라고 하는 책은 꾸러미입니다. 말이며 삶이며 넋을 한자리에 모았으니 꾸러미이지요. 말모둠이면서 말꾸러미요, 때로는 말덩이라 할 만해요. 여러 가게가 모인 곳도 꾸러미이자 덩이일 테지요. 서로 뜻이 맞아서 한덩어리가 됩니다. 함께 마음을 맞추어 한덩이를 이루어요. 나란히 생각을 밝혀요. 누가 옳거나 그르다고 가르기보다는, 차근차근 생각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지펴요. 조용조용 왁자지꿀 북적북적 가만가만 말을 나누는 동안 온갖 이야기가 들꽃처럼 피어나면서 환한 얘기마당이 됩니다. ㅅㄴㄹ


불빛·불·빛·빛살·비추다·다루다·짚다·말하다·떠오르다·곱씹다·되새기다·보다·돌아보다·바라보다·얘기하다 ← 조명

꾸러미·모둠·덩어리·덩이·한덩어리·한덩이 ← 복합체

뜻·마음·생각·밝히다·드러내다·생각 나누다·말 나누다 ← 의사표시, 의사표현, 의사소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8. 철곳


하루만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틀쯤 가다가 그치는 사람이 있고, 사흘에 끝난다든지, 그저 머물기만 하면서 못 나아가는 사람이 있어요. 마음을 틔우지 않거나 생각을 열지 않는다면 언제나 스스로 얽매이거나 옥죄면서 제자리걸음이 됩니다. 새로운 나를 만나기로 해요. 이웃을 만나보고 동무가 어떤 마음인가를 살피면서, 나날이 눈부시게 거듭나는 나를 알아보기로 해요. 참된 나를 찾아나서 볼까요. 겨울이 저물면서 추위가 누그러집니다. 겨울이 떠나면서 바람이 잦아듭니다. 이제 흰눈은 먼먼 곳으로 길을 나서면서 이곳에서는 잠듭니다. 모든 볕이며 바람이며 빗물은 때랑 곳에 따라 달라요. 겨울비랑 봄비가 다르고, 겨울볕이랑 봄볕은 다르지요. 겨울에 겨울놀이로 즐겁던 아이마냥, 봄에 봄놀이로 기운찬 아이입니다. 어른은 이 봄에 어떤 멋진 일을 꾀하나요. 무엇에 힘쓰거나 땀흘리면서 하루를 짓나요. 철을 얼마나 읽고, 자리를 어느 만큼 헤아리나요. 흐뭇하게 웃는 오늘인가요. 빙그레 노래하는 하루인가요. 서로서로 손잡고 활짝 피어나는 웃음낯으로, 기쁜낯으로, 마을이며 보금자리를 가꾸는 손길이 되는가요. ㅅㄴㄹ


그치다·끝나다·머물다·매이다·얽매이다·옥죄다·-뿐·-만 ← 국한

만나다·만나보다·살피다·살펴보다·알아보다·찾아가다·찾아나서다 ← 취재, 인터뷰

누그러지다·누그러들다·잦아들다·잠자다·잠들다 ← 순해지다

때곳·때와 곳·때와 자리·철곳·철과 곳·철과 자리 ← 경우, 상황, TPO

흐뭇하다·즐겁다·기쁘다·기운차다·힘차다·숨긴·마지막·멋진·끝내기·힘쓴·애쓴·좋은·땀흘린 ← 회심의

흐뭇웃음·기쁜낯·기쁜얼굴·기쁜웃음·빙그레 ← 회심의 미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7. 아빠돌이


아이는 두 어버이 가운데 어머니를 알뜰히 따르기도 하고, 아버지를 살뜰히 바라보기도 합니다. 어버이는 아이사랑을 하고, 아이는 어버이사랑을 하지요. 때로는 사랑이기보다는 얽매이지 싶어, 쟁쟁대거나 징징대어요. 엄마쟁이나 아빠쟁이가 된달까요. 쟁이 노릇을 한다고 나쁘지 않아요. 아직 철을 모르니 징얼징얼 쫑알쫑알할 만하거든요. 때로는 엄마바보로 어린 날을 보내고, 때때로 아빠바보로 하루를 누려도 됩니다. 곁에서 사랑을 널리 받으면서 무럭무럭 자라노라면 어느새 스스로 하루를 짓는 길을 깨닫겠지요. 바야흐로 엄마돌이에서 벗어나고 아빠순이를 터는 셈일 텐데, 한창 필 적에 함께 피는 꽃도 고우면서, 느즈막하게 피어나는 꽃도, 이른바 늦꽃도 곱습니다. 어쩌면 늦꽃이 한결 고울는지 몰라요. 철도 모르고 왜 늦게 피느냐고 할 사람도 있을 테지만, 차근차근 디디는 걸음으로 더욱 야물거나 싱그러이 맺는 늦꽃이 있어요. 잘나가야 하지 않는달까요. 잘되어야 하지 않아요. 오늘 이곳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씩씩하면 됩니다. 모든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오늘님이라고 느껴요. 오늘 하루를 사랑하고, 오늘 여기에서 활짝 피어나는 아름꽃입니다. ㅅㄴㄹ


엄마쟁이·엄마바보·엄마돌이·엄마순이 ← 마더콤, 마더콤플렉스, 마마보이, 마마걸

아빠쟁이·아빠바보·아빠돌이·아빠순이 ← 파더콤, 파더콤플렉스, 파파보이, 파파걸

한창·잘나가다·잘팔리다·잘되다·오늘·요즘·씩씩하다·오늘님 ← 현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13.


《기계 장치의 사랑 2》

 고다 요시이에 글·그림/안은별 옮김, 세미콜론, 2014.11.28.



며칠 앞서 서울마실을 하는 길에 《기계 장치의 사랑 2》을 장만했다. 첫걸음을 읽고서 두걸음을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 오래도록 잊었다. 고맙게 아직 판이 안 끊어졌다. 책이름처럼 ‘기계 장치’가 ‘사람 아닌 넋’으로 무슨 사랑을 어떻게 하는가를 다룬다. 한 줄로 간추리자면 ‘사람한테만 마음이 있다는 허튼생각을 집어치우라’가 이 만화책이 들려주는 고갱이라 할 만하다. 그린님이 선보인 《신 이야기》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흐른다. 그러니까 사람뿐 아니라 기계 장치도, 과자 껍데기도, 비닐자루도, 돌림앓이를 퍼뜨린다는 작은이도, 바람에 묻어나는 꽃가루도, 어미 새가 콕 집어서 새끼 새한테 갖다 주는 애벌레도, 저마다 마음이 흐르면서 사랑을 지핀다는 뜻이다. 짝을 맺거나 살을 비빈다고 해서 사랑이 되지 않는다. 짝맺기는 짝맺기일 뿐이고, 살비빔은 살비빔일 뿐이다. 사랑이라는 빛은 온누리 뭇숨결을 따사로우면서 참하게 어루만지는 고운 바람이라고 할 만하다. 그나저나 틀림없이 뒷걸음이 있을 텐데 싶어 아마존을 살피니 어느새 여섯걸음까지 나왔네. 게다가 일본책은 싸네. 세미콜론 출판사는 이 만화책이 안 팔린다는 핑계로 안 옮길는지 모르나, 제대로 읽히도록 먼저 마음을 기울일 노릇이지 싶다. ㅅㄴㄹ


#ごうだよしいえ #業田良家 #機械仕掛けの愛

https://www.amazon.co.jp/s?k=%E6%A9%9F%E6%A2%B0%E4%BB%95%E6%8E%9B%E3%81%91%E3%81%AE%E6%84%9B&ref=nb_sb_nos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