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벽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74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봄봄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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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6


《빨간 벽》

 브리타 테켄트럽

 김서정 옮김

 봄봄

 2018.11.2.



  흔히들 쥐를 지저분하거나 나쁘다고 여깁니다만, 참말로 지저분하거나 나쁜 쥐라고 한다면 열두띠 첫자리가 쥐일 수 없다고 느껴요. 쥐가 열두님 가운데 첫째로 꼽히는 밑뜻이 있을 테지요. 오늘날 큰고장 살림틀이 아닌 지난날 숲살림에서 헤아리면 좋겠어요. 몸집은 작으나 슬기로운 숨결을, 얼핏 캄캄하거나 으슥한 곳에서 사는구나 싶지만 그만큼 땅밑살림을 다스리는 빛이 있구나 싶은 숨소리를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빨간 벽》은 “Little Mouse and the Red Wall” 같은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입니다. 그냥 “빨간 담”만 다루지 않아요. “작은 쥐랑 빨간 담”입니다. 한국판에서는 “작은 쥐”란 대목을 슬쩍 지웠는데요, 숲 한켠에서 뭇짐승은 처음에 “빨간 담” 너머를 생각하지도 않고 넘어설 마음도 없는데다가 두려워하기까지 했대요. 담에 막힌 너머가 궁금할 뿐 아니라, 어떻게든 담 너머로 나아가서 너른 터전을 돌아본 다음 숲동무한테 이야기해 주고 싶은 “작은 쥐”는 새를 만나서 “담 너머”를 “담 안쪽”에서 처음 보았다 하며, 이 이야기를 “담 안쪽”에서 웅크리며 두렴쟁이로 지내려는 동무한테 부드러이 들려주었다지요. 담이란 무엇일까요? 담은 누가 쌓을까요? 마음에는 무엇이 있나요? 어떤 앞길을 걷고 싶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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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 어린이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는 이야기
웬디 앤더슨 홀퍼린 그림, 카린 케이츠 글, 조국현 옮김 / 봄봄출판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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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7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카린 케이츠 글

 웬디 앤더슨 홀퍼린 그림

 조국현 옮김

 봄봄

 2005.4.10.



  아이들은 반가운 어른을 만나고 싶습니다. 반가운 동무뿐 아니라, 반가운 사람이며 새랑 벌나비랑 숲짐승이랑 바다벗을 모두 만나고 싶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또래만 있어야 하지 않아요. 마음을 읽고 나누면서 함께 꿈을 노래할 사이가 있으면 됩니다. 어른 눈으로 보자면 저 아이가 둘레에 또래가 없어서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겠느냐 여길 만하지만, 아이 눈으로 보자면 나무 한 그루도 동무요 구름 한 조각도 동무에다가 바람을 가르는 제비 여럿도 동무랍니다.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은 아이한테 더없이 대수로우면서 반가운 사람이 누구인지, 이이는 아이 곁에서 어떤 눈빛으로 하루를 같이 누리는지, 이이는 스스로 어떤 삶길을 걸으면서 언제나 무엇을 노래하는가를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아이가 품은 슬픔을 달래는 책이 있다면, 틀림없이 아이한테서 샘솟는 기쁨을 훨훨 퍼뜨리는 책이 함께 있겠지요. 슬픔책은 기쁨책이 되곤 합니다. 기쁨책은 새삼스레 슬픔책도 되어요. 널리 팔리거나 알려진 책이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하고 함께 쓰는 공책이나 수첩이 바로 아름책이 될 만합니다. 어른이나 어버이로 살아오며 겪고 듣고 배우며 사랑한 이야기를 먼저 적어요. 여기에 아이 스스로 새 이야기꽃을 그려 놓도록 이끌어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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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19.12.27. 샘물


혀짤배기로 태어나기는 했습니다만, 어릴 적부터 둘레 어른이란 분이 중국 옛글에 나온 말마디라며 한자를 엮은 네글씨말을 읊을 적마다 골이 아팠습니다. 글을 좀 안다는 둘레 어른은 짐짓 우쭐대며 한자말을 읊고는 이내 풀이를 달지요. 어린 마음에도 ‘저 할아버지는 왜 저렇게 글자랑을 하지?’ 하며 지겨웠습니다. ‘저 샘님은 왜 말을 길게 늘어뜨리면서 뻐기지?’하면서 싫고요. 온누리를 지었으면 ‘온누리를 지었다’고 하면 되지, 구태여 ‘천지창조’나 ‘우주창조’라 해야 하나 아리송했어요. 처음으로 지었으면 ‘처음으로 짓는다’라 해도 될 테고요. 물은 언제나 흐르는 물을 마시는 줄 알다가 플라스틱병에 담은 ‘생수’를 처음 만나며 ‘물을 돈을 치러서 사다 마신다고?’ 하며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생수’란 말이 낯설더군요. 물이면 물이고, 냇물이거나 샘물이면 냇물이나 샘물이라 하지, 어른들은 무슨 말을 저리 쓰나 알쏭했어요.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 어른 자리에 서며 아이들을 돌보는 살림을 지으며 생각합니다. 어른끼리 아는 말이 아닌 아이랑 어깨동무하는 말을 써야겠다고, 깨알글을 적어도 아이가 읽을 만한 말로 엮자고. ㅅㄴㄹ


누리짓기·처음짓기·온누리를 짓다·온누리가 태어나다 ← 우주창생, 우주창조, 천지창조

먹는샘물·샘물·냇물 ← 생수

깨알글(깨알글씨) ← 세필(細筆), 세자(細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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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19.12.28. 기쁘다


어릴 적에 ‘기쁘다’하고 ‘즐겁다’를 가려서 썼다고는 느끼지 않지만, 두 낱말을 아무 데나 섞지는 않는다고 얼핏 느꼈습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하고 노래하지만 “즐겁다 구주 오셨네” 하고 노래하지 않아요. “새로 온 동무를 기쁘게 맞이합시다”라 할 뿐, 이때에 ‘즐겁게’라 하지 않아요. 오늘 잘 놀았느냐고 물으면 “즐겁게 놀았어”라 하지, “기쁘게 놀았어”라 하지 않아요. 그러나 “오늘 기뻤어”라 말할 때가 있어요. 모처럼 같이했기에, 처음으로 함께했기에 ‘반갑다’는 마음을 ‘기쁘다’로 나타냈지요. 마음을 먹은 대로 잘되거나 잘나갈 때가 있어요. 모든 일이 거침없이 풀리면서 잘 트이기도 합니다. 피어나는 꽃 같은 하루랄까요. 마음이 좋은 날에는 작은 들풀 한 포기에서도 상큼한 기운을 느낍니다. 마음이 안 좋다면 들풀이건 들꽃이건 나무이건 쳐다보지 못해요. 따로 더 좋은 나물이 있기도 할 테지만, 우리 마음에 따라서 모든 풀이며 남새가 이바지하지 싶습니다. 대단한 풀, 이른바 ‘살림풀’ 몇 가지를 찾기보다는, 언제나 우리 마음부터 즐겁게 열면서 하루를 기쁘게 짓는 길이 웃음꽃으로 피어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기쁘다·좋다·잘되다·잘나가다·멋지다·훌륭하다·피어나다·트이다·열리다 ← 운수대통, 대통

살림풀·살림남새·이바지풀·이바지남새 ← 구황식물, 구황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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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저작물개발용역계약 + 구름빵 : 한국에서 나온 그림책 《구름빵》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았으나 대단히 찜찜하다. 왜냐하면, 이 그림책은 그냥 그림책이 아닌 ‘그림사진책’이기 때문이다. ‘그림사진책’인데, 막상 ‘사진을 찍은 사람’ 이름은 온데간데없고, ‘캐릭터를 보기 좋도록 사진으로 담아서 이야기를 엮은 사람’은 상도 상금도 없을 뿐더러, 아예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바로 말하겠는데, ‘그림사진책’ 《구름빵》은 ‘김향수’라고 하는 사람이 ‘백희나’라고 하는 사람이 꾸민 ‘캐릭터’를 어떻게 담아내어야 책으로 엮을 만할까 하고 숱하게 생각하고 다시 찍고 거듭 찍으면서 36쪽이라는 틀에 담아낸 열매이다. 모든 책에는 지은이하고 엮은이가 있다. 지은이는 글만 쓴 사람일 수 있고, 그림만 그린 사람일 수 있으며, 글하고 그림을 나누어 빚은 사람일 수 있다. 여기에 글하고 그림을 엮어내어 꾸민 사람이 있다. 한 사람 힘만으로 태어나는 책이란 없다. 또한 이러한 책은 펴낸곳 일꾼이 인쇄·제본·감리뿐 아니라, 영업·홍보·수금·관리라는 기나긴 길을 거쳐서 사람들하고 마주하면서 사랑을 받는다. 《구름빵》이라고 하는 ‘그림사진책’은 캐릭터를 맡은 사람으로 백희나라는 사람이 있고, 캐릭터를 생생하게 보여준 김향수라는 사람이 있으며, 두 사람이 땀흘린 값을 빛나게 해준 출판사가 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이 이 책에 상을 주기로 했다면 마땅히 이 모두가 흘린 땀방울을 헤아리면서 아끼려는 뜻이라고 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어쩐지 ‘캐릭터 디자이너’ 혼자서 모든 열매를 거머쥐려 하는구나 싶다. 저작권이란 글 쓴 권리나 그림 그린 권리만 있지 않다. 사진 찍은 권리가 있고, 글·그림·사진을 엮은 권리도 있다. 잘게 쪼갠다면 ‘편집저작권’이라고 하겠지. 캐릭터 디자이너가 혼자 모든 저작권을 누리고 싶다면, 사진도 혼자 찍고 편집·디자인도 혼자 하고 제본·인쇄·감리·영업·홍보·관리도 혼자 할 노릇이다. 2020.4.1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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