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5. 즐길거리


좋아하는 마음이 들기에 한 발을 옮깁니다. 즐기는 마음이 솟기에 두 발째 나아갑니다. 같이 놀면서 신나니 석 발을 내딛습니다. 마음에 따라 삶이 달라요.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는가에 따라 오늘이 새롭습니다. 즐겁게 밥을 차려요. 즐거운 기운이 밥알마다 깃들고 나물마다 영글어요.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든 콧노래를 흥얼거려요. 콧바람에 실린 가벼운 가락이 고루고루 퍼지면서 모든 일거리를 놀잇감처럼 가볍게 바꾸어 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이끌어 주면 더욱 반길 만하겠지요. 마음에 차는 사람이 앞장서서 끌차 노릇을 하면 한결 기쁘겠지요. 이 별에서 돋는 풀 가운데 버릴 만한 풀은 없습니다. 모든 풀은 빛나면서 값져요. 논밭을 일구며 몇 가지 열매나 남새만 바라기에 그만 ‘풀’은 ‘김’이 되고, 이때에 ‘김매기’를 합니다. 그런데 뽑힌 풀은 이랑고랑에 누우면서 햇볕에 마르고 시들어 흙으로 돌아갑니다. 베어낸 풀은 새롭게 흙으로 태어난달까요. 예부터 시골에서는 논을 ‘삶는다’고 했습니다. 달걀만 삶지 않고 땅을 삶는다고 말하니 참 재미있는 셈일 텐데, 결을 바꾸어 내는 일을 ‘삶다’로 나타내었다고 할 만합니다. ㅅㄴㄹ


좋다·좋아하다·즐기다·즐길거리·놀다·놀잇감·놀거리·놀잇거리·마음데 들다·마음에 차다·마음이 가다·멋·맛·곁에 두다·가까이하다·반기다·기쁘다 ← 취미

끌차·끌다·이끌다 ← 견인차

김매기·풀뽑기·풀베기 ← 제초, 제초작업

갈다·삶다·일구다·논갈이·논삶기·밭갈이·밭삶기·땅갈이·땅삶기 ← 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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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4. 울대


좀 낡아도 되어요. 겉보기로는 낡아도 속으로는 싱싱하거든요. 좀 너저분할 때가 있어요. 오래도록 비바람을 쐬고 보니 바래거나 닳아요. 너절해 보인다면 눈길이 안 갈는지 모르나, 겉눈이 아닌 속눈으로 바라본다면 허름하거나 허접한 것이란 하나도 없네 하고 느낄 만해요. 무엇 때문에 이쪽은 초라하고 저쪽은 깨끗해 보일까요. 해진 옷을 걸치면 사람도 해진 셈일까요. 옛날부터 흘러온 바람이며 냇물입니다. 아스라한 옛적부터 흐른 바다요 구름입니다. 즈믄 해를 살기도 하는 나무를 보면서 케케묵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해님이나 별님을 바라보면서 해묵은 빛이라고 하지 않아요. 지나간 하루를 되새기면서 다가올 날을 그립니다. 흘러가는 길을 지켜보면서 오늘 이곳을 가다듬습니다. 그냥그냥 지나갈 때가 있어요. 못 알아차리고서 지나가기도 하지요. 벼랑 둘레에 세운 울대에 서서 구름빛을 올려다봅니다. 깃털을 닮다가 곰이 되다가 물결처럼 일렁이는 구름밭을 바라보면서 울대를 고르고는 노래를 한 가락 뽑습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며 누린 기쁨을 노래합니다. 이 몸에 깃든 오랜 숨결을 반가이 여기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ㅅㄴㄹ


낡다·너저분하다·너절하다·뒤떨어지다·떨어지다·삭다·닳다·허름하다·허접하다·헐다·해지다·초라하다·케케묵다 ← 누추, 남루

묵다·해묵다·케케묵다·옛날·옛적·오랜·오래되다·아득하다·멀다·흘러가다·지나가다 ← 태고, 과거

흘러가다·지나가다 ← 통과, 관통, 경과, 이동, 암묵, 침묵, 종료, 종결, 별다른 의미 없이, 무심, 패스, 투과, 과정, 횡단, 종단, 주마등, 태고, 태고의, 과거, 과거의

울대 1 ← 성대(聲帶)

울대 2 ← 난간(欄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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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3. 보는눈


아기는 다 아는 채 태어날까요, 모두 잊은 채 태어날까요. 온누리를 속속들이 아는 넋으로 태어나지만 이리 길들거나 저리 물들면서 차츰차츰 잊을까요, 빈종이 같은 넋으로 태어나서 하나하나 새로 그릴까요. 어린이 눈으로 삶을 읽거나 삶터를 헤아린다면 모두 사랑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푸름이 눈길로 사랑을 나누거나 터전을 가꾸려 하면 언제나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잘못은 어린이처럼 보지 않거나 푸름이다운 눈썰미를 잊으면서 불거지리라 느껴요. 우리 첫발이 아기요, 어린이랑 푸름이를 거쳐서 어른이 되는 줄 돌아보아야지 싶습니다. 바탕이 되는 숨결을 살피면서 언제나 첫마음을 이어야지 싶어요. 다만 모든 사람은 다르지요. 네가 있고 내가 있어요. 다 다르면서 언제나 사랑이라는 삶으로 만나요. 이 얼거리를 마주하면 좋겠어요. 억지로 마주치려 하기보다는 부드러이 만나면 좋겠어요. 굳이 이쪽저쪽으로 가르지 않아도 모두 다르게 태어나서 살아가요. 다른 결을 고이 받아들이면서 속마음을 볼 줄 알기를 바랍니다. 다른 빛을 넉넉히 품으면서 속살림을 보살피는 몸짓이 되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ㅅㄴㄹ


다 알다·모두 알다·꿰다·꿰뚫다·속속들이 ← 전지적

눈 1·눈길 1·보는길·보는눈·보다 1 ← 시점(視點)

때 1·무렵·적·즈음·쯤·철 ← 시점(時點)

바탕·-부터·비롯하다·처음·첫·첫걸음·첫밗 ← 시점(始點)

만나다·보다·마주하다·마주치다 ← 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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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스터블랙 1~4권 박스 세트 - 전4권
황미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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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4


《다섯 개의 검은 봉인 1》

 황미나

 도서출판 송천

 1987.9.15.



  어릴 적에 보던 만화책이 새옷을 입고 나오면 어쩐지 반가우면서 애틋합니다. 어릴 적에 소꿉돈을 모아 하나둘 장만한 숱한 만화책이 몽땅 버려진 날, 다시 장만했는데 또 버려진 날, 거듭 장만했으나 새삼스레 버려진 날, 이런 나날도 떠오릅니다. 아마 그무렵 우리 집뿐 아니라 여러 이웃집 어린이도 ‘아끼던 만화책이 버려져서 엉엉 울던 일’을 겪었겠지요. 때로는 ‘아이가 아끼는 만화책을 고이 아껴 줄 뿐 아니라, 가끔 사다 주기도 한’ 어른이 있었을 테고요. 《다섯 개의 검은 봉인》을 어릴 적에 줄거리를 알아들으면서 읽었는지는 가물합니다만, 1980년대 첫무렵 학교란 데는 매우 거칠고 주먹이나 손찌검이나 매가 흔히 춤추면서, 학교에 내야 할 돈이며 폐품이며 숙제에 반공웅변 …… 하루도 쉬잖고 허덕이는데, 만화책을 펼 적에, 더구나 황미나 님 만화에서는 아프고 괴로우며 힘겨운 하루를 잊고 꿈나라에 푹 잠길 만해서 반가웠습니다. 만화책을 펴면 어느새 풍덩 빠져들어 같이 움직인달까요. 만화에 나오는 이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만화에 나오는 이가 웃으면 함께 웃어요. 같이 하늘을 날고, 마음을 읽고, 몸을 벗어나지요. 1980년대에 만화가 없었다면 적잖은 어린이가 스스로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버렸으리라 봅니다. ㅅㄴㄹ



“내가 보이는가?” “보인다. 또렷이 보인다.” “나는 신마. 아무나 보지 못한다.” “알고 있다. 신마여, 그대는 봉인을 뗄 자를 알고 있나?” “아니, 다만 찾고 있을 뿐이다.” “아아.” “그것을 알고 있는 그대는 영혼을 노래할 수 있는가?” (22쪽)


“그들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옵니다, 폐하. 남자이며 동시에 여자인, 두 성을 한몸에 가지고 있는 인간이옵니다. 그들은 단지 양성체라는 이유만으로 인간 대우를 못 받는 것은 엄청난 모순입니다.”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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チンプイ(2): てんとう蟲コミックス (コミック)
후지코 F. 후지오 / 小學館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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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8


《チンプイ 2》

 藤子·F·不二雄

 小學館

 2018.1.1.



  이웃나라 사람이 지은 만화책 가운데 한국말로 나온 책이 있고, 한국말로 나오지 않은 책이 있습니다. 이 나라 사람이 지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모두 잡지에 실리거나 낱책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귀퉁이나 조각만 맛보는 셈입니다. 테즈카 오사무 님이 만화책을 엄청나게 그려냈다고 하지만, 이분이 미처 그리지 못했거나 책상맡에 뭉쳐 놓고서 선보이지 못한 만화도 틀림없이 있어요. 두 아이하고 《도라에몽》을 참 즐겁게 오래도록 보았습니다. 이러다가 문득 생각했지요. ‘후지코 F 후지오’란 분은 《도라에몽》만 그리지 않았으리라고. 2018년 6월에 이르러 《키테레츠대백과》가 한국말로 나옵니다. 1989년이었을까, 꽤 예전에 나온 《チンプイ》는 한국말로 나온 적이 없습니다. 만화영화라도 한국에 나온 적 있을까요? ‘침뿌이’는 가시내입니다. ‘노비타’는 머스마입니다. 《도라에몽》은 머스마가 펼치는 신나는 놀이판이라면, 《チンプイ》는 가시내가 펼치는 신바람나는 놀이마당입니다. 일본에서는 열 해쯤 틈을 두고 새옷을 입은 판이 나오는구나 싶은데, 한국말로도 이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나라 어린이한테 한결 신나고 재미나고 즐겁게 뛰놀거나 날아오르는 꿈을 노래하는 징검다리 노릇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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