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10. 누리맞이


잘되기를 바란다면서 하는 말이라지만, 때때로 다그치는 소리나 몸짓이 되어요. 다그칠 적에는 그만 채찍질 같습니다. 제대로 하지 못하니 나무라지요. 나무라는 말은 곧잘 호통이 되더군요. 호통일 적에는 그만 닦달질 같습니다. 매섭네요. 서둘러서 이뤄야 하지 않는다면 채찍질이나 닦달질을 하지 않아요. 부드러이 감싸면서 포근하게 어루만져요. 2020년 봄에 이 나라 곳곳에 있는 배움터는 아직 꽁꽁 닫아겁니다. 더 닫아걸어야 할는지 모르는데요, 이참에 아예 빗장을 걸고서 어린이·푸름이가 들·숲·바다·냇물에서 뛰놀고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마시도록 북돋우면 한결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튼튼한 몸이 대수로운 줄 느낀다면, 이제라도 대학입시라는 수렁은 걷어치우기를 바라요. 그러나 이 나라는 배움터를 꼭 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누리맞이’를 꾀합니다. 어린이·푸름이가 들숲을 바라보기보다는 셈틀을 바라보기를 바라네요. 가까이에서 만나지 못해도 누리모임으로 어울리며 이야기를 해요. 셈틀이나 손전화를 켜고서 누리배움을 할 수 있어요. 다만 온배움은 숲에, 살림에, 보금자리에, 하늘빛에 있습니다. 온사람이 되는 길은 온사랑뿐입니다. ㅅㄴㄹ


채찍·채찍질 ←  독촉, 독려, 촉구, 재촉, 최촉, 요구, 비판, 비판적, 비난, 공박, 논박, 공세, 공세적, 성화(成火), 구박, 공격, 추궁, 압박, 압력, 스파르타, 단속(團束), 신문(訊問), 심문, 훈계, 공갈협박, 협박, 벌하다(罰-)

누리맞이 ← 온라인 개학

누리모임 ← 인터넷 카페, 인터넷 동호회, 웹카페, 웹동호회, 온라인 회의, 화상회의

누리배움 ← 인터넷 강의, 인터넷 수업, 온라인 강의, 온라인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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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9. 풋풋하다


한창 자라는 나이는 풋풋합니다. 언뜻 보면 덜 자란 셈일 테지만, 속내를 본다면 새롭게 깨어나서 시나브로 든든하면서 알차게 피어나려는 기운이 흐릅니다. 풋능금이나 풋살구를 덜 익었다고 보아도 틀리지는 않겠으나, 무럭무럭 익으며 환하게 여물려는 빛살로 바라보아야 어울리지 싶습니다. ‘풀’이라는 이름은 바로 이런 결을 나타내는 낱말이라고 봅니다. 뜯어도 다시 나고, 훑어도 새로 돋는 풀이란, 이 땅을 싱그러이 덮는 기운이에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아프면서 새로 크는 푸름이란, 어른들 터전을 산뜻하게 갈아엎는 사람이겠지요. 풋내가 날 만해요. 이 풋내는 싱그러움입니다. 이 풋내는 상큼함입니다. 이 풋내는 가볍게 뛰어오르거나 날아오르는 참한 모습입니다. 덜 손대어 풋풋한 글을 만납니다. 딱딱한 틀을 따르지 않으면서 솟아나는 풋풋한 말을 듣습니다. 기운차게 솟구치려는 풋풋한 이야기를 누립니다. 어른이 할 몫이라면 풀빛으로 가득한 마을을 짓고, 풀내음이 감도는 나라를 일구며, 풀꽃나무로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이루는 길이지 싶어요. 여린 싹을 괴롭히지 말아요. 새로 나는 잎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아요. 함께 빛이 돼요. ㅅㄴㄹ


풋거름·풀거름 ← 녹비, 초비(草肥)

풋내 ← 채소 향기, 녹음방초, 유치(幼稚), 유약(幼弱), 미달, 미숙, 동심(童心)

풋풋하다 ← 신선, 생기(生氣), 담백, 담박, 화창, 신록, 쾌적, 생태적, 자연적, 환경적, 생태환경적, 청초(淸楚), 생기발랄, 발랄, 색다르다, 감각적, 선하다, 역동, 역동적, 생동, 생동감, 입체적, 입체감, 활기

괴롭다·끔찍하다·아프다·죽다·죽음·숨지다·숨을 거두다 ← 단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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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8. 돌봄칸


전화기를 처음 태어날 적에는 그저 ‘전화’라고만 했습니다. 일터에 두는 전화하고 집에 두는 전화로 나뉠 적에는 아직 ‘전화’라고 했어요. 손에 쥐고서 들고 다닐 만큼 작고 가벼운 전화기가 나오자 비로소 ‘손전화·집전화’를 또렷이 가르는 말씨가 태어납니다. 일터에 두는 전화는 ‘일전화’가 되겠지요. 살아서 숨을 쉬기에 ‘산목숨’입니다. 우리가 먹는 밥도 ‘산몸’이에요. 나물도 열매도 모두 살아서 싱그러운 숨결입니다. 바람을 먹고 물을 마시면서 기운이 솟습니다. 자그마한 몸을 일으키는 힘이 자라고, 집집마다 마을마다 살뜰히 하루를 짓는 손길이 모여 나라힘으로 커요. 때로는 기운을 잃으면서 앓습니다. 끙끙 앓는 사람이 부디 기운을 찾기를 바라면서 고이 돌봅니다. 따사로이 보듬고 넉넉하게 아껴요. 돌보기에 좋도록 자리를 꾸며요. ‘돌봄터’에서 하늘을 머금고 숲내음을 맞아들이도록 북돋아요. 알맞게 나눈 돌봄칸이 있어요. 여럿이 모여 돌봄집이 되어요. 무럭무럭 자라도록 어린이를 돌봅니다. 아픈 마음에 고운 빛이 스미기를 바라면서 돌봅니다. 다같이 싱그러운 눈빛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돌봅니다. 서로 돌보면서 즐겁습니다. ㅅㄴㄹ


집전화 ← 가정용 전화

일전화 ← 사무용 전화

산목숨(산몸) ← 생체, 생명, 생명체

나라힘 ← 국력, 국가 권력

돌봄칸 ← 병실, 환자실, 입원실

돌봄집(돌봄터) ← 탁아소, 보육원, 진료소, 클리닉, 병원, 요양소, 요양원, 보호처, 양육지, 대피소, 피난소, 피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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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7. 닫이


모르는 일이 많았습니다. 아니, 알면 뜬금없는 셈일 만합니다. 네 살 아이가 무엇을 얼마나 알며, 여덟 살 어린이가 뭘 얼마나 알까요? 어릴 적에 어머니 아버지를 따라 시골집에 가면 무엇이든 몰랐습니다. 소한테 무엇을 씌웠는지 모르고, 소가 무엇을 먹는지 모르지요. 우물에서 물을 긷는 길도 모르고, 무자위질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기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시골집에는 ‘문’이 없다는 대목을 어려서 처음으로 느끼면서 놀랐어요. 큰고장에는 모든 집에 ‘문’이 있지만, 시골집에는 드나드는 자리는 있어도, 고샅이며 마당은 있어도, 막상 ‘문’이 없더군요. 시골에서 나고 자라며 늙은 할머니는 “이건 문이 아니다. ‘여닫이’다.”라든지 “얘는 여닫이고, 쟤는 ‘미닫이’다.” 하고 알려줍니다. 고모네 집에서 ‘미닫이·여닫이’를 보았습니다만, 두 ‘닫이’ 이름이 으레 헷갈렸습니다. 사촌 누나나 형은 “넌 도시내기라서 ‘창문’이라고 말하는구나?” 하며 웃었어요. 오늘 우리네 살림은 오랜 흙집살림이 아니니 ‘문·창·창문’ 같은 말도 써야겠지요. 다만 ‘닫이’ 한 마디로 너끈히 바람·햇볕·사람이 드나드는 길을 밝힌 대목을 곱씹습니다. ㅅㄴㄹ


닫이 ← 문(門), 창(窓), 창문

돌림닫이·돌이닫이·돌림문·돌이문 ← 회전문

두여닫이 ← 프렌치 도어, 좌우 개폐식 문

여닫이 ← 문(門), 창(窓), 창문, 개폐, 개폐문

미닫이 ← 문(門), 창(窓), 창문, 슬라이딩 도어, 장지문(障子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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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우러나오다 : 누구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이야기를 옮기면 따사로울 만하지 싶다.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데 이야기를 엮으려고 하니 억지가 생기고 꾸미려 들며 그럴듯하게 보이려는 마음이 불거진다. 국을 끓이면 알까. 국을 끓여도 모를까. 미역국이든 무국이든 감자국이든 콩나물국이든 김칫국이든, 국으로 삼으려고 하는 기운이 우러나오지 않으면 비려서 먹기 힘들다. 찬찬히 보면서 두고두고 기다리면 우러나온다. 즐겁게 바라보면서 하나하나 건사하면 우러나온다. 첫째부터 막째까지 숫자를 붙이려고 하니 우러나오지 못한다. 오늘날 이 나라 학교에서 아무리 시험성적이 잘 나와도 글 한 자락조차 제대로 못 쓰는 꼴을 보자. 손꼽히는 대학교를 마쳤다지만 막상 공무원이나 시장·군수나 국회의원·장관이나 대통령이란 자리에 들어서서 슬기롭지 못하게 노니는 꼴을 보자. 나이에 맞게 학교를 다녀야 하지 않는다. 이른바 ‘유급’이란 나쁘지 않다. 벼락치기 점수로 ‘승급·졸업’을 시키지 말 노릇이다. 차분히 가다듬도록 지켜보아야 한다. 찬찬히 몸에 익도록 가꾸어야 한다. 마음이 우러나와서 정치를 하려는 일꾼이라면 돈을 함부로 펑펑 써대지 않겠지. 마음이 우러나와서 글을 쓰는 이웃님이라면 언제나 노래하면서 하루를 신나게 그리겠지. 2020.4.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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