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의 딸 올가 3
야마모토 룬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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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만화책

- 사랑이 넘치는 빛이기에 사람

#山本ルンルン #LunLunYamamoto #サ-カスの娘オルガ


《서커스의 딸 올가 3》

 야마모토 룬룬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4.30.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크게 벌어지는 봄가을이면, 비가 제법 오고 난 저녁나절에 안개가 짙게 드리웁니다. 안개가 잔뜩 퍼진 날 걸어다니면 재미있어요. 달음박질을 해도 신나지요. 요새는 안갯길을 함부로 달리다가는 자동차하고 박을는지 모르지만, 지난날에는 모든 어린이가 이 안갯길에서 숨바꼭질이며 술래잡기를 하느라 바빴으리라 생각해요.



“이건, 그의 새로운 경지라고. 사랑으로 넘치는, 가득 찬 빛이, 내 마음을 흔드네.” (222쪽)


“전쟁은 계속되고, 매일 날은 춥고 굶주리는데, 새로운 일이 일어날 거란 예감으로 이렇게 설레다니 말이야!” (147쪽)



  사월이 무르익으니 드디어 감잎이 돋고, 뽕잎이 납니다. 갓 돋은 감잎이나 뽕잎을 들여다보면 옅노랗습니다. 며칠쯤 옅노란 빛으로 올라오는 새잎이 차츰 옅푸르게 바뀌어요.


  무화과잎을 보아도, 느티나무를 보아도, 참으로 숱한 나무가 새잎을 옅노랗게 내밀어요. 다만, 석류나무는 바알간 새잎을 내밀더군요.


  나무마다 새로 내놓는 여리고 노오란 잎을 따먹으면서, 들마다 새로 돋는 숱한 나물을 훑으면서, 향긋하게 피어나는 봄꽃을 톡톡 뜯으면서, 하루도 심심할 일이 없이 새마음 새꿈 새눈빛으로 자라나는 온누리 어린이라고 느낍니다.



“오늘은 왜 좋은 냄새가 안 나?” “응? 아아, 저 과자 공장 말이니?” “응, 평소엔 저기서 달콤하고 좋은 냄새가 나는데.” “아아, 파업 중이거든.” “파업?” “그래. 공장의 높으신 분이 저기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제대로 된 월급을 안 줘서, 다들 화가 나서 일하길 그만뒀던다.” (18쪽)



  많이 먹는다고 배부르지 않습니다. 적게 먹거나 안 먹는다고 배고프지 않습니다. 어떠한 마음으로 모여서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배부르거나 배고프기 마련이에요. 《서커스의 딸 올가 3》(야마모토 룬룬/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은 ‘어린이 올가’가 ‘어른 올가’로 자라난 길을 다룹니다. 앞선 첫걸음하고 두걸음에서는 ‘어린이 올가’가 스스로 살아남으려고 온힘을 다해서 애쓰는 땀방울을 다루었다면, 석걸음부터는 숱한 땀방울에 사랑이라고 하는 웃음방울을 달아서 피어나려고 하는 길을 다룹니다.



“난 누구의 것도 되지 않아.” (11쪽)


“주제도 모르고 우쭐대다니. 유리, 네가 뭐라도 된 줄 아냐.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야.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내 영혼은요? 전 이제 세계를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92∼93쪽)



  힘이나 돈이나 이름을 거머쥔 이들은 스스로 잘났다고 여기기도 하고, 스스로 우쭐거리기도 하며, 마치 하늘을 찌르고 솟구칠 줄 아는 듯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언가 거머쥔 이는 하늘을 못 날아요. 날개를 단 비행기에 몸을 실을는지는 몰라도 스스로 날지 못합니다.


  새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까닭을 헤아려야 해요. 새는 힘이나 돈이나 이름을 거머쥐지 않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그저 팔을 뻗고 몸을 바람에 맡깁니다. 새라 하더라도 날갯짓만으로는 못 날아요. 날갯짓만 하려면 버둥대다가 기운이 빠져서 고꾸라집니다.


  우리는 눈으로 바람을 볼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마음으로 바람을 읽을 수 있을까요? 바람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바람을 알 길이 없으니 날지 못합니다. 바람을 온몸으로 감싸듯 품지 않는다면 바람하고 하나될 길이 없으니, 이때에도 못 날아요.



“난 전위니 예술이니 하는 어려운 건 모르겠는걸.” “어려운 거 안 한다니까.” “전위예술가의 집단같이 콧대 높은 녀석은 딱 질색이야!” (135쪽)


‘춥다. 언제부터 이렇게, 아니, 내가 알지 못했을 뿐인가. 하, 세상물정 모르는 녀석.’ (170쪽)



  권력자는 힘, 부자는 돈, 예술가는 이름, 저마다 뭔가 거머쥐려 합니다. 그래요, 손아귀에 쥐고 싶으니 쥘 만할 텐데, 신나게 쥐었으면 기쁘게 흩뿌리면 좋겠어요. 신나게 힘을 쥐었으니 아름답게 이 힘을 펴면 좋겠습니다. 신명나게 돈을 쥐었으니 사랑스레 이 돈을 나누면 좋겠어요. 땀흘려 이름을 쥐었으니 홀가분하게 이 이름을 돌려주면 좋겠어요.


  어린이 올가는 어떻게 줄타기를 누구보다 아름답게 하는 길을 알았을까요? 힘이나 돈이나 이름을 얻고 싶어서일까요? 아닙니다. 반가운 동무랑 줄을 같이 타면서 바람에 몸을 맡기는 즐거운 하루가 얼마나 눈부신가 하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자랑하려는 솜씨가 아닙니다. 우쭐대며 으뜸이 되려는 재주가 아닙니다.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햇볕을 먹고 바람을 마시면 되어요. 풀꽃을 아끼고 나무를 어루만지면 됩니다.



“연기가 그게 뭐냐. 순 거짓말이잖아. 그런 춤으론, 내 마음은 움직일 수 없어.” (185쪽)


“하지만 이제야 됐어.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평범한 유리가. 그러니까 난 그릴 거야. 그러기 위해서 살아 돌아왔으니까.” “응, 지금까지 기다렸어. 네가 찾을 수 있도록, 줄 위에서 춤을 추면서.” (193쪽)



  만화책 《서커스의 딸 올가》를 보면 올가 둘레로 이모저모 노리는 사람이 자꾸 달라붙습니다. 올가는 저한테 달라붙는 사람을 가볍게 떼어냅니다. 싫다고 억지로 밀어내지는 않아요. 올가한테 달라붙어 뭐 하나라도 얻어내거나 거머쥐고 싶은 이들은 ‘스스로 눈부신 올가’한테 달라붙으려 하다가도 어느새 녹아버리면서 사라질 뿐입니다.


  누가 올가 곁에 있을까요? 어떤 사람이 되면 올가 곁에서 녹아버리지 않을 만할까요? 바로 ‘스스로 눈부신 나’가 된다면 누구라도 올가 곁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웃고 이야기하는 하루를 맞이할 만합니다. ‘남이 치켜세우는 허울’이 아닌, ‘스스로 하루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아가면 되어요. ‘남이 붙여 주는 이름값’이 아닌 ‘스스로 환하게 웃음지으면서 살림짓는 사랑’으로 피어나면 됩니다.



“올가. 넌 위를 목표로 삼아야 해.” “위? 원하는 건, 이미 전부 여기에 있는걸.” (215쪽)


“관객에는 이류도 삼류도 없어.” (218쪽)



  어른 올가는 ‘위를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밑바닥을 내려다보’지도 않아요. 어른으로 자라난 올가는 ‘이류도 삼류도 없는 관객’을 그저 바라보듯, 오롯이 마음자리에 흐르는 숨결을 바라보고 싶을 뿐입니다.


  저이가 권력자라 해서 굽신거리지도 않지만, 저이가 권력자이기에 손가락질하지 않습니다. 저이가 콧대높은 예술가라 해서 알랑거리지도 않지만, 저이가 콧대높은 예술가이기에 비웃지 않습니다. 저이가 부자라 해서 고개숙이지도 않지만, 저이가 부자이기에 깔보지 않습니다.


  바쁜 일을 해야 하더라도 그 바쁜 일을 멈추고서 하늘을 봐요. 하늘은 누구한테나 파랗게 빛나는 바람을 베풉니다. 해님을 비롯한 뭇별은 누구한테나 초롱초롱 맑은 빛줄기를 건넵니다. 풀꽃나무는 누구한테나 싱그럽게 푸른 기운을 퍼뜨립니다. 벌나비는 누구한테나 멋스러운 춤사위를 보여줍니다. 풀벌레하고 개구리는 누구한테나 그윽하며 힘찬 노래를 불러 줍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어떤 모습일 적에 스스로 사랑이 되어 아름다울까요? 우리가 글을 쓴다면 어떤 글빛이 되면 아름다울까요? 우리가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른다면, 우리가 벼슬아치 자리에 서서 행정을 맡는다면, 우리가 교사 자리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우리가 어버이 자리에 서서 아이들을 돌본다면, 우리가 가게지기가 되어 손님을 맞이한다면, 우리가 자동차 손잡이를 잡고서 부릉부릉 길을 달린다면, 우리는 스스로 어떤 몸짓이며 눈빛일 적에 하루를 아름답게 지을까요?



“우리는 강해. 이런 시대에도 사람들은 서커스를 찾아. 예술을, 오락을 찾아. 즐거움을 찾으려고 한다고. 먹을 것도 궁핍한데 말이야!” “아, 세르기에. 위험해.” “벨라. 우린 지금 멋진 시대에 있어.”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아주 멋지다니까. 보라고. 삶의 기쁨을 알고 있잖아.” (224∼225쪽)



  우리가 사람이라면, 저마다 사랑이 넘치는 빛이란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한테서 아직 빛이 흘러넘치지 않는다면, 아직 사람이 덜 되거나 안 되었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예부터 왜 ‘어린이 마음이 되어야 하늘나라에 들어간다’고 말하는가를 돌아볼 노릇이에요. 나이가 적건 많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힘이 세건 여리건 대단하지 않습니다. 돈이 있건 없건, 이름이 높건 낮건, 얼굴이나 몸매가 이러하건 저러하건, 머리가 똑똑하거나 안 똑똑하건, 그야말로 덧없는 겉차림이에요.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마음결이란, 스스로 흘러넘치는 사랑스러운 빛인 숨결입니다. 줄타기를 아름답게 하는 아가씨란, 그림을 아름답게 그리는 젊은이란, 말 한 마디마다 구슬이 구르듯 아름다운 어린이란, 모두 옹글게 사랑이라는 길로 흘러넘치는 빛이 된다는 뜻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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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럴 4 - 손바닥 안의 바다
토노 지음, 한나리 옮김 / 시공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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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92


《코럴-손바닥 안의 바다 4》

 TONO

 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4.8.25.



“안 될 일이야! 살아 있는 인간을 습격해서 인어의 병사를 만들겠다고? 지금 당장 그만둬, 캠퍼스! 이런 짓 하지 마! 고래도 다친다고! 살아 있는 생명인데!” (47쪽)


“나도 여왕 자리에 있겠습니다. 인어의 병사나 인어의 여왕이 여러분의 안전이 보장만 된다면 몇 명이 있든 어떻습니까. 포르툴라카를 지지하는 인어는 포르툴라카에게 가면 되고, 내 곁에 있고 싶은 인어는 내 곁에 있으면 됩니다.” (97쪽)


‘대체 언제부터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는 거야?’ (159쪽)


‘내 마음에 놀라도 소중한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뭔가 조금 따뜻한 것을 발견하고 다시 침착해지고.’ (174쪽)



《코럴-손바닥 안의 바다 4》(TONO/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4)을 읽으면 바다하고 뭍 사이에서 마음앓이를 하는 아이가 드디어 오늘 어느 곳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가를 제대로 마주하려고 한다. 아이는 왜 그동안 제 모습을 안 보려 했을까. 아이는 제 모습을 고스란히 마주하기가 두려웠을까. 두려움이라는 옷은 한 꺼풀을 벗고 보면 아무것이 아닐 뿐 아니라, 바로 이 한 꺼풀을 벗길 적에 눈부시게 피어날 꽃망울이 조용히 꿈꾸며 기다리는 줄 알아볼 만할까. 입으로 말을 한다. 눈으로 말을 한다. 그림이며 글로 말을 한다. 온몸으로 말을 한다. 바람에 실어 말을 하고, 물결에 살며시 얹으며 말을 한다. 어디에서든 말이 흐른다. 어디에서나 말에 맺힌 마음이 어우러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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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15.


《빨간 벽》

 브리타 테켄트럽 글·그림/김서정 옮김, 봄봄, 2018.11.2.



도화면에 있는 도화초등학교에 아침 일찍 간다. 이곳에서 투표참관인 노릇을 하기로 했다. 시골 투표소는 한갓지다. 고흥군은 나라에서 버금으로 투표를 많이 했다는데, 하루 동안 이곳을 찾아온 사람은 오백이 조금 넘는다. 저녁 여섯 시에 투표꾸러미를 닫고서 읍내 체육관으로 간다. 고흥군을 통틀어도 고작 사오만일 뿐인 투표종이. 늦도록 개표참관인 노릇까지 한다. 고흥처럼 작은 시골은 투표도 개표도 일찍 끝난다. 이렇게 작은 고장인데 공무원은 자꾸 늘고, 삽질로 돈을 뿌리는 행정·정책만 줄잇는다. 군수도 국회의원도 매한가지이다. 책상맡에 놓고서 아이들하고 소리내어 읽는 그림책 《빨간 벽》을 떠올린다. 우리 삶자리에는 어떤 담벼락이 높다라니 있을까? 우리 마음에는 어떤 울타리가 단단하게 얽혔을까? 아름다울 길이란, 즐겁게 손을 잡으면서 웃음꽃이 될 길이란, 사람하고 숲이 하나가 되어 푸르게 노래할 길이란, 까마득히 먼 나라에만 있을까? 경찰·군대뿐 아니라, 군수·국회의원에다가 공무원·대통령 모두 없이 조용한 나라일 수 있다면, 손수 살림을 짓고 스스로 삶을 사랑하면서 풀꽃나무하고 이야기를 하는 마음이 피어날 수 있다면, 이제 전쟁무기 사들이는 짓은 멈출 수 있다면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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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14.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김수영 글, 창작과비평사, 1996.2.28.



1996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참 모른다. 1995년 11월에 군대에 들어간 뒤로 바깥일은 깜깜이가 되었다. 지오피란 데에 들어갔다 나오느라 여덟 달, 지오피에서 나오고는 한 해 남짓, 그냥 바깥으로 안 나오고 조용히 박혀 살았다. 나한테 주어진 휴가란 몫을 가녀린 벗한테 슬쩍 잘라서 주곤 했다. 일부러 휴가를 남한테 주고서 안 나가는데 이를 알아챈 사람은 한둘뿐이었다. 1998년에 바깥으로 나오고서야 아이엠에프도 알았고, 대통령이 바뀐 물결도 느꼈고, 김영삼이란 이가 어떤 짓을 일삼았는지도 들었다. 1990년대에 강원도 양구에 있던 군대에 들어온 신문은 ‘국방일보·조선일보·스포츠서울’이었다. 이 세 가지에 둘러싸이면 깜깜이가 되는구나 하고 뼛속으로 느꼈다.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이란 시집을 쓴 분은 1992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붙었다고 한다. ‘ㅈㅈㄷ’이라는 신문에서 신춘문예를 뽑는다. 글로 삶을 밝히거나 노래하고 싶다면, 굳이 이런 신문에 글을 보내어 뽑혀야 할까? 이런 신문 신춘문예 심사를 맡는 이는 무슨 생각일까? 내로라하는 숱한 시인이 ‘ㅈㅈㄷ 신춘문예’를 내세우고, 이런 길을 거쳐 창비·문지·문학동네·민음사에서 시집을 낸다. 로빈슨 크루소는 이런 나라가 있는 줄 알기나 할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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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tesz on Kertesz: A Self-Portrait (Hardcover)
Abbeville Pr / 1985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77


《KERTESZ ON KERTESZ》

 Andre Kertesz

 Abbeville

 1983.



  꽤 많구나 싶은 사진님이 앙드레 케르테츠 님 사진을 흉내냅니다. 앙드레 케르테츠 님도 여러 사진님 눈빛하고 그림자를 살며시 흉내내었습니다. 자, 서로 흉내를 내 본 사진일 텐데, 이 가운데 ‘누가 담은 눈’으로 갈무리한 사진이 오늘날까지 남았을까요? 앙드레 케르테츠 님은 스스로 이녁 발자국을 돌아보며 《KERTESZ ON KERTESZ》를 남깁니다. 1894년에 태어나 1985년에 숨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이 사진책을 1983년에 내놓았으니, 그야말로 마지막 이야기꽃입니다. 이 책은 헝가리·파리·뉴욕 세 갈래로 나누어 사진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찍은 사진으로 어떤 이야기를 눈망울에 얹어서 나누려 했는가를 들려줍니다. 앙드레 케르테츠 님은 틀림없이 ‘그림자·그늘을 빛·볕하고 나란히 놓기’를 즐깁니다. 다만 빛그림 놀이만 하지 않아요. 모든 빛그림 곁에 ‘사람하고 숲이 살아가는 오늘 이야기’를 넉넉히 품습니다. 이야기를 펴고 싶은 모두가 이녁 사진으로 들어옵니다. 굳이 내쳐야 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품어서 녹이면 됩니다. 잘라야 할 까닭도, 밀어내야 할 일도 없어요. 마음으로 녹여내면 어느새 사랑이란 꽃으로 피어나는 사진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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