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77


《새로운 初等敎育學》

 성내운 글

 홍지사

 1954.7.30.



  ‘성내운’이란 이름은 1994년에 헌책집을 돌다가 처음 만났습니다. 《세 학교의 이야기》를, 이윽고 《제자여 사랑하는 제자여》를, 곧 《선생님께》를, 그리고 《인간 회복의 교육》을 만납니다. 이분 모든 책은 판이 끊어진 터라 헌책집에서 겨우 찾아내어 동무나 이웃한테 건네곤 하는데 “야, 되게 좋은 책인데, 우리 사회에서 먹히겠냐?” 하더군요. 입시지옥을 뚫고 대학교에 들어왔으니 졸업장 기득권을 놓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풀이 죽었지만, 그러면 혼자 가야겠다고 여겼어요. 대학교를 그만두고 헌책집을 돌던 어느 날 《새로운 初等敎育學》을 만났지요. 해방 뒤 한국전쟁이란 피비린내가 춤춘 자리에 오직 사랑이란 배움넋을 이 나라에 심으려 하셨더군요. 이 나라 배움판을 싹 갈아엎는 날을 꿈꿉니다. ㅅㄴㄹ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군왕에게 충성을 다 하는 인재를 뽑는데 교육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너무 지나치게 훌륭한 사람이 나오면 왕위를 빼앗길 염려가 있어서 용감하고 씩씩한 인물이 많이 나오는 북방의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3도에는 교육을 힘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몇 백년 동안 희생을 당하고 남방보다 문화적인 혜택을 덜 받았으나 실생활에의 활약은 도리어 놀라운 바 있었으며, 특히 여자가 남자에 지지 않게 진출하게 되는 등의 미풍이 생기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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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76


《민주복지의 길》

 에드워드 김 글·사진

 형문출판사

 1980.10.31.



  1961년에 군사쿠테타를 일으킨 이는 1979년에 총에 맞아 죽는 날까지 군사독재를 했습니다. 1980년에 새로 군사쿠테타를 일으킨 이는 1987년에 드디어 물러나기까지 다시금 군사독재를 했습니다. 이러한 군사독재 서슬에 밟히거나 눌려서 죽는 이가 숱했고, 이 틈바구니에서 알랑거리며 돈붙이에 이름값에 떡고물을 잔뜩 챙기거나 거머쥔 이도 숱했습니다. 어떤 이는 군사독재가 물러간 뒤에도 떵떵거리면서 자리를 지킵니다. 1980년 10월에 나라돈으로 엮은 《민주복지의 길》은 한글판뿐 아니라 일본판도 나왔습니다. 군사쿠테타가 쿠테타 아닌 ‘민주복지’로 가는 길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씌우려는 사진책입니다. 이 사진책은 ‘내셔널그래픽 잡지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는 에드워드 김이란 이가 글이며 사진을 모두 맡아서 지었고, 엮는이 노릇까지 했습니다. 에드워드 김은 전두환이 물러나는 날까지 ‘대통령 사진꾼’처럼 여러 나라를 함께 돌며 사진을 찍고는 ‘전두환 사진책’을 여미어 주었습니다. 서울올림픽 사진까지 맡았지요. 나중에는 대학교수도 하더군요. 이이 한 사람만 ‘전두환 따라지’이지는 않았어요. 적잖은 글꾼·그림꾼·사진꾼이 따라지였습니다. 이들은 원로도 어른도 아닌 한낱 앞잡이요 끄나풀이며 허수아비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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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73


《paddlewings》

 Wilfrid S. Bronson 글·그림

 E.M.Hale & com

 1931.



  먹고살기 버거울 적에 어떤 어른은 밥벌이를 찾으려고 애씁니다. 먹고살기 벅차다지만 어떤 어른은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지어서 아이한테 읽히고 같이 놉니다. 여러 나라가 서로 윽박지르는 싸움판에서 어떤 어른은 살아남으려고 이웃나라 사람을 모질게 죽입니다. 여러 나라가 피투성이가 되어 치고받고 다투는 자리에서 어떤 어른은 조용히 빠져나와 아이들이 앞으로 사랑어린 삶길을 꿈꾸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름다이 글이며 그림을 남깁니다. 1931년에 책으로 태어난 《paddlewings》를 보면서 어쩐지 찡합니다. “the Penguin of Galapagos”란 이름이 붙은 이 그림책은 ‘갈라파고스 펭귄’이 얼마나 장난꾸러기이며 재미있으며 사람을 궁금해 하는가를 알뜰살뜰 담아냅니다. 처음 태어난 지 백 해가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을 책이요, 앞으로 이백 해나 오백 해가 흐른다면 외려 더욱 빛날 책이지 싶습니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길에 무엇을 적바림해서 물려줄 만할까요? 우리 어른은 아이들한테 탱크나 총이나 핵발전소를 물려주어야 하나요? 아름드리숲에서 손수 살림을 짓는 사랑어린 꿈을 물려줄 수 있나요? 군수공장을 멈추어야 앞길이 환합니다. 싸움질에 힘을 빼지 말고, 살림길에 힘을 다할 노릇이지 싶어요. 펭귄살이를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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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75


《中國の朝鮮族》

 山本將文 사진·글

 東方出版

 1989.8.25.



  이 나라에서 태어난 이름 하나로 부끄러울 수 있을까요. 나라를 이끄는 우두머리가 저지른 짓 탓에 수수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부끄러운 이름을 받아야 할까요. 독재자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는 어떤 눈길을 받아야 할까요. 몹쓸짓을 일삼은 사람이 낳은 아이는 어떤 손길로 마주해야 할까요. 아이한테 묻거나 따질 수 없습니다. 오직 한 가지를 생각할 뿐입니다. 저 집안에서 태어난 저 아이는 틀림없이 ‘저 못나고 막된 집안’을 앞으로 사랑으로 갈아엎거나 사랑을 모르는 채 똑같이 못나거나 막된 길을 가리라 하고. 《中國の朝鮮族》이라는 사진책은 더없이 애틋하며 눈물겹습니다. 이 사진책을 선보인 야마모토 야사후미 님은 ‘그저 일본에서 태어났’을 뿐이지만, 지난날 일본 우두머리가 이웃나라에 저지른 짓을 하나하나 알아차리고 나서 마냥 부끄러웠다고 합니다. 막상 부끄러워할 사람은 부끄러운 줄 모르는데, 여느 자리에서 수수하게 살림을 짓던 사람은 하늘을 보기가 부끄러웠다지요. 이분은 혼자서 한국말을 익혔고, 갖은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더 고개를 숙이면서 ‘여러 나라에 흩어져서 살아야 하는 한겨레’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남기려 했다지요. 한국 사진쟁이는 안 쳐다본 일을 일본 이웃 한 분이 했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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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돌아온 책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4.1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순천 어느 곳에 빌려준 사진책이 거의 한 해가 다 되어 돌아옵니다. 사진책 열 자락을 빌려간 그곳은 거듭거듭 언제 돌려주느냐고 물어도 곧 돌려주마 하다가 한 해 즈음 끌었습니다. 드디어 택배로 돌려주는데, 오래된 사진책 꾸러미를 덩그러니 보내느라 상자가 찌그러져서 터졌고, 책이 좀 다칩니다. 적어도 신문종이를 채운다든지, 크기에 맞는 상자를 고른다든지, 우체국에 있는 뽁뽁이로 감싼다든지 해야 할 텐데요. 돌려주라는 말을 틈틈이 해서 돌려받았으니 잘된 셈일까요. 아니면, 못 믿을 만한 사람을 알아보는 길일까요. 사진하고 얽힌 일을 하고 사진책이 값진 줄 안다고 입으로 말하더라도, 사진책을 다루는 손길이 이러하다면, 치레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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