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19.


《2050 거주불능 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글/김재경 옮김, 추수밭, 2020.4.22.



드센 바람일는지 모른다. 시원스런 바람이거나 차가운 바람이거나 반가운 바람일는지 모른다. 바람은 늘 바람으로 불지만, 이 바람을 바라보는 자리에 따라 다 다른 마음이 된다. 봄이 깊어가는데 아직도 찬바람이라면서 툴툴대어도 되겠지. 여태 사람들이 서울바라기로 걸어오면서 망가뜨리거나 더럽힌 바람이 비로소 말끔쓸이를 하려고 불어대는구나 하고 여겨도 되겠지. 아무 생각이 없어도 될 테고, 차분하면서 조용하게 삶자리를 되새겨도 되겠지. 《2050 거주불능 지구》는 2050년쯤 되면 도무지 살 만하지 않을 이 별을 그리면서 이야기를 엮는다. 굳이 2050년이란 이름을 붙인 뜻이라면, 올해가 2020년이기 때문일 텐데, 1950년이나 1970년에는 바로 2000년이나 2020년쯤 되면 몹시 끔찍한 별이 되고 말리라 걱정한 사람이 있었다. 1900년에는 1950년을 걱정했겠지. 1850년에는 딱히 앞날을 걱정하지 않았으리라. 1900년에 이르기 앞서는 제발 미친 우두머리나 싸울아비나 종살이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흘렀으리라. 스스로 즐겁게 하루를 누릴 적에는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면서 가볍다. 맛집을 찾거나 맛밥을 따지는 흐름이 커지는 모습부터 우리 삶이 하나도 안 즐겁다는 뜻 아닐까? 앞날이 즐거운 꽃나라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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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18.


《가극 소녀 2》

 사이키 쿠미코 글·그림/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6.30.



우리 몸을 깨끗하게 하고 싶어서 씻는다면, 몸에 두르는 천조각인 옷도 깨끗하게 빨아야겠지. 마땅한 일일 테지만, 어른이란 자리에서 보기에만 마땅할는지 모른다. 아이는 몸이든 옷이든 굳이 씻거나 빨아야 하느냐고 여길 만하다. 갓난아기가 스스로 씻는 일이 없고, 혼자서 옷을 갈아입는 일이 없다. 그저 스스로 몸이 자라면서 구석구석 기운이 뻗을 뿐이다. 《가극 소녀》를 읽다가 생각한다. 일본에는 노래하고 춤으로 삶을 보여주는 마당에 서도록 가르치는 곳이 따로 있을까? 이런 배움터가 있는 나라가 여럿이다. 한국에도 이런 배움터가 있을는지 모르는데, 어른으로서 무엇을 가르칠 만하고, 어린이·푸름이로서 무엇을 배울 만할까? 우리 삶자리는 서로 무엇을 보여주거나 보면서 어우러지는 하루일까? 어느 한 가지를 솜씨있게 해내어 이름이나 돈이나 힘을 거머쥐도록 하려는 배움터일는지, 아니면 어느 한 가지를 깊고 넓게 익혀서 삶을 스스로 짓는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러운 길을 스스로 찾도록 북돋우려는 배움터일는지 생각해 본다. 인문계랑 실업계로 가르는 틀에 어떤 살림길이나 사랑길이 있을까. 교과서하고 졸업장에 진작부터 빠진 고갱이를 들여다보는 물결은 언제쯤 철썩철썩 춤출 만할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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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18. 새집앓이


‘선진국’이란 말을 들을 적마다 살짝 소름이 돋습니다. 한자말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무엇이 ‘앞선’ 나라를 가리키는지 두루뭉술하거든요. 더구나 참 많은 나라는 ‘앞선(선진)’ 나라라는 모습을 돈이나 군대로 따지는구나 싶어요. 무엇을 으뜸으로 삼을 적에 비로소 아름다운 나라인지, 또 꽃다운 나라인지 모른다고 느껴요. 모든 나라는 겨레가 달라요. 나라 한 곳에 여러 겨레가 어우러지기도 합니다. 고장마다 다른 삶결이니 삶빛이 다르기 마련일 테고, 겨레빛도 나라빛도 다르겠지요. 어느 곳은 한 해 내내 눈밭입니다. 어느 곳은 한 해 내내 비나라일 테지요. 참말로 한 해 내내 꽃밭인 나라도 있을 텐데, 시멘트하고 화학물질로 짓느라 고단한 새집앓이로 멍들기보다는, 푸르게 우거진 숲에서 자라던 나무로 지어서 언제나 상큼한 살림으로 갈 적에 아름나라가 되리라 봅니다. 얼핏 구경만 하기보다는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생각해야지요. 이러쿵저러쿵하기보다는 지킴빛 같은 몸짓이면 좋겠어요. 남이 우리를 지켜 주지 않아요. 우리가 우리를 지킵니다. 전쟁무기가 우리를 지킬 턱이 없어요. 오직 사랑이란 홀가분한 마음이고 몸일 적에 지킴이가 됩니다. ㅅㄴㄹ


으뜸나라·꽃나라·아름나라 ← 선진국

겨레빛 ← 민족성, 민족적 정체성

눈밭·눈들판·눈벌판·눈나라·눈누리·눈바다 ← 설원, 설경, 만년설

새집앓이 ← 새집 증후군, 신축건물 증후군

구경·둘러보다·돌아보다·끼다·살펴보다·이러쿵저러쿵 ← 참관

지킴이·지킴님·지킴빛 ← 보호자, 보디가드, 수호신, 수호자, 수호천사, 주인(主人), 관리자, 수위, 파수꾼, 경비(警備), 경비원, 경호원, 보초, 패트롤, 옹호자, 옹호론, 참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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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17. 엉겨붙다


시키는 대로 하다가는 판박이가 됩니다. 어릴 적에는 판박이 놀이가 재미있었어요. 가게에서 뭘 사면 곧잘 판박이 놀잇감이 깃들었고, 이 판박이를 공책이나 붓꾸러미에 새겨 보았어요. 책상에도 새기고 마을 담에도 새기지요. 똑같은 모습으로 드러나는 판박이일 테니, 사람살이가 판박이로 흐른다면 새로운 마음도, 싱그러운 숨결도, 산뜻한 사랑도 감돌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느껴요. 어떤 일을 하려고 틀을 잡을 노릇이기는 하되, 틀에 갇히지는 말자고 생각해요. 짜놓은 틀대로 가기보다는, 알맞게 엮은 틀을 헤아리면서 그때그때 새롭게 추슬러야 즐거이 나아갈 만하다고 봅니다. 틀에 매여서 움직이기에 꾼이 되고 놈이 되어요. 놈팡이나 녀석이란 이름이 아닌, 님이란 이름으로, 오롯이 사람이란 자리로 나아가자고 생각합니다. 힘센 쪽에 엉겨붙을 까닭이 없어요. 잘난 데에 엉길 일이 없어요. 스스로 지을 꿈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한 발짝씩 나아가자고 여겨요. 저부터 이 길을 가면 되겠지요.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마음이 되어, 말 한 마디에 즐겁게 노래하는 이야기를 얹어서, 오늘 이 하루를 상냥하게 맞아들여서 누리는 몸짓이 되려고 합니다. ㅅㄴㄹ


틀잡다·틀짓다·틀박이·판박이·짜다·짜놓다·엮다·얽히다·일어나다·일으키다·길들다·물들다·젖어들다·불거지다·뿌리내리다 ← 구조화

꾼·님·놈·놈팡이·녀석·벌레·사람·나리 ← 인사(人士)

엉기다·엉겨붙다 ← 응집, 응결, 응고, 밀집, 밀착, 변질, 변화, 기생(寄生), 기식(寄食), 의지, 의탁, 의존, 편승, 아첨, 아부, 협력, 친(親)-, 추종, 추종자, 기거, 거처, 무임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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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16. 텃돌림


왜 이렇게 안 되는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버겁다고, 벅차다고, 힘들다고, 그냥 안 된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걸핏하면 고개를 꺾노라면 어느새 버릇이 되고, 툭하면 이런 몸짓이 됩니다. 어느 날 동무가 말하더군요. 그냥 하다 보면 된다고, 자꾸자꾸 하고 늘 하면 된다고. 이 말을 듣고서 생각했어요. 내가 아직 해내지 못한다면 동무처럼 노상 하거나 꾸준히 부딪히지 않았기 때문이리라고. 못 고칠 길이란 없다고 느껴요. 마음을 깊이 들여서 온몸으로 나아가면 되어요. 앞으로 나아가려면 길그림을 짤 노릇이에요. 어떻게 할는지 짜고, 무엇을 할는지 짜며, 때마다 어떻게 하면 되는가를 하나하나 그립니다. 첫걸음에 모두 이룰 때가 있겠지요. 오랜걸음으로 이룰 때가 있을 테고요. 오래오래 나아간다는 생각으로 밑힘을 다집니다. 바탕에 힘이 돌도록 다스려야 꾸준히 나아갈 테니까요. 우리한테 밑힘이 없다면 가벼운 따돌림에도 흔들릴 테고, 이 고장 저 고을을 다니다가 텃돌림에 휩쓸릴 만해요. 스스로 우뚝 선다면 어떤 비바람에도 안 흔들려요. 아니, 바탕이 튼튼하다면 비바람을 기꺼이 맞아들여 우리 밥으로, 밑거름으로 삼겠지요. ㅅㄴㄹ


고치기 어렵다·못 고치다·깊다·뿌리박다·뿌리내리다·자꾸·끝없이·끊임없이·낫지 않다·힘들다·버겁다·벅차다·버릇·걸핏하면·툭하면·늘·노상·으레·언제나·흔히·일쑤·마련·오래앓이 ← 고질, 고질병

짜다·짜놓다 ← 제작, 수제작, 수제, 수작(手作), 제조, 편집, 결탁, 구상, 구성, 구조화, 프로그램, 조정(調整), 기획, 계산, 계획, 고안, 공동전선, 공동작업

밑힘 ← 기초체력, 기초조건, 기본기, 기본 소양, 자본력

고을돌림·마을돌림·텃돌림·텃돌림질·텃가름·텃가름질·텃싸움·따돌림 ← 지역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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