サザエさん (19) (文庫)
長谷川 町子 / 朝日新聞社 / 199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9


《サザエさん 19》

 長谷川町子

 姉妹社

 1965.4.10.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하루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말로 도란도란 주고받을 만하고, 글이나 그림으로 옮길 만하며, 사진으로 남길 만합니다. 우리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하나하나 떠올려 봐요. 대수롭지 않거나 시답지 않아 보이는 일이라든지, 흔하거나 너른 일이라든지, 날마다 어슷비슷하거나 똑같다 싶은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조그마한 모든 일을 하루하루 적노라면 막상 ‘날마다 다르’고 ‘비슷해 보여도 늘 조잘조잘 수다꽃으로 피어날’ 삶이었네 하고 느낄 만해요. 《サザエさん 19》을 읽다가 능금을 담은 함지를 새삼스레 바라봅니다. 한국은 1980년대까지 나무에 겨를 가득 채운 과일함지가 있었어요. 나무로 짜서 겨를 담아서 묻으면 능금도 배도 오래오래 건사할 만했습니다. 마루를 훔치고 설거지를 하고 밥을 하고 아기를 돌보고 저자마실을 다녀오고 책을 펴다가 꽃을 바라보고 구름을 눈으로 좇다가 나비가 팔랑이는 춤짓을 보고는 ‘아, 오늘도 이럭저럭 잘 보냈나?’ 하고 돌아봅니다. 맨살에 닿는 풀잎이 간지러우며 부드럽다고 느끼다가는 여름에 떨어지는 후박나무 가랑잎을 줍고 쑥을 뜯고 나물을 건사합니다. 새로 깨어난 참새가 어른 참새를 닮은 노래로 거듭나는 하루를 지켜봅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7. 과일물


사람한테 흐르며 몸을 따뜻하면서 튼튼히 지켜주는 물을 ‘피’라고 합니다. 나무랑 풀도 나무랑 풀을 따뜻하면서 튼튼히 지켜주는 물이 흘러요. 우리는 이 나무물이나 풀물을 얻어서 몸을 보살피곤 합니다. 나무나 풀이 맺은 열매는 바로 이 물이 가득 깃들어요. 때로는 달콤한 물로, 때로는 시거나 알싸한 물로 가득해요. 따로 과일물을 짜서 누리고, 열매를 덥석덥석 깨물면서 흐르는 열매물로 목덜미를 적셔요. 빗물이 거미줄에 걸립니다. 거미줄에 대롱대롱 달린 물방울이 맑게 빛납니다. 먹이를 찾으려고 친 거미줄이면서, 새벽이슬이나 빗물을 주렁주렁 달아 풀밭을 밝히는 무늬를 베푸는 거미줄이에요. 물 한 방울을 머금으면서 물이 들려주는 어떤 말을 듣나요?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이 춤추는 소리를 들어 볼까요? 겉으로 보는 이름이나 얼굴이 아닌, 속으로 흐르는 마음을 살펴요. 한봄에 이르면 풀밭에 개미가 와글와글 바글바글 오갑니다. 땅밑에 판 개미집을 더 깊고 크게 지었는지 몰라요. 숱한 개미는 어쩜 개미집에서 북새판이 아닌 가지런한 길을 다니는지 놀랍습니다. 곧잘 길잃는 개미가 있어서, 동무 개미가 “거기 아냐. 이리 오렴.” 하고 불러요. ㅅㄴㄹ


과일물·열매물·단물·물 ← 즙(汁)

물·물방울·방울 ← 액체, 액(液)

말·이야기·소리·가리다·따지다·살피다·이름·얼굴 ← 평판

길막힘·막히다·바글바글·북적판·북적길·북새통·북새판·붐비다·수선거리다·와글와글 ← 교통난, 혼잡, 체증, 러시아워

길잃다·길을 잃다 ← 조난, 배회, 방황, 표류, 곤경, 시련, 미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6. 함지땅


돌보는 손길이 빛납니다. 아파서 울먹이는 이를 가만히 돌보고, 앓으며 힘겨운 이를 살뜰히 돌보며, 갈팡질팡하면서 좀처럼 길을 찾지 못하는 이를 넌지시 돌봅니다. 어버이는 아이를 돌보는 몫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받은 사랑으로 누구보다 어버이를 따스히 돌보는 소꿉살림을 즐거이 맞이합니다. 서로 돌봄이입니다. 함께 돌봄지기예요. 어디에서나 돌봄일꾼입니다. 넉넉하면서 포근히 어루만지는 손길이 아름다우니 돌봄빛이 되어요. 사근사근 부드러이 보듬는 눈빛이 고와서 돌봄님이 되지요. 지난날에는 함지에 먹을거리나 살림을 담아서 마을이며 고을을 돌며 장사하는 분이 있었어요. 오늘날에는 함지를 이거나 들기보다는 짐차로 부릉부릉 달려서 나르는 일꾼이 있어요. 과일함지가 있고 떡함지가 있어요. 책함지가 있으며 바늘함지가 있습니다. 담는 살림을 알뜰히 품는 함지마냥, 높다란 자리를 판판하게 두르는 땅이 있어요. ‘함지땅’이랍니다. 가만히 보면 땅이름이며 풀이름이며 알뜰살뜰 지켜보던 눈으로 지었어요. 버즘이 핀 듯하다며 버즘나무이기도 하다지만, 꽤 예전부터 ‘방울나무’란 이름을 붙여 마을길에 심었어요. ㅅㄴㄹ


돌봄이·돌봄지기·돌봄일꾼·돌봄빛·돌봄님 ← 간호사

함지 ← 궤(櫃), 함(函), 상자, 박스, 통(桶), 파일, 세트, 세트 메뉴, 아카이브, -집(集), -부(簿), 목록, 전집, 일습(一襲)

함지땅 ← 분지(盆地)

방울나무·버즘나무 ← 플라타너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5. 사근사근


사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서로 좋은 사이가 되고픈 사람입니다. 마음에 들기에 섞이고 싶어요. 마음에 안 든다면 어울리기 싫지요. 잘 지내고 싶기에 다가섭니다. 잘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가요. 서글서글 만나다 보면, 사근사근 말을 섞다 보면, 둘은 어느새 살갑게 웃음을 지을 만합니다. 어느덧 붙어서 다닙니다. 굽신질이 아닌 싹싹하게 마주합니다. 눈빛이 상냥하지요. 너울너울 아름다운 가지 같아요. 어린이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자라날 새싹이라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어린이가 살아갈 이 터전은 얼마나 아름답게 가꾸어서 물려주려 하나요? 참말로 아이들은 새빛이며 꿈나무일까요? 뭇어른은 어린이가 꿈별로 자라도록 사랑으로 북돋우나요? 어른을 깎으려고 묻는 말이 아닙니다. 어른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에요. 어른이 틀렸다는 뜻도, 어른이 어긋나거나 떨어진다는 생각도 아닙니다. 오늘 이 터전이 얼마나 사이좋게 지낼 만한 마을이거나 나라인가를 곰곰이 보면 좋겠어요. 어려운 말은 접어두고서 살피기로 해요. 아이 곁에서 함께 쓸 말을 갈무리해 봐요. 자랑하거나 뽐내거나 뻐기거나 우쭐대는 말이 아닌, 곱게 노래할 사랑말을 갈무리해요. ㅅㄴㄹ


사귀다·사이좋다·섞이다·어울리다·잘 지내다·잘 있다·서글서글·사근사근·살갑다·붙임·싹싹하다·상냥하다·너울가지 ← 친화, 친화력, 친화적

빛싹·새싹·새빛·꿈나무·꿈별·꿈아이 ← 유망주, 기대주, 성장 가능성, 가능성, 미래

깎다·나쁘다·틀리다·어긋나다·떨어지다·덜다·자르다 ← 감점

말갈무리 ← 용어정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01


《原本 小學集註 下》

 홍순필 엮어 옮김

 朝鮮圖書株式會社

 1921(대정 10). 11.15.



  서울에서 살며 헌책집을 날마다 두서너 곳씩 다니던 무렵 서울 용산에 있는 〈뿌리서점〉에서 책손끼리 실랑이를 벌입니다. 2000년을 살짝 넘은 어느 날이었는데 “저 여기 단골인데 책값 좀 싸게 주셔요.” 하는 어느 손님 말에 책집지기는 허허 웃기만 하고, 옆에서 “자네 ‘단골’이란 말을 언제 쓰는 줄 아는가? 자네는 이 책방에 얼마나 자주 오나?” 하고 할배 한 분이 묻습니다. “저 여기 한 달에 한 번은 와요.” “이보게, 단골이라 하면 날마다 올 수 있어야 하고, 진정한 단골이라면 이 헌책방에 20년 동안 다니며 3000권 이상은 사야 ‘단골’이란 이름을 쓸 수 있어.” 곁에서 이 얘기를 듣다가 “아, 저는 이곳을 이제 열 해밖에 못 다녔지만 책은 이곳에서만 오천 자락 넘게 샀는데, 앞으로 열 해를 더 채워야 비로소 단골이 되겠네요.” 하고 말을 거들었습니다. 책집지기 아저씨는 “아니, 최 선생 정도면 단골이지. 뭘 이십 년씩이나 채워야 하나. 그런데 이십 년 정도 다니신 분들은 식구보다도 가깝지. 요새 얼굴 안 보이시는 분들이 계신데 건강은 괜찮으시려나…….” 책집지기 아저씨가 겉싸개를 씌운 《原本 小學集註 下》를 고릅니다. “그래, 젊은 사람도 소학 대학을 읽어야 공부를 한달 수 있지. 좋은 책이지.”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