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2.


《도서관 여행하는 법》

 임윤희 글, 유유, 2019.5.4.



‘도서관은 뭘 해야 할까. 어떻게 되어야 도서관다울까. 책은 뭘까. 한국에 어떤 도서관이 있고, 도서관법이란 어떤 짜임새일까.’ 도서관을 다루려는 책이 이 여러 가지를 모두 짚어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지만, 이 다섯 가지를 먼저 슬기롭고 사랑스레 풀어내는 눈빛이면서 글을 써 본다면 모두 달라질 만하리라 본다. 《도서관 여행하는 법》이 처음 나오던 때부터 눈여겨보았으나 이내 내려놓았다. 책집마실을 다닐 적에 으레 보이기에 다시 집어들어 펼치지만 또 내려놓았다. 도서관을 놓고 글을 쓰는 분한테 이 다섯 가지를 어떻게 알거나 생각하거나 바라보는가를 묻고 싶은데, 막상 이 다섯 가지를 조금이나마 풀어낸다든지 제대로 짚는 분은 아직 없지 싶다. ‘나들이(여행)’가 나쁠 일이 없다. 나도 나들이를 다니는걸. 그러나 도서관을 놓고 본다면 ‘도서관 나들이’가 아닌 ‘도서관 짓기’를 몸소 해보거나, ‘도서관 짓기를 하는 이웃’을 사귀어 보고서 글을 쓰기를 바란다. 구경만 해서야 뭘 알까. 책들임만 한대서 도서관이 되지 않고, 책을 이래저래 알려준대서 도서관지기가 되지 않는다. 내가 ‘도서관’이란 곳을 굳이 ‘책숲’이란 이름으로 고쳐서 말하는 뜻이 있다. 책·건물·사서자격증만으로는 도서관이 되지 않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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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


《프쉬케》

 신일숙 글·그림, 학산문화사, 2010.11.25.



달이 바뀌면 이 새로운 달에 어떤 삶을 즐거이 그릴까 하고 생각한다. 날이 바뀔 적에도 새벽나절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앞서 오늘 이 새로운 삶을 어떻게 누리면서 꿈을 사랑으로 지을까 하고 생각한다. 지으려는 생각이 없이 하루를 맞이하면 휘둘리는 물결이다. 지으려는 생각으로 하루를 마주하면 가볍게 헤엄치듯 부드러이 가르는 물살이다. 밥을 차려 놓고서 만화책 《프쉬케》를 편다. 예전에는 귓등으로도 안 들어오던 말이나 이야기가 새록새록 스며들 때가 있으니, 신일숙 님 묵은 만화책이 이 대목을 살살 건드린다. ‘얼’을 가리키고 ‘궁금해 하는 마음’을 나타내며, ‘숨’이면서 ‘하늬바람’을 보여준다는 그리스말 ‘프쉬케’라지. 하나하나 따지면서 엮고 보니, 다 다른 낱말이면서 다 같은 말씨로구나 싶다. 짤막하게 갈무리한 만화책 한 자락이지만 ‘프쉬케 + 에로스’를 우리(한국사람) 나름대로 살뜰히 풀어내었다고 본다. 만화를 그리는 분은 언제나 글하고 그림을 같이 다뤄야 하기에, 줄거리를 깊고 넓게 파고들어 글·그림을 제대로 엮으려고 하는 분들은 이 별에 얽힌 수수께끼를 매끄러우면서 상냥하게 다루는구나 싶다. 봄이기에 보고, 보기에 배운다. 배우면서 삶을 이루고, 삶을 이루니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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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날개 : 문득 생각하니, 꽃송이를 즐겨 따먹는 새이기에,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구나 싶다. 2018.4.29.



翼 : ふと考えると、花びらをよく摘んで食べる鳥だから、鳥は空を飛び回るんだなと思う。 (作 : 森の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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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빌리다 : 우리는 늘 빌린다. 먼저 몸이라고 하는 옷을 빌려서 우리 숨결이 깃든다. 우리 몸은 온누리에 자라는 갖은 푸나무에 살점을 빌려서 밥을 얻는다. 늘 흐르는 바람하고 빗물하고 냇물하고 햇볕을 빌려서 기운을 얻는다. 누가 지었는지 알 길이 없는 말을 빌려서 생각을 나타내고 나눈다. 값을 치러서 장만하든 거저로 받든, 또는 책집이나 책숲으로 찾아가서 넘기든, 일찌감치 살림을 지어서 깨달은 이야기하고 슬기를 책 한 자락을 거쳐서 눈썰미를 빌린다. 온통 빌리는 투성이인 삶이다. 어쩌면 우리 삶이란, 빌리려고 하는 걸음걸이인 셈. 즐겁게 빌리기에 빌린 값이나 삯을 치른다. 기쁘게 빌리니까 고이 돌려주면서 열매나 보람을 얹는다. 새롭게 빌려서 쓰기에 찬찬히 다스려 뒷사람이 넉넉히 누리도록 모신다. 1994.2.1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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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3 - silent voice
후지타니 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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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80


《소곤소곤 3》

 후지타니 요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7.1.15.



  우리를 둘러싼 풀벌레하고 새하고 풀하고 나무도 말을 걸지만, 자동차도 수저도 담벼락도 길바닥도 말을 겁니다. 우리가 딱정벌레하고 이야기를 할 줄 안다면, 제비뿐 아니라 조약돌이나 모래하고도 이야기를 합니다. 시멘트나 아스팔트하고도 이야기를 할 만하고, 플라스틱이나 비닐자루하고도 이야기를 할 만하지요. 새로 나온 손전화로 바꿀 적에 예전 손전화한테 말을 걸어서 “넌 어떻게 느끼니?”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망치랑 못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신이나 옷이 무엇을 느끼는지를, 비누나 천조각이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알아챌 수 있는가요. 《소곤소곤 3》을 넘기면서 ‘듣는 귀’하고 ‘듣지 못하는 귀’ 두 갈래를 생각합니다. 마음으로 듣는 귀는 마음을 듣는 만큼 목소리로 내는 이야기를 얼마나 알아들을 만할까요. 목소리를 듣는 귀는 마음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얼마나 맞아들일 만한가요. 두 소리를 같이 듣는다면 다투거나 맞설 일이 없겠지요. 한쪽 소리만 들으면서 다른쪽은 소리가 없다고 여긴다든지, 사람 사이에서도 이웃이나 둘레에서 흐르는 소리에 귀뿐 아니라 마음을 막는다면, 우리 스스로 아름답거나 즐거운 말소리를 짓지 못하리라 느껴요. 마음소리란 언제나 사랑소리요, 말소리란 늘 노랫소리입니다. ㅅㄴㄹ



“다이치, 일단 미안하다고 말해 봐. 조금 오기가 난 것뿐이지?” “왜 거짓말을 해야 돼?” “거짓말이 아니라, 너도 싫잖아. 이대로는.” (23∼24쪽)


‘왜 거짓말을 해야 되냐고 물었지. 다이치의 세계에는 거짓말이 없으니까. 하지만 그건 평범한 게 아니란 건 다이치도 알아. 사람의 마음을 접하는 건 무서운 거야.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혼자 있으려고 하고. 진슴으로 부딪치는 일도 없었어.’ (26쪽)


“네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면 사과할 필요는 없어. 단지, 뭐가 싫었는지, 오늘 어땠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네 마음은 제대로 전해야 해. 직접. 상대는 평범한 사람이니까.” (28∼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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