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마을아이 : ‘아이는 마을이 키운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만, ‘아이를 학교에만 보낸다’거나 ‘아이를 학원에 옭매인다’ 싶은 어버이가 참 많다. 돌림앓이가 퍼진 요즈막조차 ‘개학은 언제 하고 입시는 언제 치르고 방학은 얼마나 되는가’만 따지는 벼슬아치나 어버이가 수두룩하다. 제발 아이한테 ‘학교·학원·사회’는 집어치워도 되는 줄 깨닫도록 하자. 아이한테는 ‘마을·보금자리·숲’ 이 세 가지가 있으면 된다. 둘레를 보자. 돌림앓이가 불거지도록 ‘아이를 키울 만한 아름답거나 사랑스럽거나 즐거운 마을’이 이 나라에 몇 군데나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한 군데라도 있다고 할 만한가? ‘아이는 마을이 키운다’는 말은 안 해도 좋다. ‘아이가 뛰놀며 꿈꾸는 사랑스러운 하루를 누리는 집’이 되도록 마음을 기울일 노릇이요, 이러한 집이 하나둘 모이는 마을이 되도록, 오늘부터 헌마을은 내려놓고 새마을로 가기를 빈다. 2020.5.1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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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오는길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5월 6일에 서울마실을 하고서 이튿날 고흥으로 돌아갈까 했습니다. 작은아이가 곁님 손전화로 ‘쉬엄쉬엄 오라’고 하기에 하루를 느긋하게 다니며 다리를 쉬자고 여겼으며, 익산으로 건너가 익산 마을책집을 들러서 하루를 묵습니다. 이튿날 아침 일찍 기차로 전주로 건너가서 전주 마을책집을 거쳐서 고흥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그만 전주 마을책집 지기님하고 이야기하면서 고흥으로 돌아갈 때를 넘어섰고 하루를 묵습니다. 예전에는 몸에서 ‘좀 힘든데 쉬면서 하면 안 될까?’ 하고 말을 걸어도 귓등으로 흘렸다만, 요새는 몸에서 ‘서둘러 다니지 말고 넉넉히 흐르면 어떨까?’ 하고 말을 걸 적마다 ‘맞구나. 그렇지. 빨리 살다 빨리 죽을 생각이 아니잖아? 삶을 지어서 살림을 누리고 사랑을 심을 마음이잖아?’ 하고 돌아봅니다. 다녀오거나 돌아오는 길이란, 살아오는 걸음이면서 찾아오는 바람입니다. 이 바람결에 동시를 아홉 자락쯤 얹고서야 보금자리로 돌아갑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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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91


《빠알간 피이터 추송웅》

 추송웅 글

 기린원

 1981.4.15.



  이제 저는 ‘마음이 맞는 이웃’을 만나기에 홀가분합니다. 예전에는 마음이 안 맞아도 억지로 학교란 데에서 버텨야 했고, 회사란 데에서 견뎌야 했습니다. 나이 많은 이들은 으레 “좋은 책인데 왜 안 읽느냐?”라든지 “사람들이 다 보는 천만 영화요 베스트셀러인데 왜 안 보느냐?”처럼 따집니다. 저는 이때마다 “보려면 얼마든지 볼게요. 그러면 제가 알려주는 이 아름영화랑 아름책도 같이 봐요.” 하고 말하고서 “자, 그리고요, 아름영화랑 아름책은 적어도 100벌은 새롭게 보기를 바라요. 그냥 영화나 책이 아닌 ‘아름’을 붙였거든요.” 하고 보태지요. 저더러 “왜 졸업장도 자격증도 안 따느냐? 그럼 돈을 어떻게 벌어?” 하고 묻는 분한테 “저는 큰돈이 아닌 아름돈을 벌 생각이에요. 제가 들려주는 얘기나 책을 챙겨서 들을 이웃님이라면 제가 담아내려는 사랑하고 꿈을 맞이하시겠지요. 졸업장으로는 꿈을 노래하지 못하고, 자격증으로는 사랑을 풀어내지 못하더군요.” 하고 말씀합니다. 《빠알간 피이터 추송웅》을 헌책집에서 만났어요. 거의 잊힌 추송웅 아재 발자취를 헌책 한 자락으로 마주하면서 이분이 마당놀이로 선보인 빛줄기라면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꿈을 노래한 길에서 피어올랐네 싶었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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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00


《그리인맨》

 게일 E 헤일리 글·그림

 박지동 옮김

 백제

 1983.1.10.



  오늘날 태어나 자라는 어린이는 ‘그림책이 많으나 느긋하게 볼 틈이 없다’고 한다면, 지난날 태어나 자란 어린이는 ‘그림책도 없고 집안일이나 심부름을 늘 해야 해서 책을 생각할 틈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쉬거나 놀 말미가 없을 뿐더러 책조차 드물던 지난날을 살아내어 오늘날 어버이가 된 분은 예전처럼 ‘어린이 곁에 책을 안 두기’를 하기도 하지만 ‘어린이 곁에 책을 둘’ 뿐 아니라 ‘어린이가 곁에 둘 아름책을 새롭게 짓자’고 꿈을 품고, 이 꿈을 몸소 펼치기도 합니다. 1980년대 첫무렵에 ‘현대세계걸작그림동화’가 나왔어요. 이 그림책꾸러미는 일본 그림책을 베꼈을 테지만 매우 사랑스러웠어요. 어디에서나 억눌리고 얻어맞으며 시달리던 어린이한테 마음밥으로 삼을 상냥하면서 푸른 꿈을 북돋우는 그림책이었거든요. 《그리인맨》은 꾸러미에서 스물셋째 책입니다. ‘green + man’이란 이름처럼 ‘푸른사람’을 들려줍니다. 매캐한 서울에서 툭탁거리며 이웃을 밟고 서는 길이 아니라, 싱그러운 숲에서 사이좋게 얼크러지는 사랑을 그려요. 누구를 동무로 삼을 적에 함께 웃으며 뛰놀 만할까요. 어떤 곳을 집으로 삼을 때에 같이 노래하며 살림을 지을 만한가요. 씨앗은 사랑으로 심고, 꿈은 이야기로 지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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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92


《제주 민속의 멋 1》

 진성기

 열화당

 1979.12.30.



  살아가는 길에 쓰는 여러 가지는 ‘살림’이요, 보금자리에 건사해서 두고두고 쓰다가 물려줄 만한 여러 가지는 ‘세간’입니다. 두 말이 따로 있는 까닭이 있어요. 무엇이든 손수 지어서 살아가던 지난날에는 가볍게 살림을 가꾸기 마련이고, 아이들은 어른 곁에서 소꿉을 놀면서 살림길을 익혀요.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은 ‘소꿉 → 살림 → 세간’을 스스로 다스릴 줄 알아가는 매무새라 할 만합니다. 어느덧 이 세 낱말은 잊히거나 스러집니다. 요즘 어린이는 ‘소꿉’을 놀 틈이란 모자라고, 요즈막 푸름이는 ‘살림’을 익힐 겨를이 없다시피 하며, 이즈막 어른은 ‘세간’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기 일쑤입니다. 《제주 민속의 멋 1》는 제주란 고장에서 나고 자란 님이 다른 어느 곳보다 제주라는 터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살림하고 세간으로 삼았느냐를 눈여겨보면서 이러한 ‘살림·세간’을 제주 어린이한테 ‘소꿉’으로 곁에 두며 맞이하여 새롭게 돌보는 길을 헤아리기를 바라면서 일군 땀방울입니다. 흔히들 ‘민속문화’라 하고, 요새는 ‘생활용품·생활문화’라 합니다만, ‘소꿉·살림·세간’을 어우르는 ‘수수하며 슬기로운 삶’이라 해야 마땅합니다. 멋에서 맛이 태어나고, 길에서 사랑이 자라며, 오늘 꿈을 키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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