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1. 샛줄기


숨을 쉬며 흐르는 곳에는 모두 줄기가 있어요. 얼핏 풀줄기나 나무줄기처럼 푸나무에서만 줄기를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사람한테는 등줄기가 있고, 핏줄기가 있어요. 물이 흐르는 갈래는 물줄기로 나타나고, 바람은 바람줄기로 드러나요. 구름줄기라든지 빗줄기가 있고, 겨울에 내리는 함박눈이며 싸락눈도 눈줄기가 있겠지요. 고개를 넘노라면 멧줄기를 타기 마련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에는 불줄기가 있고, 해님이며 뭇별은 빛줄기를 드리워요. 이야기에도 줄기가 설 적에 또렷하면서 가지런하지요. 말줄기랑 글줄기가 있기에 한결 알차게 주고받습니다. 아직 가느다란, 또는 커다란 줄기에서 갈린 샛줄기가 있어요. 샛줄기가 모여 큰줄기를 이룬다고 하는데, 어느 쪽이 먼저일는지는 몰라요. 크게 모이려는 샛줄기일 수 있지만, 골고루 퍼지려고 샛줄기가 될 수 있어요. 삶을 이루는 줄기가 되자면 먼저 바탕이 있어야 합니다. 바탕이란 ‘밑’이요, 이 밑은 밑줄기예요. 밑줄기를 가꾸어 큰줄기를 이루고, 이 큰줄기는 새삼스레 샛줄기로 널리 퍼집니다. 오늘은 어떤 삶줄기인가요. 어제는 어떤 살림줄기였나요. 앞으로 어떤 사랑줄기로 나아가 볼까요. ㅅㄴㄹ


샛줄기·샛갈래 ← 지류(支流)

밑줄기 ← 원류(源流), 원형(原形), 원형(原型), 시초, 시작, 시작점, 시원, 근원, 근적, 근본, 근본적, 근간, 근저, 기저(基底), 기본, 기본적, 기본기, 기본 실력, 기초 실력, 기초, 기초적, 모태, 기원(起源), 저변, 전제(前提), 조건(條件), 전제조건, 반석(盤石), 주류(主流), 본류(本流)

큰줄기 ← 대세, 주류(主流), 본류(本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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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30. 홀넋


건사한 살림을 모두 쓰기도 하지만, 얼마쯤 남기도 하고 무척 많이 남아돌기도 합니다. 쓸 적에만 하나를 마련해서 써도 되고, 고루 마련해 놓고 그때그때 뽑아서 써도 되어요. 남기고픈 이야기가 가득하기에 글을 꾸준히 쓰고 그림을 신나게 그리며 사진을 잔뜩 찍어요. 이 모두 뭉뚱그려서 두툼하게 엮어도 되고, 알맞게 추려서 조촐하게 엮어도 됩니다. 다 보여주어도 좋고, 속내를 읽는 길을 헤아리도록 가만히 짚으며 살며시 풀어내어도 좋아요. 누가 해주는 일이 있을 테지만, 모든 일이며 놀이는 스스로 골라서 하기 마련이에요. 수저를 쥐고 밥을 먹을 적에도 스스로 고릅니다. 눈을 뜨고 숨을 들이쉬는 몸짓도 스스로 해요. 우리는 하루 내내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생각해서 움직인달까요. 그래서 ‘혼넋’을 키우고 ‘홀얼’을 가다듬도록 배우는 살림을 잘 다루어야지 싶어요. 꽃냄새를 맡거나 구름을 보는 몸짓도 스스로 하거든요. 여름을 앞둔 봄 막바지에 피어난 찔레꽃 곁에 서면 찔레빛에 녹아들어요. 하얀 꽃내음이 어느새 스며듭니다. 숨쉬기란 바람먹기인 터라, 숨을 쉴 적마다 스스로 바람하거 어우러져요. 이 느낌 그대로 온누리를 껴안습니다. ㅅㄴㄹ


추리다·간추리다·갈무리·뭉뚱그리다·펼치다·다루다·짚다·풀다·풀어내다 ← 개괄, 개괄적

혼넋·혼얼·홀넋·홀얼 ← 자유, 자유의지, 자유의사, 무소유, 방하착, 경안(經安)

스며들다·녹아들다·어울리다·어우러지다·맞다·하나되다·한몸·한마음·한목소리·가깝다·살갑다·어깨동무·손잡다·오순도순·맞아들이다·도란도란·받아들이다·껴안다 ← 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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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9. 풀빛물결


눈이 밝다면 미리 알아요. 눈이 안 밝다면 미리 알지 못하기도 하지만, 곁에서 찬찬히 알려주어도 좀처럼 못 알아채곤 해요. 귀가 밝다면 먼저 느껴요. 귀가 안 밝다면 둘레에서 자꾸 들려주어도 영 못 알아채지요. 우리한테 처음부터 없던 세간이나 살림이라 하더라도 알맞거나 재미나게 이름을 붙입니다. 스스로 살림을 짓는 눈빛이라면 스스로 이름을 지어요. 스스로 사랑을 가꾸는 손길이라면 손수 이름을 엮어요. 깨지기 쉬운 살림을 싸거나 담아서 보낼 적에 다치지 말라면서 종이로 둘둘 감싸거나 폭신한 것을 넉넉히 대곤 합니다. 이런 것을 처음 쓴 곳에서 붙인 다른 이름이 있을 텐데, 우리는 ‘뽁뽁이’란 이름을 재미나게 지어서 널리 씁니다. 조그맣구나 싶은 곳도 우리 눈으로 보고, 우리 귀로 느끼는 살림이에요. 모든 자리에서 스스로 지으면 한결 낫습니다만, 띄엄띄엄 가더라도 좋아요. 서울이건 시골이건 풀빛이 사라진 곳에는 아픈 사람이 늘어납니다. 시멘트밖에 없는 큰고장 아파트에 굳이 꽃그릇을 들이는 뜻을 읽으면 좋겠어요. 풀빛너울이기에 숨쉴 만해요. 푸른길이기에 노래할 만해요. 밝고 환하게 살자면 이제부터는 풀빛길이어야지 싶어요. ㅅㄴㄹ


미리·먼저·느끼다·느낌·듯하다·싶다 ← 예감, 예측

뽁뽁이 ← 에어캡(air cap), 완충재

작다·조그맣다·군데군데·곳곳·띄엄띄엄·몇 곳·여러 곳·드물다 ← 국지적

푸른물결·풀빛물결·푸른너울·풀빛너울 ← 녹색혁명

푸른길·풀빛길 ← 청렴, 강직, 에코라이프, 그린라이프, 로하스(LOHAS), 에코로드, 그린로드, 청사진, 희망, 미래,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천연, 천연적, 내추럴(natural), 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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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8. 너울가지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고도 하지만, 마음을 열면 누구하고라도 마음이 맞기 마련이라고 할 만해요. 마음이 맞는 사람을 좀처럼 못 만난다면, 우리 스스로 아직 어떤 마음인가를 모르기 때문이지 싶어요. 스스로 마음눈을 뜨고, 마음길을 가꾸며, 마음빛을 나눈다면, 사람뿐 아니라 풀벌레에 나무에 새에 숲짐승이 모두 마음으로 다가와서 ‘너나들이’가 되고, 오래오래 동무가 될 만하지 싶습니다. 마음은 어떤 모습도 아니지만 어떤 모습도 되는구나 싶어요. 몸눈으로 바라보지 않는 마음결인 터라, 겉모습이나 얼굴이나 몸매를 따지려 들면 아무 마음도 못 느낄밖에 없어요. 서울에 살거나 까만 자가용을 몰거나 주머니에서 돈이 줄줄줄 흘러나온다고 해서 대단하지 않아요. 걸어다니거나 홀로 숲에 깃들거나 주머니 없이 바람을 싱그러이 마시기에 안 대단하지 않아요. 너울거리는 바다는 참으로 많은 목숨을 품어요. 너울거리는 숲은 더없이 많은 숨결을 보듬어요. 너랑 나 사이에 담이 없기에 홀가분하게 오가는 너나들이라면, 가없이 춤추면서 포근하게 안는 넉넉한 몸짓인 너울가지로구나 싶습니다. 이 마음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일어섭니다. ㅅㄴㄹ


너나들이·너나돌이·너나순이·오래들이·오래동무·오래벗 ← 죽마고우, 지우, 지음(知音), 망년지우, 망년지교, 절친, 베스트프렌드, 베프, 신뢰관계

너울가지·너울숲·너울순이·너울돌이 ← 붙임성, 사교적, 친화, 친화력, 친화적, 포용, 포용적, 유연, 유연성, 융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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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솔직한 아홉 살 인생
유루시아 지음 / 인디펍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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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배움책

푸른책시렁 157


《이토록 솔직한 아홉 살 인생》

 유루시아

 인디펍

 2020.4.5.



멀리서부터 부르길래 반가워서 부르나 했더니, 친구랑 학교에 오면서 사소하게 다툰 이야기를 이르려고 벼른 만큼 큰 목소리로 불렀던 것일 때도 있습니다. (21쪽)


쉬는 시간은 참 짧습니다. 어린이들끼리 놀이 한 판 하기에도 짧고, 나 역시 숨을 천천히 돌리고 다음 수업 준비를 하고 싶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시간입니다. (30쪽)


너희 얼굴을 보고는 솔직히 너무 웃겼어. 대피 훈련을 무슨 재미난 에피소드나 소풍쯤으로 여기는 듯한 너희! (54쪽)


나는 너무 많이 웃어 줄까 봐, 너무 ‘허용적인’ 교사가 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해 보니 오히려 의무감에 휩싸여서, 자주 웃어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63쪽)



  어른이란 나이라면 누구나 ‘살아온 나이’가 있습니다. 다섯 살도 일곱 살도 아홉 살도 살았어요. 열세 살도 열다섯 살도 스물네 살이며 서른일곱 살도 살았겠지요. 다만, 먼저 살았기에 더 잘 하지는 않고, 더 잘 알지도 않아요. 그저 먼저 살아 보았을 뿐입니다.


  먼저 살아 본 어른이라면 ‘지나온 나날을 되짚을’ 겨를이 있고, ‘나는 그때 무엇을 했을까 하고 되새길’ 틈이 있으며, ‘그때 그곳을 살아온 하루를 곱씹어 오늘 그 나이를 살아가는 뒷사람한테 새롭게 들려줄 말을 생각할’ 짬도 있어요.


  대구에서 초등교사로 일하는 어른 한 분이 쓰고 그린 《이토록 솔직한 아홉 살 인생》(유루시아, 인디펍, 2020)을 읽습니다. 이 책은 ‘아홉 살 어린이’를 교사로 맡아서 돌보는 나날을 보내면서 스스로 남긴 글하고 그림을 묶습니다. 말하자면 교사일기입니다.


  오늘은 교사 자리에 섭니다만, 교사가 아닌 아홉 살 어린이였을 분은 그때 어떻게 하루를 맞이하면서 누렸을까요. 오늘 아홉 살을 살아내는 어린이한테 우리 어른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어떤 앞길을 꿈으로 즐겁게 그리도록 북돋우는 말 한 마디에 눈짓에 생각을 보여줄 만할까요.


  교사일기 《이토록 솔직한 아홉 살 인생》은 아홉 살 어린이가 얼마나 티없이 속내를 드러내면서 마음껏 놀고 배우려 하는가를 그립니다. 아이들 곁에 있으면서 ‘너무 가르치려고 들지 않았는가’를 돌아보고 ‘좀더 느슨하게 마주해도 즐겁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아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은 한둘도 여럿도 아닌 다 다르’면서 재미나겠다고 헤아립니다.


  가만 보면 교사로서 가르치는 길도 다 다를 만해요. 모든 아이가 다르듯 모든 어른이 다른걸요. 다 다른 어른하고 다 다른 아이가 만나서 늘 다르게 배우고 가르치는 하루가 흐르니, 배움터라는 곳은 참으로 배우며 노래하는 즐거운 이야기밭이 되리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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