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7. 애잔하다


모든 말은 빛이로구나 싶습니다. 어떤 말이든 우리 마음에 생각으로 심어서 입에서 터져나올 적에는 씨앗이 되고 꽃이 될 뿐 아니라, 빛으로도 퍼져나가지 싶습니다. 이 빛말이란, 때로는 어둠빛이 되고 때로는 낮빛이 되며 때로는 밤빛이 되다가 때로는 새벽빛이 될 테지요. 빛이 되는 모든 말은 애잔하면서도 애틋하고, 아리따우면서 아스라합니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킨다고 하지만, 쓰니까 삼키고 다니까 뱉기도 해요. 시큼한 괭이밥을 굳이 오래오래 씹고서 삼키지요. 우리 몸을 살리고 싶으니까요. 어느 나라·사람·무리는 이웃이나 동무를 헤아리지 않고 쳐들어가서 꿀꺽 삼키려고 합니다. 집어삼키는 짓이 아닌, 밥을 같이 나누고 이야기도 함께 누리면 아름다우련만, 침을 질질 흘리면서 엉큼하게 삼키려고 하면 더없이 애잔해 보입니다. 날마다 글을 조금씩 여미어 한 해를 되새기면 어느새 ‘책쓰기’가 됩니다. 처음부터 책쓰기를 할 생각은 아니었어도, 우리 하루가 한 해치로 모이니 꾸러미 하나가 돼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이야기를 갈무리하고 가다듬고 꾸며서 묶어내는 사람이 있어요. 책마을 일꾼은 ‘책짓기’를 합니다. ㅅㄴㄹ


애잔하다 ← 가련, 동정(同情), 측은, 처량, 구차, 약하다, 연약, 유약, 불행, 한심, 비참, 비통, 애석, 애통

삼키다 ← 소화(消化), 섭취, 섭식, 식사, 음복, 음용, 복용, 호흡, 인내, 감내, 착복, 횡령, 갈취, 뇌물수수, 점령, 점거, 취득, 식민화, 식민지화, 식민, 식민지, 강제 합병, 병합, 잠식, 장악, 탐하다, 탐욕, 탐욕적, 탐나다, 탐내다

책쓰기 ← 저서 집필, 집필, 저술, 출간 작업

책짓기 ← 출간 작업, 출판, 출판 활동, 출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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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6. 내도록


“내내 그랬는걸” 하고 말할 적이면 ‘내내’란 어떤 결인가 하고 생각합니다. “내도록 그랬지” 하는 말을 들을 때면 ‘내도록’이란 어떤 숨인가 하고 돌아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일 만하고, 엊그제부터 오늘까지일 만합니다. 처음 알던 무렵부터 이제까지일 만하고, 아스라이 먼 그때부터 이날까지일 만해요. 철철이 그랬구나 싶고, 한결같이 그러하네 싶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러했네 싶고, 오래오래 이렇게 나아가네 싶습니다. 들숲을 살찌우는 냇물 같은 ‘내내·내도록’일까요. 바로 우리를 가리키는 ‘내’를 자꾸자꾸 되새기면서 스스로 사랑하고 살피는 눈빛일까요. 힘겹게 짓는 말도 없지만, 그저 쓰는 말도 없다고 느껴요. 우리가 두루 쓰는 말이라면 두고두고 깊으면서 넉넉한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는구나 싶습니다. 쉬지 않고 흐르는 물결 같은 ‘내내’입니다. 찰랑찰랑 넘실넘실 졸졸졸 노래하는구나 싶은 ‘내도록’입니다. 두루 아끼고 싶은, 두루 이야기하고 싶은, 두루 품고 싶은 이름을 가슴에 담습니다. 내내 보살피는 손길이고자 합니다. 내도록 보듬는 눈길이 되려 합니다. 냇물 같은 내가 되고, 냇빛 같은 나로 살아가려 합니다. ㅅㄴㄹ


내내·내도록 ← 계속, 연달아, 연이어, 연속, 연속적, 주야, 주구장창, 주야장천, 주야장창, 시종, 시종일관, 연타(連打), 연방, 평생, 일생, 영영, 영원, 영구, 영구적, 영구보존, 불철주야, 지속, 지속적, 일관, 일관적, 일관성, 사시사철, 사시장철, 한사코, 기어이, 기어코, 기필코, 연중, 연중무휴, 종래, 종래의, 간단없다(間斷-), 영원불멸, 영원불변, 영원무궁

두루이름 ← 총칭, 통칭(統稱), 통칭(通稱), 속명(俗名), 속칭, 예명(藝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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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5. 한들


미덥지 못하다면 말을 섞기도 힘듭니다. 믿는 사이로 지내기에 비로소 말을 섞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어떤 길을 가는지 모른다면, 섣불리 말을 하지 못해요. 나이가 비슷하다 해서 동무가 되지 않습니다. 같은 배움터를 다니기에 벗이라 하지 않아요. 사이좋게 지내려면 서로 마음을 열어서 만날 노릇이고, 도란도란 어울리려면 함께 마음을 활짝 틔우는 길을 가겠지요. 누가 믿음을 저버릴까요. 처음부터 마음을 열지 않는 이라면 으레 핑계를 대고 빌미를 찾아서 나쁘게 가지 싶어요. 너나들이로 지내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막짓도 불거지지 않지요. 어깨동무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뭔가 자꾸 들먹이거나 앞세우면서 딴짓을 하겠지요. 봄에 봄바람을, 가을에 가을바람을, 철마다 다른 새로운 바람을 마시면서 생각합니다. 다같이 마시는 이 바람처럼 가볍고 싱그러이 마음을 품는다면, 너른 들판을 같이 달리는 몸짓이 된다면, 한벌을 가로지르는 냇물을 맨손으로 떠서 마시는 살림길이라면, 저절로 상냥하면서 듬직한 사이가 될 만하지 싶습니다. 아름보기가 되기를 바라요. 아무 모습이나 보여주는 길이 아닌, 꽃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믿는 사이·믿음길·믿음·동무·벗·너나들이·어깨동무·사이좋다·도란도란·오순도순 ← 신뢰관계

저버리다·빌미·핑계·내세우다·들다·들먹이다·앞세우다·노리다·나쁘다·휘두르다·막쓰다·막짓 ← 악용

한들·한벌 ←평야, 평원, 대평원, 초원, 광야, 자연

거울·나타나다·드러나다·보여주다·보기·꽃보기·아름보기 ←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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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6.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

 이상헌 글·사진, 비글스쿨, 2020.5.1.



어느새 붓꽃잔치. 우리 집에서 두고두고 꽃을 피우면서 즐거운 빛살을 흩뿌리는 붓꽃이 조금씩 여기저기로 퍼지면서 잔치판을 이룬다. 붓꽃은 알뿌리로도 퍼지겠지만 씨앗으로도 잘 퍼진다. 꽃봉오리가 맺힌다 싶더니 어느새 활짝 벌어지고, 팔랑팔랑 춤추다가 이내 잠들지. 꼭 촛불이다. 파르라니 빛나다가 녹으면서 사그라드는 꽃빛이랄까.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는 ‘비글스쿨’이란 이름으로 처음 나오는 책이라고 한다. 풀벌레랑 숲살림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로 새롭게 다가서려고 한단다. 지식이나 정보를 다루는 길도 대수롭겠지만, 이보다는 재미있게 마주하고 새롭게 만나는 길이 한결 대수롭다고 느낀다. 풀벌레 이름을 굳이 다 외워야 하지 않으니까. 꽃이름이며 나무이름을 줄줄이 꿰야 하지 않으니까. 학자가 붙인 이름은 모르더라도 풀벌레 한살이를 알면 된다. 전문가가 지은 이름은 모르더라도 푸나무를 아끼면서 고이 품는 숲살이를 누리면 된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언제나 낯설다 싶은 새로운 풀벌레를 만나는데, 이 풀벌레를 볼 적마다 얘기한다. “넌 어떤 이름으로 널 부르면 좋겠니?” “응? 네가 좋을 대로 부르면 좋지. 다만, 겉모습만으로는 이름을 안 붙이면 좋겠어. 너희도 겉모습만으로 이름 붙이면 싫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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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5.


《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전김해 글·그림, 지식과감성, 2020.4.24.



봄비가 노래를 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하루가 시원하다. 봄비란 추위를 가시는 비이면서, 여름을 앞두고 더위를 식히는 비이기도 하다. 이 봄비를 먹고 풀이며 나무가 무럭무럭 크고, 아이들도 부쩍부쩍 자란다. 어른도 이 봄비를 맨몸으로 맞는다면 앙금을 씻고 멍울을 털며 새롭게 일어설 만하지 않을까. 먼발치에서 보기에 뜻있는 시민모임이라고 여긴 곳이 막상 회계장부에서 터무니없는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꽃할머니 마음에 더 크게 멍울을 안겼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쩐지 우습고 부끄럽다. 우리 깜냥은 고작 이런 그릇이었을까. 국회의원이 되려고 그런 발버둥인 셈일까. ‘고작 국회의원’을 바라보면서 꽃할머니를 등져도 좋을까. 미움질 아닌 살림길로 거듭나야겠지. 모든 시민모임이. 저녁에 자전거를 달렸다. 시원하다. 《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을 읽었다. 어린이도 함께 읽도록 글결을 추스르면 더 좋았겠네 싶지만,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 “한 판도 생각 못 한” 대목을 깨닫고서 길을 나서는 사자랑 생쥐가 귀엽다. 새롭게 생각하는 기쁜 마음이기에 동무가 되겠지. 이 새로운 생각은 스스로 살리겠지. 이 새로운 걸음은 스스로 빛나는 씨앗이 되겠지.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바른길이어야 ‘사람’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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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23: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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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9 00: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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