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
노석미 지음 / 엔씨소프트(Ncsoft)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58


《나는 고양이》

 노석미

 NCSOFT

 2018.3.5.



  들고양이는 들에서 몸을 웅크린 채 선잠을 이룹니다. 다른 고양이가 덮친다거나, 큰 들짐승이 와락 달려들 수 있어요. 사람 손길을 타면서 지내는 집고양이가 되면 늘어지게 낮잠을 이룹니다. 집고양이 아닌 길고양이어도 사람이 주는 밥을 곧잘 얻어먹는 아이는 사람이 살살 쓰다듬거나 긁으면 가만히 있다가 벌렁 눕기도 합니다. 우리 집에서 낮잠이며 밤잠을 이루는 마을고양이 한 마리는 갈수록 널브러진 낮잠을 즐깁니다. 다른 마을고양이는 어느 집에 머물지 않고 사람 없거나 사람 안 보이는 데에서 조용히 잡니다만, 이 고양이 한 마리는 남다르군요. 이 아이를 낳은 어미 고양이가 날마다 마당을 지나가는데 우리를 멀끄러미 한참 보다가 돌아나가요. 가장 여리고 골골댄 아이가 이리 치이고 저리 헤맨 끝에 제법 의젓하게 자랐고 사냥을 곧잘 하니 마음을 놓은 듯합니다. 《나는 고양이》는 사람 곁에 머무는 고양이를 이모저모 담아냅니다. 썩 고양이스럽지 않구나 싶은 모습인데, 집고양이라면 이럴 만할까요. 그런데 ‘고양이스러움’이란 뭘까요? ‘사람다움’이란 뭘까요? 집을 따로 꾸미지 않기에 모든 곳이 집이던 고양이입니다. 고양이가 스스로 “나는 고양이”라고 말할는지 아리송합니다. 사람인 척하면 고양이가 아니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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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형이니까
울프 닐손 글, 에바 에릭슨 그림,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7


《나는 형이니까》

 울프 닐손 글

 에바 에릭슨 그림

 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0.1.20.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라서, 같은 책을 놓고 다르게 읽고 느낍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이라서, 같은 때나 자리에 있더라도 다르게 받아들이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참으로 다른 사람이라서, 같은 일을 맞닥뜨리더라도 다르게 헤아리고 마주합니다. 《나는 형이니까》라는 이름으로 나온 스웨덴 그림책은 독일말이나 영어로 나온 그림책을 보면 “내가 혼자 있을 때”라는 이름이에요. 일본에서는 “오빠가 있으니까”란 이름으로 나왔는데, 다른 나라에서 붙인 이름을 헤아리며 이 그림책을 다시 들여다보니 아하 하고 알겠습니다. 어느 모로 보면 ‘내가 언니’이니 동생보다 씩씩하고 동생을 달랠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겠다고 여길 만합니다. 글쓴님·그린님이 붙인 이름으로 본다면 ‘우리가 혼자라고 느낄 적에 어떤 마음이 되는가’를 어린이 눈높이로 보여주려고 했구나 싶어요. 어느 쪽으로 읽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동생 곁에서 의젓한 언니를 바라보아도 좋아요.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오래도록 집에 안 돌아오기에 자꾸 걱정이 자라지만, 이 걱정을 누르고 기운을 내려는 아이를 바라보아도 좋고, 마침내 어머니 아버지를 다시 만나면서 얼마나 사르르 마음이 풀리고 새롭게 사랑스러운 빛이 흐르는가를 읽어도 좋습니다. ㅅㄴㄹ

  

#UlfNilsson #EvaEriksson #MeinBruderundich #AlswiralleinaufderWeltwaren #WhenWeWereAloneintheWorld #おにいちゃんがいるから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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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24.


《어린 당나귀 곁에서》

 김사인 글, 창비, 2015.1.15.



나는 한국외대를 다섯 학기 다니고 그만두었다. 이때에 참 미친놈이다 싶은 강사나 교수가 여럿 있었다. 턱도 없이 성추행 말을 일삼는 이가 있고, 그런 말이 대단하다고 여기며 문학스럽다고 여기는 이가 있으며, 옆구리에 여대생을 끼고 히죽거리며 돌아다니는 이가 있더라. 옆구리에 여대생을 끼고 히죽거리며 돌아다니던 이는 시내버스하고 길에서 마주쳤는데 모르는 척 달아나더군. 대학교수가 된 분이 쓴 《어린 당나귀 곁에서》를 읽는데 “긴 머리 가시내를 하나 뒤에 싣고 말이지 / 야마하 150 / 부다당 들이밟으며 쌍. / 탑동 바닷가나 한바탕 내달렸으면 싶은 거지(62쪽/8월)” 같은 시가 끝없이 흐른다.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를 다녀오는 길에 이런 글을 읽다가 창밖으로 집어던지고 싶었지만, 이 정갈한 시골자락을 더럽힐까 싶어 차마 내던지지 않았다. 이런 시를 써야 대학교수이고 시인인가 보다. 이렇게 시를 써야 문학스럽고 자랑스러우며, 책으로 꾸며서 내주는가 보다. 이렇게 시를 써야 문학상을 받고, 이곳저곳에서 서로 치켜세우는가 보다. 그렇지만 교수 시인한테 한 마디를 들려주고 싶다. 그냥 쓰레기 같은데요? 시라는 무늬를 입힌 쓰레기 아닌가요? 철없는 시집에 추천글을 쓴 문학평론가 대학교수란 그 나물에 그 밥이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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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23.


《지역에 살다, 책에 산다》

 책마을해리 엮음, 기역, 2019.5.9.



아이들 옷을 몇 벌 새로 장만하려고 순천에 다녀온 길에 마을책집 〈도그책방〉에 들렀고, 《지역에 살다, 책에 산다》를 장만했다. ‘책마을해리’에서 엮은 책이고 전라도를 바탕으로 여러 고장 책터를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고서 갈무리했구나 싶은데, 뭔가 알맹이가 될 말이 나오려니 하다가 안 나오는구나 싶다. 마을에서 살며 책으로 살아가는 여러 사람을 만났다면, ‘마을책’이라는 대목을 깊이 파고들거나 넓게 돌아보면 좋을 텐데, 너무 서둘러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 싶고, 뭔가 목소리를 덜 담거나 빠뜨렸지 싶다. 이른바 만나보기를 해서 이야기를 들었으면 그 이야기를 고스란히 싣는 쪽이 낫다. 덜고 뺄 까닭은 없다. 먼발치에서 사뿐사뿐 마실하며 찾아가는 책터라면, 먼발치에서 그곳까지 마실하는 이야기를 담으면 된다. 그런데 어디에서 어디로 가든, 자가용 아닌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나 두 다리로 찾아가 보기를 바란다. 어떤 탈거리로 찾아가느냐에 따라 대단히 다르니까. ‘마을’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책터가 깃든 마을부터 느낄 노릇이요, 이 마을을 둘러싼 ‘책이 된 나무가 자라는 숲’이 어떻게 어우러지는가를 생각할 일이라고 본다. 모두 마을을 바라본다. 오늘 이 마을을 본다. 아이랑 어른이 어깨동무를 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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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22.


《엄마, 잠깐만!》

 앙트아네트 포티스 글·그림/노경실 옮김, 한솔수북, 2015.7.30.



이웃집 닭이 우리 집에 어떻게 들어왔을까. 마당에 불쑥 나타난 닭은 달아나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다. 이웃집 닭우리는 이곳저곳이 다 막혀서 빛도 잘 들지 않고, 닭이 바깥을 볼 수 없으며, 날거나 걸을 만한 틈이 없다. 작고 어두운 곳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처음으로 본 바깥에, 또 처음으로 본 사람에, 스스로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모른다고 느꼈다. 살며시 다가가서 쪼그려앉은 다음 등을 쓰다듬으니 가볍게 놀라면서도 손길을 반기네. 천바구니로 감싸서 안고는 마을을 몇 바퀴 돌았지만 이웃집 분들은 안 보인다. 저녁까지 우리 집에서 돌보다가 상자에 들어가도록 해서 이웃집으로 옮겨 주었다. 《엄마, 잠깐만!》을 가만히 읽어 본다. 아이 손을 잡고 바지런히 길을 나서는 어머니를, 또는 어머니 손을 잡고 느긋이 둘레를 살피는 아이를 다룬다. 둘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다. 어머니는 바쁘게 여러 곳을 살피고, 아이는 느긋이 여러 곳을 돌아본다. 둘 가운데 어느 쪽이 옳지 않다. 서둘러도, 천천히 가도 좋다. 아이가 어머니 말을 들으면서 함께 가듯, 어머니도 아이 말을 들으면서 같이 간다면, 서로서로 이야기가 흐르는 나들잇길이 된다면 참으로 즐겁겠지. 이야기가 흐르지 않는다면 캄캄히 갇힌 곳에 있는 셈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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