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 그림책은 내 친구 3
사토 사토루 지음, 무라카미 쓰토무 그림, 이선아 옮김 / 논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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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24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

 사토 사토루 글

 무라카미 쓰토무 그림

 이선아 옮김

 논장

 2003.8.5.



  나무는 장갑을 낀 손을 달갑잖게 여깁니다. 왜 굳이 천조각으로 손에 감싸서 저랑 만나려 하지 않느냐고 투덜대요. 나무는 신을 꿴 발도 곱잖게 여겨요. 뭣 하러 플라스틱덩이를 발에 감싸서 저까지 아프게 하느냐고 따집니다. 가만 보면, 나무를 잘 타는 짐승은 모두 맨몸입니다. 나무를 잘 오르는 사람도 맨몸이지요. 나무한테 삐죽삐죽 가시가 있다면 스스로 지키고 싶기 때문인데, 부드러이 다가오는 숨결이 있다면 가시가 흐물흐물 사라져요.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를 되읽을 적마다 이 그림책이 어떻게 태어날 수 있었나 하고 헤아리곤 합니다. 일본에서 1971년에 처음 나온 이 그림책은 아이가 나무랑 어떻게 사귀는지, 나무는 아이한테 무엇을 가르치는지, 아이는 나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무는 아이한테 어떤 동무를 알려주는지, 이모저모 따스하면서 너그러이 밝힙니다. 아이는 “큰나무가 갖고 싶다”고 말한다는데, “큰나무에 보금자리를 틀고서 살고 싶다”는 뜻입니다. 학교나 사회나 회사가 아닌 나무입니다. 학원이나 놀이터나 관광지가 아닌 나무예요. 어버이라면,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한테 나무를 물려주어야지 싶습니다. 나무가 우람하게 자랄 만한 숲에서 아이하고 살림을 지을 노릇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村上勉 #佐藤さとる #おおきなきがほし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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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짝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5.20.)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곁님이 떠서 건네는 뜨개살림을 바라보다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으레 신이나 버선이나 옷이나 이모저모 ‘짝’을 맞추어야 한다고 여기는데, ‘짝짝이’여도 어울립니다. 굳이 갇은 꼴이지 않아도 됩니다. 왼짝하고 오른짝이 달라도 좋아요. 왼신하고 오른신을 달리 신어도 이뻐요. 꼭 똑같아야 하지 않습니다. ‘짝’이라는 낱말은 어우러지면서 즐거운 사이인 ‘짝꿍·짝지’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짝’을 겹친 ‘짝짝이’라 하면 다른 모습을 가리켜요. 재미나지요. 웬만한 말씨는 겹으로 붙일 적에 힘줌말이 되는데 ‘짝짝이’만큼은 힘줌말이 아닌 다른 말이 되거든요. 가만히 생각하면 “제 짝을 찾는다”고 할 적에 ‘짝’은 ‘우리’란 낱말처럼 ‘나’를 아우르면서 ‘나하고 다른 하나’를 가리킵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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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이팝나무 바람이 마을길로 (2020.5.6.)


― 서울 마포 〈조은이책〉

070.7617.6949.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27길 6

https://www.instagram.com/chouni.chaeg



  4월 끝자락하고 5월 첫머리가 달콤철이라 하던데, 달력에 적히기로는 여느 일터에서는 길게 쉴 때일는지 모르나, 시골은 달력으로 흐르지 않기에 먼나라 이야기로 느낍니다. 쉬는 날이 잇달이 있든 없든, 풀꽃나무는 딱히 쉬지 않습니다. 더구나 4월 끝자락하고 5월 첫머리는 풀꽃나무가 활짝 어깨를 펴면서 빛나는 철이에요. 옅푸른 빛살에서 짙푸른 빛살로 넘어가는 5월 첫머리요, 멧새가 기운차게 노래하고, 여러 풀벌레가 날갯질을 하려는 5월 첫머리라고 느낍니다. 이맘때에는 어떤 들풀도 나물이 됩니다.


  5월 5일까지 지나가기를 기다려 6일에 새벽바람으로 길을 나섭니다. 두 달 만에 서울마실을 합니다. 낮하고 저녁에 만날 분을 어림하면서 시외버스에서 동시를 새로 씁니다. 바깥마실을 나오는 날은 으레 밤샘으로 집일을 마무리하기 마련인데, 동시를 새로 다섯 꼭지를 쓰고서 한동안 곯아떨어졌고, 길게 한숨을 쉬고 일어나서 마저 두 꼭지를 썼어요.


  시외버스가 서울에 닿습니다. 이제 전철을 갈아탑니다. 버스나루이며 전철칸이며 약품 냄새가 짙습니다. 꽉 막힌 곳에서는, 또 서울 한복판에서는, 또 높다른 집이 겹겹이 있는 고장에서는, 이렇게 화학약품을 펑펑 뿌려야 하는구나 싶어요.


  숲은 푸르고 들은 곱습니다. 숲들에는 아무도 화학약품을 안 뿌리거든요. 숲들에는 갖은 풀벌레가 있어 잎을 갉고 나무줄기를 파고들어 알을 낳지만, 온갖 새가 있어 풀벌레를 알맞게 잡습니다. 벌레도 새도 짐승도 고루 어우러집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습니다. 콩 석 알을 사람이랑 벌레랑 새가 나눈다는 옛말처럼, 이 푸른별은 뭇목숨이 고이 어우러지는 사랑스러운 터전이지 싶어요. 그러나 서울처럼 커다란 곳은 오직 사람만 살아남으려는 얼개로 올려세우는 터라, 숲바람도 들바람도 없이 화약약품 냄새가 가득해야겠구나 싶습니다.


  마포구청역에서 전철을 내립니다. 드디어 바깥바람하고 해를 봅니다. 큰길은 자동차로 시끄럽지만 마을길은 드문드문 지나가는 자동차가 있을 뿐 조용합니다. 곳곳에 제법 자란 나무가 있습니다. 이 안골에 처음 뿌리를 내릴 무렵에는 작았을 나무일 테지만, 이제는 꽤 키가 큽니다.


  이팝나무 바람을 쐬며 걷는 마을길이 싱그럽습니다. 5월 첫머리 서울 마포 골목마을은 이팝나무 잔치로군요. 이켠에 둥지를 튼 〈조은이책〉도 바로 앞에 나무 몇 그루가 바람 따라 살랑이면서 가볍게 그늘을 드리웁니다. 나무가 상냥한 곳에 자리잡는 책집이란 참으로 아늑하지요. 걸상을 나무그늘에 놓고서 책을 펼 만하고, 조촐히 책모임을 할 적에도 나무그늘 곁에 모일 수 있어요.


  오랜만에 다시 태어난 그림책 《나의 원피스》(니시마키 가야코/황진희 옮김, 한솔수북, 2020)를 이곳에서 만납니다. 누리책집에서 시킬 수 있지만, 두 발로 찾아가서 두 손으로 만나고 싶었습니다. 《장날》(이서지 그림·이윤진 글, 한솔수북, 2008)이 나온 지 열 몇 해가 되었군요. 몰랐습니다. 이서지 님이 빚은 그림은 예전에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으로 일할 적에 알뜰히 사서 건사했어요. 옛살림이나 시골살림을 사랑스레 담아낸, 멋부리기보다는 수수한 사람들 수수한 마을빛을 찬찬히 옮겨낸, 한국에서는 참 드문 그림입니다.


  가만히 보면 숱한 그림쟁이는 예술을 하려고 합니다. 그저 그림을 그리면 될 텐데요. 예술도 문화도 아닌 살림을 그림으로 담고, 사랑을 그림으로 여미며, 숲처럼 살아가는 마을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기면 넉넉합니다.


  책집지기님이 보여주신 그림책 가운데 《무슨 일이지?》(차은실, 향, 2019)하고 《으악, 도깨비다!》(손정원 글·유애로 그림, 느림보, 2002)를 더 고릅니다. 이곳 〈조은이책〉에는 그림책 말고도 여느 책이 많지만, 오늘은 그림책만 둘러봅니다. 다음에 걸음할 책에는 다른 책도 둘러보려고 해요.


  책 하나가 모든 삶을 밝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느 책은 장삿속에 기울 수 있습니다. 눈가림이나 거짓말이나 이름팔이를 하는 책도 있을 테지요. 그러나 적잖은 책은 삶을 고요히 밝혀요. 오직 사랑스러운 꿈을 짓는 길을 들려주려는 책이 많아요. 맑은 눈빛을 받고서 자란 이야기가 밝은 손길을 거쳐서 책으로 태어나면, 즐거운 눈길로 여민 책시렁을 반가운 손빛으로 쓰다듬는 이웃이 찾아오겠지요. 마을책집은 마을이 품어 주니 포근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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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마을책집 돌잔치 (2020.2.14.)


― 경기 수원 〈책먹는 돼지〉

경기도 수원히 팔달구 세지로 300

http://instagram.com/piggyeatsbooks



  아파트마을 한복판에 있는 마을책집 〈마그앤그래〉에서 길을 나서며 생각합니다. 이 마을책집에 머무는 동안 이곳이 아파트숲 한복판이 아닌, 오직 책숲일 뿐이로구나 싶더군요. 책집으로 들어선 뒤부터 책집에서 나올 때까지 마치 딴나라에 있었구나 싶어요. 책가게이면서 책터이고, 책쉼터이자, 책으로 이룬 조촐한 숲이지 싶습니다.


  수원 시내버스를 탑니다. 성빈센트병원 쪽으로 갑니다. 길을 물어물어 지동초등학교 쪽에 이르고, 호젓한 길을 따라 걸어 〈책먹는 돼지〉에 닿습니다. 수원에서 마을책집으로 돌잔치를 이곳에 기림글을 건네고 싶어서 마실을 합니다. 우리 집 아이들을 돌보며 늘 부르던 어린이노래 가운데 ‘겨울 물오리’가 있어요. 이원수 님 글에 가락을 입힌 노래인데, 노랫말을 고쳐서 마을책집 돌잔치에 불러 줄 생각입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걸어서 햇볕을 쬐는 동안, 고쳐서 부를 노랫말을 곱씹어 수첩에 적습니다.


 책먹는돼지가 이쁘지 않니

 동동동 노래하는 꽃아이들아

 이 고장 수원에서 야물지고 알뜰한

 책돼는 하늘바람 마시는 쉼뜰

 나도 여기 책집이 사랑스러워

 먼걸음 한달음에 찾아왔지


  마을책집 돌잔치는 조촐하면서 즐겁습니다. 있는 걸상 없는 자리 모두 마련해서 모여앉고 이야기를 하고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면서 돌떡을 나눕니다. 저마다 부산하게 돌잔치를 챙기는 사이, 책시렁을 살피면서 어떤 책을 골라서 고흥으로 가져갈까 하고 생각합니다. 책집잔치이니 이런 날일수록 더더욱 책을 사야지요. 오래오래 깃들어 두고두고 따사로이 숲바람을 나누는 쉼뜰이 되도록 하자면, 바로 틈틈이 찾아와서 읽을거리를 하나씩 장만하는 손길을 펴야지 싶습니다.


  마침 이곳이 ‘책 먹는 돼지’이기도 한 만큼, 오늘은 돼지 책만 골라 보자고 생각합니다. 눈에 뜨이는 다른 책도 있지만, 《사고뭉치 돼지소년》(제럴드 맥더멋/서남희 옮김, 열린어린이, 2012)하고 《꼬마 돼지의 불끄기 대작전 29》(아서 가이스트/길미향 옮김, 보림, 2007)하고 《사노 요코 돼지》(사노 요쿄/이지수 옮김, 마음산책, 2018)를 집습니다.


  돼지가 나오는 돼지 책을 세 가지 고르다가, ‘책 먹는 쥐’라든지 ‘책 먹는 소’라든지 ‘책 먹는 토끼’라든지 ‘책 먹는 나무’처럼, 어느 한 가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마을책집을 꾸밀 만하겠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차근차근 이런 마을책집을 꾸밀 수 있습니다. 나라나 고장에서 힘을 보태어 ‘쥐 도서관’이나 ‘토끼 도서관’이나 ‘개구리 도서관’을 꾸밀 수 있어요. 십진분류법으로 가르는 도서관이나 책집이 아니라, 우리가 저마다 다르게 좋아하거나 사랑하거나 아끼는 갈래를 하나씩 헤아려, 이 하나로 도서관이나 책집을 꾸민다면 더없이 빛날 만하지 싶습니다.


  수원 마을책집 〈책 먹는 돼지〉를 보면, 돼지 책도 많지만, 책집지기님이 그동안 그러모안 ‘돼지 노리개’가 곳곳에 있어요. 앞으로는 서울을 토막토막 갈라 작은고장으로 가도록 하고, 온나라 여러 고장도 더 크게 가기보다는 더 조그맣고 조촐하게 가면 아름다우리라 봅니다. 덩치를 키워야 하지 않거든요. 덩치를 키우니 자꾸 벼슬아치나 우두머리가 생기려 해요. 자그마한 마을에서는 누구나 일꾼이면서 서로 이웃이 됩니다. 이른바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군인도 경찰도 공무원도 모두 없어도 되는 자그마한 마을로 나아간다면, 우리 보금자리가 한결 빛나고, 이 보금자리 곁에는 책뜰을 비롯한 여러 쉼뜰이 올망졸망 태어나겠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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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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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다 : 좋으니 반긴다. 좋아하니 반긴다. 사랑스럽기에 반기고, 설레거나 기다리면서 반긴다. 좋지 않은데 반기지 않고, 좋아하지 않으니 반기기 어렵다. 사랑이 아니기에 반길 마음이 없고, 설레거나 기다릴 뜻이 없는데 반기지 않겠지. 마음을 산뜻하면서 따사롭게 띄울 줄 안다면, 갑작스레 찾아오는 발걸음이라도 반기고 싶다는 생각을 일으키겠지. 2020.5.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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