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20


《新千字文》

 尹石重 엮음

 金舜東 한자

 金忠願 한글

 學問社

 1951(단기 4284).8.1.



  1951년 여름에 ‘서울 종로구 명륜동4가 206의8’에 있던 출판사에서 ‘책값 3000円’을 붙여 《新千字文》을 내놓습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어도 문교부는 ‘교육 한자 1000’을 뽑아서 밝혔다 하고, 이 한자를 바탕으로 얼개를 짜고서, 한자하고 한글로 붓글씨를 넣었다지요. “언니 형(兄), 아우 제(弟)” 같은 한자를 보면, 이무렵에도 ‘언니’는 가시내·사내를 가리지 않고 두루 쓰던 말씨인 줄 엿볼 만합니다. 영어도 배우듯이 한자도 배울 노릇이겠지요. 그런데 한국말은 어떻게 배웠을까요? 어린이·푸름이·어른 눈높이에 맞추어 슬기롭고 사랑스러우면서 즐겁게 쓸 삶말을 찬찬히 가누어 다루거나 들려주는 이야기꾸러미는 어느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생각해서 펴내는 밑틀이 설까요? 아직도 ‘바탕말’을 갈무리하지 못하는 교육부이거든요. 그나저나 1951년 책값은 ‘3000円’이었네요. ㅅㄴㄹ


“이 책은, 檀紀 四千二百八十四年 四月에, 文敎部에서 選定 公表한 漢字 一千字를 가지고 배우는 이로하여금 쉽게 깨치도록 꾸민 책이다 … 이 책을 보다 더 잘 만들기 위하여, 大田으로 혹은 釜山으로, 나를 도와 종종걸음친 여러 벗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檀紀 四千二百八十四年 六月 二十五日 大邱 客地에서. 엮은이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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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7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유은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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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94


《피아노의 숲 7》

 이시키 마코토

 유은영 옮김

 삼양출판사

 2001.11.15.



“아니, 일본에 있는 한, 넌 ‘이곳’ 사람들에게 평생 끌려다니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지 못할 거야.” (34쪽)


“하지만 그건 심사위원이 있는 콩쿠르용이야. 관객을 상대로 하는 콘서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우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 (84쪽)


‘몇 개의 음이 하나가 된다. 마치 바람과 벌레와 새가 함께 연주하는…….’ (110∼111쪽)


“엄마나 다른 사람들은 어쩐지 몰라도, 난 내가 선택했어요. 엄마를 부모님으로, 내가 선택해서 태어난 거라구요.” (208쪽)



《피아노의 숲 7》(이시키 마코토/유은영 옮김, 삼양출판사, 2001)에서 여러 어린이 삶길이 갈린다. 다 다른 아이들은 다 다른 어버이를 만나서 다 다른 보금자리에서 다 다르게 피아노를 배웠고 다 다르게 피아노를 또랑또랑 두들긴다. 그런데 ‘콩쿠르’라는 자리에 갈 적에는 다 다른 아이들이 스스로 다 다르게 살아온 모든 발자국을 버리고 다 똑같은 틀로 가야 한단다. 왜 콩쿠르를 해야 할까? 왜 콩쿠르란 자리를 열었을까? 온누리 어느 새도 똑같이 노래하지 않는다. 온누리 어떤 풀벌레도 똑같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얼핏 보면 어슷비슷하거나 같다고 여길는지 모르나, 참말 모두 다르다. 가만 보면 피아노 콩쿠르나 초·중·고등학교 시험이나 대입시험은 모두 다른 사람을 모두 똑같은 틀에 가두려는 짓 아닐까. 우리는 왜 똑같이 해내려 하는가. 우리는 왜 다 다른 우리 눈빛을 즐겁게 노래하려 하지 않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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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나라의 소녀 3
나가베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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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80


《바깥 나라의 소녀 3》

 나가베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7.12.25.



“그때 구해냈다면? 병사에게 끌려가지 않았다면? 시바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까?” (154쪽)


“그 애는 애초부터 버려져 있었어. 나는 시바를, 바깥 나라에서 주워 왔어.” (171∼172쪽)



《바깥 나라의 소녀 3》(나가베/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7)을 읽었다. 넷·다섯·여섯걸음이 더 나왔는데, 뒷걸음을 챙겨서 읽을지 말지 아직 가름하지 못한다. 이대로 석걸음에서 멈출까. 애써 뒷걸음을 더 챙길까. 모든 삶은 이야기로 들여다볼 뿐, 줄거리로 들여다보지 않는다. 모든 삶은 하루하루 어떻게 지내느냐를 헤아리면서 배우고 되새기고 노래하고 꿈꾼다. 첫걸음은 알뜰히 여는가 싶었으나 그린님이 자꾸 ‘이야기’ 아닌 ‘줄거리’로 빠져 버리지 싶다. 부디 ‘이야기’로 돌아가시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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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1
후루다테 하루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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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601


《하이큐 1》

 후루다테 하루이치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3.4.30.


“그런 상태에서 공을 쳤어. 게다가 저토록 기쁜 얼굴로.” “세토가 토스를 올려준다는, 우리에게는 아주 평범한 일이, 히나타에게는 특별한 일이겠지.” (128쪽)


“하지만 정확히 공이 왔어! 중학교 때 일 따위 난 몰라! 내게는 어떤 토스든 고마운 토스야. 나는 어디로든 뛸 수 있어! 어떤 공도 칠 수 있어! 그러니까, 나한테 토스를 가져와!” (168∼169쪽)


“‘그야말로 작은 거인입니다!’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불리하든 나한테 안 맞든 상관없어. 이 몸으로 싸워서, 이기고 이겨서, 더 오랫동안 코트에 남아 있고 싶어!” (176∼177쪽)



《하이큐 1》(후루다테 하루이치/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3)를 읽었다. 한국말로 나온 지 제법 되는 만화책인데 뒤늦게 읽었다. 온나라를 주름잡는 배구 으뜸빛 김연경 님이 이 만화를 보고서 유튜브에 올린 느낌말이 있기에 ‘그럼 나도 이 만화책을 볼까?’ 하고 생각했다. 배구 으뜸빛인 김연경 님이 토를 달기도 했듯이 이 만화는 살짝 끌기도 하고, 이 만화에 나오는 아이들 솜씨라면 일본 아닌 유럽에 나갈 만하다고 해야 한다. 만화이니 이렇게 그릴 수 있겠지. 이 만화는, 뛰어난 몸짓을 선보이는 줄거리가 아닌, ‘왜 이 길을 가느냐’하고 ‘이 길을 어떻게 가느냐’하고 ‘이 길을 누구하고 가느냐’라는 대목을 알맞게 풀어내어 보여주는 터라 돋보인다고 할 만하다. 뒷걸음으로 갈수록 좀 늘어지기는 한다. 뒷걸음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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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모자 철학하는 아이 9
앤드루 조이너 지음, 서남희 옮김, 김지은 해설 / 이마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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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48


《분홍 모자》

 앤드루 조이너

 서남희 옮김

 이마주

 2018.1.25.



  미국에서 지난 2005년 어느 날 NBC 라디오 풀그림에 도널드 트럼프가 나왔다고 하는데, 방송 녹음에 앞서 사회자랑 둘이 나눈 말을 누가 몰래(불법으로) 담았대요. 이때 나눈 말 한 자락은 응큼말(음담패설)이었고, 이 말을 2017년에 누가 갑자기 알렸답니다. 이 일을 발판으로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는 여성을 깎아내린다’고 여기는 목소리를 드높였고, 배롱꽃빛 실로 털갓을 뜨는 물결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림책 《분홍 모자》는 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응큼말을 읊는 일이란 하나도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만, ‘비공개(사석) 수다판에서 나온 말을 몰래 담았다가 열두 해 뒤에 슬쩍 알려서 선거운동을 하는 일’은 뭘까 하고 돌아봅니다. 응큼말을 으레 일삼는 숱한 대중가수·운동선수·연예인·익살꾼은 뭘까요. 응큼말이 가득한 숱한 문학은 뭘까요. 트럼프란 사람은 이녁 말씨를 가다듬어야겠고, ‘몰래 녹음’은 사라져야겠으며, 대중문화·영화·연속극·문학 모든 자리에서 슬기롭고 참답게 어깨동무하는 길을 가야지 싶습니다. 이제부터 갈 길은 참말로 ‘어깨동무하는 살림짓기·사랑짓기·삶짓기’여야지 싶어요. 텔레비전·라디오·신문을 모조리 내려놓고서 우리 보금자리에서 자라날 아이들하고 곱게 하루를 지을 일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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