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6
루이제 파쇼 글, 로저 뒤바젱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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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8


《행복한 사자》

 루이제 파쇼 글

 로저 뒤바젱 그림

 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1997.6.18.



  우리는 동물원·식물원을 없앨 수 있을까요? 수목원도 없앨 마음을 일으킬 수 있나요? 동물원·식물원·수목원도 없앤다면 큰고장이 너무 메마르지 않겠느냐고, 아이들한테 배울거리를 빼앗는 셈 아니냐고 물을 만합니다. 그렇지만 동물원·식물원·수목원은 들짐승하고 풀꽃나무한테는 사슬터입니다. 꽁꽁 가두어 사람손에 길들인 채 먹이만 주고, 스스로 삶을 짓지 못하도록 옭매는 데예요. 어른들은 동물원·식물원처럼 학교·회사·군대·공공기관을 세웁니다. 틀에 맞추고, 위아래를 짜며, 줄서기를 시킵니다. 자, 이런 곳에 자유·민주·평등·평화 가운데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행복한 사자》는 오직 ‘동물원 사슬터에 있을 적’에만 사람들한테서 귀염받는 사자 이야기를 다룹니다. 동물원에서 나고 자라며 귀염받고 먹이 걱정이 없는 사자는 사람을 꺼리지 않지만, 사람이 사는 터전이 어떤 얼개인지 몰라요. 오직 사슬터 좁은 곳이 ‘보고 느끼고 겪고 생각하며 알 수 있는 모든 틀’입니다. 사슬터 밖으로 나올 자유도 권리도 없는 사자를 마주하면서 스스럼없는 아이가 딱 하나 있어, 이 아이는 사자 마음을 달래고, 엉성한 어른을 지나쳐 갑니다. 짐승·풀꽃나무·사람 모두는 그저 숲을 누려야 할 뿐입니다. ㅅㄴㄹ


#RogerDuvoisin #LouiseFatio #TheHappy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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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커!
경혜원 지음 / 한림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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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65


《내가 더 커!》

 경혜원

 한림출판사

 2018.8.23.



  아이들은 키로 다투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키로 다툰다면 둘레에서 어른들이 아이를 바라보며 자꾸 키 이야기를 한 탓입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열 아이가 있으면 열 아이는 모두 다르면서 똑같이 사랑스럽습니다. 키가 크건 힘이 세건 대단하지 않아요. 키가 작건 힘이 여리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아이를 마주할 적에 겉몸도 살피면 좋겠지만, 언제나 겉몸에 앞서 마음빛을 살필 노릇이에요. 이 마음빛이 얼마나 즐거우면서 상냥하고 눈부시게 자라나는가 하고 지켜보고 살펴보고 돌아보면 됩니다. 《내가 더 커!》는 또래 사이에 힘겨루기를 하는 오늘날 모습을 고스란히 비춥니다. 생각해 봐요.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들어갈 적부터 줄서기를 해요. 초등학교도 줄서기를 하지요. 키높이에 맞추어 ‘번호’를 매기고 ‘자리’를 가릅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할까요? 키가 이러하건 저러하건 ‘번호’ 없이, ‘자리’는 스스로 마음에 드는 결을 살피되 모든 자리에 다 앉아 보도록 이끌 노릇이지 싶습니다. 아이는 번호도 숫자(키나 몸무게)가 아니거든요. 사람한테서 사람빛을 지워버려 길들이려고 자꾸 번호나 숫자를 붙입니다. 또래가 아닌 동무가 되려면, 함께 웃고 노래하는 즐거운 살림자리가 되려면, 이름만 볼 노릇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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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석줄글
[시로 읽는 책 445] 잊지 말라며


  바람이 불고 해가 뜨네
  잎이 푸르고 꽃이 피네
  오늘 하루 잊지 말라고


  하루가 아닌 1초라도 숨(바람)을 쉬지 않으면 모든 목숨붙이는 죽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푸나무도 숨을 안 쉬면 바로 시들어요. 우리가 마시는 숨(바람)에는 물도 깃들고 꽃가루도 감돌아요. 숨(바람)을 쉬기에 살아가는 몸입니다. 이 숨은 해랑 함께 찾아와요. 어떤 큰고장에서 어떤 자가용을 몰고 어떤 아파트나 시멘트집에 깃들더라도, 이 푸른별에 가득한 싱그러운 숨(바람)이 흐르기에 다같이 살아갑니다. 그래서 바람은 우리더러 “잊지 마” 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붑니다. 잎도 꽃도 우리한테 “잊지 마” 하고 속삭이려고 새로 돋고 피어납니다. 걸음을 멈추고 곁을 돌아봐요. 풀꽃나무가 부르는 소리를 들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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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44] 읽는 말


  따뜻한 빛이 사라지면
  포근한 품이 스러지지
  노래도 같이 잦아들고


  아이들 말씨만 거칠거나 메마르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먼저 어른들 말씨가 거칠거나 메마르기에 아이들은 곁에서 이 말씨를 고스란히 따라갑니다. 아이들 몸짓만 마구잡이가 되거나 나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아이들 둘레에서 마구잡이가 되거나 나댄 터라 아이들은 이 몸짓을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어른 범죄’가 없다면 ‘청소년 범죄’가 없어요. ‘거짓말하는 어른’이 없다면 ‘거짓말하는 아이’란 있을 수 없지요. 아이를 나무랄 까닭이 없습니다. 어른 스스로 오늘을 돌아보고서 슬기롭고 따뜻하게 추스르면 됩니다. 밝으면서 고운 이야기를 밝으면서 고운 말로 읽으면서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즐거운 살림을 찾겠지요. 어른들 하루를 읽는 아이들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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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사흘쓰기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6.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모든 책은 숲에서 왔어요

모든 책은 마을에 있어요

마을책집에서 책을 만나요

마을책숲에서 푸르게 꿈꿔요



  이 넉 줄을 넣은 ‘마을책집 사랑하기’ 걸개천하고 꽃종이를 마련했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와주시기도 했고, 제 주머니를 털기도 했지만, 걸개천하고 꽃종이를 받아서 글월자루에 차곡차곡 담아 주소를 적고 테이프를 바른 다음에 우체국에 짊어지고 가져가서 부치기까지 사흘이란 날을 썼습니다. 두 아이가 거들어서 사흘이었지, 혼자 했다면 닷새쯤 걸렸겠지요. 두 아이가 한창 오줌기저귀를 내놓던 많이 어리던 무렵에는 하루에도 숱하게 오줌기저귀를 갈아서 빨래하고 아이들을 날마다 몇 벌씩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놀리고 노래 부르고 하느라, 그무렵에는 ‘책숲 얘기종이’를 복사해서 고작 한 쪽짜리로 부치는 일마저 이레 남짓 걸렸습니다. 때로는 이 일조차 벅차기에 몇 달을 건너뛰곤 했어요. 종이기저귀 아닌 천기저귀를 쓰고, 모두 손으로 돌보는 살림을 가꾼 터라, 그야말로 온힘을 다해서 하루를 살아냈고, 우리 책숲살림도 아둥바둥인 채 여러 해를 버티었달까요. ‘고작 마흔 군데 마을책집’에 보낼 꾸러미를 글월자루에 담고, 우체국으로 가져가서 부치는 데에 사흘을 썼다는 말을 못 믿을 분이 있으리라 생각해요. 그렇지만 천기저귀로 아기를 돌본 살림을 지어 보셨다면, 자가용 없이 두 다리랑 자전거로 아이들을 이끌고 살아 보셨다면, 아이들이 노래를 듣고 싶다 할 적에 날마다 너덧 시간을 가볍게 노래를 불러 주면서 살아 보셨다면,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이 오직 부채로 아이들 여름나기를 하느라 밤새 잠을 안 자고 부채질하기로 여름 석 달에 봄가을 두어 달을 보내 보셨다면, 한겨울에 얼음을 깨서 기저귀를 손으로 빨아서 널고 다리미로 말려 보셨다면, 손으로 글월자루를 하나하나 싸서 부치는 품이 얼마나 드는가를 알 테지요. 그래서 저는 웬만해서는 ‘책 선물을 안 받으’려 하지만, 이러면서 외려 틈틈이 ‘책 선물을 해’요. 마음을 띄우고 싶거든요. 아름답게 삶을 짓는구나 싶은 이웃님을 만나면 즐겁게 하루를 들여 책 선물을 꾸리고는 읍내나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달려가 부치고서 자리에 드러눕지요. 우리가 읽는 책은 기계로 찍을 수도 있을 테고, 강단이나 학교 같은 데에서 그냥그냥 들려준 이야기를 그럭저럭 여민 꾸러미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기계처럼 글을 안 씁니다. 언제나 온삶을 바칩니다. 글쓰기를 마무리짓고서 끙끙 드러누울 만큼, 아이들하고 짓는 살림살이도 모든 땀을 쏟아서 한 다음 끄응끄응 앓아누울 만큼, 바닥까지 힘을 쏟아붓고서 하루를 마감합니다. 두 아이하고 열세 해를 살아오며 보낸 이 ‘젖먹던 힘을 넘어 이 푸른별에 찾아온 갖은 기운을 쏟아붓기’는 얼핏 돌아보면 가싯길이었는지 모르나, 제가 보기로는 돌쇠마냥 돌돌돌 동실동실 노래하며 빙그레 웃은 하루였지 싶어요. 이리하여 “모든 책은 숲에서 왔어요”하고 “마을책숲에서 푸르게 꿈꿔요” 두 마디는 땀으로 옴팡 젖은 채 아이들한테 들려준 말이기도 합니다. 다섯 해쯤 앞서 어느 날 저녁에 큰아이하고 주고받은 말이 떠오릅니다. “아버지, 등에 맨 짐도 무거울 텐데, 우리까지 안고 걸으면 힘들지 않아요?” “응? 아버지는 여태 너희하고 살면서, 또 너희가 아버지한테 찾아오기 앞서 너희 어머니하고 살 적에도, 꼭 하루조차 ‘힘들다’는 생각이나 ‘힘겹다’고 느낀 적이 없어. ‘어, 땀이 좀 나네. 음, 팔이 좀 쑤시네.’ 하고 느꼈지만, 웃으면서 받아들였어. 너희 아버지는 이 짐을 몽땅 짊어지고서도, 또 너희를 한 팔에 한 사람씩 안고도 우산까지 받쳐 들었는데도, 이 모습을 신나게 노래하려고 이 땅에 태어났거든. 그러니까 걱정할 까닭이 없고, 정 아버지한테 마음을 쓰고 싶으면, 노래를 불러 줘. 아버지는 노래를 먹고서 살아간단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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