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사진올리기가 안 된다.

또 무슨 오류일까.


그런데 며칠 앞서부터

[서재지수] 밑에 나오는

'마이리뷰'하고

'마이페이퍼'

두 줄이 사라졌다.


알라딘서재지기는

이 대목을 못 봤을까,

아니면 알고도

이러한 오류가 있어서

바로잡는다는 알림말을 하지 않는 셈일까.


둘 가운데 하나일 테지만,

부디 벌레를 좀 서둘러서 잡기를 비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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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헴 폴리스 1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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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91


《라비헴폴리스 1》

 강경옥

 서화

 1992.10.20.



  안다고 여기지만 막상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 싶어요. 아니, 아예 없지는 않을까요? 오늘 알았다 해도 모레가 되면 바뀔 이야기가 있고, 조금 앞서 알았지만, 어느새 달라지는 이야기가 있어요. 무엇보다도 우리가 ‘안다’고 할 적에는 우리가 보는 자리에서 알 뿐이면서, 둘레에서 다른 이가 볼 적에는 참말로 다른 터라, ‘우리가 모르는’ 대목이 깊으면서 넓기 마련이에요. 《라비헴폴리스》가 만화잡지에 실릴 무렵에는 집전화만 있었으나, 그 뒤로 삐삐에 손전화에 셈틀에 누리집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더 거슬러 생각하면 1950∼60년대에도 전화를 못 누린 사람이 많았고, 1900년대 첫무렵에는 글월을 써서 띄운다는 생각도 여느 사람은 엄두를 못 냈습니다. 앞으로는 무엇이 또 어떻게 달라지면서 우리 생각이며 눈길을 다시금 틔워야 할까요? 오늘 우리가 ‘안다·본다·한다’고 여기는 삶이 앞으로는 얼마나 확 달라질까요? 마음이 늙으면 몸이 따라서 늙고, 마음이 죽으면 몸도 나란히 죽기 마련입니다. 아마 우리 곁에 둔 세간은 나날이 바뀌겠지만 이 대목 ‘마음을 바라보고 다루는 길’만큼은 그대로 가리라 느껴요. 어쩌면 앞으로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움직이고 다스리며 가꾸는 길을 제대로 열겠지요. ㅅㄴㄹ



“우주 공간에서 살아남는다는 자체가 불가능이라고. 유령이 되어 돌아다니지 않거서야.” (22쪽)


“데리러 왔다면, 데리고 가줘. 어쩌면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몰라. 이런 식으로라도 당신과 함께라면.” “내가 당신을 저 우주의 적막 속으로 데려가고 싶어하리라 생각해? 나는 단지 당신이 그 자리에 없었던 이유를 듣고 싶었고, 만나고 싶었어. 이제 좋아.” (39∼40쪽)


“왜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거지요? 아무리 과학이, 의학이 발달해도 고칠 수 없는 병은 왜 생기는 거지요?”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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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학의 시 2
고다 요시이에 지음,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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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물려주고 싶은 마음만 가꾸자



《자학의 시 2》

 고다 요시이에

 송치민 옮김

 세미콜론

 2009.12.15.



  나를 괴롭히는 이는 언제나 나 스스로입니다. 남이 나를 괴롭히지 못합니다. 곁에서 누가 우리한테 돈을 주기에 우리 살림이 넉넉하지 않고, 옆에서 누가 우리 돈을 가로채기에 우리 살림이 메마르지 않아요. 돈을 받아도 스스로 넉넉한 마음이 아니면 쪼들립니다. 돈을 가로채는 이가 있어도 스스로 넉넉한 마음이라면 고스란히 넉넉합니다.


  둘레에서 게걸스레 먹는 사람이 있어서 우리 배가 고프지 않아요. 둘레에서 무엇을 먹건 말건 쳐다볼 까닭이 없습니다. 저 사람이 저런 집에 살고, 그 사람이 그런 자가용을 몰고, 이 사람이 이런 이름값이 있다 한들, 우리랑 이어진 끈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저 사람은 저렇게 살라지요. 그 사람은 그렇게 가라지요. 이 사람은 이렇게 하라지요.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바라보지 못할 적에 휘둘려요.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가꾸지 않을 적에 아프거나 괴롭거나 힘들어요.



“아가씨, 배가 고픈 것 아냐? 다코야키 먹어라.” 먹으면 아버지의 빚이 늘어날 것만 같아서 손을 댈 수 없었습니다. (40쪽)



  모기가 물면 싫어할 수 있습니다. 모기를 싫어하는 나머지 모기 물린 자리를 벅벅 긁다가 부어오릅니다. 모기를 잡는다며 갖은 화학약품을 집안에 끌어들이다 보면, 어느새 모기보다 사람을 잡을 일이 되고 맙니다.


  모기가 물건 말건 쳐다보지 않으면, 모기가 한 방울조차 안 되는 피를 빨아먹고 갔어도 간지럽지 않고 붓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모기가 가져간 피를 고스란히 되살려 놓습니다. 가시에 찔린 자리도 어느새 사라지고, 나뭇가지에 긁힌 데도 조용히 아물어요. 가만 보면 우리 몸은 스스로 살아나는 힘, 또는 스스로 살려내는 기운이 대단합니다. 바깥힘에 기대는 흐름을 멈추고서 마음힘을 사랑하는 길로 접어든다면, 언제나 새롭게 피어나는 몸이 될 만하다고 느낍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아직 12살. 인생에 져버리고 말 것 같습니다. (78쪽)


나는 중학교 3학년. 열다섯 인생이 점점 더 무거워져서, 당장이라도 지고 말 것 같습니다. (120쪽)



  스스로 깎아내리는 마음으로 살아왔다는 사람이 걸어온 지난날하고 걸어가는 오늘날을 나란히 담은 네칸만화로 이야기를 엮은 《자학의 시 2》(고다 요시이에/송치민 옮김, 세미콜론, 2009)입니다. 묵직한 판으로 두걸음으로 이야기를 여미는데, 만화에 나오는 분은 어머니 사랑도 아버지 품도 느끼지 못한 채 힘든 나날을 보냈다는 생각에 스스로 파묻힙니다. 그런데 이분이 걸어온 길을 보면, 어릴 적부터 집안일을 도맡고 집살림까지 꾸려야 했으니, 집에서 노닥거리는 곁님이 툭하면 노름을 한다며 살림돈마저 거덜을 내니, 겉보기로는 ‘난 너무 못났어!’ 하고 스스로 깎아내릴 만하기도 하겠구나 싶습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후지사와가 되고 싶어.” “바보. 너에게는 너만의 좋은 점이 있는데 말이야.” “지금 무슨 말 했어?” “아냐.” (172쪽)



  나한테는 돈도 없고, 멋진 어머니 아버지도 없고, 빚쟁이가 찾아오는 가난한 집만 있고, 한겨울에도 손이 얼면서 신문을 돌리면 술꾼 아버지가 일삯을 가로채서 술이나 마신다는 삶이었다지요. 이 삶은 어찌해야 좋을까요. 집이 집 같지 않은데 그냥 학교를 다니고, 그냥 술심부름을 하고, 그냥 눌러앉으면서 제살깎기를 하면 될까요.


  아니면 스스로 사랑하며 살아갈 집을 새롭게 찾겠다면서 ‘태어난 집’을 떠나 ‘보금자리가 될 집’을 두 손으로 일구겠다고 일어설 수 있을까요. 또는 우리 집 이야기를 둘레에 하면서 술꾼 아버지를 바꾸는 길을 찾아볼 수 있을까요.



“당신 진짜 나 같은 사람이라도 괜찮아요?” “좋아.” “여러 남자한테 버림받았던 여자예요.” “그 녀석들이 바보지.” “그것만이 아니에요.” “됐다니까.” (279쪽)



  우리를 깎아내리거나 괴롭히는 사람은 남이 아닌 바라 나라면, 거꾸로 생각해 볼 만합니다. 우리를 일으키거나 가꾸면서 사랑할 사람도 바로 남이 아닌 나예요. ‘제살깎기’라 하듯 ‘제사랑(나사랑)’입니다. 우리는 어느 길로든 갈 수 있습니다. 오래오래 제살깎기로 살다가 어느 날 불현듯 깨닫고는 ‘이 별에 태어난 이 삶을 제살깎기를 실컷 했으니, 이제부터는 나사랑을 해보자’ 하고 생각을 돌릴 만해요.


  옆집 사람이 우리 집 아이를 사랑해 주어야 우리 아이가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또래 아이들이 우리 집 아이하고 놀아 주어야 우리 아이가 잘 크지 않습니다. 내가 어버이라면 어버이로서 못나고 잘나고 따지지 말고서, 그저 온사랑이 되어 우리 아이를 보살피면서 함께 웃는 길을 찾으면 됩니다. 내가 아이라면 아이답게 뛰고 달리고 노래하면서 오늘을 한껏 누리면 됩니다.


  놀려고 태어난 아이입니다. 사랑하려고 되는 어른입니다. 놀면서 배우는 아이입니다. 사랑하면서 살림을 익히는 어른입니다.



엄마에게. 이 세상에는 행복도 불행도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뭔가를 잃게 됩니다. 뭔가를 버리면 반드시 뭔가를 얻게 됩니다. 단 하나뿐인,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는 어떨까요? (287쪽)


엄마, 이제부터는 무슨 일이 일어난대도 무섭지 않습니다. 용기가 생깁니다. 이젠 인생을 두 번 다시 행복이냐 불향이냐 나누지 않을 겁니다. 뭐라고 할까요? 인생에는 그저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단지 인생의 엄숙한 의미를 음미하면 된다고 하면 용기가 생깁니다. 엄마, 언젠가 만나고 싶어요. 엄마를 항상 사랑하고 있어요. (289쪽)



  제살깎기로 치닫던 분은 ‘나를 낳은 어머니 얼굴’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머니 얼굴이 떠오르지 않기에 ‘난 틀림없이 사랑 아닌 버림만 받은 아기였겠지!’ 하고 지레 생각했답니다. 그러나 이녁 몸에 아기를 밴 뒤, 그리고 이 아기를 낳은 뒤, 이 아기를 낳을 즈음 고등학교 적 마음동무를 오랜만에 다시 만난 뒤, 모든 생각을 확 뒤집기로 했다지요. 《자학의 시》란 만화책이 ‘제살깎기(자학) + 시’라는 이름을 붙인 뜻이 있겠지요.


  아파도 노래요, 기뻐도 노래입니다. 눈물이 흘러도 노래요, 웃음이 넘쳐도 노래입니다. 노래를 부르면 돼요. 노래하는 마음을 찾으면 돼요.


  먼먼 옛날부터 온누리 모든 수수한 어버이는 일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일노래’예요. 아스라히 먼 옛날부터 모든 투박한 어버이는 일하며 고된 몸일지라도 아이를 품에 안고서 노래를 불렀어요. ‘자장노래’입니다. 어버이나 어른 곁에서 일노래하고 자장노래를 들으며 자라는 아이는 동무하고 놀면서 ‘놀이노래’를 불렀지요.


  누구나 노래입니다. 다같이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삶을 사랑하는 즐거운 마음이 흐르는 말씨(말씨앗)입니다. 눈물을 노래하면서 아프거나 힘든 하루를 달랩니다. 웃음을 노래하면서 기쁘거나 신나는 사랑을 북돋웁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사랑으로 나아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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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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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4. 가리가리


해마다 나이테를 키우는 나무는 갈수록 묵직합니다. 아직 어리구나 싶은 나무라면 어린이도 줄기를 손에 쥐겠지만, 이 나무가 무럭무럭 크면서 어른이 아름으로 안지 못할 만큼 두꺼운 줄기를 뽐내지요. 집에 나무를 심어 돌본다면 무엇보다 맑은 바람을 얻습니다. 푸른그늘을 받습니다. 온갖 새가 찾아들어 노래를 남깁니다. 꽃이며 열매로 이바지합니다. 사람들은 더 빨리 오가야 한다면서 자꾸 숲을 밀어 찻길만 늘리고 공장을 키우는데, 무엇을 잃고 무엇이 길미가 되는가를 잊어버린 셈이지 싶습니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길에 어버이는 호강을 누립니다. 넉넉히 모셔서 호강일 수 있고, 다부진 눈빛에 몸짓에 말씨로 곁에서 튼튼하게 꿈을 키우는 모습이 호강일 수 있어요. 비가 잔뜩 뿌리고 나면 구름이 흩어집니다. 하늘을 까맣게 덮던 구름이 이리저리 사라지는데, 마치 가리가리 스러지는 아지랑이 같아요. 우람한 나무 곁은 아름자리입니다. 환하게 노래하는 아이 손을 잡고 가는 길에는 어디에서나 아름손님이 됩니다. 아이로 태어나 어른이 되기에 꽃사랑을 나누는 발걸음이 되지 싶어요. 아이다움이 흐르는 어른이요, 어른다움을 머금는 아이입니다. ㅅㄴㄹ


묵직하다·무겁다·두껍다·두툼하다·두둑하다 ← 중량감

얻다·받다·누리다·남기다·낫다·도움·이바지·챙기다·차지·돈·길미·날찍·보람·열매 ← 소득, 이익, 이득

모시다·섬기다·어버이사랑·치사랑·호강 ← 효, 효도, 효성

가리가리·갈가리 ← 산산이, 산산조각, 와해, 공중분해, 해체, 분산, 분리, 븐열, 풍비박산, 능지처참, 무참히

꽃손·꽃손님·꼭두손·꼭두손님·으뜸손·으뜸손님·좋은손·아름손·아름손님 ← 주빈

꽃자리·꼭두자리·좋은자리·아름자리 ← 주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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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3. 바닷사람


시골에 살아 시골사람입니다. 서울에 살아 서울사람입니다. 집에 있기에 집사람이요, 마을에는 마을사람이, 고을에는 고을사람이, 고장에는 고장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삶터를 별로 바라본다면 별사람을 헤아릴 만하지요. 겨레나 나라란 울타리로 바라보면 겨레사람이나 나라사람이 되겠지요. 숲을 사랑하여 숲사람이요, 바다를 품으며 바닷사람입니다. 들에서는 들사람이고, 꽃다워 꽃사람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 오늘 이곳에 있고 싶을까요? 씩씩하게 살아도 좋고, 시름시름 앓아도 좋습니다. 다부진 몸짓이 될 수 있지만, 여리거나 망설일 수 있어요. 아직 의젓하지 않다면, 우렁차게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머뭇머뭇하거나 나즈막한 목소리를 조금씩 키워도 돼요. 쭈뼛대거나 더듬는 목소리로도 우리 뜻을 찬찬히 펴도 될 테지요. 언제나 마음으로 짓는 숨결이기에, 푸르게 우거진 숲에 깃들 때에만 깨끗한 몸이지 않습니다. 큰고장 한복판에서도 싱그러이 바람을 먹고 해를 안으면서 티없는 눈망울이 될 만해요. 스스로 푸르게 파랗게 마음을 다스리며 온돌을 살아내면 어떨까요? 한꺼번에 나아가는 온돌이 아닌, 첫돌 두돌을 차근차근 이어 온돌입니다. ㅅㄴㄹ


뱃사람·바닷사람 ← 어부, 어민, 어업인, 수부(水夫), 사공(沙工), 선원(船員), 마도로스(matroos), 세일러(sailor)

씩씩하다·거침없다·걸걸하다·다부지다·당차다·야무지다·야물다·시원하다· 우렁차다·헌걸차다·찰지다·의젓하다·기운차다·힘차다 ← 호방(豪放)

깨끗하다·맑다·정갈하다·티없다·푸르다 ← 청빈, 청렴

온돌 ← 백년(100년), 백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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