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가 간다 마음속 그림책 12
박종채 글.그림 / 상상의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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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6


《두꺼비가 간다》

 박종채

 상상의힘

 2016.4.16.



  먼먼먼 옛날부터 사람 곁에는 숱한 숨결이 어우러졌어요. 무엇보다 풀꽃나무가 같이 있어요. 풀꽃나무 곁에는 풀벌레랑 벌나비가 함께 있어요. 풀벌레랑 벌나비 둘레에는 개구리에 두꺼비에 맹꽁이에 뱀이 나란히 있어요. 이들 언저리에는 여러 짐승이 도사리고, 여러 짐승 가까이에는 갖은 새가 춤춥니다. 냇물이며 바닷물에는 가없는 바다벗이 헤엄치고요. 이 모두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빠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랑스레 살아가자면 바로 이 숱한 숨결을 하나하나 헤아리면서 고이 품으면 돼요. 《두꺼비가 간다》는 바다에 빠져서 그만 목숨을 잃고 만 아이들을 그리면서 빚은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입시지옥으로 오랫동안 앓고 아프며 시달리며 괴로운 아이들’을 그리면서 빚는 그림책도 언젠가 나오려나 궁금합니다. 돌림앓이가 불거지면서 ‘배우는 길은 학교란 곳만이 아닌 마을이며 숲이며 이 푸른별 모두’라는 대목을 짚는 슬기롭고 상냥한 눈길로 빚는 그림책도 언젠가 나올는지 궁금해요. 두꺼비는 해마다 몸집이 자랍니다. 얼핏 보면 엄청 커 보이지만 속몸은 조그맣지요. 게다가 풀밭에서는 얼마나 날렵한가요. 흙빛을 담고 풀빛을 먹고 바람을 노래하는 두꺼비는 살가운 우리 이웃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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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끼, 거북이, 오징어 - 2016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2017년 UE le immagini della fantasia 34th 선정 반달 그림책
조수진 글.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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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4


《달토끼 거북이 오징어》

 조수진

 반달

 2016.4.20.



  우리는 모두 다른 숨결인 사람이기에, 너랑 나랑 그랑 셋이 함께 있을 적에 안 어울려 보일 만합니다. 서로 생각이 달라 가고픈 데도 다르고, 하고픈 일도 다를 만해요. 좋아하는 나무가 다를 테고, 즐기는 곳도 다르겠지요. 때로는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지기도 하고, 손발을 맞추려고 여러모로 땀흘리기도 합니다. 가만히 돌아봐요. 우리가 모두 똑같이 생긴 사람이고, 똑같은 옷을 맞추어 입고, 똑같은 말만 쓰고, 똑같은 일놀이만 한다면, 우리한테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요? 《달토끼 거북이 오징어》는 서로 뜬금없다 싶을 세 아이를 엮어서 줄거리를 짭니다. 언뜻 보자면 만나기 어려워 보이는 셋일 테지만, 생각날개를 펴면서 이렇게도 만나고 저렇게도 어울린다고 하는 줄거리를 밝힙니다. 다만, 줄거리만 짜다 보니 이야기가 없습니다. 줄거리는 없어도 되기에 이야기를 먼저 엮어서 세 아이가 얼크러져 노는 길을 담으려 했다면 사뭇 달랐겠지 싶어요. ‘이럴 수도 있지’란 생각이 아닌 ‘이렇게 놀면 재미있어’나 ‘저렇게 노래하니 즐거워’처럼 꿈날개를 펴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어른 사람 모습’은 그냥 ‘어른 사람 모습’으로 그리기를 바랍니다. 굳이 달토끼·거북이·오징어란 옷을 입히려면 이 아이들 마음을 읽어야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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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치는 밤 하트우드
미셸 르미유 글 그림,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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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3


《천둥치는 밤》

 미셀 르미유

 고영아

 비룡소

 2000.6.7.



  천둥이 치는 날에는 하늘을 우릉우릉 울리면서 천천히 다가오는가 싶더니 번쩍번쩍 하늘을 가르는 빛줄기를 보면서 새롭습니다. 바다를 이루던 물방울이 아지랑이가 되어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저런 천둥이며 벼락이며 번개이며 우레를 꽝꽝 이 땅에 내리꽂을 수 있을까요? 아주 작은 물방울이 어쩜 이다지도 놀랍도록 환할 뿐 아니라 기운찬 숨결을 이 땅 구석구석에 흩뿌릴까요? 이 땅을 다시 그리려고 내리꽂는 천둥은 아닐까요? 이 땅을 다시 울리면서 추스르려는 천둥이지 않을까요? 모든 얄궂은 것들을 싹 쓸어내면서 정갈하게 돌보고 싶은 물방울 마음이 천둥으로 드러나지 않을까요? 《천둥치는 밤》이란 이름 그대로 천둥이 치는 밤을 들려줍니다. 흔히들 천둥이 치거나 벼락이 떨어지거나 우레가 번쩍번쩍하거나 번개로 와르르 한다면 ‘무섭다’고 여기는데, 왜 무서워야 할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비는 비일 뿐이고 천둥은 천둥일 뿐이고 눈은 눈일 뿐이고 무지개는 무지개일 뿐입니다. 이 모든 하늘숨결이 왜 이 땅으로 찾아드는가를 찬찬히 생각하면서 아이하고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천둥이 맡은 몫을 생각하고, 천둥을 꽂는 구름이며 빗물하고 마음으로 만나 본다면, 천둥치는 밤은 사뭇 달라지겠지요. ㅅㄴㄹ


#MicheleLemieux #Nuitd'orage #永い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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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41


《鑑賞 啄木歌集》

 石川啄木 글

 安藤靜雄 엮음

 金鈴社, 1941.3.20.



  어쩐지 끌려서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 님이 쓴 책이면 눈에 보이는 대로 장만하곤 했습니다. 아직 일본글을 못 읽던 무렵에도 차곡차곡 사들였어요. 헌책집지기는 “어, 그분 참 대단하지. 최 선생 일본말 할 줄 아시나? 이분 책도 사서 읽게?” 하고 묻습니다. “아니요, 아직 할 줄 모르지만, 앞으로 배우면 읽으려고 미리 사두려고요.” “그래, 나중에 배워서 읽으려고 하면 그때엔 책이 없지.” 1886년에 태어나 1912년에 스러진 이이가 남긴 노래 가운데 몇 자락을 추린 조그마한 《鑑賞 啄木歌集》을 만난 날, 이 책을 지나치지 못합니다. 겉에 “東海の 小島の磯の 白砂に われ泣きぬれて 蟹とたはむる”처럼 띄엄띄엄 한줄노래를 새겼습니다. 짤막한 한 줄이지만 사람마다 이 노래를 다르게 읽어내지 싶어요. 바닷가에 서다가 모래밭을 걷다가 눈물을 흘리다가 게를 바라보다가 가만히 흐르는 마음이란 어떠했을까 하고 그리면서 “동녘바다 작은섬 흰모래밭서 나는 눈물 젖어 게랑 어울리지”처럼 옮겨 봅니다. 하루는 언제나 노래입니다. 웃음도 노래이고, 눈물도 노래입니다. 고달파 쓰러진 일도 노래이며, 신나게 춤추며 구름을 타고 날아오르는 놀이도 노래입니다. 언제나 노래인 삶이기에, 사랑을 담아 글 한 줄을 옮겨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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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40


《증언, 쇼스타코비치 회고록》

 솔로몬 볼코브 엮음

 김도연 옮김

 종로서적

 1983.4.20.



  읽은 책도 많으나 안 읽거나 못 읽은 책도 많습니다. 오늘 이 모든 책을 다 읽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열 해가 흐르고 스무 해가 가면 이럭저럭 더 읽어내리라 여깁니다. 아는 책이 있을 테지만 모르는 책이 훨씬 많고, 읽은 숨결이 있겠지만 미처 못 읽은 숨결이 수두룩해요. 쇼스타코비치란 분도 “누군데?” 하고 물을 뿐 몰랐습니다. 헌책집에서 《증언, 쇼스타코비치 회고록》을 만나면서 참 쉽지 않은 길을 꿋꿋하게 걸은 사람이고, 그 걸음을 노랫가락에 얹어서 나누려 했네 하고 깨닫습니다. 죽음길을 앞두고 조용히 말을 남기고, 이 말을 가만히 묻어두다가 흙하고 한덩어리가 된 다음에 《증언》이란 이름을 온누리에 나오도록 했다는데요, ‘밝히다’나 ‘외치다’라고 하는 목소리를 왜 흙에 묻히기 앞서 바람을 마시고 해를 머금는 무렵에는 털어놓지 못해야 했을까요. 왜 이 푸른별은 나라를 가르고 우두머리가 서야 할까요. 왜 이 파란별은 다 달리 아름답게 피어나는 노래를 한껏 누리기보다는 울타리를 세워서 어느 틀을 넘어가지 못하도록 억눌러야 할까요. 새를 비롯해 풀벌레한테도 나라·가시울 따위란 없습니다. 바람·구름·해·비·꽃·숲은 어느 한 나라나 고장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노래를 가두거나 가르는 이는 바보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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