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44


《The little CHINA PIG》

 Dorothy Dickens Rawls

 Rand McNally

 1949.



  여기에 돼지가 있답니다. 여느 돼지라면 네발로 설 텐데, 이 돼지는 두발로 서는군요. 여느 돼지라면 진흙으로 몸을 씻고 숲을 뒹굴며 꽃내음을 맡을 텐데, 이 돼지는 저고리를 걸치고 나비댕기를 하고서는 방긋 웃음짓는군요. 여기에 있는 돼지는 무엇을 바라볼까요? 이 돼지는 무엇을 바랄까요? 누가 이 돼지를 눈여겨보거나 알아볼까요? 누가 이 돼지하고 동무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열고 닫을까요? 《The little CHINA PIG》는 조그마한 돼지하고 자그마한 아이가 만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만, 조그마한 돼지는 꼼짝을 안 해요. 한결같은 모습으로 얌전히 설 뿐입니다. 그런데 돼지 머리에 작게 홈이 있군요. 무슨 홈인가 하고 들여다보니, 아하 쇠돈을 땡그랑 넣는 홈이에요. ‘돼지돈그릇’이었어요. 돈그릇인 ‘중국 돼지’는 방긋 웃음짓는 저고리차림으로 미국 어느 마을 가게에 얌전히 있었답니다. 함께 웃고 같이 노래할 상냥한 어린 동무를 기다렸다지요. 어린이는 중국 돼지랑 어떤 마음을 속삭일 만할까요. 중국 돼지는 미국 어느 작은 마을 조그마한 아이하고 어떤 생각을 나눌 만할까요. 미국은 긴 싸움판이 끝나고 아이들한테 작은 그림책으로 새빛을 들려줍니다. 한국은 이즈음 아이들한테 무엇으로 어떤 새빛을 그려 보였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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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사나이 소바즈 - 물구나무 004 파랑새 그림책 4
제니퍼 달랭플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23


《숲의 사나이 소바즈》

 제니퍼 달랭플

 이경혜 옮김

 파랑새

 2002.8.12.



  모기는 아무나 안 물어요. 피가 막힌 사람을 느끼면 가만히 날아앉아서 콕 바늘을 꽂아요. 벌레는 아무나 안 물어요. 몸이 고단한 사람을 보면 살며시 다가와서 볼볼 기다가 콱 깨물어요. 비는 아무 때나 안 와요. 이 땅이 메마르거나 지저분하면 말끔하면서 시원하게 씻으려고 내려와요. 바람은 아무 때나 안 불어요. 하늘이 매캐하거나 갑갑하면 상큼하면서 기운차게 다독이려고 찾아와요. 길잡이는 풀꽃나무입니다. 이웃은 새입니다. 동무는 풀벌레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스스로 서면서 슬기로운 사랑으로 빛날 숨결입니다. 《숲의 사나이 소바즈》는 서울내기도 시골내기도 아닌 숲내기로 살림을 짓는 길일 적에 스스로 어떻게 달라지고, 둘레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보여줍니다. 종이꾸러미로 엮은 책이어야 배울 만하지 않습니다. 이름난 먹물꾼이 들려주는 말이어야 들을 만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열고서 눈을 뜨기로 해요. 사랑을 밝히면서 꿈을 꾸기로 해요. 하루를 어떻게 짓고 싶은가요. 오늘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서로 어떤 눈빛으로 만나고 싶은가요. 어른은 어느 곳에서 참말로 어른스러울 만할까요? 아이는 어느 자리에서 참으로 아이다울 만할까요? 우리가 발을 디딘 이곳은 푸르면서 파란 별입니다. 우리는 모두 별빛사람입니다. ㅅㄴㄹ


#JenniferDalrymple #Sauv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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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쟁이 아기 괴물
완다 가그 글.그림, 정성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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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00


《심술쟁이 아기 괴물》

 완다 가그

 정성진 옮김

 지양사

 2010.7.7.



  일꾼을 거느리면서 에헴에헴하는 집안이 있습니다. 이런 집안에서 나고자라느라 어른 흉내를 내며 에헴에헴하는 아이가 있어요. 새를 어깨에 앉히고서 같이 노래하는 집안이 있어요. 이런 집안에서 태어나면서 새랑 노는 길을 배우는 아이가 있고요. 아이한테는 마음이 있기에 저 스스로 앞길을 새롭게 헤아려서 나아가기 마련이라, 사랑스레 돌보는 손길을 타면서 크는 아이라면 알게 모르게 포근손이라는 숨결이 온몸으로 스며들어요. 매몰차게 나무라거나 닦달하는 손길을 받으면서 크는 아이라면 스스로 활개를 펴지 못하기 마련이면서, 어른이 시키는 길을 고분고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심술쟁이 아기 괴물》은 “The Funny Thing”이란 이름으로 1929년에 처음 나왔다고 합니다. 완다 가그 님이 셋째로 선보인 그림책이에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여섯 동생을 건사하느라 참 바빴겠구나 싶은데, “툴툴쟁이 아기 깨비”를 바라보기보다는 “재미난 일”을 헤아리는 눈썰미이며 숨결을 물씬 느낄 만합니다. 무엇보다 숲을 아끼는 마음결이면서, 모든 어린 목숨붙이를 돌보는 마음씨입니다. 다그치지도 윽박지르지도 않는, 아니 그저 포근포근 감싸고 나긋나긋 달래고 사근사근 이야기하는 마음빛입니다. 사랑이기에 모두 녹여냅니다. ㅅㄴㄹ


#TheFunnyThing #WandaG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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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2. 자람결


  어제하고 다를 바를 찾지 못하는 오늘인가요. 어제 오늘 모레가 늘 새로운 하루인가요. 똑같이 흐르는 날로 여기기도 하겠지만, 똑같이 일하더라도 언제나 마음을 새롭게 품으면서 누리기도 해요. 노상 흐르는 하루가 아닌, 스스로 새마음 되어 새빛이 되는 하루인 셈입니다. 아홉 살 나이하고 열두 살 나이에 따라 다르게 맞아들여요. 자라는 결에 따라 배우는 결이 달라요. 발돋움하는 흐름에 따라 살림하는 손끝에 거듭납니다. 누구나 고루 봅니다. 이이가 더 두루 보지는 않습니다. 저이만 빠짐없이 보지 않아요. 다들 제 깜냥껏 바라보고, 누구나 사랑을 담아 바라봅니다. 여러모로 해보는데 자꾸 막힌다면, 이래저래 더 마음을 쓰기로 해요. 더 힘내어 볼까요. 죽죽 나아가 볼까요. 저절로 굴러오는 일도 있겠지만, 씩씩하게 한 걸음씩 떼노라면 어느새 이루는 일도 있어요. 절로 되는 일도 있다지만, 의젓하게 한 발짝씩 내딛기에 시나브로 환하게 이루는 일이 있어요.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어느 길이든 다 사랑스럽습니다. 크게 이룰 까닭은 없습니다. 제법 어리숙해도 됩니다. 우리가 쏟은 마음은 우리 땀방울에 눈물방울이면서, 웃음꽃이자 노래꽃인걸요. ㅅㄴㄹ


오늘·언제나·늘·노상·한결같이·하루 ← 일상, 생활, 일상생활

나이·흐름·자람결·자람길·자람새·발돋움길·발돋움결 ← 발달단계

고루·두루·빠짐없이·거의·다들·다·모두·으레·누구나·여러모로·이래저래·이럭저럭·이곳저곳·꽤·퍽·제법·언제나·늘·노상·노·크게·큰·통틀다·더·더욱·죽·쭉 ← 전체, 전체적, 전반, 전반적

저절로·절로·어느새·시나브로·스스로·알아서·막바로·바로·고스란히·그대로·곧바로·언제나·늘·으레·바야흐로 ← 자동, 자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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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1. 얼굴없다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 얼굴그림을 그립니다. 어느 얼굴을 내세워서 알리고픈 마음으로 얼굴그림을 그립니다. 얼굴을 잘 알아보아 이이를 알려주기를 바라기에 얼굴그림을 그립니다. 똑같이 그리는 얼굴 모습이지만, 쓰임새는 저마다 다릅니다. 차림새를 알고 싶다면 차림그림을 그려요. 차림새를 하나하나 밝히며 차림글을 써요. 아무래도 안 되기에, 자꾸자꾸 고꾸라지기에, 힘들거나 고단해 넘어지는 바람에, 어느새 피어나오는 숨소리는 넋두리가 됩니다. 부디 해주기를 바라는 넋두리가 있다면, 언제쯤 이루어지려나 손꼽는 넋두리가 있어요. 마음에 안 들어 투덜투덜하는 넋두리가 있을 테고, 허리를 조아리면서 바라는 넋두리가 있습니다. 때로는 아이고 하는 소리가 터져나와 아이고땜을 합니다. 돌림앓이가 두루 퍼지는 2020년에 숱한 어린이·푸름이는 배움터에 나가지 않고서 배우는 길을 가기도 합니다. 가만 보면 그래요. 우리는 굳이 배움터에 나가서 배움책만 펴야 배우지 않습니다. 삶이 모두 배움길인걸요. 얼굴을 보면서 일하기도 하지만, 얼굴을 안 보면서 일도 하고, 놀이도 하고, 배우기도 합니다. 얼굴없는 사이여도 마음이 있으면 동무예요. ㅅㄴㄹ


얼굴그림 ← 초상화, 상징, 상징물, 인상서(人相書), 몽타주

차림그림·차림글·차림적기 ← 인상서(人相書), 몽타주

넋두리·아이고땜·애고땜 ← 한탄, 탄식, 탄성(歎聲), 장탄식, 개탄, 비탄, 토로, 호소, 애원, 민원, 읍소, 삼고초려, 사정(事情), 애걸, 애걸복걸, 복걸, 청하다, 부탁, 간청, 불평, 불평불만, 불만

얼굴없다·얼굴 안 보다·안 보다·보지 않다 ← 비대면, 비대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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