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드리드 할머니와 밤 - 1972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2
첼리 두란 라이언 글, 아놀드 로벨 그림, 정대련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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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19


《힐드리드 할머니의 밤》

 첼리 두란 라이언 글

 아놀드 로벨 그림

 정대련 옮김

 시공주니어

 1999.5.20.



  우리는 목소리를 냅니다. 할 말이 있거든요. 우리는 목소리를 감춥니다. 할 말이 없어요. 하고픈 말이 있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면, 저한테 이바지하니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고픈 말이 없어 목소리를 감추는 사람이 있고, 저한테 돈·이름·힘이 안 되니 목소리를 막는 사람이 있어요. 언제 어느 곳에서 목소리를 내느냐를 들여다보면, 이이가 참인지 거짓인지 환하게 드러납니다. 《힐드리드 할머니의 밤》을 읽습니다. 왜 ‘힐드리드’일까요? 영어로 ‘Hildilid’인데요? 아리송합니다. 옮김말도 그닥 알맞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할머니가 밤하고 노는 몸짓을 지켜보면서 ‘아, 할머니는 낮에 놀기보다는 밤에 놀기를 즐기네’ 싶습니다. 밤이 싫다고 말하면서도, 밤은 안 쳐다보겠노라 외치면서도, 막상 밤이 되면 밤하고 툭탁거려요. 할머니는 밤한테 끝없이 말을 겁니다. 말을 걸다가 주먹도 흔들지요. 숨기지 않습니다. 감추지 않아요. 고스란히 온힘을 다 하고 온마음을 보여줍니다. 밤은 할머니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곰곰이 보면 ‘밤이야말로 할머니하고 부드러이 놀다가 할머니를 살살 달래면서 새벽녘에 곱게 재우’는 셈이지 싶어요. 뭐, 아침이나 낮에 놀아도 좋지만, 우리는  다 다른 숨결로 태어난 사람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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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ldilidsNight #CheliDurnRyan #ArnoldLo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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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 주세요 그림책봄 6
히카쓰 도모미 지음, 김윤정 옮김 / 봄개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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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18


《맡겨 주세요》

 히카쓰 도모미

 김윤정 옮김

 봄개울

 2019.9.16.



  아기라는 몸을 입고서 태어나면 숨을 쉬기도, 젖을 빨기도, 손가락이나 몸을 움직이기도, 모두 낯설면서 어렵습니다. 어른이 된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손가락이며 몸을 움직입니다만, 이 하나하나는 모두 놀라운 일입니다. 그냥 되거나 이룬 일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눈으로 본다’라든지 ‘귀로 듣는다’도 낯설어요. 이러니 ‘입으로 말한다’조차도 힘들지요. 아기는 어버이사랑을 오롯이 받으면서 이 모두를 하나하나 해냅니다. 꾸준히 지켜보고 달래며 어르고 품고 북돋우는 숨결이 차근차근 모이기에, 아기는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입을 열고 손발을 놀리고 몸을 쓰면서 아이란 모습으로 거듭납니다. 《맡겨 주세요》는 한집살이를 하는 사람한테 뭔가 이바지를 하고 싶은 개가 맞닥뜨리는 갖은 삶길을 들려줍니다. 일본에서는 뭔가 단단히 벼르면서 새일을 할 적에 허리띠를 바짝 당기더군요. 우리는 이럴 때에 으레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거나 소매를 걷어서 꾹 여미지요. ‘개’라는 몸으로는 무엇을 할 만할까요? 아이들이 보기에 어른은 이 일도 저 일도 손쉽게 척척 해내는 듯한데, 아이는 이 일이건 저 일이건 얼마나 해낼 만한가요? 그리고 아무것도 못 해내는 아이한테 어떤 말을 하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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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12.


《수학에 빠진 아이》

 미겔 탕코 글·그림/김세실 옮김, 나는별, 2020.1.7.



헌 자전거 앞바퀴를 떼었다. 얼추 스무 해쯤 타는 내 자전거 앞바퀴하고 바꾸었다. 한동안 둘이 안 맞더니 이제 슬슬 맞아 준다. 오래도록 다리가 되어 주는 자전거는 포옥 한숨을 쉬더니 “너 있잖아, 곧 살림을 펴면 새 바퀴를 달아 줘? 알겠니?” 하고 속삭인다. 내가 타는 자전거는 큰아이한테 먼저 물려주고, 큰아이가 키가 껑충 자라면 탈 자전거를 따로 장만해서 미리 내가 타면서 길을 들여 놓아야 할 텐데, 아직 새 자전거를 장만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작은아이는 샛자전거를 탈 만하기에 셋 아닌 둘이서만 자전거마실을 한다. 해가 쨍쨍하건 비가 오건 아랑곳않는다. 큰아이하고 여태 비자전거 눈자전거 바람자전거 해자전거를 실컷 누렸으니, 비를 머금는 자전거를 작은아이랑 함께 누린다. 집으로 돌아오니 큰아이는 낮잠. 작은아이랑 같이 밥을 한다. 이러고서 씻고 쉰다. 《수학에 빠진 아이》를 읽는다. 줄거리도 이야기도 좋은데, “자전거에 빠진 아이”나 “놀이에 빠진 아이”나 “이야기에 빠진 아이”나 “걸음에 빠진 아이”나 “숲에 빠진 아이” 같은 이야기를 꾸러미로 엮으면 재미있겠네 싶다. 아이한테 스스로 마음에 드는 길을 얼마든지 갈 만하다는 노래를 들려준다면 오늘 이 하루란 언제나 빛나는 웃음꽃이 되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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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11.


《어느 베를린 달력》

 박소은 글, 정한책방, 2019.8.8.



아직 마감하지 못한 글꾸러미를 어루만진다. 하루하루 마감이 밀리면서 짐이 불어나는 듯한데, 어쩐지 서둘러 매듭짓지 못한다. 마음이 몸한테 말을 건다. “마감을 빨리 끝내서 넘기고 싶니, 온사랑을 실어 두고두고 읽힐 이야기로 엮어서 띄우고 싶니?” 틀림없이 날에 맞출 노릇이면서 온사랑을 실어야겠지. 혼자 책읽고 글쓰며 산다면 마감을 못 맞출 일이 없다. 살림짓고 글결을 여미자니 요일도 주말도 모르며 지내는데, 이런 핑계를 달지 않으면서도 글길이 고르게 나아가고 싶었으나, 한 가지 마감이 안 되니 다른 마감도 줄줄이 밀린다. 《어느 베를린 달력》을 이웃 출판사 대표님이 건네주셨다. “‘이숙의’라고 아나?” 하고 묻기에 “혼자 아이를 낳아 돌보며 학교에서 가르치신 분 아닙니까? ‘삼인’ 출판사에서 《이 여자 이숙의》가 나오기도 했고요. 아름다운 책이었지요.” 하고 얘기하니, “어, 좀 아네? 이 책이 그분 따님이 쓴 책이다. 자, 그럼 네가 읽어 봐라.” 어머니한테서 듬뿍 받은, 아버지는 없었어도 어머니가 온사랑을 그러모아 여민 사랑으로 자란, 그러한 바람결이 물씬 흐르는 ‘베를린살이’ 이야기를 읽는다. 빠른길도 느린길도 아닌, 사람길이란 눈으로 하루하루 살아내려고 하는 발걸음을 차곡차곡 맞아들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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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14. 비릿나물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누가 지었습니다. 하늘에서 똑 떨어진 말이 아닌, 그때그때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살피고 찾아내어 지은 말입니다. 지난날에는 고장이며 고을이며 마을마다 스스로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살피고 찾아내어 말을 지어서 썼어요. 사투리입니다. 스스로 삶을 지으니 말도 스스로 짓기 마련입니다. 오늘날은 스스로 삶을 짓기보다는 학교·사회에서 배우고 외워서 돌아가는 얼개이니 스스로 말을 안 짓고 ‘남이 지은 말을 외우’는 흐름입니다. 어린이랑 푸름이에다가 적잖은 어른들까지 뜻을 모르거나 이름을 헷갈리는 ‘금낭화·어성초’를 보다가 생각합니다. 이름을 새로 붙여 볼까? 주머니처럼 조그마한 꽃이 고우니 ‘꼬마주머니’로, 바다처럼 비릿한 내음이 물씬 풍기니 ‘비릿나물’이라 해봅니다. 새로 일구는 마을은 새마을이면서 새터입니다. 새로 들어오는 사람을 반기면서 새내기 새로배움터를 마련하니 새터예요. 하늘을 날며 노래하는 새가 살아가는 터전이라 새삼스레 새터가 되고, 우리가 새롭게 지어내어 나누는 살림을 이루고 싶어 마련하는 새터가 태어나요. 어디에서나 새롭고, 누구나 새마음이 되어 꿈꿉니다. ㅅㄴㄹ


꼬마주머니 ← 금낭화(錦囊花)

비릿나물 ← 어성초(魚腥草)

새터 1 ← 신촌, 뉴타운, 신천지, 신세계, 신규 후보지, 신규 지역, 정착지, 별천지, 별세계, 별유천지, 천국, 극락, 극락정토, 파라다이스, 유토피아, 무릉도원, 낙원, 파라다이스, 도원향, 도원경, 무릉도원, 엘도라도

새터 2 (새내기 새로배움터) ← 환영회, 신입생 환영회, 신입생 교육회, 신입사원 연수회

새터 3 ← 조류 서식지, 조류 번식지

새터 4 (새로움집·새로움터) ← 창작실, 창작공간, 공방(工房), 작업장, 작업실, 작업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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