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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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 한 줄을 쓴다면 한 줄만큼 씨앗을, 한 마디를 쓴다면 한 마디만큼 씨앗을, 한 자락을 쓴다면 한 자락만큼 씨앗을 심는다. 스스로 생각을 새롭게 사랑하는 길을 헤아리고픈 씨앗을 심으려 한다. 한 톨을 아무렇게나 심지 않듯, 한 줄을 함부로 쓰지 못한다. 한 톨을 온사랑으로 고이 심듯, 한 마디를 온사랑으로 고이 읊으려 한다. 한 줄은 길지도 짧지도 않고, 한 마디는 크지도 작지도 않다. 모두 스스로 심어서 꽃피우고 싶은 생각씨앗이요, 언제나 스스로 심어서 숲으로 가꾸고 싶은 사랑씨앗이다. 1994.7.2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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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 비룡소의 그림동화 64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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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29


《슈렉!》

 윌리엄 스타이그

 조은수 옮김

 비룡소

 2001.6.25.



  ‘슈렉’이라는 아이는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무서운 일이 한 가지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걱정하는 일도 근심하는 일도 없었대요. 어느 누구도 슈렉 앞길을 막지 못한다지요. 어느 누구도 슈렉을 괴롭히거나 건드리거나 내쫓지 못하고요. 이런 놀라운 슈렉인데 빈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슈렉을 보고도 멀쩡히 다가올 뿐 아니라, 슈렉한테 뽀뽀를 하고, 슈렉한테 꽃을 꺾어다 주고, 슈렉한테 노래를 불러 주고, 슈렉 곁에서 신나게 논대요. 아아, 아이들이란 얼마나 티없는 숨결인가요. 티없는 숨결을 마주할 적만큼은 슈렉이 꼼짝달싹 못합니다. 《슈렉!》은 바로 이런 슈렉을, ‘티있는’ 숱한 이들은 두려워하고 꺼리고 무서워하고 싫어하고 미워하는 슈렉을, 그렇지만 ‘티없는’ 마음이 되어 마주하거나 바라보거나 함께하려고 할 적에는 개구지게 웃고 노래하고 춤출 줄 아는 슈렉을 그립니다. 슈렉은 언제나 슈렉입니다. 슈렉은 다른 누구도 아닙니다. 슈렉은 어떤 흉내도 내지 않습니다. 슈렉은 겉치레를 안 합니다. 슈렉은 눈치를 안 봅니다. 슈렉은 알랑방귀를 뀔 일조차 없고, 스스럼없이 스스로 나아갈 길을 곧장 달려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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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Steig #sh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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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도깨비다! 느림보 그림책 1
유애로 그림, 손정원 글 / 느림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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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28


《으악, 도깨비다!》

 손정원 글

 유애로 그림

 느림보

 2002.8.31.



  도깨비가 무서울 까닭이 없는 줄 알려준 어른을 못 만나면서 자랐습니다. 아니, 도깨비란 무엇인지 제대로 짚을 줄 아는 어른을 만난 일이 없습니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는 말해도, 막상 오늘날에는 도깨비 따윈 없다고 말하는 어른만 수두룩했습니다. 한겨레 도깨비는 모습도 몸도 얼굴도 따로 없으나, 이를 옳게 헤아려 밝힌 어른을 본 일조차 없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본 오니’를 마치 ‘한겨레 도깨비’라도 되는 듯이 엉터리로 그리는 어른만 가득하더군요. 참말로 이제라도 알아차리는 이웃이 늘면 좋겠는데요, 한겨레 도깨비는 두 팔도 아니고 외팔도 아닙니다. 두 발도 아니요 외발도 아니에요. 두 눈도 아니지만 외눈도 아닙니다. 더구나 방망이도 안 들고 ‘찢어지고 짧은 가죽을 아랫도리로 두르지’도 않아요. 이 모습은 몽땅 일본 오니입니다. 한겨레 도깨비는 오직 ‘불’로만, ‘넋’으로만 있습니다. 이렇게 떠돌다가 어디에든 맘대로 깃들어 ‘사람이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으악, 도깨비다!》는 줄거리를 재미나게 짜기는 했는데, 막상 도깨비가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네요. 도깨비 그림책이 아닌 ‘장승’ 그림책이군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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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축구를 한 날
조시온 지음, 이덕화 그림 / 찰리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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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27


《맨발로 축구를 한 날》

 조시은 글

 이덕화 그림

 찰리북

 2018.8.17.



  우리는 언제부터 사람을 겉모습으로 따졌을까요? 우리는 동무를 사귀거나 이웃을 만날 적에 언제부터 겉차림을 살폈을까요? 흔히들 ‘겉이 아닌 속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지만, 막상 겉모습에 휘둘리거나 이끌리기 일쑤입니다. 속이 알차더라도 겉이 돋보이지 않으면 눈여겨보지 않거나 등돌리기도 해요. 속이 비었더라도 겉모습이나 겉차림뿐 아니라 이름값에 매여 따라가기도 하지요.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을 읽으면서 오늘날 우리 모습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대학교 둘레’에는 찾아갈 일이 없었습니다만, 고등학교를 마친 뒤에 ‘대학교 둘레’를 가며 깜짝 놀랐어요. 이 나라는 대학교 둘레에 웬 옷집이랑 술집이 어쩜 철철 넘칠까요? 번드레레하게 차려입거나 흐벅지게 놀고 싶다면 굳이 대학교에 갈 까닭이 없이 그냥 놀면 돼요. 놀아서 잘못일 수 없습니다. 배움터를 휘감은 옷집하고 술집을 내버려두는 나라에 마을이 잘못이지요. 나라가 이런 판이니 ‘예전에는 이 나라에서 누구나 맨발로 공을 차고 놀’았어도 ‘이제는 맨발로 공을 차고 놀’ 엄두를 내기 어려운 어린이·푸름이로 쉽게 바뀔 만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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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씨 사계절 그림책
조혜란 지음 / 사계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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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26


《상추씨》

 조혜란

 사계절

 2017.3.27.



  우리는 씨앗을 먹습니다. 쌀밥이란 볍씨요, 빵이란 밀씨입니다. 능금 배 복숭아는 새롭게 흙에 깃들어 움트기를 바라는 씨앗을 품은 물덩이예요. 상추 시금치 배추 무 같은 남새는 모두 씨앗 한 톨에서 비롯하여 자라났습니다. 살점을 먹는 고기도 풀알이나 나무알처럼 씨앗이 만나서 태어나고 자란 끝에 우리한테 찾아옵니다. 《상추씨》는 상추씨를 솔솔 뿌린 밭자락에서 싹이 트고 잎이 나오고 꽃이 피면서 새롭게 씨앗을 맺는 흐름을 들려줍니다. 그냥그냥 즐기는 남새가 아닌, 즐겁게 해를 먹고 비를 마시고 바람을 들이키면서 자라는 숨결이라는 대목을 짚지요. 다만, 이 그림책을 보면 “따뜻한 햇빛”이라고 자꾸 나오는데요, ‘빛’은 따뜻하다고 하지 않아요. 햇빛은 맑거나 밝다고 해야 합니다. 상추가 자라도록 하는 해라면 ‘햇볕’으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아무튼 바지런히 잎을 훑어서 누리는 상추인데, “아, 이제 그만 먹어 볼까?” 하고 생각하면서 “그동안 고마웠어.” 하고 속삭이면 어느새 꽃대를 올리고는 활짝활짝 노란꽃잔치를 베풀어요. 보드라우면서 싱그러운 기운은 씨톨에 고이 깃들면서 두고두고 이어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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