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67


《키리히토 찬가 3》

 테즈카 오사무 글·그림

 서현영 옮김

 학산문화사

 2001.11.25.



  2001년에 테즈카 오사무 님 만화책이 잔뜩 나왔습니다. 그동안 구경하기 어렵던 한글판이 이렇게 쏟아지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릅니다만, 차근차근 읽으면서 장만하려고 생각했습니다. 한몫에 다 장만하기에는 벅찼거든요. 이 꾸러미를 다 읽고서 저 꾸러미를 사고, 저 꾸러미를 다 읽고서 그 꾸러미를 사는데, 한꺼번에 잔뜩 나온 테즈카 오사무 님 만화책이 꽤 빠르게 판이 끊어집니다. 한숨이 나오지요. 여느 책이라면 도서관에서 갖추어 줍니다만, 만화책을 도서관에서 갖추는 일은 거의 없어요. 게다가 ‘만화책 출판사’에서 선보이는 만화책은 도서관에서 아예 안 갖추다시피 할 뿐 아니라, ‘어린이·푸름이 추천도서’에 하나도 안 끼워 줍니다. 일찌감치 새책집에서 자취를 감춘 《키리히토 찬가》입니다. 넉걸음 가운데 하나만, 빗물에 젖어 퉁퉁 분 낡은 판으로 어렵사리 찾아냈습니다. 빗물에 젖고 곰팡이가 피었어도 반갑습니다. 책은 껍데기가 아닌 ‘종이라는 겉몸에 입힌 이야기에 흐르는 마음’을 읽으니 후줄그레한 겉모습은 그리 대수롭지 않습니다. 다만 ‘만화다운 만화’가 이 나라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가를 뚜렷이 엿볼 만해요. 아이들하고 어떤 만화를 함께 읽으면서 생각·꿈·사랑을 지어야 어른다운 삶이 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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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きりひと讃歌 #手塚治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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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이
이명환 지음 / 한솔수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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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36


《미장이》

 이명환

 한솔수북

 2020.6.22.



  흙에 씨앗을 묻고서 토닥토닥하면서 밥을 얻습니다. 풀꽃나무가 자라는 흙을 땅한테서 얻어 토닥토닥 매만지면서 그릇을 얻습니다. 푸른별 겉몸을 이루는 흙을 가볍게 떼어서 토닥토닥 붙이면서 바닥이며 담이 든든한 집을 얻습니다. 흙은 참 재미나지요. 오랜 나날에 걸쳐 덩이로 굳으면 돌도 바위도 되고, 겹겹이 쌓여 멧자락을 이루기도 해요. 이 흙을 뭇목숨이 보금자리로 삼고, 이 흙이 뭍에서 바다로 흘러들어 바다를 새삼스레 살찌우기도 합니다. 《미장이》는 이 별에서 돌고 돌면서 우리 곁을 포근히 어루만지는 흙을 다루는 길 가운데 하나인 ‘흙장이’인 ‘미장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가 오늘 만지는 흙은 앞으로 어떤 빛이 될까요. 우리가 오늘 맨손으로 쓰다듬고 맨발로 디디는 흙은 이제부터 어떤 숨결이 깃들까요. 흙으로 지은 집에서는 우리 몸이 살아납니다. 흙으로 댄 담벼락은 손바닥으로 살살 쓰다듬으면 해냄새랑 바람냄새가 흙냄새하고 섞여 구수합니다. 흙바닥이라면 넘어져도 무릎이 안 깨져요. 흙바닥이면 나뭇가지로 척척 그림을 그리며 놀아요. 흙을 만지는 손길은 살림을 넉넉하고 든든하게 가꾸어 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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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의 물놀이 - 케이트의 명화 여행
제임스 메이휴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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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14


《미술관에서의 물놀이》

 제임스 메이휴

 이선희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8.10.30.



  큰아이가 간밤에 까만미르를 타고 노는 꿈을 꾸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곰곰이 듣다가 말합니다. “그럼, 그 까만미르를 그림으로 담아 볼래?” 아이는 꽤 품을 들여서 까만미르를 그리고, 어디에서 어떻게 놀았나 하는 살림자락을 함께 담아냅니다. 아이 그림을 잘 보이는 데에 놓고서 한참 바라보곤 합니다. 저는 어릴 적에 이렇게 그림을 그리라는 말을 들은 적 없습니다. 집이나 마을이나 학교에서 언제나 ‘시험공부·숙제’가 꽃등이었어요. 즐겁게 꾼 꿈을 그림으로 담는다든지, 새롭게 이루고픈 꿈을 손수 그림으로 빚으라고 들려준 어른을 못 만났습니다. 《미술관에서의 물놀이》를 새로 장만해서 읽으니 큰아이가 불쑥 “그 그림책 예전에 샀는데요? 우리 도서관에 있는데요?” 합니다. 있는 줄 알지만 하나 더 장만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썩 사랑받지 못해서 판이 끊어졌거든요. 아이가 할머니하고 그림집에 나들이를 가서 그림에 깃든 사람이랑 어울리고, 그림 안팎을 드나들면서 신나게 하루를 노니는 삶이 곱게 흐르는 줄거리예요. 즐겁게 노는 꿈을 그리니 어디이든 드나들고, 맑게 사랑하는 꿈을 심으니 언제라도 환하게 웃어요. 꿈을 그립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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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ieandtheBathers #JamesMayh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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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만들었어 - 2015 오픈키드 좋은그림책 목록 추천도서, 2014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3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여름방학 추천도서,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겨울방학 권장도서 바람그림책 12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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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21


《엄마가 만들었어》

 하세가와 요시후미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3.5.8.



  손수 짓는 마음이 흘러서 이룬 보람이기에 ‘솜씨’라고 합니다. 남이 해주지 않는 솜씨입니다. 스스로 가꾸고 빛내어 나누는 즐거운 마음이라서 ‘솜씨’예요. 이러한 솜씨는 누가 더 낫다고 가리거나 따지지 못해요. 저마다 다른 사랑이란 마음으로 가꾸는 길인 터라, 다 다르게 아름답고 따사로운 숨결이 흐르는 솜씨인걸요. 《엄마가 만들었어》란 이름으로 나온 책은 “엄마가 지은” 또는 “엄마가 한” 살림을 보여줍니다. ‘만들었어’로 옮겼습니다만, ‘솜씨’로는 아무것도 만들지 않아요. 솜씨로 짓습니다. 솜씨로 하지요. 이른바 “엄마 솜씨”나 “엄마 손길”을 들려줍니다. “엄마 숨결”하고 “엄마 사랑”을 보여주어요. 그런데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다른 집하고 저희 어머니하고 자꾸 견주지요. 다른 집은 돈으로 사서 쓰는, 이른바 ‘만드는’ 길이라면, 아이네 어머니는 돈이 아닌 사랑으로 가꾸면서 나누려고 하는 ‘짓는’ 길이지요. 아버지가 집에 없더라도 씩씩하고 밝은 어머니는 아이한테 ‘손으로 지어서 펴는 사랑’을 가르치거나 물려줍니다. 아이는 아직 철이 덜 들어서 모를 테지만, 시나브로 이 숨결을 받아먹고서 웃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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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谷川義史 #おかあちゃんがつくった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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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책이름을 고치기를 빈다. 손으로 솜씨를 담은 숨결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를 밝히는 그림책에 “엄마가 만들었어”라니...... 생각이 참 짧다. “엄마 손길이야”라든지 “엄마 솜씨야”쯤으로 이름을 고치면 훨씬 깊이 이 그림책 이야기를 아이하고 나누기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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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24.


《히이라기 님은 자신을 찾고 있다 1》

 니시모리 히로유키 글·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7.9.25.



올해 들어 풋감이 많이 떨어진다. 비랑 해가 알맞게 갈마들지 못한 채 오래오래 빗줄기가 온나라를 덮은 탓이다. 이 풋감을 달콤가루에 재우면 멋진 단물을 얻을 수 있지만, 광주마실을 하고서 등허리를 쉬느라 일을 미루었더니, 풋감은 어느새 흙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비가 드물고 해만 오래 난다면 이런 날씨가 되는 까닭이 있고, 해가 드물면서 비만 오래 내린다면 이런 날씨가 되는 까닭이 있지. 앞으로 어떤 날씨가 될는지 걱정하기보다는, 그때그때 바뀌는 날씨가 어떤 뜻인가를 읽어야지 싶고, 말해야지 싶으며, 알아야지 싶다. 왜 물벼락 같은 비가 쏟아질까? 우리 삶자리가 어떤 얼개이기에 하늘은 그런 비를 내릴까? 돌림앓이가 그토록 퍼지면서 하늘길이 그렇게 많이 끊어졌어도 우린 아직 뭐가 뭔지를 안 깨달으려는 살림길이 아닐까? 이명박이 ‘4대강 막삽질’을 했다고 나무란 문재인 정권은 ‘남해안 관광벨트 20조 10년 사업’을 편다고 밝혔다. 끔찍하다. 남해안은 바다가 국립공원이거든? 건드리지 말아라. 삽질하지 말아라. 《히이라기 님은 자신을 찾고 있다》 같은 만화책을 같이 읽자. 냇물뿐 아니라 숲도 바다도 함부로 시멘트 퍼붓는 삽질로 건드릴 생각을 말아라. 너희가 받는 달삯이 꽤 많잖니? 뒷돈벌이 좀 집어치우라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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