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닷가에는
프랭크 세라피니 지음, 김유리 옮김 / 키즈엠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9


《지금 바닷가에는》

 프랭크 세라피니

 김유리 옮김

 키즈엠

 2012.7.16.



  2020년 7월 끝자락에 작은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고흥 발포 바닷가를 찾아갔습니다. 놀이철에는 웬만해서는 바닷가에 안 가지만, 장마가 저문 바닷가라면 슬쩍 마실할 만하지 싶고, 자전거를 한껏 달리고픈 작은아이하고 고개 너머너머 바다로 마실을 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돌림앓이 탓이라 놀이꾼은 적은 듯하지만 큰고장에서 놀러온 사람이 아니라, 같은 시골 옆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찾아오는데에도 뭔가 번거롭습니다. 바닷물은커녕 모래밭을 디딜 수 없구나 싶어 도로 돌아나왔어요. 《지금 바닷가에는》은 바닷가에서 만나는 숱한 숨결에 깃든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도시문명으로 치닫기 앞서까지라면 이 그림책이 들려주듯 바닷가는 온통 놀이밭이었습니다. 이제 바닷가는 갖은 쓰레기가 춤을 추어요. 이웃나라에서 흘러드는 쓰레기가 있고, 우리 스스로 바다에서 김이나 조개나 미역이나 물고리를 키우면서 내버리는 쓰레기가 있습니다. 여기에 놀이꾼이 버리는 쓰레기가 있지요. 우리는 즐겁게 놀면서 삶터를 정갈하게 돌보는 마음을 배울 노릇 아닐까요? 큰고장에서 시골 바닷가로 놀러갈 적에는 ‘모든 쓰레기를 도로 큰고장으로 가져가는’ 몸짓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바다에는 가을에 조용히 찾아가자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LookingCloselyAlongTheSh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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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62


《손에 손을 잡고, 노동자 소모임 활동사례》

 이선영·김은숙 글

 풀빛

 1985.3.30.



  2015년에 우리 집 큰아이는 여덟 살을 맞이했어요. 서로 오래오래 이야기한 끝에 ‘졸업장 학교’ 아닌 ‘우리 집 숲놀이터’에서 스스로 하루를 지으며 살림길을 누리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을 마치셨는데, 손녀를 졸업장 학교에 안 보낸다고 하니 벼락처럼 성내면서 ‘학교 다닐 권리’를 뺏으면 안 된다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할머니는 “얘야, 난 어릴 적에 그렇게 학교에 가고 싶었는데, 너희 아이도 학교에 가고 싶어하지 않을까?” 하고 얘기했어요. 《손에 손을 잡고, 노동자 소모임 활동사례》는 1985년에 나옵니다. 이무렵까지, 또 이때 뒤로도 제법 오래, 웬만한 가시내는 배움터에 발을 디디기 어려웠고 국민학교만 가까스로 마치곤 했습니다. 집안을 먹여살리는 일순이 노릇을 하지만, 막상 나라나 마을에서 일순이를 높이 안 사거나 ‘못 배웠다’는 말로 깎아내리기 일쑤였어요. 아이들 할아버지가 성남시에서 초등 교장으로 일할 적에 그곳 아이들은 줄잡아 7∼8군데씩 학원을 다녔고 10군데 넘게 다니는 아이마저 수두룩했어요. 아이들은 왜 대학입시바라기로 살아야 할까요? 손에 손을 잡고 배울 삶빛이란 무엇일까요? 더 작고 푸르게 숲을 품는 어린이로 자라도록 도울 배움터가 피어나길 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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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56


《나의 鬪爭》

 아돌프 히틀러 글

 이윤환 옮김

 신태양사

 1961.5.20.



  누가 보기에 히틀러는 독일이란 나라를 북돋았는지 모릅니다. 누가 본다면 히틀러는 독일이 자랑스러운 나라이면서 푸른별에서 으뜸가는 터전이 되도록 끌어올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독일 히틀러를 곰곰이 놓고 차분히 본다면 이이한테는 ‘독재자’란 이름이 어울리지 않을까요. 이이가 쓴 《나의 鬪爭》은 갖은 말치레로 스스로 싸고돌면서 사람들 눈귀를 닫거나 가리는 노릇이었다고 느낍니다. 참살길도 아름길도 사랑길도 아닌, 그저 주먹다짐이나 칼부림으로 제 나라부터 갉아먹고 이웃나라를 등치는 길이었구나 싶어요. 우리나라는 박정희가 《국가와 혁명과 나》를 썼는데 아무래도 《나의 투쟁》을 흉내내었지 싶습니다. 지난날 임금은 아랫사람을 시켜 《조선왕조실록》을 쓰도록 했고, 이 책에는 임금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랑 잘잘못을 고스란히 남기라 했다지만, 몰래 손보거나 감추는 일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임금님 이야기’만 흐를 뿐, ‘여느 사람·마을·숲 이야기’는 한 줄로도 안 흐릅니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에도 수수한 사람들 살림살이 이야기는 깃들지 않아요. 힘꾼(권력자)은 으레 싸우(투쟁)거나 빼앗을는지 모르나, 살림꾼(여느 사람)은 늘 사랑하는 손길로 하루를 고이 짓고 아이한테 꿈을 물려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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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74


《國家와 革命과 나》

 박정희 글

 향문사

 1963.9.1.



  1988년에 중학교에 들어가는데 이즈음은 ‘5·16 혁명’이라고 했습니다. 1991년에 고등학교에 들어갈 즈음 ‘군사쿠테타’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고, 2000년대로 다가서자 달력은 ‘5·16 기념일’쯤으로 적더니, 어느 해부터 이런 말조차 사라집니다. 발자취로 보나 살림살이로 보나, 1961년 5월 그날은 ‘나라를 살리려는 새길’이 아니라 ‘힘(정치권력)을 가로채어 멋대로 부리려는 막길’을 여는 첫걸음이었을 테니까요. 군대를 이끌고서 나라힘을 거머쥐려 했던 이는 《國家와 革命과 나》라는 책을 썼다고 합니다. 스스로 썼는지 누가 써 주었는지는 알 노릇이 없습니다만, 그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라사랑’이라는 한마음이라고 밝히는데, 칼붙이를 앞세운 막짓이 나라사랑일 턱이 없습니다. 이름이야 ‘혁명·새마을’처럼 허울좋게 붙인다지만, 정작 ‘독재·막삽질’로 치달은 물결이고 보면, 칼붙이를 앞세우든 선거를 치러서 나라지기 자리에 서든, 모두 바른길이나 참길하고는 어긋나지 싶어요. 살림을 북돋우는 길은 숫자로 따지지 못합니다. 밥을 안 굶는다고 먹고살 만하지 않습니다. 숱한 사람을 종으로 부리고 때려잡고 짓밟고 민주·평화·평등 어느 하나 없는 곳이란 한낱 끼리끼리 잔치를 벌이는 수렁길일 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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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28.


《산과 식욕과 나 1》

 시나노가와 히데오 글·그림/김동수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7.11.1.



멧마실을 한다면 사람들이 으레 오르내리는 길이 아닌, 사람 발자국이 안 난 고즈넉한 데로 가고 싶다. 멧길을 오래 걸을 까닭은 없다. 어느 사람 목소리도 발길도 안 닿는 곳에서 가만히 나무를 안거나 바위에 앉거나 풀밭에 맨발로 서서 숲노래를 듣고 싶다. 눈을 가만히 감고서 숲에 흐르는 바람을 마시고 싶다. 온몸으로 스미는 숲내음을 맡고 싶다. 이러다 보니 《산과 식욕과 나 1》는 멧마실 이야기를 다루기에 눈길이 가면서도 ‘애써 멧마실을 하면서 밥타령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이제까지 안 들여다보았다. 그래도 하나쯤은 들여다볼까 생각하며 첫걸음을 읽는다. 곰곰이 끝까지 넘기는데, 큰고장에서 여느 회사원으로 일하는 분이라면, 적어도 토·일 이틀쯤은 입을 꾹 다문 채 조용히 멧길을 타고는 혼자서 도시락이든 주먹밥이든 라면이든 누리면서 짜증스러운 닷새를 풀어내기도 해야겠구나 싶다. 이틀 동안 멧길을 걸으면서 닷새치 찌꺼기를 털어낸달까. 큰아이가 짐순이 노릇을 하기로 해서 둘이 읍내로 저자마실을 다녀온다. 시골버스에서 오며 가며 동시를 두 자락 새로 쓰고, 책도 한 자락 다 읽는다. 돌림앓이가 걱정이라면 한여름 시골버스는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면 좋을 텐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참 드물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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