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24. 외곬눈


기운이 빠지니 쓰러집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자빠집니다. 화들짝 놀라다 못해 자지러지기까지 합니다. 한참 누워서 생각합니다. 뭐가 그리 대단하다가 놀라야 했을까요. 드러누운 김에 폭 쉬기로 합니다. 벌러덩 누웠으니 하늘바라기도 하고, 땅바닥을 볼볼 기는 온갖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로 합니다. 외곬로 바라보고 살았기에 놀랄는지 모릅니다. 여러 갈래를 두루 본다면 그리 놀랄 일이 없을는지 모르지요. 한길을 파는 살림이란 의젓하지만, 외길만 가노라면 자꾸자꾸 담벼락을 맞닥뜨릴는지 몰라요. 외눈으로 보기에 한켠만 헤아리기도 하지만, 두 눈으로 보더라도 외넋이라면 한켠만 겨우 보겠지요. 두 눈을 뜨든 한 눈을 뜨든 고른 숨결로 차근차근 보아야지 싶어요. 외곬쟁이를 멈추지 않기에 멋대로 가지 않을까요. 외눈박이로 달리기에 사람들한테 재갈을 물리는 막짓을 서슴지 않는구나 싶어요. 억누르는 목소리는 그들잔치입니다. 올라앉는 몸짓은 그들마당이에요. 어깨동무가 아니기에 닫힌터요, 손을 잡지 않는 모습이라 마구나라일 테지요. 서로 아끼면서 함께 돌볼 줄 아는 넋을 키우는 자리에서는 스스로 사랑을 길어올립니다. ㅅㄴㄹ


쓰러지다·자빠지다·자지러지다·눕다·드러눕다·놀라다·놀라자빠지다·까무러치다·무너지다·뻗다·얼빠지다·넋빠지다·벌러덩·헬렐레·화들짝·깜짝 ← 실신(失神)

외곬·외곬눈·외곬넋·외넋·외곬이·외곬쟁이·외곬꾼·외길·외길넋·외길꾼·외눈·외눈길·외눈박이·외눈이·곧이곧다·곧이곧대로 ← 근본주의, 원리주의, 근본주의자, 원리주의자

마음대로·맘대로·멋대로·아무렇게나·함부로·제멋대로·제맘대로·억누르다·올라앉다·재갈·짓누르다·짓밟다·휘두르다·그들잔치·그들판·그들마당·그들놀이·그들나라·꼭두놈·마구·마구마구·막·막놈·닫힌터·마구나라·막나라·마구잡이·마구쟁이·막질·막꼴·막짓 ← 독재, 독재자, 독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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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23. 눈가림


덩어리로 놓으면 쓰거나 다루기 어려우니 조금씩 떼어서 놓습니다. 알맞게 나누면 그때그때 쓰기에 좋아요. 살짝 덜어 볼까요. 작게 갈라도 되고요. 쪼개어 놓는다고 해서 무게는 줄지 않지만 건사하기에는 좋아요. 조금씩 나누었기에 부피가 줄지는 않더라도 여럿이 나누어 들거나 챙길 만해요. 한 사람이 모두 맡기보다는 여럿이 갈라서 맡으면 한결 수월합니다. 서로 나누어서 맡는 일이란 눈가림이 아니에요. 함께 나누어 하는 일이란 혼자서 씩씩한 척하는 몸짓을 내려놓으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입니다. 힘들 적에는 힘들다고 말하면 됩니다. 벅차기에 벅차다고 밝히면 되어요. 얼렁뚱땅 넘어가기보다는 제대로 말해요. 엉너리로 지나가기보다는 스스럼없이 털어놓아요. 가끔은 쉬어도 좋아요. 아니, 사이사이 쉬어야 좋겠지요. 가야 할 길이 멀더라도 이따금 몽땅 내려놓고서 숨을 돌리면 어떨까요. 해야 할 일이 멧더미라도 틈틈이 다 풀어놓고서 기지개를 켜면 어떨까요. 끝까지 혼자 해내어도 나쁘지 않고, 모두 나누어 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한테는 두 손이 있기에 서로 맞잡고서 즐거울 만하고, 손뼉치고 노래하면서 쉬었다 가도 즐겁습니다. ㅅㄴㄹ


가르다·나누다·덜다·쪼개다·조금씩·조금조금·작게 가르다·작게 나누다·작게 덜다 ← 소분(小分)

무게·부피·크기·온무게·온부피·끝·모두·몽땅·모조리·다 ← 총량(總量)

시늉질·옷을 바꾸다·겉을 바꾸다·눈가림·눈속임·반지르르·반지레·번지르르·번지레·속이다·속여먹다·속임질·거짓·거짓질·아닌 척·아닌 체·척·척하다·체·체하다·얼렁뚱땅·알랑똥땅·엉너리·엉너릿손 ← 조삼모사

가끔·가끔가끔·드문드문·띄엄띄엄·사이사이·이따금·어쩌다·어쩌다가·틈틈이 → 부정기, 부정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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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멜 심해수족관 3
스기시타 키요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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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610


《마그멜 심해수족관 3》

 스기시타 키요미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0.7.31.



“오늘 웃기 어려운 건, 분명 지금까지 잔뜩 같이 웃었던 추억이 많다는 증거예요.” (6쪽)


“뭐야, 포기했어? 어부 생활을 30년이 넘게 해온 나도 아직 처음 보는 물고기를 잡을 때도 있다만?” (101쪽)


“항상 심해 생물 곁에서 일하는 사육사가 얼마나 생물을 사랑하는지 전달될 만한 그런 따뜻한 해설이야말로 진정으로 손님들 마음에 여운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140쪽)


‘제게 심해라는 세계를 가르쳐 준 아빠처럼, 그리고 언젠가 아빠가 돌아왔을 때, 제가 가슴을 펴고 이곳 마그멜의 사육사라고 말할 수 있도록.’ (187∼188쪽)



《마그멜 심해수족관 3》(스기시타 키요미/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을 읽는다. 깊은바다 여러 이웃을 마주하는 자리에서 돌봄이 노릇을 하고 싶은 아이는 이 일을 왜 하고 싶은가를 스스로 되묻고 스스로 이야기한다. 어떤 길이든 스스로 간다. 남이 가는 길이 아닌 우리가 가는 길이다. 남이 알려주기에 알아내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묻고 돌아보고 겪으면서 배우는 삶이다. 마음을 놓으면 모두 끝이지만, 마음을 잡으면 모두 처음부터 새로 펼칠 만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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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린네 36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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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611


《경계의 린네 36》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7.25.



“확실히 급료는 매번 차일피일 미루지, 밥 한 끼 배불리 먹지도 못하지, 허구한 날 외상이라 심부름할 때마다 기죽지, 겨울엔 춥지, 여름엔 덥지, 구질구질한 나날이지만 저는 그런 거 하나도 신경 안 써요!” “정말이냐?” (44∼45쪽)


“사과할 것 없어. 내가 네 입장이라도 똑같이 했을 테니까.” “린네 님이라면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죠! 어어? 안 싸우세요?” “내 손에 낫이 있는 이상, 먼저 통조림을 차지하면 그만이지!” (51쪽)


“그래도 알바료는 꽤 받았네요.” “그래, 작년에 진 빚을 갚고도 떡값을 벌었어.” “행복해 보여.” (150쪽)



《경계의 린네 36》(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을 편다. 이승에서도 저승에서도 ‘즐거운 놀이’가 대수롭고, 이 놀이판을 누리지 못하는 둘은 언제나처럼 린네랑 린네를 따르는 검은고양이. 조금 더 홀가분하면 차츰 풀리는 삶길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홀가분하지 못한 채 용을 쓰는 걸음걸이도 스스로 맞아들여서 짓는 하루일 테지. 아무리 가난해도 곁에서 돕는 손길이 있다. 아무리 고단해도 둘레에서 찾아오면서 북돋아 준다. 아무리 아득해도 어느새 동무가 하나둘 늘면서 든든한 살림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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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54


《에미는 先覺者였느니라, 羅蕙錫一代記》

 이구열 글

 동화출판공사

 1974.6.5.



  이구열 님은 2020년 4월 30일에 눈을 감습니다. 우리나라 첫 미술기자라는 이름을 알린 이분은 ‘길잡이’ 노릇을 했다지요. 그림을 읽는 눈길, 그림을 나누는 손길, 그림을 펴는 마음길을 차근차근 밝혔다고 합니다. 1971년부터 나혜석 님 이야기를 쓰기도 했고, 이 글은 《에미는 先覺者였느니라, 羅蕙錫一代記》라는 책으로 태어납니다. 이제는 나혜석이란 이름을 떠올리거나 다루거나 돌아보는 분이 무척 늘었습니다만, 이녁을 그리고 기리면서 갈무리한 사람이 없었다면 아마 어림도 없는 일이 아니었을까요. 그림판에서뿐 아니라 삶자락에서도 길잡이였던 사람이 있고, 이 길잡이를 헤아리면서 새롭게 길잡이가 된 사람이 있어요. 한 사람 두 사람 이어가는 길잡이는 앞으로 새 길잡이를 낳겠지요. 새 길잡이는 다시 새 길잡이를 이끌 테고, 또또 새롭게 태어난 길잡이는 거듭거듭 숱한 길잡이를 돌보는 눈빛이 될 테지요. 아직 아무 길이 없는 곳에서 처음으로 길머리를 잡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곳이지만 새벽이슬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뚜벅뚜벅 나아갑니다.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데 빙그레 웃으면서 춤추는 걸음입니다. 그래요, 꿈을 바라보기에 스스로 길을 내면서 이슬떨이가 되네요. 삶을 사랑하기에 길라잡이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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