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과 초콜릿 1
네무 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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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01


《펜과 초콜릿 1》

 네무 요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1.12.15.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가면 즐거이 하루를 맞이할까요? 우리나라는 아찔하거나 아득하기만 한 나라일까요? 글을 쓰는 길을 걷기로 한 날부터 우리나라에서 글판이 어떠한가를 여러모로 느꼈어요. 삶을 밝혀서 담아내는 글로는 어디에도 설 곳이 없어요. 진작부터 글길을 걸은 사람들은 글판에 아무나 끼워주지 않거든요. 같은 울타리에 있든지, 언니동생 사이가 되든지, 배움줄이 있든지, 텃마을이 같든지, 술자리를 함께하든지 줄세우기가 수두룩합니다. 《펜과 초콜릿 1》를 읽는데, 그저 만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씩씩하게 붓을 손에 쥐려는 마음이 된다면 알아보는 눈길이 있네 싶어요. 일본이라고 우리보다 대단하거나 짜임새가 있다고는 여기지 않아요. 일본도 줄세우기는 똑같이 있는걸요. 다만, 이런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니 좋고, 이 이야기에서 흐르는 손빛이 보드랍습니다. 끝없이 고치고 손질하는 마음을 들려주거든요. 자꾸자꾸 가다듬고 마지막에서 또 마지막을 지나더라도 새롭게 손볼 곳을 보면 거침없이 손보면서 활짝 웃는 마음도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가 추스를 대목이라면 ‘왜 사느냐·왜 쓰느냐·왜 그리느냐’이지 싶어요.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살면서 쓰고 그리나요? 스스로 어떤 사랑이 되려는 글이요 그림인가요? ㅅㄴㄹ



‘마감 시한이라든가 그동안의 고생이라든가, 그런 건 단숨에 뛰어넘어 버리는 거야. 재미있는 작품을 그리기 위해서라면.’ “선생님 본인도 자신의 만화가 기대돼서 견딜 수 없는 걸 거예요.” (98쪽)


“보면 알 수 있나요?” “네, 알 수 있어요. 그리는 사람이 즐기면서 그리는 만화는 읽어도 즐겁거든요.” (108쪽)


“3위가 됐다고 안심할 수는 없어요! 아무리 인기작가라도 항상 벼랑 끝이라고요!”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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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 기행 - 우리 땅 나무들의 비밀 이야기
안승희 글.그림 / 길찾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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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02


《나이테 기행》

 안승희

 길찾기

 2015.5.20.



  나무가 이 별에서 무엇을 하는가 하고 가만히 지켜보면, 모든 사람이 저마다 사람다운 숨결로 푸르고 씩씩하게 살림하며 살아가기를 바라는구나 싶습니다. 나무를 아끼는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게 살고, 나무를 괴롭히거나 미워하거나 등지거나 마구 베는 사람은 으레 밉질이며 막질로 살아요. 《나이테 기행》은 나무를 둘러싼 이야기를 나무 곁에서 지켜보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나무 마음으로 조금 더 스며들지 못한 대목이 아쉽고, 나무보다는 나무를 둘러싼 사람살이랑 나라살이에 너무 많이 기운 대목이 아쉽습니다만, 나무를 그림감으로 삼으니 반갑습니다. 나무한테 마음으로 다가선다면 굳이 이런 사회나 저런 역사하고 얽힌 줄거리를 끼워넣지 않아도 얼마든지 ‘나이테 나들이’를 할 만합니다. 말 그대로 ‘나이테’를 읽으면서, 나무 눈빛으로 바라보는 길이라 한다면, 사람 눈길은 접어두면서 그리면 제대로 깊고 넓게 나무빛을 담아낼 만하리라 봅니다. 나무가 빨아들이거나 품는 물기운이란 노상 빗물입니다. 빗물이란 바닷물입니다. 바다에서 피어나 구름이 되다가 빗줄기로 바뀌어 내리니, 빗줄기·나무줄기·바람줄기·멧줄기처럼 이어가요.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이는 소리는 그야말로 물결소리일밖에 없습니다. ㅅㄴㄹ



‘그때 나뭇잎 사이로 불던 바람소리가 지금도 파도소리처럼 들려온다. 이 나무의 나이테 속에는 어떤 사연이 새겨져 있을까? 왜 길 한가운데 자라나서 이렇게 잘려야만 했는지…….’ (19쪽)


‘조사결과 나는 핀오크라는 참나무 종류로 밝혀졌다. 그는 꽤나 황당해 했다. 하지만 내게 이름 같은 건 별 의미가 없다. 월계수가 아니라고 해서 그와 함께 살아온 세월이 달라지지는 않았을 테니까.’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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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라 1
킨다이치 렌쥬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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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00


《라라라 1》

 킨다이치 렌주로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17.6.25.



  집에서 하는 일도 어엿하게 일입니다. 예부터 ‘집안일’이란 말이 있거든요. 그런데 ‘집밖일’ 같은 말은 거의 안 썼어요. 지난날에는 ‘집일·마을일·나라일’처럼 쓰기만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집에서 일하기보다는 집밖으로 나가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런 흐름을 헤아린다면 ‘집밖일’ 같은 낱말을 새로 지어서 쓸 노릇이요, 집 안팎을 가르는 두 가지 일거리를 알맞게 보면서 가누어야지 싶습니다. 《라라라 1》를 보면 철없는 젊은 사내가 집밖일만 찾다가 어느 날부터 갑작스레 집안일을 하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집안일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보니까 엉망인데, 꾸준히 집안일에 마음을 기울이면서 조금씩 거듭난다지요. 집안에서든 집밖에서든 매한가지예요. 마음을 어느 만큼 쓰느냐에 따라 모든 일이 달라요. 마음을 안 쓴다면 집밖일도 허술할 뿐 아니라 어수선하고, 마음을 쓴다면 집안일이며 집밖일이며 야무지게 가다듬습니다. 마음을 들여서 하노라면 어느새 즐거운 손길을 찾고, 즐겁게 안팎일을 하다 보면 라라라 노래가 흐르겠지요. 돈을 잘 벌거나 이름값이 높거나 힘을 거머쥐어야 노래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쏟으면서 기쁘게 살림을 짓는 길에서 스스로 사랑을 찾는 사람이어야 철이 들고 노래하는 하루예요. ㅅㄴㄹ



“나도 밖에서 뼈빠지게 일하고 돌아오는데, 그쪽도 이걸 제대로 일로써 의식해 주지 않으면 불공평하지. 아니면, 하나부터 열까지 해야 될 일을 알려줘야 해?” (44쪽)


“그러니 만약 저희가 식을 올린다면, 10년, 20년간 혼인관계가 지속되었을 때, 아아, 이 사람과는 일평생 함께하겠구나, 라고 서로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상대방의 죽음을 자기 삶의 일부로 느꼈을 때 하려구요.” (194쪽)


“몇 살이 되더라도 사랑은 맹세할 수 있으니 아무 문제 없겠지?” (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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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4.


《모든 비밀의 시》

 어디 엔드레 글/한경민 옮김, 최측의농간, 2020.7.20.



마을 빈터나 빈논을 꽃밭으로 가꾸는 분이 있다. 이분이 꽃씨나 남새씨를 심은 곳에 마을고양이가 똥을 누고는 땅을 파헤쳐서 덮는다며, 애써 심은 자리가 망가진다고 얘기한다. 마을고양이로서는 마을을 돌면서 똥 눌 데를 찾기가 만만하지 않겠네 싶다. 요새 어디에다 똥을 누어야 할까? 빈터나 풀밭이 어디일까? 곰곰이 보면 사람 있을 자리 빼고는 어느 누구도 깃들 구석이 없다. 이제는 시골에서도 짐차나 자가용이 늘어나면서 빈터는 어김없이 자동차나 농기계가 줄줄이 선다. 마을고양이가 쥐를 잡아도 반기지 않을 분이 많지 싶다. 쥐쯤이야 쥐잡이물을 놓으면 된다고 여길 테니까. 마을고양이는 참새를 자주 잡는데, 참새라면 새총을 놓으면 된다고 여기지 않을까. 《모든 비밀의 시》를 읽는다. 옮긴이가 너무 멋을 부리는 대목은 아쉽지만, 헝가리 노래를 누릴 수 있으니 고맙다. 교수님 말씨가 아닌 노래님 노래결로 살살 풀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이란 보금자리에서 피어나고, 사랑이란 보금숲에서 깨어나며, 슬기란 보금마을에서 지피겠지. 오래오래 내리는 빗방울이 노래를 들려준다. 비가 그치고 해가 나온 하늘이 이야기를 속삭인다. 여름철 후박가랑잎이 새삼스레 노래하고, 그득그득 덮는 구름떼가 다같이 이야기꽃을 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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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3.


《발레리나 토끼》

 도요후쿠 마키코 글·그림/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9.5.13.



달빛이란 무엇일까. 달은 스스로 빛을 못 낸다고 하며, 달 뒤켠에는 푸른별을 노리는 뭔가 있다고도 하는데, 사람들은 더 먼 별을 들여다보면서도 막상 달 뒤쪽을 들여다볼 생각을 안 한다. 참말로 달 뒤켠에 뭔가 있기에 수수께끼로 남기거나 모르는 척하는 셈 아닐까 싶다. 가만 보면 이 삶터 곳곳에 감춰진 이야기가 많다. 아니, 감춘 이야기라고 해야겠지. 꿍꿍이나 뒷셈이 있는 이들이 자꾸자꾸 뭔가 숨기지. 눈속임이라고 할까. 《발레리나 토끼》는 사람한테서 춤을 배우고 싶은 토끼 이야기를 들려준다. 토끼한테는 토끼춤이, 사람한테는 사람춤이 있을 텐데, 토끼가 사람한테 춤을 배우고 싶다면, 어떠한 몸짓이 될까? 문득 돌아보면, 사람은 이 별에서 함께 사는 모두한테서 춤을 배운다. 나뭇가지나 풀잎한테서도, 이슬이나 빗물한테서도, 두루미나 제비한테서도, 고래나 고등어한테서도 춤을 배우지. 사람은 뭇이웃한테서 춤을 배우는데, 우리를 둘러싼 뭇이웃한테 사람살이 가운데 무엇을 보여주거나 들려주거나 알려줄 만할까? 지난날에는 사람이며 뭇이웃이며 즐거이 얼크러진 살림길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사람 스스로 몹쓸놈이 되어서 뭇이웃이 하나둘 사람 곁을 떠나거나 멀리하거나 손사래치는 나날은 아닐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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