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조선낫 : 그대가 낫을 쥐고서 풀이나 나락을 벨 일이 없는데 왜낫이고 조선낫이고 알 턱이 있겠는가. 낫은 처음에 다 그냥 낫이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살림이 들어오며 ‘왜낫’이 생겼고, 이 나라에서 예부터 쓰던 낫은 ‘조선낫’이란 이름이 된다. 조선낫은 굵고 묵직하다. 왜낫은 얇고 가볍다. 왜낫은 가벼운 만큼 쉽게 부러지고, 조선낫은 숫돌로 갈아서 오래오래 쓸 뿐 아니라, 낫목아지가 안 부러진다. 2020.8.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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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6.


《선생님, 건축이 뭐예요?》

 서윤영 글·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20.8.1.



비가 좀 온대서 요새는 ‘폭우’니 ‘호우’니 하고, ‘물폭탄’이란 말까지 함부로 쓴다. 비를 왜 ‘비’라고 하지 않을까? ‘소나기’나 ‘작달비’ 같은 이름을 왜 안 쓸까? 정 비가 쏟아진다 싶으면 ‘물벼락·비벼락’이라 할 만하다. 오늘날 왜 물벼락이나 비벼락일까? 우리 스스로 이 푸른별을 어지럽혔으니, 바다에서 뭍으로 찾아온 빗줄기고 이곳을 싹싹 쓸어서 말끔히 치우려는 뜻이겠지. 《선생님, 건축이 뭐예요?》는 어린이한테 ‘집’이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래도 ‘건축’이란 말을 그대로 쓰니 아쉬운데,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라면 ‘집’이란 이름을 쓰면 좋겠다. 처음부터 어느 낱말을 골라서 쓰느냐에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는가 하는 숨결도 달라진다. “집을 짓는” 마음하고 “아파트 재건축”을 하는 마음은 다를밖에 없다. “마을을 짓는” 손길하고 “뉴타운 재개발 토목건축”을 하는 손길도 다르지. 삶터는 살면서 죽음을 맞이하고, 새로 태어나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앞길을 내다보는 자리라고 여긴다. 아이들이 이런 얼거리로 집이며 마을이며 고장이며 나라를 바라보는 눈썰미를 키울 줄 안다면, 전문가나 공무원이란 이름이 아닌 살림지기요 어른으로서 이 터를 새롭게 가꾸는 길을 가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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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5.


《커다란 느티나무》

 하야시 기린 글·히로노 다카코 그림/이영미 옮김, 나무생각, 2011.4.20.



여러 가지 부채를 써 본 아이들은 플라스틱으로 찍거나 엮은 부채로는 하나도 안 시원하다고 알아챈다. 어른도 알지 않을까? 플라스틱으로 찍은 부채를 흔들면 플라스틱 내음이 퍼질 텐데, 이 부채로 어떻게 시원할까? 그러나 플라스틱 부채가 차고 넘친다. 대나무로 살을 대고 닥종이로 판을 댄 쥘부채야말로 더없이 시원하지. 누구보다 아이들이 잘 안다. 부채를 넉 자루 새로 장만한다. 아이들한테 그림을 맡긴다. 두 아이는 부채에 물감으로 척척 그림을 담는다. 그림이 다 마른 다음에 부치며서 하는 말, “와, 우리가 그림을 넣으니 부채질이 더 시원해!”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바람이 불면 모든 사람이 나란히 시원하다. 시원할 뿐 아니라 푸르게 우거진 마음으로 물든다. 《커다란 느티나무》를 곁에 두고 읽는다. 느티나무는 폭 누우면서 새로운 길을 바라본다. 서울을 비롯한 큰고장은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 올리기를 되풀이하는데, 이런 아파트는 되게 비싸다. 터무니없는 값이다. 나무 한 그루 누리지 못하는 그런 시멘트덩이는 왜 비싸야 할까? 마당이 없고 아이들이 못 뛰노는 그런 시멘트더미에서 왜 살아야 할까? 나라에서는 ‘집값 걱정’에 앞서 ‘집다운 보금자리’로 숲을 가꾸는 데에 마음쓸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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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새 집시 같이 보는 그림책 12
마틸드 마냥 그림, 마리-프랑스 슈브롱 글 / 같이보는책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47


《바람의 새 집시》

 마리 프랑스 슈브롱 글

 마틸드 마냥 그림

 박정연 옮김

 같이보는책

 2015.6.17.



  큰바람이며 큰비가 잦아든 저녁에 매미가 시원스레 노래합니다. 감나무랑 무화과나무에서 노래하는군요. 이 나무에서는 이 매미가 이런 노래를, 곧이어 저 나무에서 저 매미가 저런 노래를 불러요. 두 매미가 재미나게 노래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우리 집 큰아이가 종이접기를 하다가 “아, 왜가리 소리이다!” 하고 한마디 합니다. “응?” 하고 조용히 귀를 기울이니 참말로 왜가리가 우리 집 둘레 하늘을 가르면서 노랫소리가 퍼지는군요. 《바람의 새 집시》는 ‘Gypsy’라는 이름만 붙어서 나온 그림책입니다. 한글판은 굳이 “바람의 새”라는 이름을 덧다는데, ‘-의’를 붙인 대목이 아쉽지만, 이 이름이 어울립니다. 그래요, 집시라는 이웃은 ‘바람새’ 같은 살림이에요. 바람처럼 홀가분하면서 상큼합니다. 바람처럼 하늘을 그리고 굴레나 틀에 얽매지 않습니다. 새처럼 보금자리를 아끼고, 새처럼 풀꽃나무를 사랑해요. 새랑 동무할 줄 아는 이웃이면서, 새하고 노래하는 하루를 지피는 살림이지요. ‘집시’라는 말을 ‘바람새’로 옮기면 어떨까요? 상냥하면서 따사로운 손길을 받는 아이들이 너른숲에서 너른꿈으로 오늘도 까르르 뛰놉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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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니까 참 좋다 마음별 그림책 9
오나리 유코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황진희 옮김 / 나는별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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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46


《비 오니까 참 좋다》

 오나리 유코 글

 하타 고시로 그림

 황진희 옮김

 나는별

 2019.8.17.



  비가 어떻게 오는가를 놓고 어릴 적에 학교에서 배우며 매우 알쏭달쏭했으나 이 수수께끼를 제대로 짚거나 들려준 어른은 없었어요. “비가 하늘에서 오지 어디서 오니? 그딴 데에 마음쓰지 말고 시험공부나 해!” 같은 잔소리가 잇달았습니다. 둘레 어른이며 학교 어른은 ‘비 = 구름 = 아지랑이 = 바다 = 냇물 = 샘물 = 우리 몸’이라는 얼거리를 짚으려 하지 않았어요. 이러며 “산성비 맞지 말아라. 머리카락 빠진다.” 같은 잔소리를 덧붙여요. 《비 오니까 참 좋다》는 비가 오는 날 어느새 마음이 사르르 녹으면서 슈룹 따위는 집어던지고서 비랑 하나가 되는 어린이를 상큼하게 그립니다. 온누리 숱한 아이들은 비가 오면 좋아합니다. 온누리 아이들은 비가 오래오래 와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에만 놀지 않아요. 아이들은 비가 좌락좌락 오면 좌락놀이를 하고, 눈이 펑펑 오면 펑펑놀이를 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무엇이든 놀이로 바꾸지요. 가리지도 꺼리지도 않아요. 온누리 모든 어른은 아이로 태어나서 자랐어요. 우리 어른이 아이다운 마음빛을 건사해 본다면, 비를 한결 포근히 마주하면서 삶터를 새로 가꿀 만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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