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표주박 하나 주워서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40
임정자 글, 이광익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51


《은표주박 하나 주워서》

 임정자 글

 이광익 그림

 아이세움

 2013.2.20.



  호리병박을 똑 갈라서 물이나 나락을 풀 적에 쓰는 살림인 ‘표주박’입니다. 그래서 이 표주박에 도깨비가 들어간다고 하는 말이 알맞은지 아리송합니다. 꼬마도깨비가 들어갔다가 우르르 나오는 곳이라면 표주박이 아닌 ‘호리병’이나 ‘호리박’이라 해야 알맞을 텐데요. 《은표주박 하나 주워서》는 그저 돈바라기를 하려는 몸짓을 넌지시 나무랍니다. 냇물을 함부로 반듯하게 펴려는 삽질도 나란히 꾸짖습니다. 줄거리를 찬찬히 엮었구나 싶은데, ‘표주박·호리병’이 얽힌 대목은 그만 지나쳐 버렸어요. 가만히 보면 오늘날에는 박을 심거나 호리병박을 심어서 열매를 얻는 사람이 부쩍 줄었어요. 다들 가게에서 플라스틱 그릇을 사려 들지, 호리병을 말려서 속을 비우고서 물병이나 술병을 삼는다든지, 이 호리병을 쪼개어 바가지로 삼는 사람도 드뭅니다. 고작 마흔 해나 쉰 해 앞서만 해도 박씨를 묻어 얻는 열매로 살림을 건사하는 여느 손길이었다면, 어느새 이 살림길이 사라지면서 ‘살림을 가리키는 이름’을 놓고도 제대로 짚지 못하는 판이 됩니다. 더욱이 이 그림책에 나오는 도깨비는 도깨비가 아닌 ‘일본 오니’ 모습이기까지 합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 나야
이성표 글.그림 / 엔씨소프트(Ncsoft)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50


《모두 나야》

 이성표

 엔씨소프트

 2015.4.30.



  열 손가락을 깨물면 모든 손가락이 아프지요. 안 아픈 손가락이 있다면 우리 몸뚱이가 아닙니다. 발끝이 아파도 온몸이 아프고, 이가 아파도 온몸이 아프지요. 머리카락이 아파도 온몸이 아프고요. 어버이라면 아이가 아플 적에 같이 아프기 마련입니다. 이웃이라면 옆사람이 아플 적에 함께 아플 테지요. 우리는 너랑 나라는 다른 숨결로 갈린 몸이라지만, 마음으로는 찌릿찌릿 이어져요. 떨어지거나 나뉜 둘이란 모습이지만, 숨빛으로는 이 별에서 늘 하나로 맞물려요. 《모두 나야》는 온누리를 이룬 다 다른 목숨이며 바위에 구름에 하늘이 그냥 다르기만 하지 않고, 언제나 같은 길이라는 대목을 그려냅니다. 맨끝을 보면 “모두 나에게서 시작됐지”로 마무르지요. 이 말 그대로예요. “모두 나한테서 비롯했”습니다. “모두 나한테서 태어났”어요. “모두 나한테서 나옵”니다. 아마 아이라면 이러한 흐름을 스스로 마음 깊이 알리라 생각해요. 아기를 잘 보셔요. 어느 아기가 울면 우리 아기가 따라 울곤 합니다. 우리 아기가 울면 어느새 따라 우는 다른 아기가 있어요. 서로 마음으로 이어지거든요. 같이 아프기에 사람이요, 함께 사랑하기에 사람입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11.


《내가 좋아하는 것들, 요가》

 이은채 글, 스토리닷, 2020.8.8.



대구에서 초등학교 샘님으로 일하는 이웃님 다섯 분이 우리 책숲으로 찾아온다. 자분자분 이야기하다 보니 하루가 쉽게 흐른다. 2020년에 대구만큼 고단한 고장이 또 있었을까. 바로 그 대구에서 어린이하고 삶을 사랑하는 말글살이를 헤아리려는 이분들이 모쪼록 새롭게 기운을 내시면서 더욱 날갯짓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오늘은 해가 쨍쨍 나다가, 비가 억수로 퍼붓다가, 구름이 잔뜩 흐르다가, 구름 사이에 새파란 하늘이 나다가, 바람이 잔잔하다가, 바람이 휭 불다가, 갖은 날씨가 굽이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요가》를 며칠째 조금씩 읽는다. ‘yoga’란 무엇일까? 이 산스크리트말을 우리말로는 어떻게 풀이하면 어울릴까? 몸이랑 마음을 하나로 묶는다고 한다면 ‘한짓’이 되려나. 하나가 되려는 몸짓. 한결·한빛·한숨·한길이 되려는 몸짓이라고 생가하면서 요가를 한다면 이 몸짓이 어렵거나 쉬운 흐름이 아니라, 마음을 몸으로 어떻게 담아내면서 몸은 마음을 어떻게 그리는가를 차근차근 떠올릴 만하겠지. 오래도록 잇는 깊은 ‘한짓’이 있다면, 오늘 새삼스레 풀어내는 ‘한짓’이 있다. 지난날 어린이를 헤아리며 오늘날 어린이가 마음껏 뛰놀면서 아름다이 자라날 배움길을 그려 본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13.


《내게 아주 특별한 선물》

 베라 B.윌리엄스 글·그림/최순희 옮김, 느림보, 2005.5.16.



이제는 비가 걷히고 해가 나는 날이다. 그동안 기다리던 햇볕말리기를 한다. 집안에 있는 천살림이며 나무살림을 꺼내어 볕이 잘 드는 곳에 내놓고서 말린다. 한참 말리고서 뒤집고, 또 한참 말리고서 뒤집는다. 햇볕을 먹는다. 둘레에서는 장마가 끝나니 찜통이라고 말하던데, 한낮이 찜통은 아니다. 나무 곁에 서 보자. 나무가 베푸는 싱그러우면서 시원한 바람을 누려 보자. 우리 보금자리나 일터에 나무가 없다면 나무를 심자. 선풍기나 에어컨이 아닌 나무바람을 맞아들이는 삶터를 가꾸자. 커다랗게 올려세우는 시멘트집이 아닌, 우람하게 자라는 나무로 그윽한 숲이며 숲정이로 돌보자. 앞으로 나무가 우람한 숲을 누린다면 이 나무를 조금조금 얻어 나무집을 지을 만하겠지. 우리가 갈 길이라면, 숲에서 살림살이를 얻고, 숲을 사랑으로 돌보며, 저마다 숲돌이·숲순이로 사랑하는 마음을 기른다면 좋겠다. 《내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오랜만에 되읽는다. 아이가 스스로 어떤 살림을 받거나 누리고 싶은가 하는 대목을 따사로이 그려냈다. 우리나라 그림님도 이런 그림책을 그리고, 이런 글책을 쓰면 좋겠다. 학교나 학원 얘기는 이제 그만 그리거나 쓰고, 시원한 바람 이야기를 그리고 쓰면 좋겠다. 나무 곁에 서며 가을이 코앞인 줄 느낀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12.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글, 인플루엔셜, 2020.8.12.



어제 낮에 작은아이가 부채를 어디에 잃었다고 한다. 어제 우리 책숲에 찾아온 이웃님하고 다닌 길을 자전거를 몰며 돌아다니며 묻는데 어디에도 없다. 설마 싶어 이웃님한테 쪽글을 남겼더니, 이웃님 자동차 뒷자리 한켠에 부채가 있더란다. 부채를 잃은 작은아이더러 아침에 글월을 쓰라고 얘기한다. 부채를 우리 집으로 보내 주시면 고맙겠다는 뜻을 손글로 적도록 하고, 나는 동시를 새로 써서 우체국에 가서 띄운다. 엊저녁에 부채 하나 찾으려고 벌인 실랑이를 떠올리며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시골버스에서 읽는다. “필요한 순간” 같은 말씨야 요새 어른이라면 흔히 쓸는지 모르지만, “곁에 둘 때”처럼 꺼풀을 벗겨서 쓰면 한결 부드러우리라 본다. “다시 수학을 곁에 둘 때”라든지 “다시 수학을 생각할 때”처럼 말씨를 조금 바꾸기만 해도 수학이라는 길을 우리 삶자리 어디에 두면 달라지는가 하는 대목을 엿볼 만하다. 수학이란 풀잇길이나 틀만이 아니다. 우리말 ‘셈’이 가리키듯 ‘셈 = 세다 = 헤다 = 헤아리다 = 생각’이다. ‘셈’이란 낱말을 얕보는 이가 꽤 많던데, ‘셈 = 생각’이요, ‘셈 = 슬기로 나아가는 생각길’이다. 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하는, 이 네 가지가 바탕이 되어 모든 실마리를 잇고 엮는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