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내리는 밤에
센주 히로시 지음 / 열매하나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0


《별이 내리는 밤에》

 센주 히로시

 열매하나

 2020.8.7.



  별이 내리는 밤에 온마을이 고요합니다. 별이 드리우는 밤에 숲이 새롭게 깨어납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문득 눈을 뜨고서 마실을 다닙니다. 별이 초롱초롱한 밤에 풀꽃나무가 꿈나라로 갑니다. 별이 그윽한 밤에 샘가로 찾아와 목을 축이는 아이가 있습니다. 별이 노래하는 밤에 어깨동무하면서 노래하는 숨결이 있어요. 별이 아름다운 밤에 새롭게 태어나려고 이 푸른별로 찾아온 바람이 있고요. 《별이 내리는 밤에》는 별이 내리는 밤에 누가 있고 무엇이 흐르며 어떤 삶이 얼크러지는가를 들려줍니다. 별밤이니 별말로 이야기합니다. 별노래이니 별마음으로 나눕니다. 별빛이니 별숨으로 맞아들여요. 밤에 별이 뜰 수 있도록 불을 꺼 볼까요? 집에서도 불을 끄고, 골목이며 길거리 불도 꺼요. 불을 끄면 어둡거나 안 보인다고요? 아니랍니다. 불을 다 끄고서 가만히 눈을 감아 봐요. 눈을 감고서 하늘을 봐요. 이렇게 한동안 있다가 눈을 떠요. 밤눈에 익숙할 때까지 기다려요. 밤빛을 알아볼 때까지 몸을 다스려요. 낮에는 낮빛으로 움직인다면, 밤에는 밤빛으로 다녀요. 낮에는 햇빛으로 푸르다면, 밤에는 별빛으로 반짝이면서 까맣지요. 밤에 불을 꺼야 사람 곁에 있는 이웃을 느껴요. 낮에 해를 봐야 우리 둘레 노래잔치를 맞아들여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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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추장
수잔 제퍼스 지음, 최권행 옮김 / 한마당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25


《시애틀 추장》

 수잔 재퍼스

 최권행 옮김

 한마당

 2001.7.10.



  가을을 코앞에 두면서 들판이 노랗습니다. 일찍 심은 논은 일찍 거두어 벌써 빈들이 되기도 합니다. 바야흐로 논가에 참새가 떼지어 찾아듭니다. 빈들에는 참새뿐 아니라 까치랑 까마귀도 내려앉습니다. 가을에 나락이 익기까지는 풀벌레랑 날벌레랑 거미를 잡으면서 지낸 참새인데, 꼭 한가을에만 사람들 곁에서 나락을 얻으려고 합니다. 이때에 참새쫓이로 바쁘다거나 총을 쏘는 사람이 있고, 허수아비를 가만히 세우는 사람이 있으며, 참새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겨울 끝자락부터 불거진 돌림앓이는 곧 한 해에 이르려 합니다. 돌림앓이에 걸린 사람이 나타날 적마다 나라에서는 방역(화학약품)을 더 하려 들 뿐인데, 정작 마을에 숲을 두어 사람들 사이에 푸른바람이 흐르도록 생각을 기울이지 못합니다. 싱그러운 바람이 없이, 짙푸른 숲이 없이, 맑은 맷물이며 바다가 없이, 돌림앓이를 걷어낼 길이 있을까요? 《시애틀 추장》을 새삼스레 읽습니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이 그림책을 새롭게 읽기를 빕니다. 이 땅은 어느 누구 것도 아니라는 대목을 깨닫기를 빕니다. 경제성장이나 도시문명을 앞세우는 삽질을 멈추지 않으면 돌림앓이도 안 사라지는 줄 이제야말로 배울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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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25.


《머나먼 여행》

 에런 베커 그림, 웅진주니어, 2014.11.3.



저녁이 깊자 벼락이 친다. 아주 멀리서 친다. 부엌 창밖으로 내다보는데 반짝반짝하면서 아뭇소리가 없다. 소리 없는 벼락이란 참으로 멀다는 뜻이다. 돌개바람이 온다지. 요즈음 나라에서는 돌개바람이 온다고 하면 이런 걱정 저런 끌탕을 늘어놓기만 하는데, 큰비이든 큰바람이든 왜 찾아오는가를 생각하거나 제대로 짚는 적이 없구나 싶다. 예부터 이 땅은 때때로 큰비나 큰바람이 찾아들면서 자질구레한 것을 쓸어냈다. 나락이든 남새이든 비바람을 너끈히 이겨내었다. 오늘날 과일밭을 들여다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난날에는 나무가 스스로 자라는 결을 살펴 사다리를 놓거나 나무를 타서 열매를 땄으나, 오늘날에는 쇠줄로 나무를 친친 동여매고 가지를 모질게 쳐서 난장이로 억누른다. 열매만 굵게 달리도록 한다. 가벼운 바람에도 열매가 떨어지지만, 나무는 죽도록 앓으면서 눈물을 짓는다. 《머나먼 여행》은 빨간 빛깔을 그리는 붓 하나로 마음껏 나들이를 다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미있구나 싶으면서도 아이가 다니는 곳은 하나같이 큰고장이다. 숲이라든지 별이라든지 하늘 너머는 생각을 못한다. 생각하는 대로 갈 테지. 생각이 닿지 않으면 어디로도 못 갈 뿐 아니라 아무것도 새롭게 이루지 못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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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24.


《가장 가까이 있는 말로·흙에 도달하는 것들》

 이은경·정나란 글, 2019.3.29.



전주에서 우리 책숲으로 찾아온 손님은 고등학교에서 우리말(또는 국어)을 가르친다고 한다. 전주 손님이 스스로 밝히기도 하지만, ‘국어 교사’는 ‘국어 시험을 잘 치르도록 이끄는 구실’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쓰는 말로 푸름이 스스로 생각을 새롭게 가꾸며 활짝 피어나는 길로 나아가도록 이바지하는 몫’이 되려면 입시지옥을 걷어치워야 한다. 나라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으로 나아가려고 하던데,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아직도 안 헤아린다. 아니, 이제는 학교가 거의 부질없는 판이 되어도 입시라는 틀을 안 버린다. 종살이·톱니바퀴에 얽매어 놓는 학교교육을 ‘그냥 누리도록’ 한들 무엇이 달라질까? 사람다운 길을 이야기하고 누리는 배움터가 아니기에 ‘어른 말썽질을 흉내내는 어린이·푸름이 말썽질’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가까이 있는 말로·흙에 도달하는 것들》은 광주에 있는 마을책집 〈검은책방흰책방〉에서 내놓은 시집이다. 두 가지 시집을 하나로 묶었다. 재미있으면서도 말이 안 쉽다. 학교도 사회도 문학도 이 나라 모든 곳도, ‘말이 씨가 된다’는 뜻을 얄궂게 뒤틀거나 아예 모르는 채 쳇바퀴이지 싶다. 말이 살아야 생각이 살고, 말이 굴레에 갇혀 딱딱하면 생각도 굴레에 갇혀 딱딱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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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23.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엘리자베스 키스·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 지음/송영달 옮김, 책과함께, 2020.6.10.



자전거 바람이에는 ‘던롭’하고 ‘슈뢰더’가 있는데, 고흥읍 자전거집에는 던롭 바람이를 안 판다. 옛날부터 자전거를 달린 사람이라면 으레 던롭 바람이인데 던롭 바람이를 다루지 않는다면 그 자전거집에서 새 자전거를 사라는 소리가 된다. 5000원짜리 바람이가 없어서 자전거를 못 탈 판이었는데, 서울마실을 하며 찾아간 오랜 단골 자전거집에 던롭 바람이가 있네. 멀쩡히 잘 파는 바람이를 들여놓지 않는다면 고흥 자전거집은 뭘 하겠단 뜻일까? 드디어 바퀴 바람이를 갈았다. 작은아이를 태우고 들길을 달린다. 사람들이 시골살이를 꺼리고 서울살이에 머무는 까닭은 어렵잖이 찾을 만하다. 뭐든지 서울에 다 있고,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도 서울에 몰렸으니까.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를 읽는다. 새로 나온 판에는 그동안 새로 찾아낸 그림을 더 싣는다. 제국주의 총칼을 앞세운 일본이 아닌, 수수하게 살림길을 잇는 한겨레를 찬찬히 마주하려고 했던 눈길을 엿본다. 우쭐거리는 정치권력을 따르지 않는 몸짓을, 살림자리를 가꾸는 여느 사람들하고 사귀면서 이 모습을 넉넉히 담으려고 하는 마음을 헤아린다. 엘리자베스 키스 님이 책에 쓰기도 했는데, 정치꾼뿐 아니라 먹물꾼은 삶을 등진 채 그들 주머니만 챙겼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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