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카멜레온 우리 그림책 21
윤미경 지음 / 국민서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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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2


《못 말리는 카멜레온》

 윤미경

 국민서관

 2017.11.24.



  먼먼 옛날부터 아무리 조그마한 집에서 지내더라도 아이들은 집밖에서 신나게 뛰고 달리고 뒹굴면서 놀았습니다. 어느덧 사람들이 서울 둘레에 잔뜩 몰려서 살고부터 마당을 누리는 집이 자취를 감추고, 집집마다 웬만하면 자가용을 거느리면서 ‘차댈곳’은 마련하되 ‘아이가 마음껏 뛰놀 쉼터’는 헤아리지 않는 겹겹살이로 바뀝니다. 어른은 아파트가 왜 좋을까요? 아이한테 아파트가 어울리는 데일까요? 발을 구르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데, 아이들은 발구름질도 모르는 채 자라야 하나요? 바람을 가르며 씽씽 달리면 얼마나 신나는데, 아이들은 자동차에 막혀 달리기도 못하면서 커야 하나요? 《못 말리는 카멜레온》을 넘기며 ‘요즈음은 이런 그림책을 펴내고 읽히는구나’ 싶어 어쩐지 쓸쓸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지난날까지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가 실컷 뛰놀 터전’을 마련해 놓고서 어른 나름대로 집살림을 가꾸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살찌우도록 하루를 보냈어요. 그런데 이런 집노래는 온데간데없이 ‘아파트에 스스로 몽땅 갇혀서 툭탁거리는 모습’을 그리기만 하니, 앞으로도 아이들은 아파트판에만 있어야 할는지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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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합니다, 선생님 아이세움 그림책
패트리샤 폴라코 글.그림, 유수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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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3


《존경합니다, 선생님》

 페트리샤 폴라코

 유수아 옮김

 아이세움

 2015.12.30.



  사랑으로 때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사랑이라면 ‘때리다’라는 말이 아예 없다고 해야지 싶습니다. 사랑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느냐고 물을 적에도 매한가지예요. 사랑이라면 ‘점수·성적·시험’이란 말이 아예 없다고 느껴요. 사랑이 아니기에 ‘점수·성적·시험’에다가 ‘때리다·괴롭히다·따돌리다’ 같은 말이 되겠지요. 《존경합니다, 선생님》로 나온 책은 처음에 “An A from Miss Keller”라는 이름입니다. “켈리 샘님이 매긴 가(으뜸)”쯤 되겠지요. 샘님 노릇을 하는 동안 ‘가(A)’를 매긴 적이 아예 없다는 분이 처음으로 ‘가(A)’를 매겼다는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어긋났어도, 또 틀린글씨가 나왔어도, 이 글에 ‘가(A)’를 매겼다지요. 이이 캘리 샘님은 누가 우러르거나 섬기거나 받들기를 바라지 않아요. 한자말로 치자면 ‘존경’을 받을 생각이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아이들마다 다 다르게 샘솟는 씨앗을 차근차근 짚고 북돋우면서 스스로 아름다이 날개를 달며 피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그림책을 제대로 옮기자면 “사랑을 매긴 캘리 선생님”쯤이면 어울리겠지요. 가르치거나 일깨우기보다는 사랑을 알려주기에 ‘샘’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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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 베이더의 꼬마 공주님 시공그래픽노블
제프리 브라운 지음, 임태현 옮김 / 시공사(만화)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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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07


《베이더의 꼬마 공주님》

 제프리 브라운

 임태현 옮김

 시공사

 2015.10.25.



  ‘스타워즈 다스 베이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줄거리나 사람들을 줄줄이 꿰겠지요. ‘싸움’을 이 푸른별 테두리가 아닌 ‘별나라’라는 틀로 바라보려 하기에 ‘별싸움(스타워즈)’을 그렸을 텐데요, 왜 삶이나 살림이라는 자리가 아닌 싸움이라는 자리로 별나라를 바라볼까요? 옆에는 상냥한 이웃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총칼잡이가 있기에 우리도 무시무시하게 총칼을 갖추어야 할까요? 마음을 차분히 다스릴 줄 안다면, 둘레를 사랑으로 마주할 줄 안다면, ‘별싸움(스타워즈)’이 아닌 ‘별숲(스타우드)’를 그리는 이야기가 태어날 만합니다. 《베이더의 꼬마 공주님》은 ‘다스 베이더’한테 딸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고 어림하면서 줄거리를 풀어냅니다. 아버지가 ‘다스 베이더’란 이름일 뿐, 미국에서 이쯤 되는 나이라면 이렇게 된다고 하는 뻔한 틀로 나아갑니다. 이런 만화도 재미있다면 재미있을는지 모르나, 그저 판에 박혔네 싶어요. 이를테면 ‘다스 베이더’가 막상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고 그려 볼 수 있고, 숲사랑이였다고 그려 볼 만하지요. 영화 이야기를 슬쩍 비틀어 익살맞게 그리려 했구나 싶지만, 즐거운 꿈이나 참한 사랑이나 슬기로운 숲을 담아내지 않을 적에는 처음도 끝도 그저 그런 말장난입니다. ㅅㄴㄹ



“사탕발림은 집어치워, 공주. 내가 멀쩡히 살아 있는 한 벨트 높이는 절대로 타협할 수 없으니까.” “그치만 이게 유행인걸요!”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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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친구가 생길때까지 1
호니타 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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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08


《너에게 친구가 생길 때까지 1》

 호타니 신

 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5.1.15.



  돌개바람이 몰아치기 앞서 풀밭을 둘러보다가 베짱이를 만납니다. 베짱이한테 가만히 다가서면서 “네가 그렇게 우리 집에 노래를 들려주었구나? 멋지더라.” 하고 속삭입니다. 갖은 수다를 떠는 참새를 그윽히 지켜보노라면 문득 참새가 이쪽을 쳐다보다가 깜짝 놀라 푸르르 소리를 내며 조금 떨어진 데로 날아가 앉습니다. 참새한테도 “끝없이 노래해 주니 언제나 즐거운걸.” 하고 속삭입니다. 이웃은 어떤 사람일까요? 동무는 어떤 모습일까요? 《너에게 친구가 생길 때까지》를 보면 삶도 살림도 생각도 다 다른, 또 나이까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동무·이웃’을 새삼스레 마주하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언니 쪽은 동생을 걱정하면서 동생한테 동무가 생길 때까지 지켜보려는 마음일 수 있는데, 거꾸로 보면 동생이야말로 언니 쪽을 헤아리면서 언니한테 마음벗이 생길 때까지 바라보려는 마음일 만해요. 어느 한쪽이 베풀기만 하지 않습니다. 어느 한쪽이 받기만 하지 않습니다. 동무이건 이웃이건 흐르는 마음입니다. 동무나 이웃이라면 어우러지면서 빛나는 마음이에요. 그리고 사람 곁에 사람만 동무나 이웃이지 않습니다. 숱한 벌나비에 풀벌레에 새에 들짐승에 풀꽃나무도 한결같이 아름다운 동무요 이웃입니다. ㅅㄴㄹ



‘친구가 생긴 답례요. 형이 말한 대로였어요. 한번 큰소리를 냈더니 뻥 뚫려서 그 뒤로 조금은 목소리가 나왔어요.’ (35쪽)


“거리가 가깝든 멀든 캐치볼은 캐치볼이야. 공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야.” (96쪽)


‘착해서 그랬다기보다는 그냥 바보처럼 꾹 참은 것 아닐까? 진짜 그럴지도 몰라.’ (146쪽)


“아마 우리 인생은 벌써 한참 전에 자기도 모르게 시작돼 버린 게 아닐까? 자기 자신도 모르게 말이야. 그렇다면 지금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길 수 없는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근사한 걸 손에 넣을 수 있겠어.”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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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31.


《별이 내리는 밤에》

 센주 히로시 그림, 열매하나, 2020.8.7.



지네가 물면 뜨거운 것이 닿은 듯하다. 가만히 보면, 풀벌레라든지 뱀이라든지 지내라든지 개미라든지 우리 살갗을 덥석 물면 ‘따끔’하다는 느낌이 ‘뜨겁다’는 기운하고 맞닿는다. 찌르르 울리면서 온몸을 화르르 올린달까. 지네가 물면 “얘야, 무슨 일로 무니? 내 몸에서 어떤 곳이 막혔기에 무니?” 하고 묻는다. 지네는 몸통 한복판을 집으면 꼼짝을 못한다. 바들바들 떨면서 “날 어떻게 하려고?” 하고 묻는데 “어떻게 하긴, 난 너를 술로 담가 마실 생각은 없고, 네가 그저 집안 말고 집밖 그늘지고 축축한 데에서 즐겁게 살면 좋겠다고 생각해.” 하고 대꾸하고서 내보낸다. 올 첫머리까지는 으레 나 혼자 지네를 내보냈는데, 올여름에 접어들어 곁님하고 작은아이가 스스로 지네를 내보내 준다. 다들 많이 컸네. 《별이 내리는 밤에》는 사람이 너무 넓게 차지하면서 물질문명으로 가득 채운 마을 탓에 어느새 조그마한 자리가 된 숲 가장자리에서 천천히 밤마실을 다니는 숲이웃 발자취를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는 ‘도시’란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고파는데, 막상 그 터는 예전부터 모든 짐승·풀벌레·새·풀꽃나무가 함께 누리면서 같이 살아가던 보금자리이지 않을까? 별이 내리는 밤에 우리 모두 ‘땅’을 새로 바라보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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