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의 여름방학
샐리 로이드 존스 지음, 레오 에스피노사 그림, 이원경 옮김 / 보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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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4


《금붕어의 여름방학》

 샐리 로이드 존스 글

 레오 에스피노사 그림

 이원경 옮김

 보림

 2020.7.1.



  2011년에 전남 고흥에 깃들고서 몇 해 동안 반딧불이를 보고, 어디에서나 흔한 흰민들레를 만나고, 마을에 제비가 쉰 마리 넘게 둥지를 틀고, 풀벌레랑 개구리랑 멧새 노랫소리가 흘러넘치고, 뒷골에서 흘러내려오는 샘물은 싱그럽고, 참으로 멋진 곳이로구나 하고 여겼습니다. 마을 아랫샘에 낀 물풀을 걷어내고 물이끼를 벗길 적마다 미꾸라지를 만나고, 게아제비에 물방개에 소금쟁이하고 빨래터에서 함께 놀았습니다만, 몇 해 앞서부터 이 모두 자취를 감춥니다. 이제 마을에서 흰민들레는 우리 집에만 남고, 반딧불이는 찾아볼 길이 없으며, 봄을 빼고는 우리 집에서만 개구리가 노래하고 풀벌레도 거의 우리 집에서만 노래하며 제비는 우리 마을에 거의 안 찾아오다시피 합니다. 《금붕어의 여름방학》은 어느 큰나라 큰고장에서 있던 일을 그렸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물놀이에 숲놀이를 즐기고픈 마음을 살그마니 담았어요. 다만, ‘살그마니’ 담을 뿐 큰고장에서 홀가분하게 피어나는 꿈까지 그리지는 못합니다. 생각해 봐요. 수돗물 아닌 냇물을 누리지 않는 곳에서 ‘사람 말고 다른 어떤 이웃’을 만날까요? 우리 삶은 언제나 놀이잔치일 때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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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 거야 - 2021년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작 작은 곰자리 42
시드니 스미스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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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8


《괜찮을 거야》

 시드니 스미스

 김지은 옮김

 책읽는곰

 2020.1.8.



  숲에서는 어떤 숨결도 작지 않습니다. 사람눈으로는 이쪽은 크고 저쪽은 작은 듯 여길는지 몰라도, 크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 다르면서 즐겁게 어우러지는 숲입니다. 들에서는 어떤 목숨도 안 작아요. 어느 목숨이든 모두 알맞게 몸을 입고서 살아갑니다. 바다에서는 어떤 숨빛도 작을 턱이 없어요. 크기로 따지거나 사람이 먹는 고기로 잰다면 바다는 참 따분하지요. 《괜찮을 거야》는 “Small in the City”를 옮겼다는군요. 두 이름 사이에 틈이 ‘큽’니다. “서울(도시)에서는 작은” 어린이 삶길을 담은 그림책에 왜 “괜찮을 거야”란 뚱딴지 이름을 붙여야 할까요? 아무튼 어린이는 서울에서 너무나 작습니다. 서울이란 곳은 어린이를 터무니없을 만큼 생각조차 않는걸요. 요새는 시골마저 어린이를 아예 생각조차 안 하기 일쑤입니다. 교육부나 학교는 어린이·푸름이를 터럭만큼이나마 살필까요? 아닙니다. 모두들 아이들을 졸업장이라는 차꼬에 채워 길들이려 해요. 쉴 틈새나 놀 빈터나 푸른 들내숲 모두 치워낸 서울은 아이들한테 그지없이 차갑고 메말라요. 그나저나 차갑게 보이려고 사진을 옮긴 그림으로 엮었을까요. 사진베끼기는 그림책이 아닙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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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13.


《종이약국》

 한국서점인협의회 엮음·강창래와 열여섯 사람 글, 북아이북, 2020.9.15.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91년까지는 ‘남들이 많이 보는 책’을 손에 쥐었다면, 이듬해인 1992년부터는 ‘스스로 생각을 살찌울 책을 내 나름대로 찾아내기’로 바꾸었다. ‘남들이 많이 보는 책’이 그럭저럭 재미는 있되, 깊이나 너비까지는 없구나 싶더라. ‘스스로 생각을 살찌울 책을 내 나름대로 찾아내’자면 품이나 겨를을 많이 써야 하는 듯하지만, 어느 책에서든 실마리를 얻고 수수께끼를 풀면서 차츰 눈썰미를 키울 만하다. 《종이약국》은 한국서점인협의회 책집지기가 뜻을 모아서 엮은 책.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가 아닌, 스무 자리에 맞추어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책을 들려주면 좋지 않겠느냐는 마음을 모은다. 열일곱 사람이 저마다 여러 책을 추려서 ‘이러한 때에 맞추어 이러한 책을 읽으면 어떨까요?’ 하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때에 책을 맞추어’ 읽기보다는, ‘책을 우리 때나 자리에 맞추어’ 새기면 되겠지. 때에 맞음직한 줄거리인 책을 읽어도 나쁘지 않다만, 아름다운 책을 어느 때이든 곁에 두면서 마음을 새롭게 새기면 더없이 즐거우면서 빛날 테니까. 마침 《책숲마실》이 거의 나란히 나왔다. 종이가 빛이 된다. 빛이 되는 종이가 책으로 피어나 마을책집에 깃든다. 이 마을책집을 숲으로 삼아 마실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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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12.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김목인 글, 열린책들, 2018.11.5.



맑았다가 흐리다가 비. 요즈음 날씨가 이렇다. 아니, 올해 날씨가 이렇다. 때로는 비오다가 맑다가 흐림. 때로는 흐리다가 맑다가 비. 나는 스무 살부터 제금을 나서 살며 언제나 하늘바라기 빨래를 했다. 햇볕이랑 바람에 옷가지하고 이불을 말렸지. 빨래를 하자고 생각할 적마다 큼큼 바람기운을 살핀다. 여느 때에도 바람결은 늘 헤아리지만, 빨래를 할 적에는 ‘어느 만큼 볕바람을 먹여야 바짝 마를까’ 하고 어림한다. 바깥마루 비막이천을 아홉 해 만에 새로 장만했지 싶다. 그동안 쓰던 비막이천은 햇볕이랑 비에 많이 삭았다. 새 비막이천을 덮으니 비 한 방울 스미지 않는다. 몇 만 원 하지 않는 비막이천이지만 아슬아슬한 살림돈을 핑계로 이제서야 장만했지.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를 읽는데 퍽 힘들다. 글에 겉멋이 꽤 짙다. 그저 삶을 담으면 될 텐데 자꾸 꾸미려 하고, 거듭 치레하려 한다. 노래를 짓고 부를 적에 ‘듣는이’가 좋아할 만한 가락이나 결을 생각하다 보니, 글로 자리를 옮겨도 ‘읽는이’가 좋아할 만한 글멋이나 글치레로 기우는구나 싶다.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는 어느 나라 말일까? 모르겠다. “노래라는 일”을 바람처럼 노래하듯 쓰기를 빈다. “노래하는 길”을 별빛처럼 스스로 환하게 적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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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11.


《일요일은 마르셰에서 봉봉 1》

 카와카미 준코 글·그림/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2.9.15.



새 자전거를 받는다. 서울에 있는 자전거집에 전화를 해서 장만한다. 고흥읍에서 사자면 짐차를 불러야 하고 값도 비싸다면, 서울이나 다른 고장에서 사면 나름삯을 자전거에 조금 얹으면 된다. 자전거 맞추기는 어렵지 않다. 뼈대를 하나씩 잇고 바퀴를 달고서 줄이 알맞게 팽팽하도록 가누면 된다. 닳아서 더 쓸 수 없는 헌 자전거는 집 앞에 내놓기로 한다. 헌쇠를 모으는 분이 지나가다가 가져가겠지. 저녁나절에는 새 자전거로 가볍게 달려 본다. 아이들이 타기 앞서 조금 길을 들이기도 하고, 어그러진 곳이 있는가를 살피고, 톱니가 잘 맞물리는가를 헤아린다. 《일요일은 마르셰에서 봉봉 1》를 읽었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나오는 만화는 엇비슷하다. 첫째, 따돌리거나 놀림받는 길에서 아프거나 의젓한 이야기가 있다면, 둘째, 좋고 싫다는 마음이 갈마드는 타령이 있다. 이 두 가지 틀에서 벗어난다면, 아니 싱그럽게 자라나며 즐겁고 홀가분한 마음빛을 담아낸다면, 이러한 만화는 두고두고 읽고 나누면서 이야기꽃이 되리라 생각한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따져야 하지 않는다. 스스로 어떤 꿈을 마음에 담으면서 이 꿈길을 걷는 하루를 어떻게 사랑하려는가를 바라보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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