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비룡소의 그림동화 34
마이클 베다드 글, 바바라 쿠니 그림, 김명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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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99


《에밀리》

 마이클 베다드 글

 바바라 쿠니 그림

 김명수 옮김

 비룡소

 1998.3.15.



  어느 하나를 가리킬 적에 어느 낱말을 고르느냐를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우리 마음입니다. “집에 있다”고 할 적에 수수하게 “집에 있다” 할 수 있고 “방구석에 틀어박혔다” 할 수 있으며 “히키코모리”란 일본말이나 “집콕” 같은 우리말을 쓸 수 있습니다. “집에 처박혔다”라든지 “은둔·은거·은신” 같은 한자말이라든지 “집에서 쉰다”라 할 수 있을 테지요. 또는 “집순이·집돌이”나 “집사랑”처럼 새롭게 말길을 열어도 돼요. 《에밀리》는 에밀리 디킨슨 님을 바라보는 뭇눈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그림책에 글이랑 그림을 담은 두 사람은 그동안 여러 사람이 바라본 눈길이 아닌, ‘왜 에밀리 디킨슨은 스스로 노래가 되어 날아올랐나?’ 하는 수수께끼를 어린이 눈길로 다가서려 하면서 조용조용 풀어내려 합니다. 잘났거나 타고났기에 쓰는 노래가 아닌, 우리 누구나 언제나 어디에서나 고스란히 노래인 터라, 에밀리 디킨슨은 이 대목을 늘 스스로 느꼈고 이웃 어린이한테 상냥하게 들려줄 수 있었다고 마음으로 그림책 하나를 여밉니다. 에밀리는 에밀리입니다. 그리고 노래님이요 노래날래요 노래사랑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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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날개를 달고 에밀리 디킨슨, 세상을 만나다 산하작은아이들 66
제니퍼 번 지음, 베카 스태트랜더 그림, 박혜란 옮김 / 산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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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97


《시의 날개를 달고, 에밀리 디킨슨 세상을 만나다》

 제니퍼 번 글

 베카 스태트랜더 그림

 박혜란 옮김

 산하

 2020.8.10.



  누구나 노래를 하고, 어디서나 노래입니다. 목소리가 곱거나 목청이 좋아야 노래하지 않아요. 마음이 노래라서 노래하고, 마음이 노래가 아니라서 노래를 안 해요. 《시의 날개를 달고, 에밀리 디킨슨 세상을 만나다》는 “On Wings of Words”를 옮겼습니다. 우리말로 나온 그림책은 군말이 많습니다. “시의 날개를 달고”도 썩 맞갖지 않습니다. “노래란 날개를 달고”나 “노래로 날개를 달고”라 해야 알맞지 싶어요. 에밀리 디킨슨 님이 걸어온 삶이라면 “노래날개” 한 마디로 갈무리해도 어울릴 테고요. 보는 눈에 따라 에밀리 디킨슨 님을 달리 볼 텐데, 이녁은 이녁대로 삶을 보면서 노래를 지었듯, 우리는 우리대로 삶을 가꾸면서 이야기를 짓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봐요. 이웃사람을 더 많이 사귀어야 “세상을 만나”는 셈일까요? 바깥에서 돈을 버는 일자리가 있어야 “사회를 만나”는 셈인가요? 남들이 알아주는 일을 해야 “이름이 높을” 만한지요? 바라보고 생각하고 맞아들이고 추스르고 아끼는 손길마다 노래가 흐릅니다. 마주하고 헤아리고 품고 씨앗으로 묻는 숨결마다 노래로 거듭납니다. 이녁은 나비를 탔다기보다 스스로 나비였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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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간 마녀 위니 비룡소의 그림동화 155
코키 폴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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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89


《바다에 간 마녀 위니》

 밸러리 토마스 글

 코키 폴 그림

 조세현 옮김

 비룡소

 2006.1.27.



  들길을 걷습니다. 읍내를 다녀오는데 시골버스를 옆마을에서 내려 걷습니다. 우리 마을로 들어오는 시골버스를 놓쳤기에 걷는데, 작은아이하고 사뿐사뿐 걸으며 구름 그림자를 만납니다. 구름은 높이에 따라 달리 있기 마련인데,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 하면서 밑쪽 구름 그늘이 위쪽 구름에 넓게 퍼집니다. 마을 앞을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탔다면 들길을 안 걸었을 테고, 들길을 안 걸었다면 구름빛잔치를 못 만났겠네 싶습니다. 《바다에 간 마녀 위니》는 더운 날 바다에 몸을 식히려고 마실을 간 위니랑 고양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물결은 위니하고 놉니다. 햇살도 위니하고 놉니다. 바람도 위니하고 놀지요. 그리고 바닷가를 찾아온 모두하고 함께 놀아요. 자, 놀러왔다면 무엇을 하겠나요? 놀아야겠지요. 놀러왔으면서 물결이랑 사귀지 않거나 햇살을 꺼리거나 바람을 등진다면 아무 놀이가 안 될 테지요. ‘놀이하는 마음’이라면 바다에서건 집에서건 늘 놀이가 됩니다. ‘놀이하는 마음’이 없다면 애써 멀리 마실을 갔어도 짜증스럽거나 싫거나 밉습니다. 더위를 싫어할 까닭이 없고 추위를 꺼릴 까닭이 없어요. 늘 새롭게 맞아들여 놀 만한 철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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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26.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3》

 우미노 츠나미 글·그림/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9.10.25.



아침에 길을 나서려고 밤새 여러 일을 끝내려 하지만 못 끝내는 일이 꽤 된다. 자, 자, 느긋이 가자고. 못 끝내면 다음에 끝내자. 하루치기로 몰아서 끝내려 하지 말자. 빨리빨리 갈 길이 아닌, 노래하며 갈 길이잖니. 한밤에 두 시간쯤 눈을 붙인다. 두 시간 눈을 붙이니 새로 기운이 솟는다. 쏟아지는 별을 올려다본 뒤에 어깨를 펴고서 짐을 추스른다. 아침에 일찍 깬 작은아이가 “아버지, 이제 가게요?” “응, 보라가 오늘 이모저모 살림 잘 가꾸면 좋겠어. 아침에 빨래도 해보고.”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3》을 읽었다. 어느덧 석걸음을 읽는데 첫걸음처럼 와닿지는 않는다. 줄거리가 풀렸다고 할까. 확 느슨하달까. 달아난다고 해서 부끄럽지도 창피하지도 않다. 아니 ‘달아나기’란 무엇일까? 용을 써도 안 되기에 뒷걸음을 하고서 가만히 앉아서 지켜봐도 좋다. 온힘을 다했는데 그만 힘이 쫄딱 빠졌으면 벌러덩 자빠져도 좋다. ‘안 되면 되게 하라’ 하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꿈을 바라보며 가자’처럼 말을 돌리면 좋겠다. 되느냐 안 되느냐가 아닌, 우리가 스스로 지피면서 가꿀 꿈길인가 아닌가를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면 넉넉할 테지. 서울에 닿아 책집 네 군데를 돌고 길손집에 깃든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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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25.


《공원 아저씨와 벤치》

 다케시다 후미코 글·스즈키 마모루 그림/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1.7.10.



이튿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선다. 먼저 서울에 들르고, 다음날 상주에 가서 바깥일을 보고, 그날 저녁은 청주로 건너가소 하루를 묵고, 그다음날 비로소 조치원을 거치고 순천을 지나 고흥으로 돌아오지. 집에서 할 일이 여럿인데, 하나씩 마무르기로 한다. 아침 일찍 바깥마루에 옻바르기를 한다. 이다음에는 이웃밭으로 넘어간 나뭇가지치기를 한다. 이러고서 우리 집 마당나무 가지치기를 하고는, 고샅길 풀베기를 한다. 마무리로 마당을 쓸고 치운다. 아, 하루가 기네. 바깥일을 보고 와서는 무화과나무 옆으로 무너진 돌담을 새로 쌓아야겠고. 저녁에 비로소 쉰다. 아이들은 마당에 천막을 치고서 바깥에서 잔다며 시끌시끌하다. 《공원 아저씨와 벤치》을 새삼스레 읽는다. 마을을 이루면서 지내는 따스하고 즐거운 살림길을 포근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라고 본다만, 어쩐 일인지 이 그림책은 일찌감치 판이 끊어졌다. 어렵게 찾아냈다. 마을을 살리는 길이라면 이 그림책을 펴면 된다. 나라살림이건 고을살림이건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저씨랑 아이들처럼 까르르 깔깔 놀고 어우러지고 나무 곁에서 푸른바람을 누리면 된다. 사랑스레 사는 길은 안 어렵다. 사랑인걸.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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